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미국, 경찰관 총격에 또 흑인 피살

입력 2016.09.24 (21:40) 수정 2016.09.24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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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또다시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숨지면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 방위군까지 투입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정새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폴리스라인 앞에 선 흑인 시위대가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칩니다.

<녹취> "손들었으니 쏘지 마세요!"

도로를 점령한 시위대는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차를 부수는 등 시위는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집니다.

고속도로도 시위대에 막혔습니다.

시위대는 도로와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차에도 올라탑니다.

시위가 과격화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한 여성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인도로 지나가겠다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자, 경찰이 여성을 막아섭니다.

이내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다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녹취> "인도로 가는 거예요. 인도로 걸어갈 거라고요. 왜 나를 밀어내요."

지나가던 흑인 남성이 여성을 말리고, 다른 남성도 경찰에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가벼운 말다툼은 이 흑인 남성이 손을 뒷주머니 쪽으로 가져가면서 급변합니다.

총을 꺼내 드는 것으로 착각한 경찰이 남성을 둘러싸고 제압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현장을 취재하며 생방송을 하던 미국 CNN방송 기자도 흥분한 시위대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한 흑인 남성이 에드 라반데라 기자에게 달려들어 어깨를 세개 밀쳤고, 라반데라 기자가 땅바닥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습니다.

애초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투석전으로 변질됐고, 8차선 고속도로는 시위대에 장악됐으며 방화와 약탈도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0일 오후 샬럿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용의자를 찾던 흑인 경찰이 엉뚱한 흑인 남성인 키스 러먼드 스콧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레키아 스콧(숨진 키스 스콧의 부인) : "당신이 내 남편을 쐈어? 남편을 쐈어? 당신들(경찰)에게 다가가지 않겠지만 나는 지금 당신들을 녹화하고 있어요."

<인터뷰> 코린 맥(흑인 인권단체 대표) : "흑인들이 경찰의 손에 계속 희생되고 경찰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것에 신물이 납니다."

경찰은 숨진 남성이 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가족들은 총이 아니라 책을 들고 있었다고 맞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흑인 인권단체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존 바넷(흑인인권단체 활동가) : "진상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고 경찰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번 충돌 과정에서 남성 1명이 경찰이 아닌 민간인의 총격으로 중태에 빠졌습니다.

또 시민과 경찰 수십 명이 시위 도중 다쳤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습니다.

<인터뷰> 패트 매크로리(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 "주지사로서, 우리는 주민들에 대한 어떤 폭력도, 재산 파괴도 용납할 수 없다고 굳게 믿습니다."

숨진 스콧 씨의 유족들은 철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찰스 모네트(스콧 가족 대표 변호사) :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이 가진 비디오를 공개하는 것이 우리가 진실을 아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스콧씨 가족들은 궁극적으로 비디오가 공개되도록 도울 것입니다."

스콧 씨의 자택에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모객들은 '정의 없이 평화 없다', '그것은 책이었다'는 글로 경찰에 항의하며 무고한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흑인사회와 경찰의 갈등은 미 대선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트럼프는 폭력 시위의 큰 요인이 마약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흑인 사회의 폭력을 줄이겠다며 위헌 결정이 난 '불심검문'을 다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습니다. 이제 시카고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나는 경찰의 강제 신체 수색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이 강제 신체 수색권은 엄청나게 효과가 좋았습니다"

올 들어 경찰 총격으로 숨진 흑인만 163명.

흑인 차별, 경찰 과잉 대응 문제는 미국 대선의 판세를 흔들 수도 있는 예민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새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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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이슈] 미국, 경찰관 총격에 또 흑인 피살
    • 입력 2016-09-24 22:38:28
    • 수정2016-09-24 22:59:1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또다시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숨지면서 격렬한 항의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 방위군까지 투입되는 등 갈등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정새배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폴리스라인 앞에 선 흑인 시위대가 손을 들고 구호를 외칩니다.

<녹취> "손들었으니 쏘지 마세요!"

