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세계 경제 ‘위기’의 진원지는 중국

입력 2016.01.19 (21:14) 수정 2016.01.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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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국의 경기 둔화는 국제 유가를 더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28달러 선까지 떨어졌는데요.

2013년 백 달러를 넘나들던 유가가 2년여 만에 4분의 1 토막이 난 겁니다.

이미 전 세계 석유재고량이 30억 배럴인데, 이란이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나서 공급과잉 현상 심화되고 있습니다.

석유와 원자재 수출로 잘 나가던 신흥국들, 이제는 부도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는데요.

경제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베네수엘라 현지를, 이예진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신흥국 위기…베네수엘라는 비상사태 ▼

<리포트>

세계 최대의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

하지만 국가 수입의 90%를 원유 수출이 차지하다 보니 계속되는 유가급락에 경제는 붕괴 직전입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141%를 기록하는 등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다르윈(식당 손님) : "작년에는 여기에서 200볼리바르면 먹었는데 지금은 1600볼리바르에요. 한 끼 사 먹는 것도 너무 부담돼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54개 생필품 가격을 통제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이윤이 남지 않는다며 생산을 중단하면서 물자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고기가 있었던 마트 진열대는 텅 비어 있습니다.

<녹취> 마트직원 : "(화장지 언제 들어와요?) 우리도 몰라요. (일주일 있으면 올까요?) 화장지 안 온 지 한참 됐는데…."

재래시장은 암시장으로 변했습니다.

<녹취> "우유, 마요네즈 팔아요."

인플레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설탕 한 봉지에 전에는 20볼리바르 지폐 한 장이면 됐지만 이제는 열 장을 줘야 합니다.

<녹취> "설탕 얼마에요? 200볼리바르요."

고물가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폐업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고급 상점들이 있는 지역입니다.

경제위기로 보시는 것처럼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가 두 달 동안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녹취>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베네수엘라 경제가 위기상황임을 선포합니다. 전 국가가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만 합니다."

러시아와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도 경제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저유가의 충격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 위기의 진원지는 중국 ▼

<기자 멘트>

세계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기여도가 3분의 1에 이른다는 중국,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입니다.

중국은 한해 무역액만 25조 위안, 우리 돈 4천 5백조 원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한데요.

세계의 공장으로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석유와 원자재를 빨아들이던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국에 기대 자원을 수출하던 신흥국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극심한 인플레까지 맞게 됐습니다.

실제로 중국 GDP가 1% 포인트 감소하면 전 세계 GDP는 0.4%, 신흥국은 0.8% 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선진국 역시 중국의 성장 둔화로 소비가 줄고 중국에 장비와 부품 등을 수출하던 유럽과 일본 기업들도 어려워져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킵니다.

중국 경기침체 여파가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으로도 확산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대량해고와 감원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최건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선진국은 감원공포 확산 ▼

<리포트>

영국에 있는 한 철강회사입니다.

최근 중국의 철강수요 감소로 철강 가격이 폭락하면서 결국 자구책을 발표했습니다.

직원 1,000명을 감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녹취> 스튜어트 윌키(타타철강 이사) : "우리는 많은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3,500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선진국 기업의 감원 바람은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석유회사 BP는 2년간, 4천 명 이상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쉘은 2천8백 명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자재에서 시작된 감원 열풍은 제조업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HP는 3년간 3만 3천여 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도 7,800명을, 에어프랑스도 2,9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자 프랑스 정부는 경제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녹취>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실업대책으로 일자리 창출과 훈련을 위해 20억 유로를 투입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선진국 대기업들이 대량 해고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경기 불황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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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세계 경제 ‘위기’의 진원지는 중국
    • 입력 2016-01-19 21:16:00
    • 수정2016-01-19 22:23:58
    뉴스 9
<앵커 멘트>

중국의 경기 둔화는 국제 유가를 더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오늘(19일) 서부텍사스산 원유는 배럴당 28달러 선까지 떨어졌는데요.

2013년 백 달러를 넘나들던 유가가 2년여 만에 4분의 1 토막이 난 겁니다.

