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번호 드려요” 로또 업체 실상은…

입력 2017.02.13 (21:31) 수정 2017.02.1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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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황일 수록 복권이 잘 팔린다더니 지난해 로또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웠습니다.

덩달아 1등 예상 번호를 찍어주는 업체까지 성업 중인데 신빙성이 있긴 한 걸까요.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또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한 로또 정보 업체입니다.

한 달 회비 만 원을 내면 매주 1등 당첨 예상번호 10개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줍니다.

<인터뷰> 로또 정보업체 직원(음성변조) : "과거 (당첨 번호의) 패턴을 분석해서 유의미한 변수를 뽑아내 1차적으로 조합을 만들고, 과거 출현 패턴 중에서 유의미하게 연속적으로 출현하거나..."

2007년부터 모두 64명의 1등 당첨자를 냈다는 홍보에 회원 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비결은 알고 보면 눈속임에 가깝습니다

매주 회원들에게 서로 다른 수백만 개의 번호를 뿌리는데, 그 안에 1등 당첨 번호가 포함될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박민규(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 "(로또 당첨) 숫자의 조합이 구현되는 것은 독립적이고요. 기존에 어떤 숫자가 발현됐다고 해서 또다른 숫자들의 조합이 발현됐다고 하는 것은 통계 이론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과거 어떤 숫자가 나왔든 당첨번호는 매번 무작위로 정해지고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당첨 가능성이 높은 특별번호를 제공한다며 연회비로 수백만 원을 받는 업체들이 성업 중입니다.

<녹취> 로또 정보 업체 상담사(음성변조) : "최소 인원으로 특별 관리를 해드리고, 분석이 더 많이 들어간 번호를 받아볼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2백만 원짜리 상품에 가입하고 2년 반 동안 6백여 만 원 어치의 로또를 산 김 모 씨는 4등에 3번 당첨된 게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아 회비를 환불받을 길도 막혔습니다.

<녹취> 김OO(로또 정보 업체이용자/음성변조) : "더 확실한 걸로 VIP로 가입하면 무조건 1년 안에 1등을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라고요."

일부 업체는 방송이나 국가기관에서 로또 번호 분석을 인증해준 것처럼 과장광고를 하다 취재가 시작되자 슬그머니 문구를 바꿨습니다.

업체 말만 믿고 매주 이렇게 로또를 산 회원들은 돈만 날린 셈이 됐습니다.

지난해 로또 판매량은 35억 5천여 건, 사상 최대치입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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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등 번호 드려요” 로또 업체 실상은…
    • 입력 2017-02-13 21:32:01
    • 수정2017-02-13 22: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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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불황일 수록 복권이 잘 팔린다더니 지난해 로또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 치웠습니다.

덩달아 1등 예상 번호를 찍어주는 업체까지 성업 중인데 신빙성이 있긴 한 걸까요.

김유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로또 1등 당첨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다는 한 로또 정보 업체입니다.

한 달 회비 만 원을 내면 매주 1등 당첨 예상번호 10개를 문자 메시지로 보내줍니다.

<인터뷰> 로또 정보업체 직원(음성변조) : "과거 (당첨 번호의) 패턴을 분석해서 유의미한 변수를 뽑아내 1차적으로 조합을 만들고, 과거 출현 패턴 중에서 유의미하게 연속적으로 출현하거나..."

2007년부터 모두 64명의 1등 당첨자를 냈다는 홍보에 회원 수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업체의 비결은 알고 보면 눈속임에 가깝습니다

매주 회원들에게 서로 다른 수백만 개의 번호를 뿌리는데, 그 안에 1등 당첨 번호가 포함될 가능성은 당연히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인터뷰> 박민규(고려대 통계학과 교수) : "(로또 당첨) 숫자의 조합이 구현되는 것은 독립적이고요. 기존에 어떤 숫자가 발현됐다고 해서 또다른 숫자들의 조합이 발현됐다고 하는 것은 통계 이론적으로는 적절하지 않은 (주장입니다.)"

과거 어떤 숫자가 나왔든 당첨번호는 매번 무작위로 정해지고 예측은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그런데도 당첨 가능성이 높은 특별번호를 제공한다며 연회비로 수백만 원을 받는 업체들이 성업 중입니다.

<녹취> 로또 정보 업체 상담사(음성변조) : "최소 인원으로 특별 관리를 해드리고, 분석이 더 많이 들어간 번호를 받아볼수 있다는 거죠."

실제로 2백만 원짜리 상품에 가입하고 2년 반 동안 6백여 만 원 어치의 로또를 산 김 모 씨는 4등에 3번 당첨된 게 전부였습니다.

게다가 업체가 갑자기 문을 닫아 회비를 환불받을 길도 막혔습니다.

<녹취> 김OO(로또 정보 업체이용자/음성변조) : "더 확실한 걸로 VIP로 가입하면 무조건 1년 안에 1등을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하더라고요."

일부 업체는 방송이나 국가기관에서 로또 번호 분석을 인증해준 것처럼 과장광고를 하다 취재가 시작되자 슬그머니 문구를 바꿨습니다.

업체 말만 믿고 매주 이렇게 로또를 산 회원들은 돈만 날린 셈이 됐습니다.

지난해 로또 판매량은 35억 5천여 건, 사상 최대치입니다.

KBS 뉴스 김유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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