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추워오는데…‘일당 3천 원’ 노인의 하루

입력 2016.11.18 (07:35) 수정 2016.11.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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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겨울이 다가오면서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는데요,

이런 추위가 더 시리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폐지나 깡통 등 고물을 주워다 파는 노인분들인데요.

온종일 일해도 겨우 3천 원을 손에 쥔다는 한 할머니의 하루를 김기화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두가 잠에 빠진 새벽 3시.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 77살 권영순 할머니가 집을 나섭니다.

남들보다 먼저 나가 폐지를 줍기 위해섭니다.

<녹취> "최소한 3시 반에는 나와야 이 동네 한 바퀴 돌 수 있어요."

하지만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젖은 폐지를 내다 팔긴 어려운 상황.

폐지를 포기하고 대신 깡통을 줍기 위해 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그러나 쓰레기 더미에서 비에 젖지 않은 종이상자 하나를 발견했을 뿐. 정작 깡통은 별로 줍지 못했습니다.

비가 그치자 서둘러 고물상으로 향하는 할머니.

두 달 동안 모은 깡통 자루를 힘겹게 옮겨 무게를 잽니다.

무게가 무려 45kg인데도 가격은 3만여 원에 불과합니다.

<녹취> 고물상(음성변조) : "3만 2천 원 나오셨는데요. 이게 많이 주는 거예요, 이쪽에서는. 동네로 가면 1~2백 원 더 적게 주니까."

이렇게 온종일 걸어 고철에 폐지까지 주워 팔아도 권 할머니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0만 원, 일당 3천 원 수준입니다.

<인터뷰> 권영순(폐지 수거 노인) : "놀면 아무것도 없잖아요. 놀면 아무것도 없으니까. 혼자서 살려고 하니까 힘들어요."

생계를 위해 폐지와 고물을 줍는 노인은 175만 명.

10명 중 8명은 월수입이 30만 원이 채 안 되고, 그 절반은 15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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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은 추워오는데…‘일당 3천 원’ 노인의 하루
    • 입력 2016-11-18 07:37:31
    • 수정2016-11-18 08: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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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겨울이 다가오면서 아침 저녁으로는 제법 날씨가 쌀쌀해졌는데요,

이런 추위가 더 시리게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폐지나 깡통 등 고물을 주워다 파는 노인분들인데요.

온종일 일해도 겨우 3천 원을 손에 쥔다는 한 할머니의 하루를 김기화 기자가 동행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모두가 잠에 빠진 새벽 3시.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에 77살 권영순 할머니가 집을 나섭니다.

남들보다 먼저 나가 폐지를 줍기 위해섭니다.

<녹취> "최소한 3시 반에는 나와야 이 동네 한 바퀴 돌 수 있어요."

하지만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젖은 폐지를 내다 팔긴 어려운 상황.

폐지를 포기하고 대신 깡통을 줍기 위해 시장 쪽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그러나 쓰레기 더미에서 비에 젖지 않은 종이상자 하나를 발견했을 뿐. 정작 깡통은 별로 줍지 못했습니다.

비가 그치자 서둘러 고물상으로 향하는 할머니.

두 달 동안 모은 깡통 자루를 힘겹게 옮겨 무게를 잽니다.

무게가 무려 45kg인데도 가격은 3만여 원에 불과합니다.

<녹취> 고물상(음성변조) : "3만 2천 원 나오셨는데요. 이게 많이 주는 거예요, 이쪽에서는. 동네로 가면 1~2백 원 더 적게 주니까."

이렇게 온종일 걸어 고철에 폐지까지 주워 팔아도 권 할머니가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은 고작 10만 원, 일당 3천 원 수준입니다.

<인터뷰> 권영순(폐지 수거 노인) : "놀면 아무것도 없잖아요. 놀면 아무것도 없으니까. 혼자서 살려고 하니까 힘들어요."

생계를 위해 폐지와 고물을 줍는 노인은 175만 명.

10명 중 8명은 월수입이 30만 원이 채 안 되고, 그 절반은 15만 원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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