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토리] 집값 부담에 영국 국회의원 ‘선상 생활’

입력 2016.01.16 (08:50) 수정 2016.01.1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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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나날이 치솟는 전셋값, 요즘 정말 부담스럽죠?

저금리 때문에 다른 나라 대도시에서도 집세 앙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집값 높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에서는 보트에서 먹고 자는 국회의원까지 등장했습니다.

뜀박질하는 집세,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지구촌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 글로벌스토리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영국 하원 의원인 조니 머셔는 런던 동부 해안가의 보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5백만 원에 이르는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낸 고육지책입니다.

영국 남서부 해안도시 플리머스가 지역구인 머셔 의원은 의회에 출석하기 위해 일주일에 3일 정도를 런던에서 지내는데, 계속 살지도 않는데 꼬박꼬박 내야하는 월세가 아깝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월세가 너무 비싸, 고향에서 끌고 온 보트를 집으로 삼은 겁니다.

보트에서 살면 계류장 이용 비용으로 월 35만 원 정도만 내면 되니까, 주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난방도, 샤워 시설도 열악하지만 머셔 의원은 마땅한 대안이 생길 때까지 당분간 여기서 살 계획입니다.

런던의 한 IT기업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샘 쿠크니.

하지만, 샘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런던까지 매일 아침 출퇴근을 합니다.

런던의 월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고생스런 통근을 시작한 건데, 하루 이동거리만 왕복 3천 킬로미터로 11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하면 런던에 집을 구하는 것보다 한 달에 3백 파운드, 우리 돈 50만 원 정도가 덜 들어, 샘은 힘들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출퇴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월셋방 거래 사이트입니다.

사진이 올라왔는데 소파 뒤에 하얀 집처럼 지은 공간이 보입니다.

10 제곱미터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인데, 월세가 우리 돈으로 무려 85만 원입니다.

시민들은 집세 때문에 살기 힘들다며 하소연합니다.

<인터뷰> 시민 : "우리는 이미 런던을 떠났어요. 너무 집세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의 반 이상도 런던을 떠났습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정책 때문에 돈이 은행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다른 나라 대도시 역시 집값과 집세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집값 높기로 유명한 홍콩.

2년 전부터는 집값과 집세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는데, 중화권 부호들이 홍콩의 주택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집세를 감당 못해 궁여지책을 강구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래돼 곧 무너질 것 같은 집, 물건을 다 놓기도 비좁은 곳에서 한 식구가 모여사는가 하면, 이마저도 안 되면 제대로 누울 수도 없는 우리같은 곳에서 살거나, 24시간 문을 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잠을 해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홍콩 시민 : "홍콩은 부자들에겐 천국이지만, 우리같은 돈 없는 사람에겐 지옥이죠."

집세 때문에 홍콩을 떠나 가까운 타이완으로 이민을 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만해도 홍콩 인구의 0.1%에 해당하는 7천 5백 명 정도가 타이완으로 이민을 갔는데, 타이완의 집세는 홍콩의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스티브 킨(영국 킹스톤 대학교수) : "많은 유동자금들이 집값 상승을 부추겨 부동산 거품을 만듭니다. 이는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 (부정적)영향을 끼칩니다."

지구촌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집세 상승.

서민들은 치솟은 집세와 싸우며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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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스토리] 집값 부담에 영국 국회의원 ‘선상 생활’
    • 입력 2016-01-16 08:53:26
    • 수정2016-01-16 09:32:13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나날이 치솟는 전셋값, 요즘 정말 부담스럽죠?

저금리 때문에 다른 나라 대도시에서도 집세 앙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집값 높기로 악명 높은 영국 런던에서는 보트에서 먹고 자는 국회의원까지 등장했습니다.

뜀박질하는 집세,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지구촌 사람들의 눈물겨운 노력, 글로벌스토리에서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영국 하원 의원인 조니 머셔는 런던 동부 해안가의 보트에서 살고 있습니다.

5백만 원에 이르는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어서 낸 고육지책입니다.

영국 남서부 해안도시 플리머스가 지역구인 머셔 의원은 의회에 출석하기 위해 일주일에 3일 정도를 런던에서 지내는데, 계속 살지도 않는데 꼬박꼬박 내야하는 월세가 아깝기도 하거니와 무엇보다 월세가 너무 비싸, 고향에서 끌고 온 보트를 집으로 삼은 겁니다.

보트에서 살면 계류장 이용 비용으로 월 35만 원 정도만 내면 되니까, 주거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난방도, 샤워 시설도 열악하지만 머셔 의원은 마땅한 대안이 생길 때까지 당분간 여기서 살 계획입니다.

런던의 한 IT기업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샘 쿠크니.

하지만, 샘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런던까지 매일 아침 출퇴근을 합니다.

런던의 월세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고생스런 통근을 시작한 건데, 하루 이동거리만 왕복 3천 킬로미터로 11시간이 걸립니다.

이렇게 하면 런던에 집을 구하는 것보다 한 달에 3백 파운드, 우리 돈 50만 원 정도가 덜 들어, 샘은 힘들지만 국경을 넘나드는 출퇴근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월셋방 거래 사이트입니다.

사진이 올라왔는데 소파 뒤에 하얀 집처럼 지은 공간이 보입니다.

10 제곱미터 밖에 되지 않는 작은 공간인데, 월세가 우리 돈으로 무려 85만 원입니다.

시민들은 집세 때문에 살기 힘들다며 하소연합니다.

<인터뷰> 시민 : "우리는 이미 런던을 떠났어요. 너무 집세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의 반 이상도 런던을 떠났습니다."

전 세계적인 저금리 정책 때문에 돈이 은행보다는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면서, 다른 나라 대도시 역시 집값과 집세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집값 높기로 유명한 홍콩.

2년 전부터는 집값과 집세 상승세가 더 두드러졌는데, 중화권 부호들이 홍콩의 주택을 대거 사들였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집세를 감당 못해 궁여지책을 강구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오래돼 곧 무너질 것 같은 집, 물건을 다 놓기도 비좁은 곳에서 한 식구가 모여사는가 하면, 이마저도 안 되면 제대로 누울 수도 없는 우리같은 곳에서 살거나, 24시간 문을 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잠을 해결하기도 합니다.

<인터뷰> 홍콩 시민 : "홍콩은 부자들에겐 천국이지만, 우리같은 돈 없는 사람에겐 지옥이죠."

집세 때문에 홍콩을 떠나 가까운 타이완으로 이민을 가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만해도 홍콩 인구의 0.1%에 해당하는 7천 5백 명 정도가 타이완으로 이민을 갔는데, 타이완의 집세는 홍콩의 5분의 1에 불과합니다.

<인터뷰> 스티브 킨(영국 킹스톤 대학교수) : "많은 유동자금들이 집값 상승을 부추겨 부동산 거품을 만듭니다. 이는 경제의 다양한 분야에 (부정적)영향을 끼칩니다."

지구촌 대도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집세 상승.

서민들은 치솟은 집세와 싸우며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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