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北 해외 근로자 ‘임금 강제 상납’…내부 고발

입력 2016.03.05 (21:12) 수정 2016.03.05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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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북한 인력 송출회사의 내부 영상과 임금 장부를 최초로 확보해 분석했는데, 번 돈 상당액을 거의 뺏기다시피 당국에 상납하고 있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북한 노동자 “개성사람들 거지 됐다고 아우성”

<리포트>

최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블라디보스토크의 건설 현장.

혹한의 공사 현장에서 고된 노동을 한 댓가로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한달에 4만에서 7만 루블, 우리 돈 60에서 110만 원 정도입니다.

<인터뷰> 북한노동자(음성변조) : "6만. 어떨땐 7만도 버는 거고. 무리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한테 4만원(루블), 5만원(루블) 정도 해주는..."

북한 인력 송출회사는 이 가운데 4만5천 루블, 약 75만 원을 매달 국가계획분이란 명목으로 가져갑니다.

'국가계획분' 이란 노동자들이 번 돈에서 북한 노동당에 보내야 하는 몫입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사실 눈물납니다. 우리가 돈 벌려고 왔지 누구 돈 벌어주러 왔습니까?"

KBS가 입수한 북한 인력 송출회사의 장부입니다.

미납한 국가계획분과 비행기 표 값이 노동자별로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수입이 적거나 몸이 아파 할당된 국가계획분을 못 채우면, 미납액이 다음달로 이월됩니다.

<녹취>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 : "이번에 당대회를 계기로 자금을 바치는게 노동자들한테 아마 할당이 됐을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북한근로자들 쥐어짜는거죠."

북한 노동자가 직접 촬영한 숙소 내부 영상입니다.

국가계획분을 채우지 못했다며 인력송출회사 사장이 노동자들을 다그칩니다.

<녹취> 북한인력 송출 회사 사장(음성변조) : "다른 것은 융화할 수 있어도 국가계획가지고 흐지부지하지말자! 무조건 서있다 죽어도 (국가계획분)하고 나가야한다. 비행기표는 이미 떼였어. 그러나 이 사장(본인)은 (기간을)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안내보낸다. 누가? 야 이놈아! 수속비 안받겠다? (그건 사장님. 그런 말이 아닙니다.) 수속비, 수속비 뒤로 미루겠다? 조선말이 그렇게 되어있어?"

미납금이 쌓이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돌아간 뒤에도 돈을 갚아야 합니다.

이 같은 압박감 속에 지난 1월에는 북한 노동자 한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북한노동자(음성변조) : "돈(국가계획분)을 내지 못하고 남한테 구걸하고 이렇게 됐으니까 항상 저걸 척결(강제송환)시켜야겠다 하니까. 그러니까 이 새끼가 아마..."

갈취에 가까운 상납을 하고도 체류비용과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돈까지 마련해야 하는 것이 북한 해외노동자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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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北 해외 근로자 ‘임금 강제 상납’…내부 고발
    • 입력 2016-03-05 21:13:07
    • 수정2016-03-05 2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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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KBS가 북한 인력 송출회사의 내부 영상과 임금 장부를 최초로 확보해 분석했는데, 번 돈 상당액을 거의 뺏기다시피 당국에 상납하고 있었습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연관 기사]☞ 북한 노동자 “개성사람들 거지 됐다고 아우성”

<리포트>

최저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블라디보스토크의 건설 현장.

혹한의 공사 현장에서 고된 노동을 한 댓가로 북한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한달에 4만에서 7만 루블, 우리 돈 60에서 110만 원 정도입니다.

<인터뷰> 북한노동자(음성변조) : "6만. 어떨땐 7만도 버는 거고. 무리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한 사람한테 4만원(루블), 5만원(루블) 정도 해주는..."

북한 인력 송출회사는 이 가운데 4만5천 루블, 약 75만 원을 매달 국가계획분이란 명목으로 가져갑니다.

'국가계획분' 이란 노동자들이 번 돈에서 북한 노동당에 보내야 하는 몫입니다.

<녹취> 북한 노동자(음성변조) : "사실 눈물납니다. 우리가 돈 벌려고 왔지 누구 돈 벌어주러 왔습니까?"

KBS가 입수한 북한 인력 송출회사의 장부입니다.

미납한 국가계획분과 비행기 표 값이 노동자별로 빼곡하게 적혀있습니다.

수입이 적거나 몸이 아파 할당된 국가계획분을 못 채우면, 미납액이 다음달로 이월됩니다.

<녹취> 김승철(북한개혁방송 대표) : "이번에 당대회를 계기로 자금을 바치는게 노동자들한테 아마 할당이 됐을거예요. 그러니까 정말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북한근로자들 쥐어짜는거죠."

북한 노동자가 직접 촬영한 숙소 내부 영상입니다.

국가계획분을 채우지 못했다며 인력송출회사 사장이 노동자들을 다그칩니다.

<녹취> 북한인력 송출 회사 사장(음성변조) : "다른 것은 융화할 수 있어도 국가계획가지고 흐지부지하지말자! 무조건 서있다 죽어도 (국가계획분)하고 나가야한다. 비행기표는 이미 떼였어. 그러나 이 사장(본인)은 (기간을)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안내보낸다. 누가? 야 이놈아! 수속비 안받겠다? (그건 사장님. 그런 말이 아닙니다.) 수속비, 수속비 뒤로 미루겠다? 조선말이 그렇게 되어있어?"

미납금이 쌓이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돌아간 뒤에도 돈을 갚아야 합니다.

이 같은 압박감 속에 지난 1월에는 북한 노동자 한 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북한노동자(음성변조) : "돈(국가계획분)을 내지 못하고 남한테 구걸하고 이렇게 됐으니까 항상 저걸 척결(강제송환)시켜야겠다 하니까. 그러니까 이 새끼가 아마..."

갈취에 가까운 상납을 하고도 체류비용과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보낼 돈까지 마련해야 하는 것이 북한 해외노동자의 현실입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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