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마음을 잇고 편견을 허문다…탈북민 SNS ‘우리온’
입력 2017.03.25 (08:19)
수정 2017.03.25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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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흔히 SNS 라고 하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일,요즘엔 어르신들도 많이들 하고 계시죠?
네. 특히 정착을 위해서 정보와 도움이 절실한 탈북민들에게 큰 힘이 되는 SNS가 있다는데요... 회원이 벌써 5천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이제는 정보는 물론이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면서, 남북 청년들의 편견을 허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네.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게 목표라는 이들을 홍은지 리포터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작은 떡 공방.
<녹취> “반죽을 많이 해 주셔야 이 떡이 더 맛있어요. 쫄깃쫄깃하고...”
2, 30대 여성 일곱 명이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조물조물 떡 반죽을 합니다.
백련초와 단호박, 고구마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 고운 반죽 위에 팥 앙금을 올린 ‘색동 바람떡’이 완성됩니다.
<녹취> “아 귀여워 ~ ”
직접 만든 예쁜 떡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수강생들.
이들은 모두 북에 고향을 둔 탈북민들입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천연 재료니까 애들한테... 또 사서 먹이는 거보다 집에서 해서 먹이면 추억도 쌓고... 금액이 부담돼 가지고 못 배우고 있었거든요.”
요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인 떡 공예.
하지만 수강료가 만만치 않다는데요.
이번 수업은 같은 탈북민인 유다빈 씨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습니다.
떡 공예를 가르쳐주는 것 뿐만 아니라 고향 사람들에게 정을 나누는 기회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다빈(떡 공방 운영/탈북민) : “금액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셔서... 제가 좋은 일을 좀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이거 배워주게 된 거예요.”
다빈 씨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먼 길 마다 않고 찾아 온 수강생들은 고향 얘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예쁜 떡도 만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윤옥별(주부/탈북민) : “임신 중이어서 외부 활동을 아예 안하다 보니까 집에만 있어서 되게 좀 우울하고 그랬는데 와서 고향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하니까 너무 좋고, 또 예쁜 떡 만들어서 너무 좋고...”
고향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취미 활동을 하게 된 탈북민들.
그런데 이 수업을 어떻게 듣게 되었을까 궁금하시죠?
탈북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모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강생들은 한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재능기부 수업을 알게 됐다는데요.
평소에도 이 곳을 통해 탈북민을 위한 정보들을 자주 받아본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회원가입을 한 후 좋은 정보들을 많이 받았죠. 정말로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요. 취업정보라든가 교육 정보라든가 또 무료 나눔도 또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누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까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 탈북청년 박대현, 박수향 씨와 남한 청년 유진범 씨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2년 전, 탈북민을 위한 정보 커뮤니티 ‘우리온’을 가장 먼저 구상한 건 박대현 씨였는데요.
<인터뷰> 박대현(‘우리온’ 대표/탈북민) : “저는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게 되는데 주변에 있는 (탈북민) 친구들은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해서 친구들끼리 그냥 한번 만들게 됐는데 갑자기 회원 수가 뭐 2천 명이 넘고... ”
대현 씨의 아이디어에 여자 친구 수향 씨가 힘을 보탰고, 탈북민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2016년도만 702건을 올렸어요, 정보를. 예를 들면 저희가 취업 정보, 의료 지원, 주택 공지 이렇게 다 건수 별로 있는데...”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1년 만에 우리온의 소식을 구독하는 회원이 5천 명이 넘었습니다.
회원 수가 늘면서 떡 공예 수업처럼 자발적인 재능기부와 무료 나눔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녹취> “우와~ 이거도 새 거다!”
의류, 유아용품, 반찬에 이르기 까지, 그 종류도 다양한데요.
나눔에 얽힌 사연들을 접할 때면 코끝이 찡해지는 일도 많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북에 아들을 둔 분이) 엄마의 마음으로 반찬을 만들어주고 싶다 해서 다섯 명에게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반찬을, 진짜 원하는 먹고 싶다는 반찬... 설을 맞으면서 (반찬 받은 청년이) 손 편지를 보내왔는데 마지막에 어머니라고 부르고 마지막에 ‘어머니의 아들 누구가’ 이렇게 보내온 걸 읽는데, 저도 울컥하는 거예요.”
얼마 전부터는 진로와 법률, 대인관계 등 10개 분야에 대해 ‘멘토링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홀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탈북민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 외국인 유학생도 멘토로 나섰는데요.
