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무력시위’ 맞대응…다음 수순은?

입력 2016.03.05 (08:03) 수정 2016.03.05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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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나서 무력시위와 함께 고강도 위협 발언을 쏟아내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각종 매체를 동원한 선전전에 ‘70일 전투’의 속도전을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내부 움직임과 김정은의 행보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청년 학생들이 자원입대를 결의하는 모임.

군복 차림의 학생들이 줄 지어 군 입대 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다.

서명식이 끝난 뒤 이어진 거리 행진..

비슷한 형식의 자원입대 행사가 최근 북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녹취> 류철주(함남청년동맹 부위원장) : "미 호전광 깡패 무리들과 그 앞잡이 괴뢰들을 씨종자도 없이 죽탕쳐 (볼품없이 만들어) 버리고 대를 두고 숙원 하여 온 조국 통일을 반드시 이루고야 말 불타는 결의로 충만되어 있습니다."

<녹취> 지난달 23, 북한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 : "1차 타격 대상은 동족 대결의 모략 소굴인 청와대와 반동 통치기관들이다."

지난달 23일 북한 최고사령부의 이른바 ‘중대 성명’ 이후 이어진 북한 매체의 자원입대 선전전.

북한은 성명 발표 직후 이틀간 무려 150만 명이 자원입대를 탄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정은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들에 대한 감사문을 발표했다.

<녹취> 조선중앙TV(김정은 감사문) : "적들은 우리 인민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위대하고 영웅적인 인민이 있는 한 선군 조선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승리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위기 국면 때마다 되풀이해온 100만 자원입대 선전 카드를 이번엔 규모만 50만 명 늘려 다시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전전을 이끌고 있는 건 단연 북한 매체다.

특히 북한TV는 연일 호전적인 노래와 주민들의 인터뷰를 집중 방영하며 전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녹취> 김천일(청년동맹원) : "수령 결사옹위, 조국보위 조국 사수의 더운 피로 끓어 번지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이 일단 명령만 내리신다면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함께 원수의 아성을 완전 소탕해버리고 통일조선의 만세 소리를 하늘 높이 울려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노동신문의 막말성 비방, 청와대와 백악관을 초토화하겠다는 위협 공세 역시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2009년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 보급됐던 찬양가 ‘발걸음’이 다시 북한 TV에 등장한 점이다.

유엔 제재 등 위기 상황을 맞아 유일 영도체계, 수령 결사옹위를 강조하며 우상화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런 위기 상황이 조성이 될수록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된다. 이런 걸 강조하는 우상화 작업을 오히려 강화하고 이런 제재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북한 주민들의 어떤 생활환경 악화 이런 것에 대한 책임을 전부 외부로 돌리면서 오히려 외부의 압박과 제재에 대해서 단합해서 지도자를 중심으로 대항해 나가자, 이런 선전,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내부 결속을 위해 최근, 내세운 동원 구호는 이른바 ‘70일 전투’다.

5월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남은 70일간 각 부문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70일 전투.

북한 TV는 별도의 특집프로그램까지 편성해가며 방직 공장부터 수로 건설 현장까지 연일 70일 전투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녹취> 최광혁(청년돌격대원) : "(굴착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돌격대원들의 결의가 정말 대단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도 첫 교대가 전투 계획을 150% 넘치게 수행했는데 우리는 문제가 없습니다."

혹한의 날씨에 선전대원들의 노래에 맞춰 작업이 한창인 공사장.

속도전의 상징인 백두산발전소 건설 현장에도 어김없이 70일 전투 지시가 하달됐다.

5월 7일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무조건 발전소 공사를 마무리하라는 것이다.

<녹취> 정충혁(청년돌격대 대대장) : "경애하는 원수님의 감사문을 받아 안은 우리 성, 중앙기관대대 안의 전투원들도 끝없는 격정으로 가슴 설레고 있으며 이 기세 이 기백으로 당 제7차 대회 전으로 무조건 완공하여 백두산 청년 강국의 위용을 힘 있게 과시하겠습니다."

