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北 ICBM 발사 위협…한미 ‘연합 방위’ 재확인

입력 2017.01.14 (07:51) 수정 2017.01.1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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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7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카드로 잇달아 위협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ICBM은 특히 미국을 직접 겨냥한다는 측면에서 다음 주 출범하는 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와 트럼프측 안보 책임자가 이번 주 만나, 한미 두 나라, 연합방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이슈앤한반도> 오늘은, 어떻게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ICBM 위협과 예상 도발 시기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을 짚어봤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광명성’이라고 쓰인 발사체가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 높이 치솟습니다.

지난 해 2월,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광명성 4호를 실은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2월) :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4호를 자기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

북한은 이 같은 시험 발사가 자체 우주 개발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녹취> :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 2016년 계획에 따라 새로 연구개발한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4호를....”

이 모든 것이 군사 기술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개발 과정이란 사실이 드러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바로 다음 달인 지난해 3월, 김정은이 핵무기 연구소를 찾은 현장에서 핵탄두 모형을 공개했고, 엿새 뒤에는 ICBM의 핵심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실험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 엔진을 개발했다며 분출 실험 등을 공개하더니, ICBM 용 고출력 엔진의 지상 분출 실험도 보란 듯 실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4월) : “미국 본토를 비롯한 지구상 그 어디에 있는 악의 소굴이든 우리의 타격권 안에 두고 이 행성에 다시는 소생하지 못하게 잿가루로 만들어 놓을 수 있게 됐다고 하시면서...”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과 북한이 북극성이라 이름 붙인 잠수함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도 ICBM 기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무수단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그다음에 북극성은 역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로 두 축으로 개발이 되고 있으며, 특히 작년 6월 무수단 발사에 성공해서 볼 것 같으면 소위 우리가 그동안 북한의 한계라고 지적을 했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이라든가, 혹은 충분한 추력의 로켓 모터와 같은 것들이 이미 어느 정도 입증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과정 전후로 강행한 지난 해 4차, 5차 핵실험은 북한의 ICBM이 무엇을 실어 나를지를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핵 질주를 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위협으로 2017년 새해 벽두를 열었습니다.

<녹취> 北 외무성 대변인(지난 8일) :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우리의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다.”

ICBM 시험 발사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는 김정은의 신년사와 맥을 같이 하는 발표.

하지만 정부 성명 대신 기자 문답 형식으로 격을 낮췄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을 의식해 발표의 수준을 조절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은 트럼프가 어떻게 대북정책을 가져갈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거든요. 좀 더 트럼프의 관심을 유도하고 그러면서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서 조금은 감을 잡아보려는 그런 의도가 있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북한이 ICBM을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쏘겠다고 밝힌 것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ICBM급 미사일을 6차례 모두 고정식 발사대에서 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8년 8월 대포동 1호를 시작으로, 2009년까지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모두 세 번을 쐈습니다.

2012년부터는 장소를 옮겨 지난해 광명성호까지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세 번 발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 발사를 언급하면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는 KN-08(오에잇)이나 KN-14(십사) 발사를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먼저 KN-08은 2012년 김일성 백회 생일을 기념한 북한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됐습니다.

최대 사거리가 만2천km에 이릅니다.

2015년 등장한 KN-14도 최대 사거리 만km 가량으로 추정돼 미 본토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이동식 발사대를 주목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감시망을 따돌리고 기습적으로 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탄두까지 실을 경우 고정식 발사대에서 쏘는 ICBM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지난 9일) : “KN-08이나 KN-14 같은 경우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현재 평가하고 거기에 대한 면밀한 추적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두 미사일 모두 실제 시험 발사 사례가 없어, 개발을 마치려면 3년에서 5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과 관련해 최근 발간된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이 10개 안팎의 핵탄두를 만들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전담하는 이른바 전략군을 만 명 규모로 확대 개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미국으로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동맹국에 피해가 예상되면 격추시킬 것입니다." 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겨냥해 경고한 발언입니다.

