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데이트] 분단영화의 역사…영화 속의 ‘남과 북’

입력 2016.06.02 (12:33) 수정 2016.06.0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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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호국 보훈의 달 6월인데요.

남북 분단의 시간이 70년 가까이 된 만큼, 영화 속에서도 여러 모습으로 전쟁과 분단의 상처들이 재조명돼왔죠.

오늘은,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로 문화부 김빛이라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질문>
김빛이라 기자, 한국 전쟁 직후, 그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지금보다는 훨씬 무겁게 다뤄졌을것 같은데요?

<답변>
초창기 우리 영화에서는, '전쟁의 참상' 그 자체가 소재였습니다.

한국 영화사에 '반공 영화'라는 장르가 따로 있을 정도였는데요.

전쟁의 현실 속에서 인간애를 부각시킨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꼽힙니다.

1955년 영화 <피아골>은, 휴전 후에 지리산에 남은 빨치산을 소재로 하는데, 이념과 인간애의 갈등을 잘 묘사한 명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고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않는 해병>도 유명한데, 특수효과가 없던 시절에 전투신을 실감나게 촬영해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전쟁영화의 교본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때는 대종상에서도 ‘반공 영화상’을 따로 시상했을 정도로, 반공과 국군의 활약이 집중적으로 부각됐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영화 속에서 남북 관계의 다양한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했나요?

<답변>
90년대로 접어들면서, 한국전쟁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영화가 많아집니다.

아마, 지금 떠오르는 분단 영화들 상당수가 바로 이시절 작품일 텐데요.

99년에 개봉한 <쉬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겠습니다.

남한 국정원 요원이 북한 여간첩과 사랑에 빠지는 설정 자체가 큰 화제였는데요.

북한 사람이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진건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었을겁니다.

당시 620만이라는 관객수는, 지금보다 훨씬 상영관이 적었던걸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접근을 보여줍니다.

남북한 군인들이 밤이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몰래 우정을 쌓는다는 설정이 긴장감과 비극으로 연결되는데요.

당시 출연한 이병헌, 송강호, 신하균, 이영애씨, 지금은 한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대배우들이 출연을 했었네요.

<질문>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들 중에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정말 많네요.

흥행도 꽤나 잘되는것 같은데 끊임없이 나오고 또 관객들도 계속 찾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영화가 흥행하려면 보편성을 띄면서도 극적이어야하는데요.

한반도의 분단 현실 자체가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밖에 없는 소재인거죠.

영화 <웰컴투 통막골> 기억하시나요.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는 오지 마을에, 남북한 군인들에 미군까지 들어오는 상황인데도, 결국 한마음으로 이 마을을 지키는 모습이 유쾌하고 밝게 그려졌거든요.

휴머니즘과 판타지적인 요소까지 섞이면서 전 연령층 관객들이 관람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는, 전쟁과 형제간의 비극을 다뤘는데, 당시 우리 영화사상 최고액으로 미국과 유럽에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남북한 군인으로 나뉜 형제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 자체가 세계인들을 몰입시켰습니다.

<질문>
이렇게 보니까, 시대적 상황에 따라, 영화 속 분단의 모습도 다양하게 변화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최근의 분단 영화들은 어떤 특색이 있나요?

<답변>
최근에는, 코믹이나 액션같은 다양한 장르에 섞여서 녹아들어가는 게 특징입니다.

7백만 관객이 든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청춘스타 김수현이 꽃미남 간첩을 연기했었는데요.

간첩이, 소시민적이고 아주 인간적인 모습까지 갖춘 한 젊은이를 표현하는 캐릭터로 활용됐습니다.

영화 <베를린>처럼, 아예 북한요원들이 주인공이고, 독일 베를린을 무대로 찍은 액션영화도 있는데요.

속편도 곧 나온다고 하니까, 액션 시리즈물로까지 확장이 됐습니다.

한국전쟁, 분단 소재는 우리 영화에서 영원한 화두인데요.

영화가 현실을 비추는 창인만큼, 분단의 현재와 미래까지 날카롭게 짚는 영화들 많이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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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02 12:43:48
    • 수정2016-06-02 13:36:23
    뉴스 12
<앵커 멘트>

호국 보훈의 달 6월인데요.

남북 분단의 시간이 70년 가까이 된 만큼, 영화 속에서도 여러 모습으로 전쟁과 분단의 상처들이 재조명돼왔죠.