70일 전투 현장 곳곳에 ‘자력갱생’이란 구호가 다시 등장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녹취> 리로남(김정숙 방직공장 근로자) : "우리에게 제재를 가하려고 책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렵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완전히 국산화된 우리식의 생산 공정을 꾸려 놓고 인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여러 가지 가방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70일 전투’가 단순한 주민 동원의 수단을 넘어 체제 결속과 위기 돌파를 위한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1974년 실시됐던 '70일 전투'는 유일사상체계 확립이 목표‘였다며 70일 전투는 당 대회를 위한 ‘사상전’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일성과 김정일이 통치를 잘했기 때문에 손자이고 아들인 김정은도 잘한다고 하는 사상교육을 강화해서 유일지배 사상을 아무도 의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은 자기 권력을 유지해가는 것인데 70일 전투니 이런 여러 가지 모토를 내세우고 주민들을 독려해가는 것도 이런 권력 유지에 하나의 사상전의 일환으로 펼쳐나가는 것이다."

이 같은 선전전은 북한 당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으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북한군에 하달된 이른바 선전선동 지침.

여기엔, 각지의 청년 학생들이 군에 입대하겠다고 탄원하는 소식을 종합 보도할 것, 수령 결사옹위를 주제로 한 노래와 시를 집중 방영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내용이 등장한다.

실제로, 당시 방송 내용을 보면 요즘 보도와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녹취> 지난해 8월, 조선중앙TV :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100여만 명의 청년들이 인민군대에 입대, 복대할 것을 열렬히 탄원했습니다."

<인터뷰> 송지영(前북한 아나운서) : "선전선동부에서 내려오는 비밀 자료가 있거든요.‘우리가 김정은의 두리에 얼마나 똘똘 뭉쳤는지 이걸 과시해라’ 이러면 복대, 제대 됐던 사람들도 몽땅 다 다시 입대할 수 있다 이런 걸 보여주자. 이게 딱 척보면 가이드가 되어 있거든요. 거기에 딴 소리를 실었다가는 그 기자나 그 사람은 정말 날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목이."

이뿐만 아니라, 보도 내용별로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어조,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철저히 당국의 통제를 받는다고 한다.

<인터뷰> 송지영(前북한 아나운서) : "저도 북한에서 이런 야속한 표현들 그런 걸 많이 방송 용어에 썼잖아요.‘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은 한 이불을 쓰고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이다’ 이런 표현이 제가 지어내서 하는 말이 아니거든요. 이게 선전선동부 문필가들이 쓴 그 책에도 그렇게 나와 있기 때문에 아, 미국을 묘사할 때는 이런 표현이 무조건 들어가야 되겠구나 이 가이드라인이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붙여지거든요."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 움직임 속에 김정은의 행보 또한 심상치 않다.

지난 2일, 북한의 주요매체들에 실린 김정은의 기계공장 방문 소식.

<녹취> 조선중앙tv : "태성기계공장을 세계적인 최첨단 기계 제작 기지로 만들자는 것이 당 중의 의도라고 하시면서..."

얼핏 보기엔 평범한 공장처럼 보이지만, 김정은이 찾는 태성기계공장은 북한의 대표적인 탄도미사일 생산 기지다.

김정은의 군 훈련 시찰 모습도 잇달아 공개됐다.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간 미사일이 목표물에 명중하자 환하게 미소를 짓는 김정은.

<녹취> 조선중앙TV : "적땅크, 장갑차들도 우리의 반땅크유도무기앞에서는 삶은 호박에 불과하다고 대만족을 표시하시며 호탕하게 웃으셨습니다."

