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독도에서 이룬 ‘작은 통일’…대학생 독도 수호대

입력 2016.08.20 (08:20) 수정 2016.08.20 (22:3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이번 주 광복절을 보냈는데요.

이 맘쯤이면 한일관계 현안이 많이 이야기되곤 하죠?

네, 독도 문제도 그 중 하나인데요.

최근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면서요?

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독도 앞바다에서 뜻 깊은 행사를 가졌습니다.

독도 앞에서 이룬 작은 통일의 현장으로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푸른 바다와 넘실대는 파도.

휴가철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 13일,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를 맞아 해수욕장마다 피서객들로 북적였는데요.

같은 시각, 무더운 날씨 속에 차례로 배에 오르는 학생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로 구성된 독도 탐방단, ‘독도리안’인데요.

그런데 배가 예사롭지 않죠?

제 뒤로 보이는 이 배는 해군 1함대 군함인 <광개토대왕함>입니다.

‘독도 수호’를 위해 뭉친 남북한 대학생 아흔 네 명이 독도를 향해 곧 출발 할 텐데요.

학생들이 무엇을 체험하고 느끼는지 저도 1박 2일 동안의 여정을 함께 해 보겠습니다.

학생들이 승선을 마치자 우렁찬 구령과 함께 닻을 올리는 해군 병사들.

광개토대왕함은 동해를 지키는 해군 1함대 사령부의 기함인데요. 독도 수호의 임무도 맡고 있습니다.

<녹취> 송효진(대령/광개토대왕함 함장) : "학생들은 이번 항해 체험을 통해 우리 해군의 첨단 전력과 장병들의 철통같은 동해 수호 현장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

자 그럼, 학생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간단한 안전교육을 마친 학생들, 벌써부터 독도에 대한 공부가 한창입니다.

여기 모인 94명의 대학생 가운데 24명이 탈북민인데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먼저 우리 땅 독도를 두고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배경부터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인터뷰> 한청송(탈북 대학생/연암대) :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긴다는 말은 (한국에 와서) 처음 들어가지고, 그냥 그거에 대해서 알고 싶었어요."

<인터뷰> 이계성(충남대) : "독도가 어떤 분쟁 관계에 있다 이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서 확실하게 어떤 일본과의 관계 우리나라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강의가 끝난 후에는 다음날 독도 앞바다에서 펼칠 플래시몹, 깜짝 단체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대학생들이 군함을 타고 독도 탐방에 나선 것은 올해로 5년째.

하지만 탈북민 대학생들이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남북한 학생들이 한 조를 이뤄 여러 과제를 수행하며 독도를 방문하는 건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입니다.

<인터뷰> 황진아(탈북 대학생/영동대) : "남북한 학생들이 하나로 어울린 이 마당이라는 것 자체가 작은 통일이잖아요. 한 배를 타고 내 나라 작은 섬, 작은 땅을 지금 보겠다고 같이 가는 게 참 좋은 기회고..."

연습으로 출출해질 무렵, 기대하던 야식 시간이 됐습니다.

동해 바다를 달리는 군함 위에서 먹는 잔치국수의 맛!

학생들에겐 별미 중에 별미입니다.

<인터뷰> 한재웅(한국외대) : "배 위에서 먹으니까 좀 색다르고 맛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는 군함에서 밤을 맞게 된 학생들.

긴 복도를 지나 뚜껑을 열고,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통로로 내려가자 평소 수병들이 지내는 내무반이 나오는데요.

들뜬 기분 탓에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듯 남과 북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녹취> "(언제 내려오셨어요?) 2012년도. (아, 그럼 4년 전이네요.)"

화제는 자연스럽게 독도 문제로 넘어가고.

<녹취> "(북한에선 독도에 대해 뭐 얘기하는 게 없나요?) 북한에서는 딱히 독도에 대해선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우리나라 땅이라고만 하는 정도이고..."

<녹취> "(이렇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걸 처음 알았겠네요?) 네. 처음 알았죠."

통일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녹취> 한청송(탈북 대학생/연암대) : "혹시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녹취> 한재웅(한국외대) : "‘지금까지 와서 굳이 통일을 해야 하나?’ 하는 물음을 가지는 애들이 더러 있어요."

<녹취> 김민균(건양대) : "일시적으로 힘들어질 수는 있는데 통일을 하고 나서 줄어드는 국방비 예산이나 그런 모든 것들...더 발전할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통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해 난."

서로에 대해, 또 서로의 생각에 대해 조금씩 더 깊이 알아가는 동안 동해 바다의 밤도 깊어만 갑니다.