도로를 점령한 시위대는 경찰에게 돌을 던지고 차를 부수는 등 시위는 시간이 갈수록 격렬해집니다.

고속도로도 시위대에 막혔습니다.

시위대는 도로와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차에도 올라탑니다.

시위가 과격화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한 여성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인도로 지나가겠다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하자, 경찰이 여성을 막아섭니다.

이내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다 목소리가 높아집니다.

<녹취> "인도로 가는 거예요. 인도로 걸어갈 거라고요. 왜 나를 밀어내요."

지나가던 흑인 남성이 여성을 말리고, 다른 남성도 경찰에 항의하기 시작합니다.

가벼운 말다툼은 이 흑인 남성이 손을 뒷주머니 쪽으로 가져가면서 급변합니다.

총을 꺼내 드는 것으로 착각한 경찰이 남성을 둘러싸고 제압하자 상황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현장을 취재하며 생방송을 하던 미국 CNN방송 기자도 흥분한 시위대에게 습격을 당했습니다.

한 흑인 남성이 에드 라반데라 기자에게 달려들어 어깨를 세개 밀쳤고, 라반데라 기자가 땅바닥으로 쓰러지는 장면이 그대로 방송됐습니다.

애초 평화적으로 시작된 시위는 불과 몇 시간 만에 투석전으로 변질됐고, 8차선 고속도로는 시위대에 장악됐으며 방화와 약탈도 곳곳에서 벌어졌습니다.

이번 충돌은 지난 20일 오후 샬럿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용의자를 찾던 흑인 경찰이 엉뚱한 흑인 남성인 키스 러먼드 스콧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인터뷰> 레키아 스콧(숨진 키스 스콧의 부인) : "당신이 내 남편을 쐈어? 남편을 쐈어? 당신들(경찰)에게 다가가지 않겠지만 나는 지금 당신들을 녹화하고 있어요."

<인터뷰> 코린 맥(흑인 인권단체 대표) : "흑인들이 경찰의 손에 계속 희생되고 경찰은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것에 신물이 납니다."

경찰은 숨진 남성이 총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지만 가족들은 총이 아니라 책을 들고 있었다고 맞서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흑인 인권단체는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인터뷰> 존 바넷(흑인인권단체 활동가) : "진상이 투명하게 밝혀져야 하고 경찰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이번 충돌 과정에서 남성 1명이 경찰이 아닌 민간인의 총격으로 중태에 빠졌습니다.

또 시민과 경찰 수십 명이 시위 도중 다쳤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급기야 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투입했습니다.

<인터뷰> 패트 매크로리(노스 캐롤라이나 주지사) : "주지사로서, 우리는 주민들에 대한 어떤 폭력도, 재산 파괴도 용납할 수 없다고 굳게 믿습니다."

숨진 스콧 씨의 유족들은 철저한 진실 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찰스 모네트(스콧 가족 대표 변호사) : "궁극적으로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진실입니다. 그리고 경찰이 가진 비디오를 공개하는 것이 우리가 진실을 아는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스콧씨 가족들은 궁극적으로 비디오가 공개되도록 도울 것입니다."

스콧 씨의 자택에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모객들은 '정의 없이 평화 없다', '그것은 책이었다'는 글로 경찰에 항의하며 무고한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되풀이되는 흑인사회와 경찰의 갈등은 미 대선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트럼프는 폭력 시위의 큰 요인이 마약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흑인 사회의 폭력을 줄이겠다며 위헌 결정이 난 '불심검문'을 다시 확대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널드 트럼프(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봤습니다. 이제 시카고에서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입니다. 나는 경찰의 강제 신체 수색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뉴욕에서 이 강제 신체 수색권은 엄청나게 효과가 좋았습니다"

올 들어 경찰 총격으로 숨진 흑인만 163명.

흑인 차별, 경찰 과잉 대응 문제는 미국 대선의 판세를 흔들 수도 있는 예민한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정새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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