지난달 20일 이른바 평양 사수 훈련을 직접 지휘한 데 이어, 새로 개발한 대전차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시찰하고 나선 것이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유엔 차원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나오는 시점에서 군이 단결해있다. 또 군의 무기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이것을 보여주면서 주민들에게 좀 더 안심을 시키는 측면, 또 대외적으로는 김정은 체제가 국제사회에 휘둘리지 않겠다 판을 북한이 끌고간다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김정은의 행보는 결국 무력시위로 이어졌다.

유엔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뒤 불과 10시간 뒤, 북한 원산에서 진행된 300밀리 신형 방사포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녹취>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감시소에서 시험사격명령을 내리시였다."

김정은은 특히 핵탄두의 실전 배치를 주장하며 언제든지 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녹취> 조선중앙TV :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유엔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무력시위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전후해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서거나, 5월 당 대회 직전 추가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상황에 따라서는 5월 초에 있는 당 대회 이전에 장거리 미사일 같은 걸 또 한 번 쏘거나 아니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에는 북한의 도발이 단지 저강도에 그치리라고 하는 그런 고정관념을 가질 게 아니라 어떠한 도발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저강도, 고강도 도발을 다 대비하는 그런 모습을 갖춰야겠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에 맞서, 전방위적인 체제 결속과 군사적 무력시위로 맞대응에 나선 김정은.

하지만 체제 생존이냐, 핵 포기냐의 갈림길에서 김정은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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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클로즈업 북한] 김정은, ‘무력시위’ 맞대응…다음 수순은?
    • 입력 2016-03-05 08:25:21
    • 수정2016-03-05 08:45:49
    남북의 창
<앵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은 김정은이 직접 나서 무력시위와 함께 고강도 위협 발언을 쏟아내며 맞대응에 나섰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각종 매체를 동원한 선전전에 ‘70일 전투’의 속도전을 가속화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내부 움직임과 김정은의 행보를 <클로즈업 북한>에서 심층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북한의 청년 학생들이 자원입대를 결의하는 모임.

군복 차림의 학생들이 줄 지어 군 입대 서류에 서명을 하고 있다.

서명식이 끝난 뒤 이어진 거리 행진..

비슷한 형식의 자원입대 행사가 최근 북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녹취> 류철주(함남청년동맹 부위원장) : "미 호전광 깡패 무리들과 그 앞잡이 괴뢰들을 씨종자도 없이 죽탕쳐 (볼품없이 만들어) 버리고 대를 두고 숙원 하여 온 조국 통일을 반드시 이루고야 말 불타는 결의로 충만되어 있습니다."

<녹취> 지난달 23, 북한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 : "1차 타격 대상은 동족 대결의 모략 소굴인 청와대와 반동 통치기관들이다."

지난달 23일 북한 최고사령부의 이른바 ‘중대 성명’ 이후 이어진 북한 매체의 자원입대 선전전.

북한은 성명 발표 직후 이틀간 무려 150만 명이 자원입대를 탄원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정은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들에 대한 감사문을 발표했다.

<녹취> 조선중앙TV(김정은 감사문) : "적들은 우리 인민을 몰라도 너무나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위대하고 영웅적인 인민이 있는 한 선군 조선은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승리할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위기 국면 때마다 되풀이해온 100만 자원입대 선전 카드를 이번엔 규모만 50만 명 늘려 다시 발표한 것이다.

이 같은 선전전을 이끌고 있는 건 단연 북한 매체다.

특히 북한TV는 연일 호전적인 노래와 주민들의 인터뷰를 집중 방영하며 전시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

<녹취> 김천일(청년동맹원) : "수령 결사옹위, 조국보위 조국 사수의 더운 피로 끓어 번지고 있습니다. 경애하는 원수님이 일단 명령만 내리신다면 영웅적 조선인민군 장병들과 함께 원수의 아성을 완전 소탕해버리고 통일조선의 만세 소리를 하늘 높이 울려갈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노동신문의 막말성 비방, 청와대와 백악관을 초토화하겠다는 위협 공세 역시 날로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눈길을 끄는 건 2009년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 보급됐던 찬양가 ‘발걸음’이 다시 북한 TV에 등장한 점이다.

