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신라 여인 얼굴 복원…“뼈는 알고 있다”

입력 2016.06.08 (21:56) 수정 2016.06.0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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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천5백 년 전 신라 시대 여인의 얼굴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대 여성에 비해 전반적으로 얼굴 폭이 좁고 이마 길이가 짧은 게 특징이라고 하는데, 복원 비결은 뭔지 정다원, 박광식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각진 얼굴에 갸름한 턱, 그리고 낮은 콧대...

국내 연구진이 복원한 천5백 년 전 신라 시대 30대 여성의 얼굴입니다,

우리나라 현대 여성과 가장 구별되는 점은 머리 앞뒤 길이가 약 20%나 길다는 겁니다.

또,갸름한 현대 여성과 달리 얼굴형은 좁은 마름모꼴이고, 코 길이가 짧고 아래 턱은 덜 발달돼 있습니다.

눈과 입은 작고 가는 형태를 띠어 요즘 여성과 차이를 보입니다.

<인터뷰> 우은진(연세대 치대 교수) : "눈코입이 좀 작으면서 광대뼈가 발달된 그런 형태소를 갖고 있고요. 두개골의 길이만 보면 유럽인 집단과 오히려 더 가깝죠."

또,뼈를 동위원소로 분석한 결과, 이 여성은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인터뷰> 이원준(서울대 의대 법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데이터가 쌓이면 고고학 연구뿐 아니라 법의학에서도 얼굴을 복원해서 신원 확인을 하는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3년전 경북 경주의 목곽묘에서 발견된 머리 뼈조각 90여개를 모아 진행됐습니다.

특히, 단순한 얼굴 복원을 넘어 유전 정보와 식생활을 분석해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복원 비결은…뼈는 모든 것을 안다!▼

<기자 멘트>

멀리 천 오백년을 거슬러 올라간 이번 연구는 총 3년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머리뼈 조각 90여 개의 이미지를 뜬 뒤, 먼저 퍼즐을 맞추듯 두개골을 복원했는데요.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의 근육과 피부의 평균 두께를 고려해 근육과 살을 붙였습니다.

이 인골을 30대의 신라 여성으로 추정한 단서는 바로 이 두개골과 턱뼈의 치아에 있습니다.

남성에 비해 두개골이 상대적으로 작고 부드럽다는 점에서 여성임이 드러났고, 턱뼈의 영구치가 대부분 보존돼 있어 성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키는 바로 이 허벅지 뼈의 길이를 통해 알게 됐는데요.

이 뼈와 키의 비례 관계를 활용해 155센티미터 전후로 추정했습니다.

뼈의 성분을 분석해 탄소가 많으면 곡물을 주로 먹고, 질소 비율이 높으면 고기를 많이 먹었다는 뜻인데요,

탄소가 많이 나와 곡물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걸로 분석됐습니다.

뼈는 한마디로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입니다.

뼈 분석은 최근엔 먼 과거뿐 아니라 근래의 주요 사건을 해결하는 데 주로 활용되는데요,

대표적인 게 지난 2002년 뒤늦게 유골이 발견된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입니다.

당시 법의학팀은 3명의 어린이 두개골에서 함몰된 흔적과 구멍을 발견해 타살로 결론짓게 됩니다.

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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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년 전 신라 여인 얼굴 복원…“뼈는 알고 있다”
    • 입력 2016-06-08 21:31:53
    • 수정2016-06-08 22: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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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천5백 년 전 신라 시대 여인의 얼굴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대 여성에 비해 전반적으로 얼굴 폭이 좁고 이마 길이가 짧은 게 특징이라고 하는데, 복원 비결은 뭔지 정다원, 박광식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각진 얼굴에 갸름한 턱, 그리고 낮은 콧대...

국내 연구진이 복원한 천5백 년 전 신라 시대 30대 여성의 얼굴입니다,

우리나라 현대 여성과 가장 구별되는 점은 머리 앞뒤 길이가 약 20%나 길다는 겁니다.

또,갸름한 현대 여성과 달리 얼굴형은 좁은 마름모꼴이고, 코 길이가 짧고 아래 턱은 덜 발달돼 있습니다.

눈과 입은 작고 가는 형태를 띠어 요즘 여성과 차이를 보입니다.

<인터뷰> 우은진(연세대 치대 교수) : "눈코입이 좀 작으면서 광대뼈가 발달된 그런 형태소를 갖고 있고요. 두개골의 길이만 보면 유럽인 집단과 오히려 더 가깝죠."

또,뼈를 동위원소로 분석한 결과, 이 여성은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가졌던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인터뷰> 이원준(서울대 의대 법의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데이터가 쌓이면 고고학 연구뿐 아니라 법의학에서도 얼굴을 복원해서 신원 확인을 하는데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3년전 경북 경주의 목곽묘에서 발견된 머리 뼈조각 90여개를 모아 진행됐습니다.

특히, 단순한 얼굴 복원을 넘어 유전 정보와 식생활을 분석해낸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복원 비결은…뼈는 모든 것을 안다!▼

<기자 멘트>

멀리 천 오백년을 거슬러 올라간 이번 연구는 총 3년간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컴퓨터 단층 촬영을 통해 머리뼈 조각 90여 개의 이미지를 뜬 뒤, 먼저 퍼즐을 맞추듯 두개골을 복원했는데요.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의 근육과 피부의 평균 두께를 고려해 근육과 살을 붙였습니다.

이 인골을 30대의 신라 여성으로 추정한 단서는 바로 이 두개골과 턱뼈의 치아에 있습니다.

남성에 비해 두개골이 상대적으로 작고 부드럽다는 점에서 여성임이 드러났고, 턱뼈의 영구치가 대부분 보존돼 있어 성인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키는 바로 이 허벅지 뼈의 길이를 통해 알게 됐는데요.

이 뼈와 키의 비례 관계를 활용해 155센티미터 전후로 추정했습니다.

뼈의 성분을 분석해 탄소가 많으면 곡물을 주로 먹고, 질소 비율이 높으면 고기를 많이 먹었다는 뜻인데요,

탄소가 많이 나와 곡물 위주의 식습관을 가진 걸로 분석됐습니다.

뼈는 한마디로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입니다.

뼈 분석은 최근엔 먼 과거뿐 아니라 근래의 주요 사건을 해결하는 데 주로 활용되는데요,

대표적인 게 지난 2002년 뒤늦게 유골이 발견된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입니다.

당시 법의학팀은 3명의 어린이 두개골에서 함몰된 흔적과 구멍을 발견해 타살로 결론짓게 됩니다.

뼈는 모든 것을 알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광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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