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확장, 주민 실망감은 어떻게?

입력 2016.06.22 (08:10) 수정 2016.06.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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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어제 오후 생중계로 전해진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보시고 놀란 분들 적지 않았을 텐데요.

어떻게 보면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국토부는 당초 이번에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반드시 한 곳을 선정해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그래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안은 아예 언론에서도 거론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영남권 신공항 사업은 검토가 처음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추진돼 왔습니다.

백지화와 재추진을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지자체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까지 나타났습니다.

먼저 신공항 추진 경과를 김지숙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영남권 신공항이 국가 차원에서 검토된 건 2006년 노무현 정부때 부터입니다.

김해공항 이용객이 빠르게 늘어 머지않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며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발표됩니다.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책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고, 35개였던 후보지는 최종적으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곳으로 압축됐습니다.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남권이 둘로 나뉘어 첨예한 갈등을 빚었고, 결국 정부는 신공항 추진 계획 자체를 백지화했습니다.

<녹취> 박창호(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2011년 3월 30일) :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하여 공항 입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 영남권 신공항은 불과 1년 뒤 박근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다시 살아나게 됐고, 박 대통령 취임 직후 공식 재추진됐습니다.

지역 갈등 재연 조짐이 나타나자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은 유치 경쟁을 자제하고, 외국 전문기관의 용역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합니다.

<녹취> 서병수(부산시장/지난해 1월 19일) :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필요한 그런 공항의 위치가 선정이 반드시 되도록..."

<녹취> 홍준표(경남지사/지난해 1월 19일) : "국가 전체 이익을 위해서 판단하는 것으로 그렇게 백지 위임하는 것이 맞지..."

하지만, 발표가 임박하면서 약속은 백짓장이 됐고, 지역 갈등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양 극단의 치열한 다툼 속에 최종 결론은 제3안으로 내려졌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기자 멘트>

이미 김해공항이 포화상태라는 분석 때문에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왔던 건데, 결론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났습니다.

그렇다면 김해공항을 어떻게 늘리겠다는 것일까요?

김해공항 확장은 거의 새로 짓는 수준이라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현재 김해공항엔 동시에 수용 가능한 여객기는 31대로 김포공항의 5분의 1 수준입니다.

활주로는 2개가 있는데요,

길이가 김포공항보다 짧아 보잉 747 같은 대형여객기는 이착륙하기 어려웠습니다.

확장된 김해공항엔 새 활주로가 건설되는 데요.

기존 활주로에 사선 방향으로 3.2㎞ 길이의 새 활주로를 만듭니다.

새 활주로는 이륙 전용으로, 기존 활주로는 착륙 전용으로 쓰는 안을 추진합니다.

이렇게 되면 연간 이착륙 횟수가 기존 11만 회에서 29만 회까지 늘어납니다.

여기에 관제탑과 제2 여객터미널이 신설되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또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김해공항까지 오는 교통망도 확충하기로 했습니다.

김해공항의 현재 연간 이용객 수는 580만 명인데 확장 작업이 마무리되면 최대 3천8백만 명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신공항 유치 과정에서 심각해진 해당 지역민들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용역을 진행해 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어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면서 의미심장한 설명도 곁들였는데요.

특히 신공항 후보지가 선정됐을 때 법적, 정치적인 후폭풍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인지 여야 정치권은 갈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신공항 유치를 놓고 대립했던 지자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백지화에서 재추진, 다시 변경에 이르는 결정에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어렵다며 신공항을 추진하기로 하고도 다시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한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결국 10년을 끌어온 신공항 논의가 영남권에 분열과 상처만 남긴 셈인데, 단순히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했다면 일부 전문가들 제안대로 김해공항 확장을 일찌감치 결정해서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전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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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공항 확장, 주민 실망감은 어떻게?
    • 입력 2016-06-22 08:12:44
    • 수정2016-06-22 09: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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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생중계로 전해진 영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결과 보시고 놀란 분들 적지 않았을 텐데요.

어떻게 보면 의외의 결과였습니다.

국토부는 당초 이번에는 영남권 신공항 입지를 반드시 한 곳을 선정해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요.

그래서 김해공항 확장이라는 안은 아예 언론에서도 거론되지 않았던 게 사실입니다.