미 국방부의 임무는 북한보다 한발 앞서는 것(stay one step ahead)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는데요.

이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대응, 특히 군사적 대응에 대한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강경파들로 외교 안보 라인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자신의 저서에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원자로를 폭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까지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실제 이를 격추시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트럼프의 과거 발언처럼 북한 내 핵시설 등을 폭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의하기 어렵고 서울이 볼모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군사적인 옵션, 군사적인 행동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시기로는 다음 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과 3월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키-리졸브가 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김정은의 신년사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녹취> 김정은(2017년 신년사) : “전쟁 연습 소동(한미연합훈련)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다만 키-리졸브를 적시하진 않은데다 한미 양국의 전력이 한반도에서 극대화되는 시점은 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키리졸브라는 시기 자체가 한.미의 군사력이 최대한 동원되는 시기이며, 이러한 시기에 ICBM급의 도발을 할 경우 북한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되레 이런 키리졸브나 포이글 같은 훈련이 끝나고 난 이후 시점에 이런 발사를 할 가능성도 있고, 혹은 아예 이런 훈련 시작 이전에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미 두 나라의 안보 책임자가 만났습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북한 도발에 대비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김관진(청와대 국가안보실장/지난 11일) : “ ‘찰떡궁합’에 비견되는 찰떡공조, sticky rice cake라는 말을 했어요. (한미는) 그런 관계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미 군사기지와 유사시 한반도 전개 미군이 사용할 항만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가 필수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주한 미 대사도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이 같은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마크 리퍼트(주한 美 대사) :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매우 심각하고 증가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같은 한미 두 나라의 사드 공조, 나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트럼프 식 아시아 회귀 전략은 북핵을 넘어 중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관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주, 처음으로 펴낸 안보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사드는 “지역의 전략균형을 파괴하고 중국 등의 전략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손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핵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줄곧 강조해온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갈등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 내정자인 틸러슨은,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제 3국 기업 등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북한과 거래가 많은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 내정자/지난 11일) : “중국이 북한의 개혁을 위해 압력을 가했다는 공허한 약속을 우리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제재 이행을 회피하려는 것뿐입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 수단으로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 특히 중국과의 갈등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지금 트럼프는 아마 세컨더리 보이콧 즉 북한 비핵화를 막기 위한 제재를 강화시키기 위해서 중국을 건드리고 중국을 제재함으로써 중국을 때리는 데 상당히 중요한 그런 어떤 정책적인 수단으로 북한을 이용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충분히 추진할 수 있지 않겠는가...”

<녹취> 버락 오바마(美 대통령/지난 11일) : “매일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배웠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더 나은 대통령,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8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내세웠던 그의 북핵 전략만큼은 실패한 정책으로 꼽힙니다.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대북정책을 가다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그리고 연초 미국을 겨냥한 ICBM 개발 의지를 확언한 김정은 정권.

2017년 한반도는 또 한 번 긴장 속에 한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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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北 ICBM 발사 위협…한미 ‘연합 방위’ 재확인
    • 입력 2017-01-14 08:36:01
    • 수정2017-01-14 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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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17년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카드로 잇달아 위협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ICBM은 특히 미국을 직접 겨냥한다는 측면에서 다음 주 출범하는 미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메시지라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맞서 우리 정부와 트럼프측 안보 책임자가 이번 주 만나, 한미 두 나라, 연합방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이슈앤한반도> 오늘은, 어떻게든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으려는 북한의 ICBM 위협과 예상 도발 시기를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응을 짚어봤습니다.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광명성’이라고 쓰인 발사체가 붉은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 높이 치솟습니다.

지난 해 2월, 북한이 위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른바, 광명성 4호를 실은 장거리 미사일이 발사됐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2월) :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4호를 자기 궤도에 정확히 진입시켰다.”

북한은 이 같은 시험 발사가 자체 우주 개발 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녹취> :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 2016년 계획에 따라 새로 연구개발한 지구 관측 위성 광명성 4호를....”