이미 전 세계 석유재고량이 30억 배럴인데, 이란이 하루 50만 배럴을 추가 공급하겠다고 나서 공급과잉 현상 심화되고 있습니다.

석유와 원자재 수출로 잘 나가던 신흥국들, 이제는 부도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는데요.

경제 비상사태까지 선포한 베네수엘라 현지를, 이예진 순회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 신흥국 위기…베네수엘라는 비상사태 ▼

<리포트>

세계 최대의 석유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

하지만 국가 수입의 90%를 원유 수출이 차지하다 보니 계속되는 유가급락에 경제는 붕괴 직전입니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이 141%를 기록하는 등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습니다.

<녹취> 다르윈(식당 손님) : "작년에는 여기에서 200볼리바르면 먹었는데 지금은 1600볼리바르에요. 한 끼 사 먹는 것도 너무 부담돼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54개 생필품 가격을 통제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이윤이 남지 않는다며 생산을 중단하면서 물자 부족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고기가 있었던 마트 진열대는 텅 비어 있습니다.

<녹취> 마트직원 : "(화장지 언제 들어와요?) 우리도 몰라요. (일주일 있으면 올까요?) 화장지 안 온 지 한참 됐는데…."

재래시장은 암시장으로 변했습니다.

<녹취> "우유, 마요네즈 팔아요."

인플레로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서 설탕 한 봉지에 전에는 20볼리바르 지폐 한 장이면 됐지만 이제는 열 장을 줘야 합니다.

<녹취> "설탕 얼마에요? 200볼리바르요."

고물가에 소비가 위축되면서 폐업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수도 카라카스에서 고급 상점들이 있는 지역입니다.

경제위기로 보시는 것처럼 가게들이 줄줄이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베네수엘라 정부가 두 달 동안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녹취>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베네수엘라 경제가 위기상황임을 선포합니다. 전 국가가 이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쳐야만 합니다."

러시아와 브라질, 나이지리아 등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다른 국가들도 경제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 경기 둔화와 저유가의 충격이 신흥국을 중심으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KBS 뉴스 이예진입니다.

▼ 위기의 진원지는 중국 ▼

<기자 멘트>

세계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기여도가 3분의 1에 이른다는 중국, 중국 경제의 심장부인 상하이입니다.

중국은 한해 무역액만 25조 위안, 우리 돈 4천 5백조 원에 이를 정도로 어마어마한데요.

세계의 공장으로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경제의 거품이 꺼지면서 세계 경제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전 세계 석유와 원자재를 빨아들이던 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면서 중국에 기대 자원을 수출하던 신흥국들은 심각한 재정난에 극심한 인플레까지 맞게 됐습니다.

실제로 중국 GDP가 1% 포인트 감소하면 전 세계 GDP는 0.4%, 신흥국은 0.8% 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선진국 역시 중국의 성장 둔화로 소비가 줄고 중국에 장비와 부품 등을 수출하던 유럽과 일본 기업들도 어려워져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킵니다.

중국 경기침체 여파가 신흥국은 물론 선진국으로도 확산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에서도 대량해고와 감원 사태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이어서 최건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 선진국은 감원공포 확산 ▼

<리포트>

영국에 있는 한 철강회사입니다.

최근 중국의 철강수요 감소로 철강 가격이 폭락하면서 결국 자구책을 발표했습니다.

직원 1,000명을 감원하기로 한 것입니다.

<녹취> 스튜어트 윌키(타타철강 이사) : "우리는 많은 손실을 입고 있습니다. 남아있는 3,500명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신중하게 결정했습니다."

선진국 기업의 감원 바람은 국제유가 하락과 맞물려 글로벌 석유기업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국의 석유회사 BP는 2년간, 4천 명 이상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고, 쉘은 2천8백 명을 줄이겠다고 밝혔습니다.

원자재에서 시작된 감원 열풍은 제조업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HP는 3년간 3만 3천여 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고, 마이크로소프트도 7,800명을, 에어프랑스도 2,9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자 프랑스 정부는 경제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녹취> 올랑드(프랑스 대통령) : "실업대책으로 일자리 창출과 훈련을 위해 20억 유로를 투입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선진국 대기업들이 대량 해고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면서 경기 불황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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