서쪽에 있는 동구?…지역 명칭 ‘제자리 찾기’

<앵커 멘트>

인천에 가보면 시의 서쪽 끝에 '동구'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인천시가 고민 끝에 이렇게 실제와 동떨어진 행정구역 명칭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엉뚱한 명칭이 비단 인천만의 일은 아닌데요.

왜 이렇게 된 건지 서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항에서 2km 떨어진 열차역.

인천시의 서쪽 끝에 있지만 역이름은 '동인천'입니다.

<인터뷰> 황대연(택시기사) : "동인천이 동쪽이 아니란 건 분명한 거 같아요. 인천 시민들은 누구나 알 거 같은데요?"

동인천역이라는 역 이름만 이상한 건 아닙니다.

역이 있는 이곳은 서해와 가깝고, 인천에서도 서쪽 지역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동구에 속합니다.

지도를 보면 중구와 동구는 시의 서쪽에 있고 서구는 북쪽에, 남구는 가운데에 있습니다.

인천항 근처에 있던 옛 시청을 기준으로 구 이름을 붙였는데, 도시가 동쪽으로 계속 커지다 보니 이치에 맞지 않게 된 겁니다.

부산시도, 비슷한 이유로, 동구가 도시 전체의 남서쪽에 위치하고, 남구는 동구보다 더 동쪽에 자리 잡게 됐습니다.

인천시가 먼저 현실에 맞지 않는 구의 이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유정복(인천시장) : "방위 개념의 동서남북 구는 이제 자치 20년을 맞아 지역 정체성 차원에서 변경되는 것이 맞다."

새 이름으로는 지역의 특성과 역사성을 살릴 수 있게 문학이나 화도, 미추홀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방위 개념이 포함된 산하기관의 명칭도 현실에 맞지 않을 경우 바꿀 계획입니다.

KBS 뉴스 서영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