유엔 제재 등 위기 상황을 맞아 유일 영도체계, 수령 결사옹위를 강조하며 우상화도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런 위기 상황이 조성이 될수록 지도자를 중심으로 단합해야 된다. 이런 걸 강조하는 우상화 작업을 오히려 강화하고 이런 제재로 말미암아 벌어지는 북한 주민들의 어떤 생활환경 악화 이런 것에 대한 책임을 전부 외부로 돌리면서 오히려 외부의 압박과 제재에 대해서 단합해서 지도자를 중심으로 대항해 나가자, 이런 선전, 홍보전을 강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내부 결속을 위해 최근, 내세운 동원 구호는 이른바 ‘70일 전투’다.

5월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남은 70일간 각 부문의 성과를 최대한 끌어올리자는 70일 전투.

북한 TV는 별도의 특집프로그램까지 편성해가며 방직 공장부터 수로 건설 현장까지 연일 70일 전투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녹취> 최광혁(청년돌격대원) : "(굴착 전투를 벌이고 있는 돌격대원들의 결의가 정말 대단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오늘도 첫 교대가 전투 계획을 150% 넘치게 수행했는데 우리는 문제가 없습니다."

혹한의 날씨에 선전대원들의 노래에 맞춰 작업이 한창인 공사장.

속도전의 상징인 백두산발전소 건설 현장에도 어김없이 70일 전투 지시가 하달됐다.

5월 7일 당 대회가 열릴 때까지 무조건 발전소 공사를 마무리하라는 것이다.

<녹취> 정충혁(청년돌격대 대대장) : "경애하는 원수님의 감사문을 받아 안은 우리 성, 중앙기관대대 안의 전투원들도 끝없는 격정으로 가슴 설레고 있으며 이 기세 이 기백으로 당 제7차 대회 전으로 무조건 완공하여 백두산 청년 강국의 위용을 힘 있게 과시하겠습니다."

70일 전투 현장 곳곳에 ‘자력갱생’이란 구호가 다시 등장한 것도 주목을 받고 있다.

<녹취> 리로남(김정숙 방직공장 근로자) : "우리에게 제재를 가하려고 책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두렵지 않습니다. 보시다시피 우리는 완전히 국산화된 우리식의 생산 공정을 꾸려 놓고 인민생활 향상에 필요한 여러 가지 가방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70일 전투’가 단순한 주민 동원의 수단을 넘어 체제 결속과 위기 돌파를 위한 정치적 구호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의 지적이다.

실제로 노동신문은 1974년 실시됐던 '70일 전투'는 유일사상체계 확립이 목표‘였다며 70일 전투는 당 대회를 위한 ‘사상전’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김일성과 김정일이 통치를 잘했기 때문에 손자이고 아들인 김정은도 잘한다고 하는 사상교육을 강화해서 유일지배 사상을 아무도 의심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결국은 자기 권력을 유지해가는 것인데 70일 전투니 이런 여러 가지 모토를 내세우고 주민들을 독려해가는 것도 이런 권력 유지에 하나의 사상전의 일환으로 펼쳐나가는 것이다."

이 같은 선전전은 북한 당국의 철저한 통제 아래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으로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북한군에 하달된 이른바 선전선동 지침.

여기엔, 각지의 청년 학생들이 군에 입대하겠다고 탄원하는 소식을 종합 보도할 것, 수령 결사옹위를 주제로 한 노래와 시를 집중 방영하라는 김정은의 지시내용이 등장한다.

실제로, 당시 방송 내용을 보면 요즘 보도와 판박이처럼 닮아있다.

<녹취> 지난해 8월, 조선중앙TV :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100여만 명의 청년들이 인민군대에 입대, 복대할 것을 열렬히 탄원했습니다."