영남권 신공항 사업은 검토가 처음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추진돼 왔습니다.

백지화와 재추진을 하는 우여곡절을 겪었고, 이 과정에서 지자체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까지 나타났습니다.

먼저 신공항 추진 경과를 김지숙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리포트>

영남권 신공항이 국가 차원에서 검토된 건 2006년 노무현 정부때 부터입니다.

김해공항 이용객이 빠르게 늘어 머지않아 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며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용역 결과가 발표됩니다.

신공항을 공약으로 내건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국책사업 중 하나로 추진됐고, 35개였던 후보지는 최종적으로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 두 곳으로 압축됐습니다.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영남권이 둘로 나뉘어 첨예한 갈등을 빚었고, 결국 정부는 신공항 추진 계획 자체를 백지화했습니다.

<녹취> 박창호(신공항 입지평가위원장/2011년 3월 30일) : "사업비가 과다하고 경제성이 미흡하여 공항 입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하였습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던 영남권 신공항은 불과 1년 뒤 박근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들이 공약으로 내걸면서 다시 살아나게 됐고, 박 대통령 취임 직후 공식 재추진됐습니다.

지역 갈등 재연 조짐이 나타나자 지난해 1월, 영남권 5개 시도 단체장은 유치 경쟁을 자제하고, 외국 전문기관의 용역 결과에 따르기로 합의합니다.

<녹취> 서병수(부산시장/지난해 1월 19일) :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서 필요한 그런 공항의 위치가 선정이 반드시 되도록..."

<녹취> 홍준표(경남지사/지난해 1월 19일) : "국가 전체 이익을 위해서 판단하는 것으로 그렇게 백지 위임하는 것이 맞지..."

하지만, 발표가 임박하면서 약속은 백짓장이 됐고, 지역 갈등이 다시 불붙었습니다.

양 극단의 치열한 다툼 속에 최종 결론은 제3안으로 내려졌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기자 멘트>

이미 김해공항이 포화상태라는 분석 때문에 영남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왔던 건데, 결론은 김해공항 확장으로 났습니다.

그렇다면 김해공항을 어떻게 늘리겠다는 것일까요?

김해공항 확장은 거의 새로 짓는 수준이라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현재 김해공항엔 동시에 수용 가능한 여객기는 31대로 김포공항의 5분의 1 수준입니다.

활주로는 2개가 있는데요,

길이가 김포공항보다 짧아 보잉 747 같은 대형여객기는 이착륙하기 어려웠습니다.

확장된 김해공항엔 새 활주로가 건설되는 데요.

기존 활주로에 사선 방향으로 3.2㎞ 길이의 새 활주로를 만듭니다.

새 활주로는 이륙 전용으로, 기존 활주로는 착륙 전용으로 쓰는 안을 추진합니다.

이렇게 되면 연간 이착륙 횟수가 기존 11만 회에서 29만 회까지 늘어납니다.

여기에 관제탑과 제2 여객터미널이 신설되면 명실상부한 국제공항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는 게 정부 설명입니다.

또 영남권 주요 도시에서 김해공항까지 오는 교통망도 확충하기로 했습니다.

김해공항의 현재 연간 이용객 수는 580만 명인데 확장 작업이 마무리되면 최대 3천8백만 명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남은 과제는 신공항 유치 과정에서 심각해진 해당 지역민들 사이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용역을 진행해 온 프랑스 파리공항공단 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어제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안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을 내면서 의미심장한 설명도 곁들였는데요.

특히 신공항 후보지가 선정됐을 때 법적, 정치적인 후폭풍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래서인지 여야 정치권은 갈등 해소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신공항 유치를 놓고 대립했던 지자체와 해당 지역 주민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백지화에서 재추진, 다시 변경에 이르는 결정에 허탈해하고 있습니다.

김해공항 확장이 사실상 어렵다며 신공항을 추진하기로 하고도 다시 김해공항을 확장하기로 한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결국 10년을 끌어온 신공항 논의가 영남권에 분열과 상처만 남긴 셈인데, 단순히 증가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했다면 일부 전문가들 제안대로 김해공항 확장을 일찌감치 결정해서 불필요한 갈등과 소모전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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