이 모든 것이 군사 기술 특히,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개발 과정이란 사실이 드러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바로 다음 달인 지난해 3월, 김정은이 핵무기 연구소를 찾은 현장에서 핵탄두 모형을 공개했고, 엿새 뒤에는 ICBM의 핵심기술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다고 주장하며 실험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이어, 고출력 고체연료 로켓 엔진을 개발했다며 분출 실험 등을 공개하더니, ICBM 용 고출력 엔진의 지상 분출 실험도 보란 듯 실시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해 4월) : “미국 본토를 비롯한 지구상 그 어디에 있는 악의 소굴이든 우리의 타격권 안에 두고 이 행성에 다시는 소생하지 못하게 잿가루로 만들어 놓을 수 있게 됐다고 하시면서...”

중거리 무수단 미사일과 북한이 북극성이라 이름 붙인 잠수함탄도미사일 SLBM 시험 발사도 ICBM 기술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무수단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중거리 탄도 미사일로. 그다음에 북극성은 역시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로 두 축으로 개발이 되고 있으며, 특히 작년 6월 무수단 발사에 성공해서 볼 것 같으면 소위 우리가 그동안 북한의 한계라고 지적을 했던 대기권 재진입 능력이라든가, 혹은 충분한 추력의 로켓 모터와 같은 것들이 이미 어느 정도 입증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같은 과정 전후로 강행한 지난 해 4차, 5차 핵실험은 북한의 ICBM이 무엇을 실어 나를지를 명확히 설명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 핵 질주를 한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발사 위협으로 2017년 새해 벽두를 열었습니다.

<녹취> 北 외무성 대변인(지난 8일) :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우리의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발사되게 될 것이다.”

ICBM 시험 발사 준비가 마무리 단계라는 김정은의 신년사와 맥을 같이 하는 발표.

하지만 정부 성명 대신 기자 문답 형식으로 격을 낮췄습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둔 미국을 의식해 발표의 수준을 조절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겁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북한은 트럼프가 어떻게 대북정책을 가져갈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거든요. 좀 더 트럼프의 관심을 유도하고 그러면서 트럼프의 대북 정책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 것인가에 대해서 조금은 감을 잡아보려는 그런 의도가 있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 북한이 ICBM을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에서 쏘겠다고 밝힌 것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ICBM급 미사일을 6차례 모두 고정식 발사대에서 쐈기 때문입니다.

지난 1998년 8월 대포동 1호를 시작으로, 2009년까지 함경북도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모두 세 번을 쐈습니다.

2012년부터는 장소를 옮겨 지난해 광명성호까지 평안북도 ‘동창리 발사장’에서 세 번 발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 발사를 언급하면서 이동식 발사대를 이용하는 KN-08(오에잇)이나 KN-14(십사) 발사를 시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먼저 KN-08은 2012년 김일성 백회 생일을 기념한 북한 열병식 때 처음 공개됐습니다.

최대 사거리가 만2천km에 이릅니다.

2015년 등장한 KN-14도 최대 사거리 만km 가량으로 추정돼 미 본토까지 사정권에 들어갑니다.

이동식 발사대를 주목하는 이유는 상대방의 감시망을 따돌리고 기습적으로 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핵탄두까지 실을 경우 고정식 발사대에서 쏘는 ICBM과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녹취> 문상균(국방부 대변인/지난 9일) : “KN-08이나 KN-14 같은 경우는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현재 평가하고 거기에 대한 면밀한 추적 감시가 이뤄지고 있다....”

다만, 두 미사일 모두 실제 시험 발사 사례가 없어, 개발을 마치려면 3년에서 5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과 관련해 최근 발간된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이 10개 안팎의 핵탄두를 만들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이 핵미사일을 전담하는 이른바 전략군을 만 명 규모로 확대 개편했다고도 밝혔습니다.

"미국으로 미사일이 발사되거나 동맹국에 피해가 예상되면 격추시킬 것입니다." 애쉬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최근 미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겨냥해 경고한 발언입니다.

