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G20 폐막…미·중 패권다툼, 우리 외교의 전략은?

입력 2016.09.05 (21:05) 수정 2016.09.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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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오늘(5일) 폐막했습니다.

주요 정상들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보호무역주의 거부, 재정지출 등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자는 이른바 '항저우 합의'를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물밑에선 안보·경제 패권을 둘러싼 각국 정상 간 주도권 싸움도 치열했는데요.

특히, 중국과 미국은 현안마다 충돌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습니다.

항저우에서 김태욱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오바마 홀대 논란 속 美中 패권 다툼 격화▼

<리포트>

레드카펫이 안 깔린 비행기 계단, 미국 관리와 취재진에 대한 과도한 통제.

'오바마 홀대론'이 일자 결국 본인이 직접 나서 해명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나라에 가도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도적인 외교적 무시를 당했다', '현재의 미중관계를 반영한다'며 양국 간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미중 양자회담에서도 한반도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인권 문제 등 사사건건 충돌하며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습니다.

중국이 이번 G20회의를 통해 미국과 이른바 '신형대국 관계', 즉 동등한 위치에 올라섰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은 가장 큰 발전도상국이고 미국은 가장 큰 선진국입니다."

특히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밀착 행보를 과시했습니다.

반면 일본 아베 총리와는 폐막식 이후에야 회담 일정을 잡아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중국이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에 강한 존재감을 과시한 만큼 향후 미.중간 패권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저우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중국의 패권주의…아시아 곳곳 마찰▼

<기자 멘트>

G20 정상회의가 열린 항저우는 중국에서도 유명한 비단 생산지입니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영부인들에게 스카프와 핸드백 등 비단 제품을 선물했는데요.

사실, 이 비단 제품은 시진핑의 '일대일로', 즉 신(新) 실크로드 전략과 연관이 있습니다.

과거 비단길을 개척해 유럽까지 확대하겠다는 육상 실크로드, 그리고 진주 목걸이처럼 연결된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 무역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의 패권 구상은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남중국해는 중국이 인공섬까지 건설하며 9단선 주장을 굽히지 않는 바람에, 인근 동남아 국가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죠.

육상 진출을 놓고도 최근 국경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한 인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같은 중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미국은 주변국들과 안보 동맹을 맺고, 이른바 포위 벨트를 구축해 중국의 진출에 제동을 거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안보 동맹의 한 축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요.

최근의 사드 배치 논쟁은 아시아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간 또다른 갈등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중 간 패권 경쟁 한가운데 놓인 우리나라, 어떠한 외교 전략으로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까요?

