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온몸으로 불길 막은 소방관…필사의 구조 작전

입력 2017.03.14 (08:33) 수정 2017.03.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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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토요일, 평온한 주말 밤을 보내고 있었을 한 가정집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큰불이 났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불길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걱정될 수 밖에 없는 다급한 상황이었는데요.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소방관들이 주저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낸 소방대원 덕분에 일가족이 무사히 빠져나왔는데요.

소방관이 된 지 두 달 밖에 안된 새내기 대원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긴박했던 화재 현장을 한 번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토요일 밤, 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

4층짜리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A(음성변조) : "뭐 불이 막 (나고) 연기가 사방으로 나오고 불바다가 됐지."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비명소리도 들리고 나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도 나고요. 탈출 하신 분이 일부분 있었고 탈출 못 하신 분이 4층에 있었거든요. 아기가 막 “살려주세요. 불 꺼주세요.” 외치고 있었거든요."

이 건물 3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는데요.

302호에 거주하던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아들 2명이 불길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다급한 상황.

도움을 요청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갔습니다.

<녹취> 동네주민A(음성변조) : "우리 아들이 저기 아기들 저 불에 다 죽는다고 팔팔 뛰더라고."

<녹취> 동네 주민B(음성변조) : "아이가 살려달라고 아저씨 살려달라고 그래서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5분 만에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한 시도 지체할 수 없는 다급한 상황에 소방관 5명이 불길 속으로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건물 4층에 거주하던 70대 남성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소방관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노인분께서 수건으로 코를 막으시고 저희를 기다리고 계시는 거 같더라고요. 구출해서 옥상 쪽으로 대피시킨 다음에 가족들이 있었던 302호로 (갔어요.)"

복도를 가둔 메운 검은 연기를 뚫고 302호로 올라 가자 40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요.

연기와 열기 때문에 구조가 한 시라도 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소방 대원들은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성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아이들은 1차로 저희 대원 두 명이 데리고 나가고 저희가 2차로 엄마, 아빠를 구조하러 들어간 상황이었는데……."

남아 있던 아이 부모를 구조하려던 순간, 불길이 더 맹렬하게 치솟았습니다.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어머니께서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뒤를 확인하니까, 그때 이제 불길이 확 저희한테로 치솟는 걸 확인했었습니다."

불길이 집안을 순식간에 집어 삼키면서 부부는 창가로 다가가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부부가 무사히 탈출하길 바라며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소방관분이 몸으로 불길을 막았어요. 아기 부모님들 보호하신다고 몸을 대자로 펼쳐서 그 불길을 막으시더라고요."

주민이 탈출하는 동안 소방대원이 온 몸으로 불길을 막고 있었던 건데요.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특수복을 입고 있고 장비를 착용했기 때문에 나는 그래도 이 불길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민분한테 불이 옮겨 붙으면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부가 먼저 탈출을 하고 이어 소방대원이 내려왔는데, 탈출 직후 불기둥이 솟아오릅니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면, 더 큰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소방관님이 뛰어내리실 때 몸에 불이 붙은 채로 뛰어내리셨고요. 그 메고 있던 장비에도 불이 붙어서 연기가 엄청 많이 났어요."

떨어질 때 충격으로 부부는 골절상을 입었지만, 구급차에 무사히 먼저 탈출해있던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온몸을 던져 불길을 막은 대원은 올해 1월 소방관이 된 새내기 최길수 대원.

한 숨을 돌리려던 순간, 함께 구조 작업을 했던 17년차 선배 김성수 대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불길이 번질 때 방안에서 또 다른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건데요.

<인터뷰> 김성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불길이 넘어오면서 침대 방에 매트리스에 불이 확 붙더라고요. 창가에 계신 분들은 창가 쪽으로 매달리고, 탈출하기 위해서 매달리고 (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그거밖에 없기 때문에 매트리스를 들어서 불길 있는 쪽으로 밀쳐서 잠깐이지만 (막고) 있었던 거죠."

가족들이 무사히 탈출하고, 김성수 대원은 그제서야 불길을 뚫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성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지상으로 나와 보니까 최길수 대원이 저를 막 찾고 있더라고요. (제가) 현장에서 못 나온 줄 알고 본인도 통증이 있었는데 신음을 내면서 저를 막 찾고 있더라고요."

방화복은 새까맣게 타버렸고, 김성수 대원은 얼굴과 손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최길수 대원은 떨어질 때 충격으로 허리를 다쳐, 다음달 1일 예정이었던 결혼식까지 미뤘습니다.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는데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 보니까 많이 호전된 상태입니다.”

현장을 지켜본 주민들은 불길 속에서 보여준 이들의 헌신에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합니다.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불붙은 채로 뛰어내리는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지금도. 많이 다치셨다는데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고 지금 소방관 처우가 많이 안 좋다는 말이 들리던데 개선하는데 조금 더 힘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숨을 걸고 구조에 뛰어든 소방관들 덕분에 한 가족은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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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온몸으로 불길 막은 소방관…필사의 구조 작전
    • 입력 2017-03-14 08:38:28
    • 수정2017-03-14 09: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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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지난 토요일, 평온한 주말 밤을 보내고 있었을 한 가정집에 원인을 알 수 없는 큰불이 났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불길의 기세가 만만치 않습니다.

순식간에 불길이 번지면서 인명 피해가 걱정될 수 밖에 없는 다급한 상황이었는데요.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을 때 소방관들이 주저 없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온몸으로 불길을 막아낸 소방대원 덕분에 일가족이 무사히 빠져나왔는데요.

