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크린도어 틈새에 승객 사망

입력 2016.10.20 (08:12) 수정 2016.10.2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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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지하철 전동차와 스크린 도어에 사람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사람이 전동차 문에 끼었다는 승객들의 신고가 있었지만 기관사는 문만 한 차례 열고 닫은 채 전동차를 그대로 출발시켰습니다.

경찰은 밤사이 진행한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기관사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먼저,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5호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했습니다.

경찰은 스크린도어뿐 아니라 선로 안쪽까지 살피며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집중 조사를 벌였습니다.

사고가 난 건 어제 오전 7시 20분쯤, 하차하려던 승객 36살 김 모 씨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갇혔습니다.

승객들의 신고에 기관사는 다시 문을 열었고, 27초 뒤 닫았습니다.

이어 전동차는 출발했고, 중간에 끼여있던 김 씨는 함께 밀려가 비상출입문으로 튕겨나왔습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문 사이에 7.5밀리미터 크기 이상의 물체가 감지되면 센서가 작동해 문이 닫히지 않아야 하는데 오작동한 겁니다.

또, 승객의 신고가 있었는데도 기관사는 전동차에 내려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나열(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 : "기관사가 운전실을 떠나서 현장까지 가서 다시 확인하고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기관사 47살 윤 모 씨는 어제 경찰 조사에서 30초 정도면 충분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판단했고, 폐쇄회로 화면과 감지장치에서도 별다른 징후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부검을 진행하는 한편, 목격자 진술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기관사 윤 씨를 다시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고처럼 승객이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서 숨진 사고, 지난 4년간 3건이나 되는데요.

지난 2월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80대 할머니가 쇼핑백이 문에 끼어 끌려가다 선로에 떨어지며 숨졌구요.

2014년 9월에는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에서 80대 할머니가 문에 낀 지팡이를 빼려다 몸이 끼면서 끌려가다 숨졌습니다.

이렇게 판박이처럼 반복되는 사고, 문제는 뭘까요?

보통 전동차 문에 7.5밀리미터 이상 물체가 끼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경고등이 켜집니다.

하지만 앞서 일어났던 사고처럼 쇼핑백이나 지팡이 같이 얇은 것들은 감지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요.

이때 스크린도어에 달린 센서가 승객의 몸을 감지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면서 끌려가는 사고를 방지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스크린도어가 자주 고장난다는 데 있습니다.

이날 사고 역시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사람이 끼었는데,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실제로 서울시 조사결과 최근 5년간 스크린도어 고장건수는 만 4천 2백 오십건, 하루 평균 8건인 셈입니다.

센서 장애로 인한 도어 동작장애가 전체의 78%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특히 사고가 났던 5호선 김포공항역은 고장이 잦아 내년에 교체가 예정된 곳이었습니다.

또 어제 2호선 이화여대역과 시청역에서도 고장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기계결함 문제만 있었던게 아닙니다.

경고등은 울리지 않았지만 승객들의 인터폰 신고로 기관사는 전동차 문에 사람이 끼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문만 여닫고 다시 출발해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도시철도공사는 이에 대해 기관사 혼자 운전을 담당하기 때문에 운전실을 비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노조는 그동안 이런 1인 승무제가 승무원의 과로를 높여 승객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을수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날 사고는 특히 서울지하철 양 공사 노조가 부분 파업을 하던 중 일어나, 지하철 운영과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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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스크린도어 틈새에 승객 사망
    • 입력 2016-10-20 08:15:52
    • 수정2016-10-20 0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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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전동차와 스크린 도어에 사람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사람이 전동차 문에 끼었다는 승객들의 신고가 있었지만 기관사는 문만 한 차례 열고 닫은 채 전동차를 그대로 출발시켰습니다.

경찰은 밤사이 진행한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기관사를 다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먼저, 이세중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5호선 김포공항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서 현장감식을 진행했습니다.

경찰은 스크린도어뿐 아니라 선로 안쪽까지 살피며 사고 원인을 찾기 위해 집중 조사를 벌였습니다.

사고가 난 건 어제 오전 7시 20분쯤, 하차하려던 승객 36살 김 모 씨가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갇혔습니다.

승객들의 신고에 기관사는 다시 문을 열었고, 27초 뒤 닫았습니다.

이어 전동차는 출발했고, 중간에 끼여있던 김 씨는 함께 밀려가 비상출입문으로 튕겨나왔습니다.

김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시간 만에 숨졌습니다.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문 사이에 7.5밀리미터 크기 이상의 물체가 감지되면 센서가 작동해 문이 닫히지 않아야 하는데 오작동한 겁니다.

또, 승객의 신고가 있었는데도 기관사는 전동차에 내려 직접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나열(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 직무대행) : "기관사가 운전실을 떠나서 현장까지 가서 다시 확인하고 가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기관사 47살 윤 모 씨는 어제 경찰 조사에서 30초 정도면 충분히 빠져나갈 것이라고 판단했고, 폐쇄회로 화면과 감지장치에서도 별다른 징후가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오늘 부검을 진행하는 한편, 목격자 진술과 현장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기관사 윤 씨를 다시 조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이세중입니다.

<기자 멘트>

이번 사고처럼 승객이 전동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서 숨진 사고, 지난 4년간 3건이나 되는데요.

지난 2월 지하철 1호선 서울역 승강장에서 80대 할머니가 쇼핑백이 문에 끼어 끌려가다 선로에 떨어지며 숨졌구요.

2014년 9월에는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역에서 80대 할머니가 문에 낀 지팡이를 빼려다 몸이 끼면서 끌려가다 숨졌습니다.

이렇게 판박이처럼 반복되는 사고, 문제는 뭘까요?

보통 전동차 문에 7.5밀리미터 이상 물체가 끼면 센서가 이를 감지해 경고등이 켜집니다.

하지만 앞서 일어났던 사고처럼 쇼핑백이나 지팡이 같이 얇은 것들은 감지하지 못할 때도 있는데요.

이때 스크린도어에 달린 센서가 승객의 몸을 감지해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면서 끌려가는 사고를 방지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스크린도어가 자주 고장난다는 데 있습니다.

이날 사고 역시 스크린도어와 전동차 사이에 사람이 끼었는데,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실제로 서울시 조사결과 최근 5년간 스크린도어 고장건수는 만 4천 2백 오십건, 하루 평균 8건인 셈입니다.

센서 장애로 인한 도어 동작장애가 전체의 78%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요.

특히 사고가 났던 5호선 김포공항역은 고장이 잦아 내년에 교체가 예정된 곳이었습니다.

또 어제 2호선 이화여대역과 시청역에서도 고장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기계결함 문제만 있었던게 아닙니다.

경고등은 울리지 않았지만 승객들의 인터폰 신고로 기관사는 전동차 문에 사람이 끼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요.

하지만 승객의 안전을 확인하지 않은 채 문만 여닫고 다시 출발해 사고를 막지 못했습니다.

도시철도공사는 이에 대해 기관사 혼자 운전을 담당하기 때문에 운전실을 비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노조는 그동안 이런 1인 승무제가 승무원의 과로를 높여 승객 안전관리에 허점이 있을수 있다고 지적해 왔습니다.

이날 사고는 특히 서울지하철 양 공사 노조가 부분 파업을 하던 중 일어나, 지하철 운영과 관리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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