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잇따른 말벌 사망 사고…추석 연휴 ‘주의’

입력 2016.09.14 (08:33) 수정 2016.09.1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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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제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가족과 함께 성묘가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올해는 각별히 주의하실 게 있습니다.

바로 말벌입니다.

벌초나 등산을 위해 산에 올랐다가 말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올해에만 무려 11명이 벌에 쏘여 숨졌는데 이 중 6건이 이번 달에 발생했습니다.

9월이 말벌의 산란기라 활동량과 공격성이 더욱 높아진 건데요.

특히 올해는 여름이 유독 덥고 또 마른장마까지 이어져 말벌 개체 수까지 크게 늘어났습니다.

말벌 피해 실태를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오전 광주 용진산에서 한 남성이 들것에 실려 급하게 옮겨집니다.

평소 즐겨 찾던 산에서 57살 박형진 씨가 말벌 쏘여 의식을 잃은 겁니다.

<인터뷰> 김병환(신고자) : “응급조치한다고 찬물을 적셔서 머리에 쓰고 (벌침) 맞은 부위에 대고 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더라고요. 쓰러진 거예요."

정상을 앞두고 말벌을 발견한 박 씨.

아예 발길을 돌려 산에서 내려가려는 순간, 말벌이 공격해온 겁니다.

머리에 두 번, 팔에 한 번 모두 세 곳을 벌에 쏘인 박 씨는 급히 자리를 피해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일행의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박 씨는 의식을 찾지 못했습니다.

덜컥 겁이 난 일행은 급히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병환(신고자) : “입에서 거품이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놀랐죠. 지금 환자가 구토하려고 한다니깐 119대원이 그러면 옆으로 눕혀서 기도유지를 해줘라(라고 했어요.)."

환자의 상태를 전해 듣고, 구조대가 전화로 응급조치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박 씨의 상태는 위중해 보였습니다.

<인터뷰> 김재남(광주 광산소방서 소방장) : “쇼크 바로 직전 의식저하죠. 아주 많이 의식저하가 됐었고 눈동자가 풀렸던 상황이고, 수혈하고 산소 공급도 해주고 말도 계속 걸고(하면서) 몸을 계속 자극했죠."

사지가 마비돼 움직일 수 없었던 박 씨를 구조대는 응급 의료 헬기를 동원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인터뷰> 박형진(피해자) : “이러다 죽는구나. 그런 생각만 들었지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어요."

다행히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박 씨는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보다 하루 전 경북 안동에서도 말벌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녹취> 김성훈(안동소방서 반장) : “말벌에 쏘였다고 그냥 빨리 오라고(했어요.) 많이 당황했어요, 환자가."

49살 권 모 씨가 친척들과 벌초를 위해 산을 오르던 중 갑자기 말벌에 쏘인 겁니다.

<녹취> 김성훈(안동소방서 반장) : “팔에 두 군데 척추 쪽에 한 군데 쏘였습니다. 벌에 대한 쇼크가 있었어요.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의식, 호흡, 맥박이 없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권 씨는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말벌에게 단 한 방이라도 쏘여도 사람에 따라선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영덕(고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 “한 방을 쏘여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쏘였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서 호흡곤란이나 얼굴이 붓는다든지, 의식 소실 등의 쇼크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몇 방을 쏘였나 보다는 환자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말벌의 등장으로 공포에 휩싸인 한 마을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심원구(경기도 이천시) : “벌초를 하러 갔다가 (풀을) 깎는데 (말벌이) 확 쏟아져 나오더라고 큰일 날 뻔했다고."

무성하게 자란 풀을 정리하던 중 말벌들이 쏟아지듯 날아들었다는 겁니다.

바로 이 풀숲 밑, 땅속에 말벌집이 있다는 건데요.

<인터뷰> 이치수(이천소방서 119구조대원) : “노출이 안 된 부위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벌초하다가 발견을 못 하죠. 건드린 후에나 알 수 있거든요. 이런 게 상당히 위험하죠.”

마치 은신하듯 풀숲 밑에 둥지를 틀어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말벌.

벌초 시 말벌 쏘임 사고가 빈번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말벌집 제거 작업을 시작하고 얼마 뒤 알들이 빼곡히 차 있는 말벌집이 모습을 드러납니다.

심지어 말벌들은 도심 속 아파트 단지까지 진출했습니다.

<인터뷰> 장호원(이천 119안전센터 팀장) : “(아파트) 23층과 24층에 벌이 베란다로 많이 들어온다 해서 원인을 찾다가 위에 있는 벌집을 발견하고 제거하러 왔습니다.”