유광석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미중 패권 경쟁 속 우리의 외교 전략은?▼

<리포트>

지난 7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은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 외교의 시험대였습니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며 의장 성명에 사대 반대 문구를 넣으려 했고, 이에 맞서 미국은 국제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관련 판결로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의장 성명에 가까스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담았지만, 우리 외교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미중 간 패권 다툼이 한반도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영유권, 센카쿠 열도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서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국가의 핵심 이익과 주변 이익을 나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핵과 사드 문제 등 핵심 이익엔 총력 외교전을 펼치되 이 과정에서 중국과는 때로는 협력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견제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남중국해 문제 등 주변 이익에는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강대국 간의 헤게모니 싸움에 휘말려서 북핵과사드 같은 핵심 안보현안도 지키지 못하는 어려운 지경에 빠져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미중이 정면 충돌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일본 등 다른 주변 강국들과의 관계를 활용하는 등 어느 때보다 폭넓고 역동적인 외교 전략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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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G20 폐막…미·중 패권다툼, 우리 외교의 전략은?
    • 입력 2016-09-05 21:10:52
    • 수정2016-09-10 13:3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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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오늘(5일) 폐막했습니다. 주요 정상들은 세계 경제 회복을 위해 보호무역주의 거부, 재정지출 등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하자는 이른바 '항저우 합의'를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물밑에선 안보·경제 패권을 둘러싼 각국 정상 간 주도권 싸움도 치열했는데요. 특히, 중국과 미국은 현안마다 충돌하며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습니다. 항저우에서 김태욱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오바마 홀대 논란 속 美中 패권 다툼 격화▼ <리포트> 레드카펫이 안 깔린 비행기 계단, 미국 관리와 취재진에 대한 과도한 통제. '오바마 홀대론'이 일자 결국 본인이 직접 나서 해명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녹취> 오바마(미국 대통령) : "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중국에서만 일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다른 나라에 가도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외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의도적인 외교적 무시를 당했다', '현재의 미중관계를 반영한다'며 양국 간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미중 양자회담에서도 한반도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인권 문제 등 사사건건 충돌하며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습니다. 중국이 이번 G20회의를 통해 미국과 이른바 '신형대국 관계', 즉 동등한 위치에 올라섰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녹취> 시진핑(중국 국가주석) : "중국은 가장 큰 발전도상국이고 미국은 가장 큰 선진국입니다." 특히 시 주석은 이번 회의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밀착 행보를 과시했습니다. 반면 일본 아베 총리와는 폐막식 이후에야 회담 일정을 잡아 불편한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중국이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에 강한 존재감을 과시한 만큼 향후 미.중간 패권경쟁은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저우에서 KBS 뉴스 김태욱입니다. ▼중국의 패권주의…아시아 곳곳 마찰▼ <기자 멘트> G20 정상회의가 열린 항저우는 중국에서도 유명한 비단 생산지입니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 참석한 영부인들에게 스카프와 핸드백 등 비단 제품을 선물했는데요. 사실, 이 비단 제품은 시진핑의 '일대일로', 즉 신(新) 실크로드 전략과 연관이 있습니다. 과거 비단길을 개척해 유럽까지 확대하겠다는 육상 실크로드, 그리고 진주 목걸이처럼 연결된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세계 무역로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중국의 패권 구상은 주변국들과 마찰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남중국해는 중국이 인공섬까지 건설하며 9단선 주장을 굽히지 않는 바람에, 인근 동남아 국가들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죠. 육상 진출을 놓고도 최근 국경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한 인도와 갈등을 빚고 있는데요. 이같은 중국의 패권주의에 맞서 미국은 주변국들과 안보 동맹을 맺고, 이른바 포위 벨트를 구축해 중국의 진출에 제동을 거는 전략을 갖고 있습니다. 안보 동맹의 한 축인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닌데요. 최근의 사드 배치 논쟁은 아시아 패권을 차지하려는 중국과 이를 견제하려는 미국 간 또다른 갈등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미-중 간 패권 경쟁 한가운데 놓인 우리나라, 어떠한 외교 전략으로 파고를 헤쳐나가야 할까요? 유광석 기자가 분석해드립니다. ▼미중 패권 경쟁 속 우리의 외교 전략은?▼ <리포트> 지난 7월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은 미국과 중국 두 강대국 사이에 낀 우리 외교의 시험대였습니다. 중국은 사드 배치가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침해한다며 의장 성명에 사대 반대 문구를 넣으려 했고, 이에 맞서 미국은 국제중재재판소의 남중국해 관련 판결로 중국을 압박했습니다. 의장 성명에 가까스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담았지만, 우리 외교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미중 간 패권 다툼이 한반도 사드 배치와 남중국해 영유권, 센카쿠 열도 문제 등 다양한 이슈에서 갈수록 첨예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국가의 핵심 이익과 주변 이익을 나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핵과 사드 문제 등 핵심 이익엔 총력 외교전을 펼치되 이 과정에서 중국과는 때로는 협력을 강화하고, 필요하면 견제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남중국해 문제 등 주변 이익에는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남성욱(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 : "강대국 간의 헤게모니 싸움에 휘말려서 북핵과사드 같은 핵심 안보현안도 지키지 못하는 어려운 지경에 빠져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의 패권을 놓고 미중이 정면 충돌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와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는 러시아와 일본 등 다른 주변 강국들과의 관계를 활용하는 등 어느 때보다 폭넓고 역동적인 외교 전략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유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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