소방관이 된 지 두 달 밖에 안된 새내기 대원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긴박했던 화재 현장을 한 번 따라가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토요일 밤, 서울의 한 다가구 주택 밀집 지역.

4층짜리 주택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구조를 기다리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녹취> 동네 주민A(음성변조) : "뭐 불이 막 (나고) 연기가 사방으로 나오고 불바다가 됐지."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비명소리도 들리고 나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도 나고요. 탈출 하신 분이 일부분 있었고 탈출 못 하신 분이 4층에 있었거든요. 아기가 막 “살려주세요. 불 꺼주세요.” 외치고 있었거든요."

이 건물 3층에서 시작된 불길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졌는데요.

302호에 거주하던 40대 부부와 초등학생 아들 2명이 불길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한 다급한 상황.

도움을 요청하는 가족들의 모습에 주민들의 속은 타들어갔습니다.

<녹취> 동네주민A(음성변조) : "우리 아들이 저기 아기들 저 불에 다 죽는다고 팔팔 뛰더라고."

<녹취> 동네 주민B(음성변조) : "아이가 살려달라고 아저씨 살려달라고 그래서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화재 신고가 접수된 지 5분 만에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는데요.

한 시도 지체할 수 없는 다급한 상황에 소방관 5명이 불길 속으로 먼저 뛰어들었습니다.

건물 4층에 거주하던 70대 남성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소방관들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노인분께서 수건으로 코를 막으시고 저희를 기다리고 계시는 거 같더라고요. 구출해서 옥상 쪽으로 대피시킨 다음에 가족들이 있었던 302호로 (갔어요.)"

복도를 가둔 메운 검은 연기를 뚫고 302호로 올라 가자 40대 부부가 아이들과 함께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데요.

연기와 열기 때문에 구조가 한 시라도 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소방 대원들은 먼저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성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아이들은 1차로 저희 대원 두 명이 데리고 나가고 저희가 2차로 엄마, 아빠를 구조하러 들어간 상황이었는데……."

남아 있던 아이 부모를 구조하려던 순간, 불길이 더 맹렬하게 치솟았습니다.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어머니께서 소리를 지르시더라고요. 뒤를 확인하니까, 그때 이제 불길이 확 저희한테로 치솟는 걸 확인했었습니다."

불길이 집안을 순식간에 집어 삼키면서 부부는 창가로 다가가 탈출을 시도했는데요.

부부가 무사히 탈출하길 바라며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들은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소방관분이 몸으로 불길을 막았어요. 아기 부모님들 보호하신다고 몸을 대자로 펼쳐서 그 불길을 막으시더라고요."

주민이 탈출하는 동안 소방대원이 온 몸으로 불길을 막고 있었던 건데요.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특수복을 입고 있고 장비를 착용했기 때문에 나는 그래도 이 불길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시민분한테 불이 옮겨 붙으면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부부가 먼저 탈출을 하고 이어 소방대원이 내려왔는데, 탈출 직후 불기둥이 솟아오릅니다.

조금이라도 지체했다면, 더 큰 위험에 놓일 수밖에 없었는데요.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소방관님이 뛰어내리실 때 몸에 불이 붙은 채로 뛰어내리셨고요. 그 메고 있던 장비에도 불이 붙어서 연기가 엄청 많이 났어요."

떨어질 때 충격으로 부부는 골절상을 입었지만, 구급차에 무사히 먼저 탈출해있던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온몸을 던져 불길을 막은 대원은 올해 1월 소방관이 된 새내기 최길수 대원.

한 숨을 돌리려던 순간, 함께 구조 작업을 했던 17년차 선배 김성수 대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불길이 번질 때 방안에서 또 다른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건데요.

<인터뷰> 김성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불길이 넘어오면서 침대 방에 매트리스에 불이 확 붙더라고요. 창가에 계신 분들은 창가 쪽으로 매달리고, 탈출하기 위해서 매달리고 (있어서)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그거밖에 없기 때문에 매트리스를 들어서 불길 있는 쪽으로 밀쳐서 잠깐이지만 (막고) 있었던 거죠."

가족들이 무사히 탈출하고, 김성수 대원은 그제서야 불길을 뚫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성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지상으로 나와 보니까 최길수 대원이 저를 막 찾고 있더라고요. (제가) 현장에서 못 나온 줄 알고 본인도 통증이 있었는데 신음을 내면서 저를 막 찾고 있더라고요."

방화복은 새까맣게 타버렸고, 김성수 대원은 얼굴과 손에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최길수 대원은 떨어질 때 충격으로 허리를 다쳐, 다음달 1일 예정이었던 결혼식까지 미뤘습니다.

<인터뷰> 최길수(용산소방서 구조대원) : “통증이 너무 심해서 잠을 못 이룰 정도였는데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 보니까 많이 호전된 상태입니다.”

현장을 지켜본 주민들은 불길 속에서 보여준 이들의 헌신에 가슴이 뭉클해졌다고 합니다.

<녹취> 한정우(동네 주민) : "불붙은 채로 뛰어내리는 그 모습이 잊히지 않아요, 지금도. 많이 다치셨다는데 빨리 쾌차하셨으면 좋겠고 지금 소방관 처우가 많이 안 좋다는 말이 들리던데 개선하는데 조금 더 힘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목숨을 걸고 구조에 뛰어든 소방관들 덕분에 한 가족은 다시 웃음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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