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미세먼지 주범 경유차…퇴출하나?

입력 2016.05.11 (21:28) 수정 2016.05.12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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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대기오염이 심한 중국 모습이 겹쳐지시지요!

이런 심각한 미세먼지를 줄이지 못하면 8년 뒤엔 수도권에서만 2만 6천여 명이 대기 오염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불안한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핵심은 경유차입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40%가 경유차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유차 오염 실태는 어느 정도이고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단속이냐, 퇴출이냐? ▼

<리포트>

경유차 매연 단속에 나선 공무원들이 학원 차량 한 대를 멈춰세웁니다.

가속 페달을 밟자 검사 기계 틈으로 검은 매연이 쏟아져 나옵니다.

기준치를 20%p 이상 초과했습니다.

<녹취>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느닷없이 이러니까 좀 당황스럽네요. 그런 게(미세먼지 검사 통보서) 날아온 게 한 번도 없었죠."

길을 막고 시간을 들여 하는 검사라 항의가 거세고 진행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15분 이상 붙잡아 놓으면 어떻게 하는 거야!"

기계 조작도 서툴러 단속 효과도 높지 않습니다.

<녹취> 단속 공무원(음성변조) : "뭐라고 해서 보내준 건 아니고... (오류가 난 것 같은데) 기계까지는 깊이 모르다 보니까..."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진입 금지는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와 경기도는 예산과 인력이 없다며 사실상 단속을 포기했습니다.

서울시 역시 단속 카메라가 7대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백승학(서울시 대기관리과 팀장) : "도로를 막고 단속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력도 부족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CCTV를 통해서..."

서울과 인천, 경기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는 40만 대에 이릅니다.

전국의 경유차 비율은 지난해 처음 50%를 넘어섰고, 올해도 100만 대 넘게 팔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 노후 경유차 퇴출 출구 마련 시급 ▼

<기자 멘트>

도심을 오가는 자동차들입니다.

이 가운데 경유 승용차가 40%나 됩니다.

경유차에서는 휘발유 차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 골치거리입니다.

질소산화물은 공기에서 반응해 더 많은 미세먼지를 만듭니다.

특히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아래 초미세먼지는 폐와 혈관까지 들어가 폐질환을 일으키고 발암물질까지 만들어 사망률을 높입니다.

노후 경유차는 더 큰 문제입니다.

오염물질 저감장치가 없는 10년 더 된 경유차가 뿜는 미세먼지는 1년 전 나온 경유차의 20배가 넘습니다.

지금껏 대책은 매연저감장치를 달거나 조기 폐차하는 정도인데요.

저감장치 부착 예산은 배출가스 1톤 줄이는데 18억이나 들어 조기 폐차하는데 비해 9백 배나 더 듭니다.

조기 폐차를 권유하는 까닭입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조기 폐차라든지 친환경차로 대체를 해서 아예 초기부터 진입 자체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이런 효과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지 무작정 매연 저감 장치만 부착시키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차량 소유권을 제한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면 효율성 때문에 한 때 경유차 인기가 높았던 유럽이 점차적으로 경유차를 줄여가는 정책에서 우리가 배울 건 없을까요?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세계는 경유차와 이별 중 ▼

<리포트>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입니다.

평소 줄지어 선 차들이 어쩐지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한 날입니다.

<인터뷰> 안 이달고(파리 시장) : "환경을 오염시키는 차량 수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7월, 유해 물질을 많이 내뿜는 오래된 관광 버스와 화물차를 파리 도심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10년 넘은 경유차의 도심 진입도 전면 금지할 예정입니다.

이웃 나라 독일은 경유차 세금을 크게 올렸고, 네덜란드의 경우 2025년부터 휘발유나 경유 차량을 아예 못 팔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 시행 이후 경유차 이용률이 줄면서, 유럽 국가의 미세 먼지 배출량은 시행 전보다 평균 7%, 최고 58%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마뉘엘 발스(프랑스 총리) : "오랫동안 디젤 엔진을 우선시한 것은 실수였습니다. 이제 아주 실용적이고 영리한 방법으로 다시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는 건 전기차와 수소전지차 같은 친환경차.

