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아픔 딛고 교훈 새겨야

입력 2017.03.24 (07:43) 수정 2017.03.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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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침몰한 지 3년 만에 마침내 본격적인 세월호 인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양작업은 시험인양과 본인양 그리고 이동의 3단계로 나뉩니다.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미터 들어 올리는 시험인양을 거쳐 지금은 본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인양은 세월호를 수면 위 13미터까지 들어 올려 바지선에 묶는 고박작업과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본인양이 끝나면 이동 단계로 날씨의 제약을 덜 받지만 13일 이상 선체를 안전하게 이동하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되돌아보면 세월호 사고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후진국형 사고였습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사고 직후 승객을 우선 대피시키는 기본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고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것이 가장 참담합니다. 이 때문에 생존자를 구조할 기회인 골든 타임이 그냥 허비됐습니다. 인명구조부터 했어야 할 해경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상부에 보고하는 일과 관할권을 떠 넘기는 일에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이런 대형사고에 관한 시나리오나 대책이 없었던 정부는 컨트롤 타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허둥댔습니다. 사고에 1차 책임을 가진 선박회사는 돈벌이에 급급해 선체를 불법 개조했고 과적 운항을 일삼았으며 일선 행정기관은 이를 감독하지 않고 눈 감았습니다. 속보 경쟁에 치우쳐 사실 확인도 없이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 사태를 더 혼란스럽게 한 언론 역시 반성해야 합니다.

사고 후 정부는 해경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정부조직 개편과 대형재난 시설의 감독 강화, 재난구호 시스템 개선 등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번 인양을 계기로 학생들과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사회를 향한 우리의 준비는 어디까지 왔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입니다. 안전은 미리 신경 써 대비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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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아픔 딛고 교훈 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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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3-24 08: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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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성 해설위원]

침몰한 지 3년 만에 마침내 본격적인 세월호 인양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양작업은 시험인양과 본인양 그리고 이동의 3단계로 나뉩니다.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미터 들어 올리는 시험인양을 거쳐 지금은 본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본인양은 세월호를 수면 위 13미터까지 들어 올려 바지선에 묶는 고박작업과 반잠수식 선박에 선적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본인양이 끝나면 이동 단계로 날씨의 제약을 덜 받지만 13일 이상 선체를 안전하게 이동하는 작업이 이어집니다. 되돌아보면 세월호 사고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후진국형 사고였습니다. 수학여행을 가던 안산 단원고 학생을 비롯해 탑승객 476명 중 295명이 사망했고 9명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사고 직후 승객을 우선 대피시키는 기본 안전수칙도 지키지 않고 승객을 버리고 도주한 것이 가장 참담합니다. 이 때문에 생존자를 구조할 기회인 골든 타임이 그냥 허비됐습니다. 인명구조부터 했어야 할 해경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상부에 보고하는 일과 관할권을 떠 넘기는 일에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이런 대형사고에 관한 시나리오나 대책이 없었던 정부는 컨트롤 타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허둥댔습니다. 사고에 1차 책임을 가진 선박회사는 돈벌이에 급급해 선체를 불법 개조했고 과적 운항을 일삼았으며 일선 행정기관은 이를 감독하지 않고 눈 감았습니다. 속보 경쟁에 치우쳐 사실 확인도 없이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내 사태를 더 혼란스럽게 한 언론 역시 반성해야 합니다.

사고 후 정부는 해경을 해체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하는 등 정부조직 개편과 대형재난 시설의 감독 강화, 재난구호 시스템 개선 등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이번 인양을 계기로 학생들과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안전사회를 향한 우리의 준비는 어디까지 왔는지 되돌아봐야 합니다.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무입니다. 안전은 미리 신경 써 대비할 때 비로소 얻을 수 있습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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