오늘은,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로 문화부 김빛이라와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질문>
김빛이라 기자, 한국 전쟁 직후, 그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들은 지금보다는 훨씬 무겁게 다뤄졌을것 같은데요?

<답변>
초창기 우리 영화에서는, '전쟁의 참상' 그 자체가 소재였습니다.

한국 영화사에 '반공 영화'라는 장르가 따로 있을 정도였는데요.

전쟁의 현실 속에서 인간애를 부각시킨 작품들이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꼽힙니다.

1955년 영화 <피아골>은, 휴전 후에 지리산에 남은 빨치산을 소재로 하는데, 이념과 인간애의 갈등을 잘 묘사한 명작으로 평가받습니다.

고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않는 해병>도 유명한데, 특수효과가 없던 시절에 전투신을 실감나게 촬영해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전쟁영화의 교본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때는 대종상에서도 ‘반공 영화상’을 따로 시상했을 정도로, 반공과 국군의 활약이 집중적으로 부각됐습니다.

<질문>
그렇군요. 그렇다면 언제부터 영화 속에서 남북 관계의 다양한 모습들이 나오기 시작했나요?

<답변>
90년대로 접어들면서, 한국전쟁을 다각도로 조명하는 영화가 많아집니다.

아마, 지금 떠오르는 분단 영화들 상당수가 바로 이시절 작품일 텐데요.

99년에 개봉한 <쉬리>를 빼놓고 얘기할 수 없겠습니다.

남한 국정원 요원이 북한 여간첩과 사랑에 빠지는 설정 자체가 큰 화제였는데요.

북한 사람이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진건 한국영화 사상 처음이었을겁니다.

당시 620만이라는 관객수는, 지금보다 훨씬 상영관이 적었던걸 감안하면 경이로운 기록입니다.

<공동경비구역 JSA>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접근을 보여줍니다.

남북한 군인들이 밤이면 군사분계선을 넘어서 몰래 우정을 쌓는다는 설정이 긴장감과 비극으로 연결되는데요.

당시 출연한 이병헌, 송강호, 신하균, 이영애씨, 지금은 한 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대배우들이 출연을 했었네요.

<질문>
한국 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영화들 중에 분단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정말 많네요.

흥행도 꽤나 잘되는것 같은데 끊임없이 나오고 또 관객들도 계속 찾는 이유가 있을까요?

<답변>
영화가 흥행하려면 보편성을 띄면서도 극적이어야하는데요.

한반도의 분단 현실 자체가 관객들을 몰입시킬 수 밖에 없는 소재인거죠.

영화 <웰컴투 통막골> 기억하시나요.

전쟁이 일어난지도 모르는 오지 마을에, 남북한 군인들에 미군까지 들어오는 상황인데도, 결국 한마음으로 이 마을을 지키는 모습이 유쾌하고 밝게 그려졌거든요.

휴머니즘과 판타지적인 요소까지 섞이면서 전 연령층 관객들이 관람했습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우는, 전쟁과 형제간의 비극을 다뤘는데, 당시 우리 영화사상 최고액으로 미국과 유럽에 수출되기도 했습니다.

남북한 군인으로 나뉜 형제가 서로에게 총구를 겨눠야 하는 상황 자체가 세계인들을 몰입시켰습니다.

<질문>
이렇게 보니까, 시대적 상황에 따라, 영화 속 분단의 모습도 다양하게 변화가 있었군요.

그렇다면, 최근의 분단 영화들은 어떤 특색이 있나요?

<답변>
최근에는, 코믹이나 액션같은 다양한 장르에 섞여서 녹아들어가는 게 특징입니다.

7백만 관객이 든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청춘스타 김수현이 꽃미남 간첩을 연기했었는데요.

간첩이, 소시민적이고 아주 인간적인 모습까지 갖춘 한 젊은이를 표현하는 캐릭터로 활용됐습니다.

영화 <베를린>처럼, 아예 북한요원들이 주인공이고, 독일 베를린을 무대로 찍은 액션영화도 있는데요.

속편도 곧 나온다고 하니까, 액션 시리즈물로까지 확장이 됐습니다.

한국전쟁, 분단 소재는 우리 영화에서 영원한 화두인데요.

영화가 현실을 비추는 창인만큼, 분단의 현재와 미래까지 날카롭게 짚는 영화들 많이 나오길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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