다음 날 아침, 뿌연 해무 사이로 저 멀리 독도가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학생들이 서둘러 갑판 위로 올라갈 준비를 합니다.

군용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드디어 갑판 위에 서자, 사진으로만 보던 독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독도를 바라보며 부르는 애국가,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는데요.

<녹취> "독도리안은 국민들의 굳건한 의지로 지켜온 독도가 명실공히 우리 땅임을 결의한다!"

독도 수호문 낭독에 이어 이제 유쾌한 몸짓으로 독도 수호의 의지를 보여 줄 차례입니다.

애국가 가사에 붙인 경쾌한 멜로디에 맞춰 진지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작은 손짓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우리 땅 독도를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남과 북의 대학생들이 어울려 함께 만든 멋진 플래시몹 공연!

학생들 스스로도 뿌듯했겠죠?

<인터뷰> 강나라(탈북 대학생/명지전문대) : "대한민국에 와서 이렇게 독도를 처음 보니까 순간 진짜 울컥거리고, 눈물이 앞서가지고... (공연은) 틀리지 않고 최선을 다 해 한 것 같아요. 독도를 보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어요."

<인터뷰> 박훈민(충남대) : "광개토대왕함 위에서 춤을 춰 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런 추억이 된다는 것도 정말 기분이 좋았고, 실제로 만나본 북한 형, 누나들은 인성적으로도 정말 좋고 지적으로도 오히려 제가 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독도 수호 의지를 다지고, 서로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 남북한 대학생들.

이런 작은 교류들이 계속 이어져 통일로 가는 문도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독도 앞바다를 내달리는 해군 함정 위에서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외칩니다.

<녹취> “대한민국 파이팅!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 독도를 함께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우리 안에서 시작된 작은 통일!

더 많은 분야에서 하나가 되기 위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통일로 미래로] 독도에서 이룬 ‘작은 통일’…대학생 독도 수호대
    • 입력 2016-08-20 07:04:34
    • 수정2016-08-20 22:30:20
    남북의 창
<앵커 멘트>

이번 주 광복절을 보냈는데요.

이 맘쯤이면 한일관계 현안이 많이 이야기되곤 하죠?

네, 독도 문제도 그 중 하나인데요.

최근 의미있는 행사가 있었다면서요?

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독도 앞바다에서 뜻 깊은 행사를 가졌습니다.

독도 앞에서 이룬 작은 통일의 현장으로 홍은지 리포터가 안내하겠습니다.

<리포트>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푸른 바다와 넘실대는 파도.

휴가철 막바지에 접어든 지난 13일, 사흘간의 광복절 연휴를 맞아 해수욕장마다 피서객들로 북적였는데요.

같은 시각, 무더운 날씨 속에 차례로 배에 오르는 학생들.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로 구성된 독도 탐방단, ‘독도리안’인데요.

그런데 배가 예사롭지 않죠?

제 뒤로 보이는 이 배는 해군 1함대 군함인 <광개토대왕함>입니다.

‘독도 수호’를 위해 뭉친 남북한 대학생 아흔 네 명이 독도를 향해 곧 출발 할 텐데요.

학생들이 무엇을 체험하고 느끼는지 저도 1박 2일 동안의 여정을 함께 해 보겠습니다.

학생들이 승선을 마치자 우렁찬 구령과 함께 닻을 올리는 해군 병사들.

광개토대왕함은 동해를 지키는 해군 1함대 사령부의 기함인데요. 독도 수호의 임무도 맡고 있습니다.

<녹취> 송효진(대령/광개토대왕함 함장) : "학생들은 이번 항해 체험을 통해 우리 해군의 첨단 전력과 장병들의 철통같은 동해 수호 현장을 체험하게 될 겁니다."

자 그럼, 학생들은 어디에 있을까요?

간단한 안전교육을 마친 학생들, 벌써부터 독도에 대한 공부가 한창입니다.

여기 모인 94명의 대학생 가운데 24명이 탈북민인데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먼저 우리 땅 독도를 두고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배경부터 하나하나 짚어봅니다.

<인터뷰> 한청송(탈북 대학생/연암대) : "일본에서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긴다는 말은 (한국에 와서) 처음 들어가지고, 그냥 그거에 대해서 알고 싶었어요."

<인터뷰> 이계성(충남대) : "독도가 어떤 분쟁 관계에 있다 이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서 확실하게 어떤 일본과의 관계 우리나라의 관계를 알게 되었고..."

강의가 끝난 후에는 다음날 독도 앞바다에서 펼칠 플래시몹, 깜짝 단체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습니다.