친환경차에 대한 세금이나 주차 혜택 같은 것은 국내에서도 당장 할 수 있는 정책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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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11 21:36:24
    • 수정2016-05-12 10: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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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활동하는 시민들의 모습입니다. 대기오염이 심한 중국 모습이 겹쳐지시지요! 이런 심각한 미세먼지를 줄이지 못하면 8년 뒤엔 수도권에서만 2만 6천여 명이 대기 오염으로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불안한 예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핵심은 경유차입니다. 수도권 미세먼지의 40%가 경유차 때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경유차 오염 실태는 어느 정도이고 단속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단속이냐, 퇴출이냐? ▼ <리포트> 경유차 매연 단속에 나선 공무원들이 학원 차량 한 대를 멈춰세웁니다. 가속 페달을 밟자 검사 기계 틈으로 검은 매연이 쏟아져 나옵니다. 기준치를 20%p 이상 초과했습니다. <녹취>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느닷없이 이러니까 좀 당황스럽네요. 그런 게(미세먼지 검사 통보서) 날아온 게 한 번도 없었죠." 길을 막고 시간을 들여 하는 검사라 항의가 거세고 진행도 쉽지 않습니다. <녹취>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15분 이상 붙잡아 놓으면 어떻게 하는 거야!" 기계 조작도 서툴러 단속 효과도 높지 않습니다. <녹취> 단속 공무원(음성변조) : "뭐라고 해서 보내준 건 아니고... (오류가 난 것 같은데) 기계까지는 깊이 모르다 보니까..." 배출가스 저감 장치가 없는 노후 경유차의 수도권 진입 금지는 2010년부터 시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와 경기도는 예산과 인력이 없다며 사실상 단속을 포기했습니다. 서울시 역시 단속 카메라가 7대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입니다. <인터뷰> 백승학(서울시 대기관리과 팀장) : "도로를 막고 단속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인력도 부족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는 CCTV를 통해서..." 서울과 인천, 경기에 등록된 노후 경유차는 40만 대에 이릅니다. 전국의 경유차 비율은 지난해 처음 50%를 넘어섰고, 올해도 100만 대 넘게 팔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 노후 경유차 퇴출 출구 마련 시급 ▼ <기자 멘트> 도심을 오가는 자동차들입니다. 이 가운데 경유 승용차가 40%나 됩니다. 경유차에서는 휘발유 차에서는 거의 나오지 않는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이 골치거리입니다. 질소산화물은 공기에서 반응해 더 많은 미세먼지를 만듭니다. 특히 직경 2.5마이크로미터 아래 초미세먼지는 폐와 혈관까지 들어가 폐질환을 일으키고 발암물질까지 만들어 사망률을 높입니다. 노후 경유차는 더 큰 문제입니다. 오염물질 저감장치가 없는 10년 더 된 경유차가 뿜는 미세먼지는 1년 전 나온 경유차의 20배가 넘습니다. 지금껏 대책은 매연저감장치를 달거나 조기 폐차하는 정도인데요. 저감장치 부착 예산은 배출가스 1톤 줄이는데 18억이나 들어 조기 폐차하는데 비해 9백 배나 더 듭니다. 조기 폐차를 권유하는 까닭입니다. <인터뷰>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조기 폐차라든지 친환경차로 대체를 해서 아예 초기부터 진입 자체를 어느 정도 막아주는 이런 효과가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지 무작정 매연 저감 장치만 부착시키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고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문제는 차량 소유권을 제한하는 것이라 쉽지 않다는 것이죠. 그러면 효율성 때문에 한 때 경유차 인기가 높았던 유럽이 점차적으로 경유차를 줄여가는 정책에서 우리가 배울 건 없을까요?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세계는 경유차와 이별 중 ▼ <리포트>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입니다. 평소 줄지어 선 차들이 어쩐지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차 없는 거리를 시행한 날입니다. <인터뷰> 안 이달고(파리 시장) : "환경을 오염시키는 차량 수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확대하는 게 목표입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7월, 유해 물질을 많이 내뿜는 오래된 관광 버스와 화물차를 파리 도심에 들어오지 못하게 했습니다. 2020년부터는 10년 넘은 경유차의 도심 진입도 전면 금지할 예정입니다. 이웃 나라 독일은 경유차 세금을 크게 올렸고, 네덜란드의 경우 2025년부터 휘발유나 경유 차량을 아예 못 팔게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런 제도 시행 이후 경유차 이용률이 줄면서, 유럽 국가의 미세 먼지 배출량은 시행 전보다 평균 7%, 최고 58% 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마뉘엘 발스(프랑스 총리) : "오랫동안 디젤 엔진을 우선시한 것은 실수였습니다. 이제 아주 실용적이고 영리한 방법으로 다시 이 문제를 다뤄야 합니다." 세계 각국이 주목하고 있는 건 전기차와 수소전지차 같은 친환경차. 친환경차에 대한 세금이나 주차 혜택 같은 것은 국내에서도 당장 할 수 있는 정책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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