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오패산 총기 사건…경찰 노린 계획 범죄?

입력 2016.10.21 (08:34) 수정 2016.10.21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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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그제 저녁 서울 도심에서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성범죄 전과자 47살 성 모 씨가 자신이 만든 사제 총기를 난사한 건데, 이 총에 맞아 경찰관 한 명이 숨졌습니다.

보시는 게 바로 범행에 사용된 사제 총기입니다.

조잡해 보이는 모양에 반해 위력은 실제 총기 못지 않았습니다.

범행 현장에선 이 같은 사제 총기 17정과 사제 폭발물도 발견됐고, 성씨의 SNS에는 경찰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글이 가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찰을 노린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도심 속 총기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총격전을 직접 눈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사건 발생 이튿날까지도 여전히 충격 속에서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A(음성변조) : "사람들이 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총기 사고라는 생각을 안 해서 피하지를 않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렇게 서 있었어요."

<녹취> 목격자 B(음성변조) : "뭐 폭죽 터뜨리나 해서 나가서 봤는데 그때 두 번 소리 나고 그 경찰관 분이 가슴 움켜쥐고 내려왔어요. 미끄러지듯이 내려오셔서."

경찰이 범행 장소 인근에서 찾아낸 피의자 47살 성 모 씨 소유의 사제 총은 모두 17정.

또 성 씨의 집을 압수 수색을 한 결과 폭탄 제조에 쓰인 원료들이 쏟아졌습니다.

<녹취> 조광현(강북경찰서 형사과장) : "화약을 분리해낸 완구 폭죽 껍데기, 그리고 글루건 등 총기 제작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회수하였습니다."

그날 밤, 성 씨의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철저한 계획에 따라 실행된 걸로 보이는 상황.

사건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그날 밤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성 씨의 행적이 처음 눈에 띈 건 저녁 6시쯤 터널에서 떨어진 골목에서 성 씨가 며칠 전까지 이웃으로 지냈던 68살 이 모 씨를 뒤쫓고 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저쪽에서 그 놈이 쫓아오고 그 사장이 도망쳐서 이쪽 길 건너오면서 여기서 넘어진 거라고. 우리 가게 앞에서."

그런데 성씨가 이 씨를 뒤쫓는 과정에서 낯선 소리가 들렸는데요.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문 열고 나오는데 ‘빵’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이제 나는 저게 무슨 자전거, 아니 차 펑크 나는 소리 같았어요."

목격자들이 들은 ‘펑’하는 굉음은 놀랍게도 총소리였습니다.

성 씨가 이 씨를 향해 총을 쏜 겁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실탄까지도 주웠어요. 실탄이 구슬이에요. 구슬. 쇠 구슬."

성 씨는 도망가는 이 씨를 붙잡은 뒤 둔기로 마구 공격했습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 앞에 나오니까 그 사장이 일단 쓰러져서 막 가격을 구타를 좀 당하고 우당탕하면서 소리가 ‘퍽’ 나고요."

이를 목격한 인근 상인들이 달려오자 성 씨는 인근 산 아래 터널 쪽으로 급히 달아났습니다.

이를 목격한 주변 상인들은 즉시 112에 신고했습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긴급통화해서 119에도 하고 6시 39분, 40분 막 1분 사이에 다섯 통화를 내가 했어요."

이후 경찰이 출동하면서 경찰과 성 씨 사이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목격자가 찍은 영상에 사건 현장의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터널 앞에서 울리는 총성.

터널 옆 도로에는 경찰 한 명이 총격범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녹취> “터널 입구에서 오른쪽 올라가는 길이요.”

<녹취> “지금 또 총소리 나요.”

실탄과 공포탄까지 쏘며 추격하는 경찰.

하지만 총격범의 공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몇 발의 총성이 더 울리고, 경찰은 물론 시민들까지 합세해 총격범을 마침내 붙잡습니다.

<녹취> 성00(피의자) : "자살하려고 그런 거예요. 자살하려고..."

어깨 뒤쪽에 총탄을 맞은 강북경찰서 소속 김창호 경위는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총기를 난사한 성 씨는 특수강간 등 전과 7범으로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었는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도주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끊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추격 시민(음성변조) : "빌라 주차장 있잖아요. 거기 들어가서 칼로 전자발찌를 잘라서 도로에 버리고 간 거를 우리가 찾았고…."

그렇다면 대체 성 씨와 이 씨 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두 사람은 사건이 나기 사흘 전까지 같은 건물에 세 들어 있던 이웃 사이였습니다.

