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꼼수·해고 통보…벼랑에 몰리는 경비원들

입력 2017.01.02 (21:28) 수정 2017.01.02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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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해부터 최저 임금이 오르면서 아파트 경비원들은 오히려 어려움에 부닥치고 있습니다.

비용 부담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갑자기 해고를 통보하거나 편법으로 임금을 동결하는 바람에, 더 나빠진 근무환경에 처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백여 세대가 사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올해부터 점심과 저녁 경비원들의 휴식시간이 30분씩 더 늘었습니다.

새해부터 최저임금이 오르자 무급의 휴식시간을 늘려 월급을 동결한 겁니다.

하지만 창고 한 편에 마련된 좁은 휴식 공간은 환기도 잘 안 될 정도로 열악합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초소에 보면 화장실이 있는데 거기서 의자를 놓고 쉬는 경우가 많아요. 휴게실보다 화장실이 훨씬 나은 거예요."

아예 지난 연말 인력 계획을 발표한 아파트도 있습니다.

13개 초소 중 2개 초소를 없애 경비원 4명을 줄이고 무급 휴식시간도 연장해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주오(아파트 주민) : "저분을 힘들게 해서 우리가 편해지고자 하고 싶지 않거든요. 같이 따뜻하게 잘 지내고 싶은데..."

주민들의 반대로 감축 계획은 일단 철회됐지만, 다른 주민들이 다시 반발하는 등 경비원들이 느끼는 고용 불안은 여전합니다.

<녹취> 유시환(아파트 경비원) : "초소를 없앤다고 그러니까 경비들 마음으로는 이건 뭐 경비복만 입으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무인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경비원 44명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아파트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일성(해고 경비원) : "다른 분들도 다 황당한 거죠. 그래서 이제 아예 등 돌리고 가서 다른 데 직장 잡은 사람도 있고..."

전국의 경비원은 19만여 명, 인건비 절약 명목과 자동화 시스템에 밀려 처우는 갈수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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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금 꼼수·해고 통보…벼랑에 몰리는 경비원들
    • 입력 2017-01-02 21:29:32
    • 수정2017-01-02 21:3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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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새해부터 최저 임금이 오르면서 아파트 경비원들은 오히려 어려움에 부닥치고 있습니다.

비용 부담을 우려한 입주민들이 갑자기 해고를 통보하거나 편법으로 임금을 동결하는 바람에, 더 나빠진 근무환경에 처했습니다.

박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천백여 세대가 사는 경기도의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올해부터 점심과 저녁 경비원들의 휴식시간이 30분씩 더 늘었습니다.

새해부터 최저임금이 오르자 무급의 휴식시간을 늘려 월급을 동결한 겁니다.

하지만 창고 한 편에 마련된 좁은 휴식 공간은 환기도 잘 안 될 정도로 열악합니다.

<녹취> 아파트 경비원(음성변조) : "초소에 보면 화장실이 있는데 거기서 의자를 놓고 쉬는 경우가 많아요. 휴게실보다 화장실이 훨씬 나은 거예요."

아예 지난 연말 인력 계획을 발표한 아파트도 있습니다.

13개 초소 중 2개 초소를 없애 경비원 4명을 줄이고 무급 휴식시간도 연장해 인건비를 줄이겠다는 겁니다.

<인터뷰> 김주오(아파트 주민) : "저분을 힘들게 해서 우리가 편해지고자 하고 싶지 않거든요. 같이 따뜻하게 잘 지내고 싶은데..."

주민들의 반대로 감축 계획은 일단 철회됐지만, 다른 주민들이 다시 반발하는 등 경비원들이 느끼는 고용 불안은 여전합니다.

<녹취> 유시환(아파트 경비원) : "초소를 없앤다고 그러니까 경비들 마음으로는 이건 뭐 경비복만 입으면 아무것도 아니구나..."

무인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경비원 44명이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아파트도 있습니다.

<인터뷰> 박일성(해고 경비원) : "다른 분들도 다 황당한 거죠. 그래서 이제 아예 등 돌리고 가서 다른 데 직장 잡은 사람도 있고..."

전국의 경비원은 19만여 명, 인건비 절약 명목과 자동화 시스템에 밀려 처우는 갈수록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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