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폭염 두려운 ‘에너지 빈곤층’

입력 2016.08.08 (07:45) 수정 2016.08.0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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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 해설위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더위를 식히느라 사람들은 피서를 떠나거나 선풍기, 에어컨을 종일 틀고 있지만, 전기 요금이 겁나서 선풍기조차 틀기 어려운 계층이 있습니다.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에너지 빈곤층'은 소득의 10% 이상을 냉방비와 난방비로 써야 하는 계층으로 전국적으로는 약 150만 가구나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빈곤층은 서울 전체 가구의 10.3%인 36만 가구, 이 가운데 60%가 10평 이하의 좁은 집에 살고 있고, 냉방을 선풍기에만 의존하는 가구도 무려 80%나 됐습니다. 또 이런 가구의 3분의 2정도는 더위에 저항력이 떨어지는 70세 이상 노인이라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실제로 노인들은 폭염으로 어지러움과 두통 호흡곤란 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빈곤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이 제도는 겨울철에 전기와 등유, 연탄 등 난방연료를 지원하는 것으로 여름철 폭염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 합니다. 이들이 주로 살고 있는 쪽방촌이나 달동네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인 여건이 나빠서 외출을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름철 냉방비 지원이 더욱 절실합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놓고 있는 대책은 선풍기를 일부 공급하는 정도로 미미합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갈수록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협의해서 에너지 빈곤층의 여름철 냉방을 지원하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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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폭염 두려운 ‘에너지 빈곤층’
    • 입력 2016-08-08 07:58:46
    • 수정2016-08-08 10:4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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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 해설위원]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더위를 식히느라 사람들은 피서를 떠나거나 선풍기, 에어컨을 종일 틀고 있지만, 전기 요금이 겁나서 선풍기조차 틀기 어려운 계층이 있습니다. 이른바 에너지 빈곤층으로 분류되는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에너지 빈곤층'은 소득의 10% 이상을 냉방비와 난방비로 써야 하는 계층으로 전국적으로는 약 150만 가구나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시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에너지 빈곤층은 서울 전체 가구의 10.3%인 36만 가구, 이 가운데 60%가 10평 이하의 좁은 집에 살고 있고, 냉방을 선풍기에만 의존하는 가구도 무려 80%나 됐습니다. 또 이런 가구의 3분의 2정도는 더위에 저항력이 떨어지는 70세 이상 노인이라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실제로 노인들은 폭염으로 어지러움과 두통 호흡곤란 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런 빈곤층을 대상으로 '에너지 바우처 제도'를 시행하고는 있지만, 이 제도는 겨울철에 전기와 등유, 연탄 등 난방연료를 지원하는 것으로 여름철 폭염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 합니다. 이들이 주로 살고 있는 쪽방촌이나 달동네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경제적인 여건이 나빠서 외출을 하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에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름철 냉방비 지원이 더욱 절실합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들이 내놓고 있는 대책은 선풍기를 일부 공급하는 정도로 미미합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갈수록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긴밀히 협의해서 에너지 빈곤층의 여름철 냉방을 지원하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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