두 사람과 3년 가까이 한 건물에서 살았던 집주인은 이번 사건이 믿기지 않는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이웃(음성변조) : "이사 올 때 직업이 뭐냐니까 출판사 한다고 했어요. 출판사면 글 쓰는 사람 아니에요? 책 내고? 아 그런가 보다 했죠."

출판업을 한다던 성 씨는 최근 4개월 월세를 밀리긴 했지만 3년간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합니다.

사건 사흘 전 성 씨가 이사를 갔는데 이 씨에게 술 한잔 하자며 인사도 건넸다고 집주인은 말합니다.

<녹취> 피의자 전 집주인 : "(이 씨한테) 술 한잔 하자 그러더래요. 내가 몸이 아파서 못 먹는다, 몸이 안 따라줘서 못 먹겠다고 하니깐 아이 씨, 하고 나가더래요."

그렇게 이사를 한 성씨가 별안간 사흘 만에 나타나 이 같은 참극을 일으킨 겁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에 의하면 성 씨의 범행은 계획된 범행이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의자 이웃(음성변조) : "(사건 당일에) 사장님, 저 오늘 싸움하면 오지 마세요. 다쳐요. 그러더라고요. 오늘 싸움할지 모르니깐 말리지 말라고요."

성 씨가 사건 발생 전인 지난 11과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입니다.

그 내용이 석연치 않은데요.

‘경찰을 한 명이라도 더 죽이겠다.’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등 경찰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낸 성 씨.

특히 게시물 중에는 이 씨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잠복하는 사복경찰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녹취>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장) : "범인이 경찰관을 유인하려고 일부러 폭력사건을 발생시켜서 출동을 유도하지 않았겠느냐 저는 확대해석하고 있고요. 실제로 미국에서도 경찰을 공격하기 위해서 911신고가 들어가고 나서 출동한 경찰을 대상으로 저격하거나 사격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경찰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지속해서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경찰은 성 씨에 대해 살인과 살인 미수, 전자발찌 훼손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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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오패산 총기 사건…경찰 노린 계획 범죄?
    • 입력 2016-10-21 08:35:43
    • 수정2016-10-21 09: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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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그제 저녁 서울 도심에서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성범죄 전과자 47살 성 모 씨가 자신이 만든 사제 총기를 난사한 건데, 이 총에 맞아 경찰관 한 명이 숨졌습니다.

보시는 게 바로 범행에 사용된 사제 총기입니다.

조잡해 보이는 모양에 반해 위력은 실제 총기 못지 않았습니다.

범행 현장에선 이 같은 사제 총기 17정과 사제 폭발물도 발견됐고, 성씨의 SNS에는 경찰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내는 글이 가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찰을 노린 계획범죄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도심 속 총기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바로 어제,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총격전을 직접 눈으로 지켜본 주민들은 사건 발생 이튿날까지도 여전히 충격 속에서 빠져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A(음성변조) : "사람들이 다 저도 마찬가지지만 총기 사고라는 생각을 안 해서 피하지를 않는 거예요. 사람들이 이렇게 서 있었어요."

<녹취> 목격자 B(음성변조) : "뭐 폭죽 터뜨리나 해서 나가서 봤는데 그때 두 번 소리 나고 그 경찰관 분이 가슴 움켜쥐고 내려왔어요. 미끄러지듯이 내려오셔서."

경찰이 범행 장소 인근에서 찾아낸 피의자 47살 성 모 씨 소유의 사제 총은 모두 17정.

또 성 씨의 집을 압수 수색을 한 결과 폭탄 제조에 쓰인 원료들이 쏟아졌습니다.

<녹취> 조광현(강북경찰서 형사과장) : "화약을 분리해낸 완구 폭죽 껍데기, 그리고 글루건 등 총기 제작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회수하였습니다."

그날 밤, 성 씨의 범행이 우발적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철저한 계획에 따라 실행된 걸로 보이는 상황.

사건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그날 밤 상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성 씨의 행적이 처음 눈에 띈 건 저녁 6시쯤 터널에서 떨어진 골목에서 성 씨가 며칠 전까지 이웃으로 지냈던 68살 이 모 씨를 뒤쫓고 있었습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저쪽에서 그 놈이 쫓아오고 그 사장이 도망쳐서 이쪽 길 건너오면서 여기서 넘어진 거라고. 우리 가게 앞에서."

그런데 성씨가 이 씨를 뒤쫓는 과정에서 낯선 소리가 들렸는데요.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문 열고 나오는데 ‘빵’ 소리가 나더라고. 그래서 이제 나는 저게 무슨 자전거, 아니 차 펑크 나는 소리 같았어요."

