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이슈] 英 EU 체제서 독자 행보…불만 누적 ‘결별’

입력 2016.06.24 (21:21) 수정 2016.06.24 (21:3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영국은 43년 전 유럽연합의 일원이 됐지만 사실 그 안에서 뭔가 다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EU 탈퇴가 있기까지 영국의 행보를 이재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EU의 태동에서 영국 탈퇴까지▼

<리포트>

두 차례 세계대전의 아픔을 겪은 유럽은 종전 뒤 역사 반성과 함께 통합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러나 영국은 1973년이 돼서야 뒤늦게 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공동체 EC에 가입합니다.

<녹취> 히스 총리(1972년) : "영국은 유럽의 일원으로서 많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마저도 2년 뒤엔 잔류냐 탈퇴냐 국민투표에 부쳐졌고, 67%가 잔류를 택해 한고비를 넘습니다.

<녹취> "잔류 67%, 탈퇴 33%입니다."

1980년대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영국은 회원 국가 국민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도록 한 '솅겐 조약'에 불참하면서 엇박자를 냅니다.

1993년 유럽연합이 공식 출범했지만, 영국은 결국 단일통화 '유로화'가 아닌 파운드화를 따로 쓰게 됐습니다.

유럽연합에 본격적인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0년 남유럽 경제위기 이후 명실상부 유럽의 리더가 된 독일의 부상에, 이른바 '2등 국가'가 된 영국의 불편함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럽연합과의 결별은, 지난 40년간 누적된 역사적 경험의 결과였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분열시작…유럽 쪼개지나?▼

<기자 멘트>

"이런 식으로 나를 떠나지 마세요"

"유럽연합에게 기회를 주세요"

간절함이 느껴질 정도로 유럽연합은 영국을 붙잡았지만 결국 떠났습니다.

브렉시트는 단순히 유럽연합 회원국 수가 28개에서 27개로 줄어든다는 의미 이상입니다.

유럽연합 입장에서 볼까요?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이 지난해 유럽연합에 낸 분담금은 178억 파운드, 우리돈 30조 7천억원입니다.

독일에 이어 두번째로 분담금을 내는 회원국을 잃은 것이죠.

여기에 저성장과 그리스 부채 문제, 최악의 난민 유입으로 유럽연합에 대한 회원국 국민들의 반감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하나의 유럽'이 가고 영국처럼 '엑시트', 유럽 연합 탈퇴를 선택하는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브렉시트 결과가 나오자마자 당장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은 '프렉시트'를 촉구했고 네덜란드의 극우정당도 '넥시트' 국민투표 시행을 주장했습니다.

민족주의 세력이 득세하는 체코와 이탈리아 덴마크, 핀란드, 폴란드 등도 유럽연합 탈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 꼽힙니다.

영국으로부터 촉발된 유럽연합의 균열이 이제는 영국을 비롯한 회원국 내에서의 분리독립 움직임까지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유럽 곳곳 분리독립운동 가속화 전망▼

<리포트>

2014년 9월 치러진 독립 투표에서 55대 45로 영국 잔류를 선택했던 스코틀랜드.

하지만 스코틀랜드 지역의 브렉시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EU탈퇴가 결정되면서, 탈퇴를 주도한 잉글랜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앨리슨 프랭크(스코틀랜드 주민) : "남부(잉글랜드)가 우리를 대표하진 않아요. 아마 스코틀랜드를 하나의 나라로 보는 쪽으로 되돌아갈 것 같습니다."

당장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서는 독립 투표를 다시 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인터뷰> 니콜라스 스터전(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 "EU에 머물겠다는 우리 뜻과 다른 결과라면,당연히 스코틀랜드 의회는 독립 투표를 다시 추진할 권리가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뿐 아니라 EU 잔류 의사가 높았던 북아일랜드도, 영국을 떠나 지리적으로 접해 있고 EU에 속해 있는 아일랜드와 합칠지를 투표로 결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브렉시트가 유럽 다른 국가에서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도 기름을 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벨기에 플랑드르 등의 분리 움직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니이슈] 英 EU 체제서 독자 행보…불만 누적 ‘결별’
    • 입력 2016-06-24 21:24:48
    • 수정2016-06-24 21:37:19
    뉴스 9
<앵커 멘트>

영국은 43년 전 유럽연합의 일원이 됐지만 사실 그 안에서 뭔가 다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EU 탈퇴가 있기까지 영국의 행보를 이재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EU의 태동에서 영국 탈퇴까지▼

<리포트>

두 차례 세계대전의 아픔을 겪은 유럽은 종전 뒤 역사 반성과 함께 통합의 길로 들어섭니다.

