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그램] ‘골든 글러브’에 얽힌 이야기

입력 2016.12.12 (08:48) 수정 2016.12.1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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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이 내일 펼쳐지게 됩니다.

골든글러브는 한미일 모두 공통적으로 열리는데 내용면에선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성윤 기자, 미국에서는 골든이 아니라 골드 글러브상이라고 불린다죠?

<기자 멘트>

미국에서 골든 글러브를 말하면, 야구가 아니라 대부분 골든 글러브 영화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우리말 발음은 같지만 야구와 영화제의 글러브는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야구의 시상식은 골드 글러브는 Glove 즉 황금 장갑을 의미하는데요.

영화제의 골든 글러브는 Globe, 지구를 의미하는 뜻입니다.

실제 골든 글러브 영화제에서는 부상으로 지구 모양의 트로피를 주거든요.

결국 야구의 골드 글러브와 영화제의 골든 글러브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미국에서 골드 글러브상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답변>
글러브 회사의 홍보를 위해서 탄생했습니다.

글러브는 타격 할 때가 아니라 수비할 때만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최고 수비수를 가리는 상으로 정착되었습니다.

골드 글러브상이 권위를 얻게 되자, 미국에서는 또 다른 상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실버 슬러거 상입니다.

이름부터 골드 글러브와 대조되는데요.

바로 방망이 제조회사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상입니다.

골드 글러브와는 반대로 수비와는 전혀 관계없이 공격만을 평가해서 수상자를 결정합니다.

상품도 은색 방망이를 주게 됩니다. 일본 역시 골든 글러브는 수비 잘하는 선수에게, 타격 잘하는 선수에게는 베스트 나인상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질문>
미국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공수 구별 없이 골든 글러브 수상자를 결정하죠?

<답변>
프로야구 원년에는 수비만을 따져서 수상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상식이 별 의미를 갖기 못하면서, 공격과 수비 인기도까지 모든 요소를 종합해서 결정하게 됐습니다.

공격과 수비를 종합하다보니 우리나라는 투수부터 지명타자까지 모두 10명의 수상자가 나오는 점도 미국, 일본과는 다른 부분입니다.

조금 논란이 되는 건 지명 타자에게도 황금 장갑이 상품으로 수여되는데요.

지명 타자가 경기 중에 글러브를 낄 일이 없거든요.

해외의 야구팬들은 한국 야구에게 지명타자에게 황금 장갑을 주는 것을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질문>
골든 글러브 수상자 선정 방식은 어떻게 결정하나요?

<답변>
미국은 감독과 코치들의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감독은 같은 팀 선수에게는 투표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기자단 투표로 결정하는 차이가 있는데요.

투표 방식은 다르지만 한미일 모두 수상자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질문>
부상으로 주어지는 황금 장갑은 진짜 황금인가요?

<답변>
올림픽 금메달이 금이 아니듯이, 황금 장갑 역시 황금은 아닙니다.

글러브에다 황금색을 칠하는 방식인데요.

굉장히 정교하게 작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색깔만 칠하는데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질문>
우리나라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 해프닝들이 벌어지기도 했죠?

<답변>
30년 전에 저도 방송을 보다 깜짝 놀란 일이 있었는데요.

시상자의 실수가 나오면서 시상 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86년 유격수 부문 수상자는 MBC 청룡의 김재박 선수였는데요.

모 영화배우가 김재전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 당시 수상자의 이름이 한문으로 씌여 있었는데요.

김재박의 博을 傳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사실 박이나 전이 쉬운 한문은 아니어서, 실수할 수 있는데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그 유명한 김재박을 모르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충격 받았던 일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일을 계기로 수상자의 이름은 한문에서 한글로 완전히 변경되었습니다.

<질문>
선동열 선수도 실수를 한 적이 있다죠?

<답변>
선동열 선수는 선수로선 여러 차례 골든 글러브상을 수상했고, 수상 소감도 잘 말해 왔습니다.

반면 시상자로 나선 2003년 골든글러브에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시상하기 전에 덕담처럼 말을 하는데 "우리 속담에 파리에 가면 파리 법을 따라야 한다죠."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없는데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 인데 로마 대신 파리를 사용한 것입니다.

당사자에게는 괴로운 기억이지만, 이같은 실수는 골든글러브의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주목할 선수들을 소개해주시죠?

<답변>
골든 글러브가 사실상의 인기투표다 보니까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인데요.

올해는 어떤 선수들이 새롭게 등장할지 주목됩니다.

가장 주목 되는 건 2루수 부문의 KT 박경수 선수인데요.

타율 3할1푼3리 20홈런 80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정근우, 서건창이라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생애 첫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됩니다.

외야수 부문에선 두산 김재환 선수가 홈런 37개에 타율 3할2푼5리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습니다.

기록으로 수상 자격은 충분한데, 과거 약물 경력이 기자단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가 변수로 남아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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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그램] ‘골든 글러브’에 얽힌 이야기
    • 입력 2016-12-12 08:53:53
    • 수정2016-12-12 09:05:10
    아침뉴스타임
<앵커 멘트>

프로야구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가리는 골든 글러브 시상식이 내일 펼쳐지게 됩니다.

골든글러브는 한미일 모두 공통적으로 열리는데 내용면에선 조금씩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한성윤 기자, 미국에서는 골든이 아니라 골드 글러브상이라고 불린다죠?