<인터뷰> 마리야(러시아 유학생) : “외국인으로서 뭔가 세계에 대해서 좀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뭐 그런 마음으로 이제 (멘토로서) 신청하고... 도와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현재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건 법률 상담 서비스, 일주일에 한 두 건 씩 꾸준히 상담 요청이 올라옵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우리가 그냥 일상적으로 겪는 교통사고 문제 아니면 직장 안에서의 뭐 차별 문제라든지 부당한 해고라든지... 그분들한테는 이제 대한민국 법률도 낯설고 또 (법적 대응)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적응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탈북민들만이 겪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할 때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중국에 아직 남아 있는 자녀들이나 아니면 형제들을 어떻게 데리고 와야 되는지 그런 질문들이 많으세요. 사람들이 다 다르게 얘기를 해주니까 과연 어떤 게 맞는 거냐고...”
온라인 회원 수를 만 명 이상으로 늘려 더 많은 탈북민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목표라는 남북한 젊은이들.
이들에게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다음 달 초에 있을 토크 콘서트 준비를 하느라 바쁜 운영진.
우리온은 그동안 ‘토크 콘서트, ‘교류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들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요.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정보 제공은 물론 남북한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탈북민, 탈북자라고 하면 뭔가 약간 못 배우고 뭔가 이런 인식들이 있어요. (편견이) 남아 있는데, 좀 우리온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개선하고... ”
<인터뷰> 유진범(우리온’ 사무국장) : “남한에 가면 우리온이 있어서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될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성공한 삶이 아닐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다 이제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며 통일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남북한 청년들.
통일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그들의 다부진 포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흔히 SNS 라고 하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일,요즘엔 어르신들도 많이들 하고 계시죠?
네. 특히 정착을 위해서 정보와 도움이 절실한 탈북민들에게 큰 힘이 되는 SNS가 있다는데요... 회원이 벌써 5천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이제는 정보는 물론이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면서, 남북 청년들의 편견을 허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네.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게 목표라는 이들을 홍은지 리포터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작은 떡 공방.
<녹취> “반죽을 많이 해 주셔야 이 떡이 더 맛있어요. 쫄깃쫄깃하고...”
2, 30대 여성 일곱 명이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조물조물 떡 반죽을 합니다.
백련초와 단호박, 고구마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 고운 반죽 위에 팥 앙금을 올린 ‘색동 바람떡’이 완성됩니다.
<녹취> “아 귀여워 ~ ”
직접 만든 예쁜 떡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수강생들.
이들은 모두 북에 고향을 둔 탈북민들입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천연 재료니까 애들한테... 또 사서 먹이는 거보다 집에서 해서 먹이면 추억도 쌓고... 금액이 부담돼 가지고 못 배우고 있었거든요.”
요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인 떡 공예.
하지만 수강료가 만만치 않다는데요.
이번 수업은 같은 탈북민인 유다빈 씨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습니다.
떡 공예를 가르쳐주는 것 뿐만 아니라 고향 사람들에게 정을 나누는 기회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다빈(떡 공방 운영/탈북민) : “금액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셔서... 제가 좋은 일을 좀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이거 배워주게 된 거예요.”
다빈 씨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먼 길 마다 않고 찾아 온 수강생들은 고향 얘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예쁜 떡도 만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윤옥별(주부/탈북민) : “임신 중이어서 외부 활동을 아예 안하다 보니까 집에만 있어서 되게 좀 우울하고 그랬는데 와서 고향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하니까 너무 좋고, 또 예쁜 떡 만들어서 너무 좋고...”
고향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취미 활동을 하게 된 탈북민들.
그런데 이 수업을 어떻게 듣게 되었을까 궁금하시죠?
탈북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모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강생들은 한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재능기부 수업을 알게 됐다는데요.
평소에도 이 곳을 통해 탈북민을 위한 정보들을 자주 받아본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회원가입을 한 후 좋은 정보들을 많이 받았죠. 정말로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요. 취업정보라든가 교육 정보라든가 또 무료 나눔도 또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누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까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 탈북청년 박대현, 박수향 씨와 남한 청년 유진범 씨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2년 전, 탈북민을 위한 정보 커뮤니티 ‘우리온’을 가장 먼저 구상한 건 박대현 씨였는데요.
<인터뷰> 박대현(‘우리온’ 대표/탈북민) : “저는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게 되는데 주변에 있는 (탈북민) 친구들은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해서 친구들끼리 그냥 한번 만들게 됐는데 갑자기 회원 수가 뭐 2천 명이 넘고... ”
대현 씨의 아이디어에 여자 친구 수향 씨가 힘을 보탰고, 탈북민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2016년도만 702건을 올렸어요, 정보를. 예를 들면 저희가 취업 정보, 의료 지원, 주택 공지 이렇게 다 건수 별로 있는데...”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1년 만에 우리온의 소식을 구독하는 회원이 5천 명이 넘었습니다.