목격자들이 들은 ‘펑’하는 굉음은 놀랍게도 총소리였습니다.

성 씨가 이 씨를 향해 총을 쏜 겁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실탄까지도 주웠어요. 실탄이 구슬이에요. 구슬. 쇠 구슬."

성 씨는 도망가는 이 씨를 붙잡은 뒤 둔기로 마구 공격했습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 앞에 나오니까 그 사장이 일단 쓰러져서 막 가격을 구타를 좀 당하고 우당탕하면서 소리가 ‘퍽’ 나고요."

이를 목격한 인근 상인들이 달려오자 성 씨는 인근 산 아래 터널 쪽으로 급히 달아났습니다.

이를 목격한 주변 상인들은 즉시 112에 신고했습니다.

<녹취> 목격자 C(음성변조) : "긴급통화해서 119에도 하고 6시 39분, 40분 막 1분 사이에 다섯 통화를 내가 했어요."

이후 경찰이 출동하면서 경찰과 성 씨 사이 총격전이 벌어졌습니다.

목격자가 찍은 영상에 사건 현장의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요.

터널 앞에서 울리는 총성.

터널 옆 도로에는 경찰 한 명이 총격범이 쏜 총에 맞아 쓰러졌습니다.

<녹취> “터널 입구에서 오른쪽 올라가는 길이요.”

<녹취> “지금 또 총소리 나요.”

실탄과 공포탄까지 쏘며 추격하는 경찰.

하지만 총격범의 공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몇 발의 총성이 더 울리고, 경찰은 물론 시민들까지 합세해 총격범을 마침내 붙잡습니다.

<녹취> 성00(피의자) : "자살하려고 그런 거예요. 자살하려고..."

어깨 뒤쪽에 총탄을 맞은 강북경찰서 소속 김창호 경위는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총기를 난사한 성 씨는 특수강간 등 전과 7범으로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었는데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도주 과정에서 전자발찌를 끊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추격 시민(음성변조) : "빌라 주차장 있잖아요. 거기 들어가서 칼로 전자발찌를 잘라서 도로에 버리고 간 거를 우리가 찾았고…."

그렇다면 대체 성 씨와 이 씨 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기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두 사람은 사건이 나기 사흘 전까지 같은 건물에 세 들어 있던 이웃 사이였습니다.

두 사람과 3년 가까이 한 건물에서 살았던 집주인은 이번 사건이 믿기지 않는다며 어렵게 입을 열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이웃(음성변조) : "이사 올 때 직업이 뭐냐니까 출판사 한다고 했어요. 출판사면 글 쓰는 사람 아니에요? 책 내고? 아 그런가 보다 했죠."

출판업을 한다던 성 씨는 최근 4개월 월세를 밀리긴 했지만 3년간 큰 문제는 없었다고 합니다.

사건 사흘 전 성 씨가 이사를 갔는데 이 씨에게 술 한잔 하자며 인사도 건넸다고 집주인은 말합니다.

<녹취> 피의자 전 집주인 : "(이 씨한테) 술 한잔 하자 그러더래요. 내가 몸이 아파서 못 먹는다, 몸이 안 따라줘서 못 먹겠다고 하니깐 아이 씨, 하고 나가더래요."

그렇게 이사를 한 성씨가 별안간 사흘 만에 나타나 이 같은 참극을 일으킨 겁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에 의하면 성 씨의 범행은 계획된 범행이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녹취> 피의자 이웃(음성변조) : "(사건 당일에) 사장님, 저 오늘 싸움하면 오지 마세요. 다쳐요. 그러더라고요. 오늘 싸움할지 모르니깐 말리지 말라고요."

성 씨가 사건 발생 전인 지난 11과 1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입니다.

그 내용이 석연치 않은데요.

‘경찰을 한 명이라도 더 죽이겠다.’ ‘경찰과 충돌이 불가피하다.’ 등 경찰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드러낸 성 씨.

특히 게시물 중에는 이 씨가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잠복하는 사복경찰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녹취> 염건령(한국범죄학연구소장) : "범인이 경찰관을 유인하려고 일부러 폭력사건을 발생시켜서 출동을 유도하지 않았겠느냐 저는 확대해석하고 있고요. 실제로 미국에서도 경찰을 공격하기 위해서 911신고가 들어가고 나서 출동한 경찰을 대상으로 저격하거나 사격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경찰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지속해서 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경찰은 성 씨에 대해 살인과 살인 미수, 전자발찌 훼손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영장을 신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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