<기자 멘트>

미국에서 골든 글러브를 말하면, 야구가 아니라 대부분 골든 글러브 영화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사실 우리말 발음은 같지만 야구와 영화제의 글러브는 전혀 다른 뜻을 갖고 있습니다.

야구의 시상식은 골드 글러브는 Glove 즉 황금 장갑을 의미하는데요.

영화제의 골든 글러브는 Globe, 지구를 의미하는 뜻입니다.

실제 골든 글러브 영화제에서는 부상으로 지구 모양의 트로피를 주거든요.

결국 야구의 골드 글러브와 영화제의 골든 글러브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질문>
미국에서 골드 글러브상이 만들어진 계기는 무엇인가요?

<답변>
글러브 회사의 홍보를 위해서 탄생했습니다.

글러브는 타격 할 때가 아니라 수비할 때만 사용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최고 수비수를 가리는 상으로 정착되었습니다.

골드 글러브상이 권위를 얻게 되자, 미국에서는 또 다른 상이 등장했는데요.

바로 실버 슬러거 상입니다.

이름부터 골드 글러브와 대조되는데요.

바로 방망이 제조회사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상입니다.

골드 글러브와는 반대로 수비와는 전혀 관계없이 공격만을 평가해서 수상자를 결정합니다.

상품도 은색 방망이를 주게 됩니다. 일본 역시 골든 글러브는 수비 잘하는 선수에게, 타격 잘하는 선수에게는 베스트 나인상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질문>
미국 일본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공수 구별 없이 골든 글러브 수상자를 결정하죠?

<답변>
프로야구 원년에는 수비만을 따져서 수상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시상식이 별 의미를 갖기 못하면서, 공격과 수비 인기도까지 모든 요소를 종합해서 결정하게 됐습니다.

공격과 수비를 종합하다보니 우리나라는 투수부터 지명타자까지 모두 10명의 수상자가 나오는 점도 미국, 일본과는 다른 부분입니다.

조금 논란이 되는 건 지명 타자에게도 황금 장갑이 상품으로 수여되는데요.

지명 타자가 경기 중에 글러브를 낄 일이 없거든요.

해외의 야구팬들은 한국 야구에게 지명타자에게 황금 장갑을 주는 것을 굉장히 신기하게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질문>
골든 글러브 수상자 선정 방식은 어떻게 결정하나요?

<답변>
미국은 감독과 코치들의 투표로 결정하는데요,

감독은 같은 팀 선수에게는 투표하지 못하게 되어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기자단 투표로 결정하는 차이가 있는데요.

투표 방식은 다르지만 한미일 모두 수상자에 대한 논란은 언제나 발생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질문>
부상으로 주어지는 황금 장갑은 진짜 황금인가요?

<답변>
올림픽 금메달이 금이 아니듯이, 황금 장갑 역시 황금은 아닙니다.

글러브에다 황금색을 칠하는 방식인데요.

굉장히 정교하게 작업을 해야 되기 때문에, 색깔만 칠하는데 100만 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됩니다.

<질문>
우리나라 골든 글러브 시상식에서는 그동안 여러 가지 해프닝들이 벌어지기도 했죠?

<답변>
30년 전에 저도 방송을 보다 깜짝 놀란 일이 있었는데요.

시상자의 실수가 나오면서 시상 방식이 완전히 바뀌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86년 유격수 부문 수상자는 MBC 청룡의 김재박 선수였는데요.

모 영화배우가 김재전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 당시 수상자의 이름이 한문으로 씌여 있었는데요.

김재박의 博을 傳으로 착각한 것입니다.

사실 박이나 전이 쉬운 한문은 아니어서, 실수할 수 있는데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그 유명한 김재박을 모르는 사람도 있구나 라고 충격 받았던 일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 일을 계기로 수상자의 이름은 한문에서 한글로 완전히 변경되었습니다.

<질문>
선동열 선수도 실수를 한 적이 있다죠?

<답변>
선동열 선수는 선수로선 여러 차례 골든 글러브상을 수상했고, 수상 소감도 잘 말해 왔습니다.

반면 시상자로 나선 2003년 골든글러브에서는 결정적인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시상하기 전에 덕담처럼 말을 하는데 "우리 속담에 파리에 가면 파리 법을 따라야 한다죠."라고 발언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없는데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 인데 로마 대신 파리를 사용한 것입니다.

당사자에게는 괴로운 기억이지만, 이같은 실수는 골든글러브의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아있습니다.

<질문>
올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주목할 선수들을 소개해주시죠?

<답변>
골든 글러브가 사실상의 인기투표다 보니까 새로운 선수들이 등장하기 어려운 구조인데요.

올해는 어떤 선수들이 새롭게 등장할지 주목됩니다.

가장 주목 되는 건 2루수 부문의 KT 박경수 선수인데요.

타율 3할1푼3리 20홈런 80타점을 기록했습니다.

정근우, 서건창이라는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생애 첫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지 주목됩니다.

외야수 부문에선 두산 김재환 선수가 홈런 37개에 타율 3할2푼5리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습니다.

기록으로 수상 자격은 충분한데, 과거 약물 경력이 기자단 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가 변수로 남아있습니다.

<앵커 멘트>

한성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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