회원 수가 늘면서 떡 공예 수업처럼 자발적인 재능기부와 무료 나눔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녹취> “우와~ 이거도 새 거다!”
의류, 유아용품, 반찬에 이르기 까지, 그 종류도 다양한데요.
나눔에 얽힌 사연들을 접할 때면 코끝이 찡해지는 일도 많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북에 아들을 둔 분이) 엄마의 마음으로 반찬을 만들어주고 싶다 해서 다섯 명에게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반찬을, 진짜 원하는 먹고 싶다는 반찬... 설을 맞으면서 (반찬 받은 청년이) 손 편지를 보내왔는데 마지막에 어머니라고 부르고 마지막에 ‘어머니의 아들 누구가’ 이렇게 보내온 걸 읽는데, 저도 울컥하는 거예요.”
얼마 전부터는 진로와 법률, 대인관계 등 10개 분야에 대해 ‘멘토링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홀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탈북민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 외국인 유학생도 멘토로 나섰는데요.
<인터뷰> 마리야(러시아 유학생) : “외국인으로서 뭔가 세계에 대해서 좀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뭐 그런 마음으로 이제 (멘토로서) 신청하고... 도와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현재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건 법률 상담 서비스, 일주일에 한 두 건 씩 꾸준히 상담 요청이 올라옵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우리가 그냥 일상적으로 겪는 교통사고 문제 아니면 직장 안에서의 뭐 차별 문제라든지 부당한 해고라든지... 그분들한테는 이제 대한민국 법률도 낯설고 또 (법적 대응)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적응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탈북민들만이 겪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할 때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중국에 아직 남아 있는 자녀들이나 아니면 형제들을 어떻게 데리고 와야 되는지 그런 질문들이 많으세요. 사람들이 다 다르게 얘기를 해주니까 과연 어떤 게 맞는 거냐고...”
온라인 회원 수를 만 명 이상으로 늘려 더 많은 탈북민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목표라는 남북한 젊은이들.
이들에게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다음 달 초에 있을 토크 콘서트 준비를 하느라 바쁜 운영진.
우리온은 그동안 ‘토크 콘서트, ‘교류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들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요.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정보 제공은 물론 남북한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탈북민, 탈북자라고 하면 뭔가 약간 못 배우고 뭔가 이런 인식들이 있어요. (편견이) 남아 있는데, 좀 우리온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개선하고... ”
<인터뷰> 유진범(우리온’ 사무국장) : “남한에 가면 우리온이 있어서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될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성공한 삶이 아닐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다 이제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며 통일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남북한 청년들.
통일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그들의 다부진 포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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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17-03-25 08:21:44
- 수정2017-03-25 08:36:27
<앵커 멘트>
흔히 SNS 라고 하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일,요즘엔 어르신들도 많이들 하고 계시죠?
네. 특히 정착을 위해서 정보와 도움이 절실한 탈북민들에게 큰 힘이 되는 SNS가 있다는데요... 회원이 벌써 5천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이제는 정보는 물론이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면서, 남북 청년들의 편견을 허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네.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게 목표라는 이들을 홍은지 리포터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작은 떡 공방.
<녹취> “반죽을 많이 해 주셔야 이 떡이 더 맛있어요. 쫄깃쫄깃하고...”
2, 30대 여성 일곱 명이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조물조물 떡 반죽을 합니다.
백련초와 단호박, 고구마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 고운 반죽 위에 팥 앙금을 올린 ‘색동 바람떡’이 완성됩니다.
<녹취> “아 귀여워 ~ ”
직접 만든 예쁜 떡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수강생들.
이들은 모두 북에 고향을 둔 탈북민들입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천연 재료니까 애들한테... 또 사서 먹이는 거보다 집에서 해서 먹이면 추억도 쌓고... 금액이 부담돼 가지고 못 배우고 있었거든요.”
요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인 떡 공예.
하지만 수강료가 만만치 않다는데요.
이번 수업은 같은 탈북민인 유다빈 씨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습니다.
떡 공예를 가르쳐주는 것 뿐만 아니라 고향 사람들에게 정을 나누는 기회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다빈(떡 공방 운영/탈북민) : “금액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셔서... 제가 좋은 일을 좀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이거 배워주게 된 거예요.”