아파트 옥상 환기구 사이 등 도심에도 말벌들이 정착하면서 이로 인한 신고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

올해는 유독 비가 적고 기록적인 폭염이 더해져 말벌의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8월 한 달간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벌초나 성묘를 할 때 말벌에 쏘이는 걸 막기 위해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벌의 공격성을 자극하는 옷과 냄새가 따로 있습니다.

말벌들은 자신들의 천적인 곰과 오소리와 같은 어두운색 물체를 보면 공격성이 높아집니다.

<녹취>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 “특히 검은색 그리고 짙은 갈색이 천적들의 털 색깔하고 비슷하게 말벌들이 인지하기 때문에 70~80%가 머리와 머리카락을 공격합니다. 반대로 흰색, 그리고 밝은 색 이런 색들은 공격성이 확연히 떨어지거든요.”

따라서 가급적 밝은 색상의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색상뿐 아니라 옷의 재질에도 벌의 공격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니트 소재의 옷을 입었을 경우 거칠거칠한 표면을 장애물로 인식하고 침을 쏘기도 합니다.

또 향수나 냄새가 강한 화장품을 사용하면 벌들을 끌어드릴 수 있는 만큼 사용을 주의해야합니다.

그래도 말벌떼의 공격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벌을 쫓는다고 팔을 휘두르면 오히려 말벌이 더 모여들 수 있는 만큼 자세를 낮추고 최대한 빨리 해당 지역을 벗어나야 합니다.

말벌의 속력이 시속 40~50㎞나 돼 웬만한 성인들도 따돌리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머리를 감싼 채 빨리 도망치는 게 최선입니다.

<녹취>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 “말벌은 집단으로 공격하는 것 때문에 위험하고, 벌이 흥분된 상태에서 쏘기 시작한다면 적어도 10~20m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서 벌집으로부터 멀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말벌에 쏘였다면 깨끗한 물과 비누를 사용해 독을 씻어 낸 후 얼음찜질하는 것이 좋으며, 몸이 붓거나 두드러기 날 경우 바로 응급실을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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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잇따른 말벌 사망 사고…추석 연휴 ‘주의’
    • 입력 2016-09-14 08:35:48
    • 수정2016-09-14 11: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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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이제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서 가족과 함께 성묘가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올해는 각별히 주의하실 게 있습니다.

바로 말벌입니다.

벌초나 등산을 위해 산에 올랐다가 말벌에 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올해에만 무려 11명이 벌에 쏘여 숨졌는데 이 중 6건이 이번 달에 발생했습니다.

9월이 말벌의 산란기라 활동량과 공격성이 더욱 높아진 건데요.

특히 올해는 여름이 유독 덥고 또 마른장마까지 이어져 말벌 개체 수까지 크게 늘어났습니다.

말벌 피해 실태를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오전 광주 용진산에서 한 남성이 들것에 실려 급하게 옮겨집니다.

평소 즐겨 찾던 산에서 57살 박형진 씨가 말벌 쏘여 의식을 잃은 겁니다.

<인터뷰> 김병환(신고자) : “응급조치한다고 찬물을 적셔서 머리에 쓰고 (벌침) 맞은 부위에 대고 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더라고요. 쓰러진 거예요."

정상을 앞두고 말벌을 발견한 박 씨.

아예 발길을 돌려 산에서 내려가려는 순간, 말벌이 공격해온 겁니다.

머리에 두 번, 팔에 한 번 모두 세 곳을 벌에 쏘인 박 씨는 급히 자리를 피해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일행의 응급조치에도 불구하고 박 씨는 의식을 찾지 못했습니다.

덜컥 겁이 난 일행은 급히 구조 요청을 했습니다.

<인터뷰> 김병환(신고자) : “입에서 거품이 나오는 거예요. 그래서 놀랐죠. 지금 환자가 구토하려고 한다니깐 119대원이 그러면 옆으로 눕혀서 기도유지를 해줘라(라고 했어요.)."

환자의 상태를 전해 듣고, 구조대가 전화로 응급조치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구급대원들이 도착했을 때 박 씨의 상태는 위중해 보였습니다.

<인터뷰> 김재남(광주 광산소방서 소방장) : “쇼크 바로 직전 의식저하죠. 아주 많이 의식저하가 됐었고 눈동자가 풀렸던 상황이고, 수혈하고 산소 공급도 해주고 말도 계속 걸고(하면서) 몸을 계속 자극했죠."

사지가 마비돼 움직일 수 없었던 박 씨를 구조대는 응급 의료 헬기를 동원해 급히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인터뷰> 박형진(피해자) : “이러다 죽는구나. 그런 생각만 들었지 다른 생각은 할 겨를이 없었어요."

