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러시아 스캔들’에 흔들리는 트럼프

입력 2017.02.25 (21:41) 수정 2017.02.2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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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 왔는데요, 한편으로는 반이민 행정명령 등으로 반 트럼프 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기성 언론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러시아 스캔들'인데요.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리포트>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1년 전, 러시아 관영 뉴스 채널인 러시아 투데이가 모스크바에서 주최한 10주년 기념 행사인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옆자리에 최근 '러시아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앉아있습니다.

당시 공직에서 퇴임한 플린과 푸틴의 관계에 대해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러시아 커넥션 논란에 휘말렸던 플린은 결국 러시아와의 접촉 사실을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한 것이 드러나 취임 3주 만에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인터뷰> 숀 스파이서(백악관 대변인/2월 14일) : "대통령과 플린 장군 간의 신뢰 수준이 (플린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손상됐습니다."

트럼프는 플린 퇴임 일주일 만에 허버트 맥마스터 현역 육군 중장을 후임에 임명하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도날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맥마스터는 엄청난 재능과 경험을 갖춘 인물입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 추가 의혹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캠프 관계자 등이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선거캠프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 캠프 외교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

트럼프의 오랜 친구인 로저 스톤 등 트럼프 핵심 측근들도 러시아와 접촉한 혐의로 연방수사국, FBI의 감시 대상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특히 플린에 대한 러시아 내통설을 미 의회와 FBI가 조사중인 와중에도 트럼프의 최측근인 변호사 마이클 코헨이 러시아 제재 해제 내용이 담긴 서류를 들고 플린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의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12개 정부기관과 개인, 단체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기록이나 정보를 보존할 것을 지시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습니다.

미 의회의 본격적인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초당적 조사위원회 구성을,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플린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접촉했는지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90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고 보도하며 공세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커넥션'을 전면 부인하고 정면대응에 나섰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16일 백악관 기자회견) : "러시아 커넥션 보도는 계략입니다. 저는 러시아와 아무 관련도 없어요. 수년 동안 러시아에 전화한 적도 없어요."

아침 일찍 1시간 동안 6건의 트윗을 쏟아냈습니다.

"가짜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NBC, CNN 등은 나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적"이라며 주류 언론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러시아 관련 의혹이 왜 끊이질 않을까요?

다시 키신저로 돌아갑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정책의 뿌리는 키신저이고, 키신저는 현재 러시아-중국-이란-북한으로 이어지는 동맹축을 균열시키고 미국의 패권을 재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통해 이들 국가의 굳건한 동맹축을 깨려는 것입니다.

독일 유력 일간지 빌트는 지난해 12월 26일, '키신저 신냉전 막는다'라는 기사에서 키신저가 미국과 러시아의 화해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국제질서 안정이라는 큰 틀의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예언서인 것입니다.

친러 외교를 표방하는 키신저,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난해 초까지 키신저와 함께 캘리포니아에 있는 의료기술업체 '테라노스'에서 이사를 지냈습니다.

액슨모빌 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액슨모빌은 석유재벌인 록펠러 가문이 쌓은 부의 원천인데, 키신저는 록펠러 가문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누구보다 가깝습니다.

친러시아 성향의 틸리슨이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됐을 때 키신저는 "러시아와 지나치게 친밀하다는 것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는 비난"이라며 직접 틸러슨을 감싸기도 했습니다.

비공식 외교자문으로서 키신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깊은 트럼프 행정부와 러시아와의 관계, 러시아를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완성하려는 트럼프의 실용주의식 외교·안보정책, 행정부와 의회, 여론의 반발을 극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브리핑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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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핫 이슈] ‘러시아 스캔들’에 흔들리는 트럼프
    • 입력 2017-02-25 21:46:46
    • 수정2017-02-25 22:24:56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멘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 왔는데요, 한편으로는 반이민 행정명령 등으로 반 트럼프 시위가 잇따르고 있고 기성 언론과 크고 작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트럼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러시아 스캔들'인데요.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리포트>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기 1년 전, 러시아 관영 뉴스 채널인 러시아 투데이가 모스크바에서 주최한 10주년 기념 행사인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 옆자리에 최근 '러시아 스캔들'로 불명예 퇴진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앉아있습니다.