광복절을 맞아 대학생들이 군함을 타고 독도 탐방에 나선 것은 올해로 5년째.

하지만 탈북민 대학생들이 동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남북한 학생들이 한 조를 이뤄 여러 과제를 수행하며 독도를 방문하는 건 모두에게 색다른 경험입니다.

<인터뷰> 황진아(탈북 대학생/영동대) : "남북한 학생들이 하나로 어울린 이 마당이라는 것 자체가 작은 통일이잖아요. 한 배를 타고 내 나라 작은 섬, 작은 땅을 지금 보겠다고 같이 가는 게 참 좋은 기회고..."

연습으로 출출해질 무렵, 기대하던 야식 시간이 됐습니다.

동해 바다를 달리는 군함 위에서 먹는 잔치국수의 맛!

학생들에겐 별미 중에 별미입니다.

<인터뷰> 한재웅(한국외대) : "배 위에서 먹으니까 좀 색다르고 맛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망망대해를 헤쳐 나가는 군함에서 밤을 맞게 된 학생들.

긴 복도를 지나 뚜껑을 열고, 몸 하나가 겨우 들어갈 만한 좁은 통로로 내려가자 평소 수병들이 지내는 내무반이 나오는데요.

들뜬 기분 탓에 쉽게 잠이 오지 않는 듯 남과 북의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녹취> "(언제 내려오셨어요?) 2012년도. (아, 그럼 4년 전이네요.)"

화제는 자연스럽게 독도 문제로 넘어가고.

<녹취> "(북한에선 독도에 대해 뭐 얘기하는 게 없나요?) 북한에서는 딱히 독도에 대해선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우리나라 땅이라고만 하는 정도이고..."

<녹취> "(이렇게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걸 처음 알았겠네요?) 네. 처음 알았죠."

통일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녹취> 한청송(탈북 대학생/연암대) : "혹시 통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녹취> 한재웅(한국외대) : "‘지금까지 와서 굳이 통일을 해야 하나?’ 하는 물음을 가지는 애들이 더러 있어요."

<녹취> 김민균(건양대) : "일시적으로 힘들어질 수는 있는데 통일을 하고 나서 줄어드는 국방비 예산이나 그런 모든 것들...더 발전할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생각한다면 통일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을 해 난."

서로에 대해, 또 서로의 생각에 대해 조금씩 더 깊이 알아가는 동안 동해 바다의 밤도 깊어만 갑니다.

다음 날 아침, 뿌연 해무 사이로 저 멀리 독도가 보이기 시작하는데요.

학생들이 서둘러 갑판 위로 올라갈 준비를 합니다.

군용 구명조끼를 챙겨 입고 드디어 갑판 위에 서자, 사진으로만 보던 독도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독도를 바라보며 부르는 애국가, 왠지 가슴이 뭉클해지는데요.

<녹취> "독도리안은 국민들의 굳건한 의지로 지켜온 독도가 명실공히 우리 땅임을 결의한다!"

독도 수호문 낭독에 이어 이제 유쾌한 몸짓으로 독도 수호의 의지를 보여 줄 차례입니다.

애국가 가사에 붙인 경쾌한 멜로디에 맞춰 진지하면서도 밝은 표정으로 작은 손짓 하나하나에 정성을 담아 우리 땅 독도를 생각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남과 북의 대학생들이 어울려 함께 만든 멋진 플래시몹 공연!

학생들 스스로도 뿌듯했겠죠?

<인터뷰> 강나라(탈북 대학생/명지전문대) : "대한민국에 와서 이렇게 독도를 처음 보니까 순간 진짜 울컥거리고, 눈물이 앞서가지고... (공연은) 틀리지 않고 최선을 다 해 한 것 같아요. 독도를 보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했어요."

<인터뷰> 박훈민(충남대) : "광개토대왕함 위에서 춤을 춰 볼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그런 추억이 된다는 것도 정말 기분이 좋았고, 실제로 만나본 북한 형, 누나들은 인성적으로도 정말 좋고 지적으로도 오히려 제가 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짧은 기간이었지만 독도 수호 의지를 다지고, 서로를 더 깊이 알 수 있게 된 남북한 대학생들.

이런 작은 교류들이 계속 이어져 통일로 가는 문도 활짝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독도 앞바다를 내달리는 해군 함정 위에서 남북한 출신 대학생들이 한 목소리로 우렁차게 외칩니다.

<녹취> “대한민국 파이팅! 독도는 우리 땅!”

우리 땅 독도를 함께 지켜내겠다는 의지를 담아, 우리 안에서 시작된 작은 통일!

더 많은 분야에서 하나가 되기 위한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