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어선 훑고 간 서해…연평도 어민 ‘시름’

입력 2016.06.14 (21:12) 수정 2016.06.14 (21:2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연평 해역에서는 어민들이 직접 중국어선을 나포한 지 열흘이 됐는데요,

현지에선 오늘(14일)도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계속되고 있어 우리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어선에 올라 연평도 꽃게 어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새벽 4시.

캄캄한 항구의 적막을 깨고 선원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어구를 준비하고, 이른 새벽 밥을 지어 먹기도 합니다.

이윽고 동이 터 오르고….

어장을 향해 힘찬 시동을 겁니다.

30분쯤 걸려 도착한 꽃게 어장.

일주일간 놔둔 그물을 걷어 올리자 꽃게들이 나타나지만 너무 적습니다.

<녹취> 박재원(연평도 어민) : "에휴 많이 안좋아요 지금. 올해 생활이 안될 지경으로 안 좋아요."

방금 잡아올린 꽃게입니다.

한번 그물을 걷어올려서 보시는 대로 세 상자 정도의 꽃게를 잡아올렸는데요.

통상 이 시기에 15상자 정도 잡히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니까 매우 적은 양이 잡힌 겁니다.

고생의 대가가 이런 식이니 울화통이 치밀 때가 많습니다.

지난 5일 새벽 중국어선을 보고 참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임동환(연평도 어민/5일 중국어선 나포 당시 참여) : "어민들도 열이 많이 받잖아요. 해경이나 군부대에서 해줘야하는데 못해주니까 어민들이 오죽하면 답답하면 직접 가서 (중국어선 나포)했겠어요?"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가까이 보이던 중국어선은 크게 줄었지만 이들의 조업이 중단된 것은 아닙니다.

오후 들어 짙은 안개와 함께 강한 바람과 파도가 찾아왔지만 어민들은 조업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 손해를 벌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보름 남짓 남은 봄어기를 일부 포기한 어선이 나올 정도로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中어선 훑고 간 서해…연평도 어민 ‘시름’
    • 입력 2016-06-14 21:13:20
    • 수정2016-06-14 21:22:11
    뉴스 9
<앵커 멘트>

연평 해역에서는 어민들이 직접 중국어선을 나포한 지 열흘이 됐는데요,

현지에선 오늘(14일)도 중국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계속되고 있어 우리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용덕 기자가 어선에 올라 연평도 꽃게 어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새벽 4시.

캄캄한 항구의 적막을 깨고 선원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어구를 준비하고, 이른 새벽 밥을 지어 먹기도 합니다.

이윽고 동이 터 오르고….

어장을 향해 힘찬 시동을 겁니다.

30분쯤 걸려 도착한 꽃게 어장.

일주일간 놔둔 그물을 걷어 올리자 꽃게들이 나타나지만 너무 적습니다.

<녹취> 박재원(연평도 어민) : "에휴 많이 안좋아요 지금. 올해 생활이 안될 지경으로 안 좋아요."

방금 잡아올린 꽃게입니다.

한번 그물을 걷어올려서 보시는 대로 세 상자 정도의 꽃게를 잡아올렸는데요.

통상 이 시기에 15상자 정도 잡히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니까 매우 적은 양이 잡힌 겁니다.

고생의 대가가 이런 식이니 울화통이 치밀 때가 많습니다.

지난 5일 새벽 중국어선을 보고 참지 못한 것은 바로 이런 분노 때문이었습니다.

<녹취> 임동환(연평도 어민/5일 중국어선 나포 당시 참여) : "어민들도 열이 많이 받잖아요. 해경이나 군부대에서 해줘야하는데 못해주니까 어민들이 오죽하면 답답하면 직접 가서 (중국어선 나포)했겠어요?"

열흘이 지난 시점에서 가까이 보이던 중국어선은 크게 줄었지만 이들의 조업이 중단된 것은 아닙니다.

오후 들어 짙은 안개와 함께 강한 바람과 파도가 찾아왔지만 어민들은 조업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일해야 손해를 벌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꽃게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보름 남짓 남은 봄어기를 일부 포기한 어선이 나올 정도로 어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