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비상사태”…브라질 전전긍긍

입력 2016.02.06 (08:34) 수정 2016.02.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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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례적으로 보건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진앙지 브라질은 지금 카니발 기간이어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있는데요.

카니발 이후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8월 올림픽까지 차질이 예상돼 전전긍긍하는 모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지역입니다.

브라질 남부에 비해 북쪽 지역은 소득 수준이 낮고, 생활 환경도 취약합니다.

비포장 길은 비만 오면 도랑과 물웅덩이가 생기고, 모기도 많습니다.

<인터뷰> 조세(주민) : "지난해 초에 (방역 작업)한 뒤 아무도 오지 않아요. 모기는 정말 많아요."

주택가 근처의 이런 오염된 하천이나 쓰레기는 모기가 번식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다니엉 씨의 부인도 지난해 임신 중에 모기에 물렸습니다.

<인터뷰> 다니엉(주민) : "(아내가) 임신 5개월째에 몸에 반점이 생겼는데, 그 당시에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넘어갔어요."

그 뒤 태어난 딸 아니카는 선천적으로 뇌가 작은 소두증을 앓고 있습니다.

잘 먹지도 않고, 많이 우는 딸을 보며 부부는 막막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미카엘라(아니카 어머니) : "딸이 좀 더 나아지길 소망하고, 뭐든지 도울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이 지역 공립병원을 찾아갔습니다.

페르남부쿠 주는 브라질 전체 소두증 의심신고의 33%를 차지할 만큼 소두증 신생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호샤(의사) :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계속 늘고 있는데, 모기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어요."

소두증 신생아의 뇌 CT 사진을 보면 가운데 부분에 검게 구멍이 나 있습니다.

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이 확산되면서 임신은 공포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테레사(결혼 예정 여성) : "(소두증) 아이를 낳으면 제 인생이 바뀌 잖아요.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고, 친구들 도 다 같은 생각이에요."

지카 바이러스의 진앙지인 브라질은 지금 카니발 축제로 떠들썩합니다.

특히 올해는 리우 삼바카니발 100주년이어서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리우로 몰려들었습니다.

소두증 신생아가 많은 헤시피와 살바도르 등 북동부 지역의 카니발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지카 바이러스를 염려하면서도 설마하는 마음입니다.

<인터뷰> 세리나(프랑스인 관광객) : "모기에 물렸는데요. 전 걱정 안 해요."

<인터뷰> 찰리(영국인 관광객) : "임신 기간에 위험한데 지금 아니거든요."

문제는 카니발 이후입니다.

각국으로 돌아간 관광객들로 인해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8월 리우 올림픽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뿐 아니라 성관계나 수혈 등 사람 간 접촉으로도 확산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과 캐나다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지역 여행자들의 헌혈을 금지시켰습니다.

<인터뷰> 가델랴(오스왈두 크루즈 병원 이사장) : "지카 바이러스는 양수뿐 아니라 혈액과 소변, 정액 등 다른 체액에서도 발견됩니다."

올림픽에 391억 헤알, 11조 원 넘는 돈을 쏟아부은 브라질은 올림픽 기간 관광객에게 입국비자를 면제하면서까지 특수를 기대해 왔습니다.

사상 최악의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브라질 정부가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올림픽 차질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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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 “비상사태”…브라질 전전긍긍
    • 입력 2016-02-06 09:13:57
    • 수정2016-02-06 09:55:34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세계보건기구 WHO가 이례적으로 보건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습니다.

지카 바이러스 진앙지 브라질은 지금 카니발 기간이어서 많은 관광객이 몰려와 있는데요.

카니발 이후 지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경우 8월 올림픽까지 차질이 예상돼 전전긍긍하는 모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브라질 북동부 페르남부쿠 주.

지난해 지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지역입니다.

브라질 남부에 비해 북쪽 지역은 소득 수준이 낮고, 생활 환경도 취약합니다.

비포장 길은 비만 오면 도랑과 물웅덩이가 생기고, 모기도 많습니다.

<인터뷰> 조세(주민) : "지난해 초에 (방역 작업)한 뒤 아무도 오지 않아요. 모기는 정말 많아요."

주택가 근처의 이런 오염된 하천이나 쓰레기는 모기가 번식하는 매개체가 됩니다.

다니엉 씨의 부인도 지난해 임신 중에 모기에 물렸습니다.

<인터뷰> 다니엉(주민) : "(아내가) 임신 5개월째에 몸에 반점이 생겼는데, 그 당시에 아무런 검사도 받지 않고 넘어갔어요."

그 뒤 태어난 딸 아니카는 선천적으로 뇌가 작은 소두증을 앓고 있습니다.

잘 먹지도 않고, 많이 우는 딸을 보며 부부는 막막한 심정입니다.

<인터뷰> 미카엘라(아니카 어머니) : "딸이 좀 더 나아지길 소망하고, 뭐든지 도울 방법을 찾고 있어요."

이 지역 공립병원을 찾아갔습니다.

페르남부쿠 주는 브라질 전체 소두증 의심신고의 33%를 차지할 만큼 소두증 신생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호샤(의사) : "지카 바이러스 감염이 계속 늘고 있는데, 모기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지 못하고 있어요."

소두증 신생아의 뇌 CT 사진을 보면 가운데 부분에 검게 구멍이 나 있습니다.

뇌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부분입니다.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이 확산되면서 임신은 공포로 변했습니다.

<인터뷰> 테레사(결혼 예정 여성) : "(소두증) 아이를 낳으면 제 인생이 바뀌 잖아요. 당분간 임신 계획이 없고, 친구들 도 다 같은 생각이에요."

지카 바이러스의 진앙지인 브라질은 지금 카니발 축제로 떠들썩합니다.

특히 올해는 리우 삼바카니발 100주년이어서 100만 명 넘는 관광객이 리우로 몰려들었습니다.

소두증 신생아가 많은 헤시피와 살바도르 등 북동부 지역의 카니발에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은 지카 바이러스를 염려하면서도 설마하는 마음입니다.

<인터뷰> 세리나(프랑스인 관광객) : "모기에 물렸는데요. 전 걱정 안 해요."

<인터뷰> 찰리(영국인 관광객) : "임신 기간에 위험한데 지금 아니거든요."

문제는 카니발 이후입니다.

각국으로 돌아간 관광객들로 인해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될 경우 8월 리우 올림픽에 큰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뿐 아니라 성관계나 수혈 등 사람 간 접촉으로도 확산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미국과 캐나다는 지카 바이러스 발생지역 여행자들의 헌혈을 금지시켰습니다.

<인터뷰> 가델랴(오스왈두 크루즈 병원 이사장) : "지카 바이러스는 양수뿐 아니라 혈액과 소변, 정액 등 다른 체액에서도 발견됩니다."

올림픽에 391억 헤알, 11조 원 넘는 돈을 쏟아부은 브라질은 올림픽 기간 관광객에게 입국비자를 면제하면서까지 특수를 기대해 왔습니다.

사상 최악의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브라질 정부가 지카 바이러스로 인한 올림픽 차질을 우려하며 전전긍긍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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