당시 공직에서 퇴임한 플린과 푸틴의 관계에 대해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러시아 커넥션 논란에 휘말렸던 플린은 결국 러시아와의 접촉 사실을 펜스 부통령에게 거짓 보고한 것이 드러나 취임 3주 만에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인터뷰> 숀 스파이서(백악관 대변인/2월 14일) : "대통령과 플린 장군 간의 신뢰 수준이 (플린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로 손상됐습니다."

트럼프는 플린 퇴임 일주일 만에 허버트 맥마스터 현역 육군 중장을 후임에 임명하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도날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맥마스터는 엄청난 재능과 경험을 갖춘 인물입니다."

그러나 미국 언론들, 추가 의혹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CNN 등은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 캠프 관계자 등이 러시아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선거캠프본부장을 맡았던 폴 매너포트, 캠프 외교고문이었던 카터 페이지.

트럼프의 오랜 친구인 로저 스톤 등 트럼프 핵심 측근들도 러시아와 접촉한 혐의로 연방수사국, FBI의 감시 대상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습니다.

특히 플린에 대한 러시아 내통설을 미 의회와 FBI가 조사중인 와중에도 트럼프의 최측근인 변호사 마이클 코헨이 러시아 제재 해제 내용이 담긴 서류를 들고 플린 사무실을 방문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의회의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12개 정부기관과 개인, 단체에 지난 대선 과정에서 러시아가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기록이나 정보를 보존할 것을 지시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습니다.

미 의회의 본격적인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초당적 조사위원회 구성을,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플린이 누구의 지시를 받고 접촉했는지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90만 명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서명했다고 보도하며 공세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커넥션'을 전면 부인하고 정면대응에 나섰습니다.

<녹취>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2월 16일 백악관 기자회견) : "러시아 커넥션 보도는 계략입니다. 저는 러시아와 아무 관련도 없어요. 수년 동안 러시아에 전화한 적도 없어요."

아침 일찍 1시간 동안 6건의 트윗을 쏟아냈습니다.

"가짜 언론인 뉴욕타임스와 NBC, CNN 등은 나의 적이 아니라 미국인의 적"이라며 주류 언론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러시아 관련 의혹이 왜 끊이질 않을까요?

다시 키신저로 돌아갑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정책의 뿌리는 키신저이고, 키신저는 현재 러시아-중국-이란-북한으로 이어지는 동맹축을 균열시키고 미국의 패권을 재현하려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통해 이들 국가의 굳건한 동맹축을 깨려는 것입니다.

독일 유력 일간지 빌트는 지난해 12월 26일, '키신저 신냉전 막는다'라는 기사에서 키신저가 미국과 러시아의 화해를 추진하고 이를 통해 국제질서 안정이라는 큰 틀의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예언서인 것입니다.

친러 외교를 표방하는 키신저,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지난해 초까지 키신저와 함께 캘리포니아에 있는 의료기술업체 '테라노스'에서 이사를 지냈습니다.

액슨모빌 CEO를 지낸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액슨모빌은 석유재벌인 록펠러 가문이 쌓은 부의 원천인데, 키신저는 록펠러 가문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고 누구보다 가깝습니다.

친러시아 성향의 틸리슨이 임명 과정에서 논란이 됐을 때 키신저는 "러시아와 지나치게 친밀하다는 것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없는 비난"이라며 직접 틸러슨을 감싸기도 했습니다.

비공식 외교자문으로서 키신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깊은 트럼프 행정부와 러시아와의 관계, 러시아를 활용해 중국을 견제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완성하려는 트럼프의 실용주의식 외교·안보정책, 행정부와 의회, 여론의 반발을 극복하고 세계 무대에서 꽃을 피울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브리핑룸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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