미 국방부의 임무는 북한보다 한발 앞서는 것(stay one step ahead)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는데요.

이 때문에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대응, 특히 군사적 대응에 대한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강경파들로 외교 안보 라인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지난 2000년 자신의 저서에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 원자로를 폭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까지 말한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미국이 실제 이를 격추시킬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다만 트럼프의 과거 발언처럼 북한 내 핵시설 등을 폭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인터뷰> 김용현(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의하기 어렵고 서울이 볼모가 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군사적인 옵션, 군사적인 행동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습니다.”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시기로는 다음 주 트럼프 대통령 취임일과 3월 초로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키-리졸브가 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김정은의 신년사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합니다.

<녹취> 김정은(2017년 신년사) : “전쟁 연습 소동(한미연합훈련)을 걷어치우지 않는 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다만 키-리졸브를 적시하진 않은데다 한미 양국의 전력이 한반도에서 극대화되는 시점은 피할 것이란 전망도 있습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키리졸브라는 시기 자체가 한.미의 군사력이 최대한 동원되는 시기이며, 이러한 시기에 ICBM급의 도발을 할 경우 북한 입장에서도 매우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되레 이런 키리졸브나 포이글 같은 훈련이 끝나고 난 이후 시점에 이런 발사를 할 가능성도 있고, 혹은 아예 이런 훈련 시작 이전에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미 두 나라의 안보 책임자가 만났습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북한 도발에 대비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강화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녹취> 김관진(청와대 국가안보실장/지난 11일) : “ ‘찰떡궁합’에 비견되는 찰떡공조, sticky rice cake라는 말을 했어요. (한미는) 그런 관계다.”

특히 한반도 사드 배치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북한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한미 군사기지와 유사시 한반도 전개 미군이 사용할 항만 등을 보호하기 위해 사드가 필수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주한 미 대사도 KBS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사드에 대한 한미 양국의 이 같은 입장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마크 리퍼트(주한 美 대사) : “우리의 미사일 방어 체계는 매우 심각하고 증가하고 있는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같은 한미 두 나라의 사드 공조, 나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트럼프 식 아시아 회귀 전략은 북핵을 넘어 중국과의 지정학적 긴장 관계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번 주, 처음으로 펴낸 안보백서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면서도, 한반도 사드는 “지역의 전략균형을 파괴하고 중국 등의 전략 안보 이익을 엄중하게 손상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핵에 대한 중국의 책임을 줄곧 강조해온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의 갈등을 드러내는 대목입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 내정자인 틸러슨은, 의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제 3국 기업 등도 제재하는 이른바 세컨더리 보이콧 가능성도 열어뒀습니다.

북한과 거래가 많은 중국 기업들을 겨냥한 것입니다.

<녹취> 렉스 틸러슨(美 국무장관 내정자/지난 11일) : “중국이 북한의 개혁을 위해 압력을 가했다는 공허한 약속을 우리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제재 이행을 회피하려는 것뿐입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대북 정책 수단으로 어떠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점, 특히 중국과의 갈등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입니다.

<인터뷰> 김현욱(국립외교원 교수) : “지금 트럼프는 아마 세컨더리 보이콧 즉 북한 비핵화를 막기 위한 제재를 강화시키기 위해서 중국을 건드리고 중국을 제재함으로써 중국을 때리는 데 상당히 중요한 그런 어떤 정책적인 수단으로 북한을 이용할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세컨더리 보이콧을 충분히 추진할 수 있지 않겠는가...”

<녹취> 버락 오바마(美 대통령/지난 11일) : “매일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배웠습니다. 여러분이 저를 더 나은 대통령,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었습니다.”

8년 간의 임기를 마치고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내세웠던 그의 북핵 전략만큼은 실패한 정책으로 꼽힙니다.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대북정책을 가다듬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 그리고 연초 미국을 겨냥한 ICBM 개발 의지를 확언한 김정은 정권.

2017년 한반도는 또 한 번 긴장 속에 한해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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