그러나 영국은 1973년이 돼서야 뒤늦게 유럽연합의 전신인 유럽공동체 EC에 가입합니다.

<녹취> 히스 총리(1972년) : "영국은 유럽의 일원으로서 많은 기여를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마저도 2년 뒤엔 잔류냐 탈퇴냐 국민투표에 부쳐졌고, 67%가 잔류를 택해 한고비를 넘습니다.

<녹취> "잔류 67%, 탈퇴 33%입니다."

1980년대에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영국은 회원 국가 국민들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도록 한 '솅겐 조약'에 불참하면서 엇박자를 냅니다.

1993년 유럽연합이 공식 출범했지만, 영국은 결국 단일통화 '유로화'가 아닌 파운드화를 따로 쓰게 됐습니다.

유럽연합에 본격적인 균열이 가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입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0년 남유럽 경제위기 이후 명실상부 유럽의 리더가 된 독일의 부상에, 이른바 '2등 국가'가 된 영국의 불편함은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럽연합과의 결별은, 지난 40년간 누적된 역사적 경험의 결과였습니다.

KBS 뉴스 이재석입니다.

▼분열시작…유럽 쪼개지나?▼

<기자 멘트>

"이런 식으로 나를 떠나지 마세요"

"유럽연합에게 기회를 주세요"

간절함이 느껴질 정도로 유럽연합은 영국을 붙잡았지만 결국 떠났습니다.

브렉시트는 단순히 유럽연합 회원국 수가 28개에서 27개로 줄어든다는 의미 이상입니다.

유럽연합 입장에서 볼까요?

세계 5위 경제대국 영국이 지난해 유럽연합에 낸 분담금은 178억 파운드, 우리돈 30조 7천억원입니다.

독일에 이어 두번째로 분담금을 내는 회원국을 잃은 것이죠.

여기에 저성장과 그리스 부채 문제, 최악의 난민 유입으로 유럽연합에 대한 회원국 국민들의 반감이 계속 커지고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하나의 유럽'이 가고 영국처럼 '엑시트', 유럽 연합 탈퇴를 선택하는 국가들이 연쇄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브렉시트 결과가 나오자마자 당장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은 '프렉시트'를 촉구했고 네덜란드의 극우정당도 '넥시트' 국민투표 시행을 주장했습니다.

민족주의 세력이 득세하는 체코와 이탈리아 덴마크, 핀란드, 폴란드 등도 유럽연합 탈퇴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는 나라로 꼽힙니다.

영국으로부터 촉발된 유럽연합의 균열이 이제는 영국을 비롯한 회원국 내에서의 분리독립 움직임까지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승철 기자입니다.

▼유럽 곳곳 분리독립운동 가속화 전망▼

<리포트>

2014년 9월 치러진 독립 투표에서 55대 45로 영국 잔류를 선택했던 스코틀랜드.

하지만 스코틀랜드 지역의 브렉시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EU탈퇴가 결정되면서, 탈퇴를 주도한 잉글랜드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앨리슨 프랭크(스코틀랜드 주민) : "남부(잉글랜드)가 우리를 대표하진 않아요. 아마 스코틀랜드를 하나의 나라로 보는 쪽으로 되돌아갈 것 같습니다."

당장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서는 독립 투표를 다시 실시해야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습니다.

<인터뷰> 니콜라스 스터전(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 "EU에 머물겠다는 우리 뜻과 다른 결과라면,당연히 스코틀랜드 의회는 독립 투표를 다시 추진할 권리가 있습니다"

스코틀랜드 뿐 아니라 EU 잔류 의사가 높았던 북아일랜드도, 영국을 떠나 지리적으로 접해 있고 EU에 속해 있는 아일랜드와 합칠지를 투표로 결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브렉시트가 유럽 다른 국가에서의 분리 독립 움직임에도 기름을 부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스페인의 카탈루냐, 벨기에 플랑드르 등의 분리 움직임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이승철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