<인터뷰> 송지영(前북한 아나운서) : "선전선동부에서 내려오는 비밀 자료가 있거든요.‘우리가 김정은의 두리에 얼마나 똘똘 뭉쳤는지 이걸 과시해라’ 이러면 복대, 제대 됐던 사람들도 몽땅 다 다시 입대할 수 있다 이런 걸 보여주자. 이게 딱 척보면 가이드가 되어 있거든요. 거기에 딴 소리를 실었다가는 그 기자나 그 사람은 정말 날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목이."

이뿐만 아니라, 보도 내용별로 아나운서의 목소리와 어조, 단어 하나하나까지도 철저히 당국의 통제를 받는다고 한다.

<인터뷰> 송지영(前북한 아나운서) : "저도 북한에서 이런 야속한 표현들 그런 걸 많이 방송 용어에 썼잖아요.‘미제와 남조선 괴뢰도당은 한 이불을 쓰고 살 수 없는 철천지 원수이다’ 이런 표현이 제가 지어내서 하는 말이 아니거든요. 이게 선전선동부 문필가들이 쓴 그 책에도 그렇게 나와 있기 때문에 아, 미국을 묘사할 때는 이런 표현이 무조건 들어가야 되겠구나 이 가이드라인이 머릿속에서 자동적으로 붙여지거든요."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 움직임 속에 김정은의 행보 또한 심상치 않다.

지난 2일, 북한의 주요매체들에 실린 김정은의 기계공장 방문 소식.

<녹취> 조선중앙tv : "태성기계공장을 세계적인 최첨단 기계 제작 기지로 만들자는 것이 당 중의 의도라고 하시면서..."

얼핏 보기엔 평범한 공장처럼 보이지만, 김정은이 찾는 태성기계공장은 북한의 대표적인 탄도미사일 생산 기지다.

김정은의 군 훈련 시찰 모습도 잇달아 공개됐다.

화염을 내뿜으며 날아간 미사일이 목표물에 명중하자 환하게 미소를 짓는 김정은.

<녹취> 조선중앙TV : "적땅크, 장갑차들도 우리의 반땅크유도무기앞에서는 삶은 호박에 불과하다고 대만족을 표시하시며 호탕하게 웃으셨습니다."

지난달 20일 이른바 평양 사수 훈련을 직접 지휘한 데 이어, 새로 개발한 대전차 미사일 발사 훈련을 시찰하고 나선 것이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유엔 차원에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나오는 시점에서 군이 단결해있다. 또 군의 무기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 이것을 보여주면서 주민들에게 좀 더 안심을 시키는 측면, 또 대외적으로는 김정은 체제가 국제사회에 휘둘리지 않겠다 판을 북한이 끌고간다 이런 것들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김정은의 행보는 결국 무력시위로 이어졌다.

유엔이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뒤 불과 10시간 뒤, 북한 원산에서 진행된 300밀리 신형 방사포 발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녹취> 조선중앙TV :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감시소에서 시험사격명령을 내리시였다."

김정은은 특히 핵탄두의 실전 배치를 주장하며 언제든지 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녹취> 조선중앙TV : "이제는 적들에 대한 우리의 군사적대응방식을 선제공격적인 방식으로 모두 전환시킬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유엔 대북 제재에 맞서 북한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서 무력시위로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주 시작되는 한미연합훈련을 전후해 대규모 무력시위에 나서거나, 5월 당 대회 직전 추가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박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인터뷰>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상황에 따라서는 5월 초에 있는 당 대회 이전에 장거리 미사일 같은 걸 또 한 번 쏘거나 아니면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에는 북한의 도발이 단지 저강도에 그치리라고 하는 그런 고정관념을 가질 게 아니라 어떠한 도발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저강도, 고강도 도발을 다 대비하는 그런 모습을 갖춰야겠다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역대 최강의 대북 제재에 맞서, 전방위적인 체제 결속과 군사적 무력시위로 맞대응에 나선 김정은.

하지만 체제 생존이냐, 핵 포기냐의 갈림길에서 김정은에게 주어진 선택의 폭은 그리 넓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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