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자 ‘평양 출신 당원’…年 400억 상납

입력 2016.12.28 (21:26) 수정 2016.12.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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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폴란드에서 벌어지는 북한의 외화벌이 실태, 연속 보도입니다.

최고 천 명에 이르는 폴란드의 북한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평양출신이고 80%가 노동당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에서는 특권층이지만 현지에서는 노예 노동으로 1년에 3천5백만 달러를 벌어 북한 당국에 바치고 있습니다.

폴란드에서 허효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폴란드의 옛 수도이자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유명한 크라쿠프.

도심에서 4킬로미터 정도 나가자 고급 주택단지가 나타납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2년 동안 일한 곳으로 지난 9월 완공됐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지금은 대북제재를 피해 다른 지방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습니다.

<녹취> 폴란드 노동자(북한 노동자 동료) : "(여기 북한사람들이 일했었죠?) 일했었죠. 나중에 보르츠와프(지역)으로 갔어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몰라요."

최근까지 북한 노동자와 함께 일했다는 폴란드 노동자는 한 때 이 지역에 60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들이 머물며, 매일 12시간이 넘는 중노동을 묵묵히 견뎠다고 말합니다.

<녹취> 폴란드 노동자(북한 노동자 동료) : "(오래 일했나요?) 12시간 넘에 일할 때도 있었죠. 뭐 시멘트 바르는 일이나 힘쓰는 일 하기도 하고..."

이들을 고용했던 건설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고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답변을 회피합니다.

<녹취> 건설회사 관계자(북한 노동자 고용) : "저는 답변을 해줄 수가 없거든요. 저는 질문하신 거에 답변할 수도 없고 왜 그런 걸 물으시는지도 모르겠네요."

취재결과 이곳에 북한 노동자를 송출한 회사 대표는 노동당 평양시당 위원회 산하 '릉라도 무역회사' 대표로 속도전 돌격대 8여단 단장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렘코 브뢰커(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 : "능라도 회사에 파견된 노동자를 선발하는 겁니다. 그 북한 사람(회사대표) 연구한 결과로 평양에 있는 높은 간부로 나왔습니다."

또 폴란드에 송출된 최대 1000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노동자들도 대부분 평양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 80%는 북한에서 출세가 보장돼 선망의 대상인 노동당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렘코 브뢰커(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 :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을 보내는거죠. 다시 말해 당원들이죠. 그런 사람들은 탈북할 가능성이 가장 적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선발된 사람들은 노동자뿐만이 아닙니다.

엘리트 계층이라 할 수 있는 한의사도 폴란드로 파견돼 현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그디니아 기차역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입니다.

병원 바깥에는 광고판까지 설치해 침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북한 한의사는 경계감을 드러내면서도 진료를 거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북한 한의사 : "동무 뭐하러 왔나? 침 맞으러 왔지? (침도 맞고요. 어깨랑 목이 너무 안 좋아서.)"

폴란드에 나와있는 북한인들은 해마다 3천 5백만 달러, 한화로 400억원이 넘는 돈을 김정은에게 상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체제의 마지막 보루라는 평양 시민들과 노동당원들까지 타국의 노예노동으로 내몰아 세습 독재체제 유지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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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노동자 ‘평양 출신 당원’…年 400억 상납
    • 입력 2016-12-28 21:30:04
    • 수정2016-12-28 2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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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폴란드에서 벌어지는 북한의 외화벌이 실태, 연속 보도입니다.

최고 천 명에 이르는 폴란드의 북한 노동자들은 거의 대부분 평양출신이고 80%가 노동당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북한에서는 특권층이지만 현지에서는 노예 노동으로 1년에 3천5백만 달러를 벌어 북한 당국에 바치고 있습니다.

폴란드에서 허효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폴란드의 옛 수도이자 2차 대전 당시 독일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유명한 크라쿠프.

도심에서 4킬로미터 정도 나가자 고급 주택단지가 나타납니다.

북한 노동자들이 2년 동안 일한 곳으로 지난 9월 완공됐습니다.

북한 노동자들은 지금은 대북제재를 피해 다른 지방으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습니다.

<녹취> 폴란드 노동자(북한 노동자 동료) : "(여기 북한사람들이 일했었죠?) 일했었죠. 나중에 보르츠와프(지역)으로 갔어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자세히 몰라요."

최근까지 북한 노동자와 함께 일했다는 폴란드 노동자는 한 때 이 지역에 60명이 넘는 북한 노동자들이 머물며, 매일 12시간이 넘는 중노동을 묵묵히 견뎠다고 말합니다.

<녹취> 폴란드 노동자(북한 노동자 동료) : "(오래 일했나요?) 12시간 넘에 일할 때도 있었죠. 뭐 시멘트 바르는 일이나 힘쓰는 일 하기도 하고..."

이들을 고용했던 건설 회사를 찾아가 봤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고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답변을 회피합니다.

<녹취> 건설회사 관계자(북한 노동자 고용) : "저는 답변을 해줄 수가 없거든요. 저는 질문하신 거에 답변할 수도 없고 왜 그런 걸 물으시는지도 모르겠네요."

취재결과 이곳에 북한 노동자를 송출한 회사 대표는 노동당 평양시당 위원회 산하 '릉라도 무역회사' 대표로 속도전 돌격대 8여단 단장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렘코 브뢰커(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 : "능라도 회사에 파견된 노동자를 선발하는 겁니다. 그 북한 사람(회사대표) 연구한 결과로 평양에 있는 높은 간부로 나왔습니다."

또 폴란드에 송출된 최대 1000명으로 추산되는 북한 노동자들도 대부분 평양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구나 이들 가운데 80%는 북한에서 출세가 보장돼 선망의 대상인 노동당원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렘코 브뢰커(네덜란드 라이덴대 교수) : "가장 신뢰할만한 사람을 보내는거죠. 다시 말해 당원들이죠. 그런 사람들은 탈북할 가능성이 가장 적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선발된 사람들은 노동자뿐만이 아닙니다.

엘리트 계층이라 할 수 있는 한의사도 폴란드로 파견돼 현지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 병원은 그디니아 기차역에서 가까이 위치해 있어서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곳입니다.

병원 바깥에는 광고판까지 설치해 침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취재진을 만난 북한 한의사는 경계감을 드러내면서도 진료를 거부하지는 않았습니다.

<녹취> 북한 한의사 : "동무 뭐하러 왔나? 침 맞으러 왔지? (침도 맞고요. 어깨랑 목이 너무 안 좋아서.)"

폴란드에 나와있는 북한인들은 해마다 3천 5백만 달러, 한화로 400억원이 넘는 돈을 김정은에게 상납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체제의 마지막 보루라는 평양 시민들과 노동당원들까지 타국의 노예노동으로 내몰아 세습 독재체제 유지에 혈안이 돼 있습니다.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KBS 뉴스 허효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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