다행히 빠른 응급조치 덕분에 박 씨는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보다 하루 전 경북 안동에서도 말벌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녹취> 김성훈(안동소방서 반장) : “말벌에 쏘였다고 그냥 빨리 오라고(했어요.) 많이 당황했어요, 환자가."

49살 권 모 씨가 친척들과 벌초를 위해 산을 오르던 중 갑자기 말벌에 쏘인 겁니다.

<녹취> 김성훈(안동소방서 반장) : “팔에 두 군데 척추 쪽에 한 군데 쏘였습니다. 벌에 대한 쇼크가 있었어요.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의식, 호흡, 맥박이 없었습니다."

응급처치를 하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권 씨는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전문가들은 말벌에게 단 한 방이라도 쏘여도 사람에 따라선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영덕(고대 구로병원 응급의학과) : “한 방을 쏘여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에 쏘였을 때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던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서 호흡곤란이나 얼굴이 붓는다든지, 의식 소실 등의 쇼크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몇 방을 쏘였나 보다는 환자분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말벌의 등장으로 공포에 휩싸인 한 마을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인터뷰> 심원구(경기도 이천시) : “벌초를 하러 갔다가 (풀을) 깎는데 (말벌이) 확 쏟아져 나오더라고 큰일 날 뻔했다고."

무성하게 자란 풀을 정리하던 중 말벌들이 쏟아지듯 날아들었다는 겁니다.

바로 이 풀숲 밑, 땅속에 말벌집이 있다는 건데요.

<인터뷰> 이치수(이천소방서 119구조대원) : “노출이 안 된 부위에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벌초하다가 발견을 못 하죠. 건드린 후에나 알 수 있거든요. 이런 게 상당히 위험하죠.”

마치 은신하듯 풀숲 밑에 둥지를 틀어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말벌.

벌초 시 말벌 쏘임 사고가 빈번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말벌집 제거 작업을 시작하고 얼마 뒤 알들이 빼곡히 차 있는 말벌집이 모습을 드러납니다.

심지어 말벌들은 도심 속 아파트 단지까지 진출했습니다.

<인터뷰> 장호원(이천 119안전센터 팀장) : “(아파트) 23층과 24층에 벌이 베란다로 많이 들어온다 해서 원인을 찾다가 위에 있는 벌집을 발견하고 제거하러 왔습니다.”

아파트 옥상 환기구 사이 등 도심에도 말벌들이 정착하면서 이로 인한 신고까지 들어오고 있는 상황.

올해는 유독 비가 적고 기록적인 폭염이 더해져 말벌의 개체 수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8월 한 달간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한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으로 늘었습니다.

이 때문에 벌초나 성묘를 할 때 말벌에 쏘이는 걸 막기 위해선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요.

벌의 공격성을 자극하는 옷과 냄새가 따로 있습니다.

말벌들은 자신들의 천적인 곰과 오소리와 같은 어두운색 물체를 보면 공격성이 높아집니다.

<녹취>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 “특히 검은색 그리고 짙은 갈색이 천적들의 털 색깔하고 비슷하게 말벌들이 인지하기 때문에 70~80%가 머리와 머리카락을 공격합니다. 반대로 흰색, 그리고 밝은 색 이런 색들은 공격성이 확연히 떨어지거든요.”

따라서 가급적 밝은 색상의 옷을 입어야 말벌의 공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색상뿐 아니라 옷의 재질에도 벌의 공격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니트 소재의 옷을 입었을 경우 거칠거칠한 표면을 장애물로 인식하고 침을 쏘기도 합니다.

또 향수나 냄새가 강한 화장품을 사용하면 벌들을 끌어드릴 수 있는 만큼 사용을 주의해야합니다.

그래도 말벌떼의 공격을 받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말벌을 쫓는다고 팔을 휘두르면 오히려 말벌이 더 모여들 수 있는 만큼 자세를 낮추고 최대한 빨리 해당 지역을 벗어나야 합니다.

말벌의 속력이 시속 40~50㎞나 돼 웬만한 성인들도 따돌리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머리를 감싼 채 빨리 도망치는 게 최선입니다.

<녹취> 최문보(경북대 계통진화유전체학연구소 교수) : “말벌은 집단으로 공격하는 것 때문에 위험하고, 벌이 흥분된 상태에서 쏘기 시작한다면 적어도 10~20m까지 전속력으로 달려서 벌집으로부터 멀어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말벌에 쏘였다면 깨끗한 물과 비누를 사용해 독을 씻어 낸 후 얼음찜질하는 것이 좋으며, 몸이 붓거나 두드러기 날 경우 바로 응급실을 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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