다빈 씨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먼 길 마다 않고 찾아 온 수강생들은 고향 얘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예쁜 떡도 만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윤옥별(주부/탈북민) : “임신 중이어서 외부 활동을 아예 안하다 보니까 집에만 있어서 되게 좀 우울하고 그랬는데 와서 고향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하니까 너무 좋고, 또 예쁜 떡 만들어서 너무 좋고...”
고향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취미 활동을 하게 된 탈북민들.
그런데 이 수업을 어떻게 듣게 되었을까 궁금하시죠?
탈북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모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강생들은 한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재능기부 수업을 알게 됐다는데요.
평소에도 이 곳을 통해 탈북민을 위한 정보들을 자주 받아본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회원가입을 한 후 좋은 정보들을 많이 받았죠. 정말로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요. 취업정보라든가 교육 정보라든가 또 무료 나눔도 또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누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까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 탈북청년 박대현, 박수향 씨와 남한 청년 유진범 씨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2년 전, 탈북민을 위한 정보 커뮤니티 ‘우리온’을 가장 먼저 구상한 건 박대현 씨였는데요.
<인터뷰> 박대현(‘우리온’ 대표/탈북민) : “저는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게 되는데 주변에 있는 (탈북민) 친구들은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해서 친구들끼리 그냥 한번 만들게 됐는데 갑자기 회원 수가 뭐 2천 명이 넘고... ”
대현 씨의 아이디어에 여자 친구 수향 씨가 힘을 보탰고, 탈북민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2016년도만 702건을 올렸어요, 정보를. 예를 들면 저희가 취업 정보, 의료 지원, 주택 공지 이렇게 다 건수 별로 있는데...”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1년 만에 우리온의 소식을 구독하는 회원이 5천 명이 넘었습니다.
회원 수가 늘면서 떡 공예 수업처럼 자발적인 재능기부와 무료 나눔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녹취> “우와~ 이거도 새 거다!”
의류, 유아용품, 반찬에 이르기 까지, 그 종류도 다양한데요.
나눔에 얽힌 사연들을 접할 때면 코끝이 찡해지는 일도 많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북에 아들을 둔 분이) 엄마의 마음으로 반찬을 만들어주고 싶다 해서 다섯 명에게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반찬을, 진짜 원하는 먹고 싶다는 반찬... 설을 맞으면서 (반찬 받은 청년이) 손 편지를 보내왔는데 마지막에 어머니라고 부르고 마지막에 ‘어머니의 아들 누구가’ 이렇게 보내온 걸 읽는데, 저도 울컥하는 거예요.”
얼마 전부터는 진로와 법률, 대인관계 등 10개 분야에 대해 ‘멘토링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홀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탈북민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 외국인 유학생도 멘토로 나섰는데요.
<인터뷰> 마리야(러시아 유학생) : “외국인으로서 뭔가 세계에 대해서 좀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뭐 그런 마음으로 이제 (멘토로서) 신청하고... 도와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현재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건 법률 상담 서비스, 일주일에 한 두 건 씩 꾸준히 상담 요청이 올라옵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우리가 그냥 일상적으로 겪는 교통사고 문제 아니면 직장 안에서의 뭐 차별 문제라든지 부당한 해고라든지... 그분들한테는 이제 대한민국 법률도 낯설고 또 (법적 대응)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적응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탈북민들만이 겪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할 때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중국에 아직 남아 있는 자녀들이나 아니면 형제들을 어떻게 데리고 와야 되는지 그런 질문들이 많으세요. 사람들이 다 다르게 얘기를 해주니까 과연 어떤 게 맞는 거냐고...”
온라인 회원 수를 만 명 이상으로 늘려 더 많은 탈북민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목표라는 남북한 젊은이들.
이들에게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다음 달 초에 있을 토크 콘서트 준비를 하느라 바쁜 운영진.
우리온은 그동안 ‘토크 콘서트, ‘교류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들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요.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정보 제공은 물론 남북한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탈북민, 탈북자라고 하면 뭔가 약간 못 배우고 뭔가 이런 인식들이 있어요. (편견이) 남아 있는데, 좀 우리온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개선하고... ”
<인터뷰> 유진범(우리온’ 사무국장) : “남한에 가면 우리온이 있어서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될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성공한 삶이 아닐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다 이제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며 통일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남북한 청년들.
통일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그들의 다부진 포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흔히 SNS 라고 하죠, 사회관계망 서비스를 통해서 필요한 정보를 주고받는 일,요즘엔 어르신들도 많이들 하고 계시죠?
네. 특히 정착을 위해서 정보와 도움이 절실한 탈북민들에게 큰 힘이 되는 SNS가 있다는데요... 회원이 벌써 5천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렇군요. 이제는 정보는 물론이고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면서, 남북 청년들의 편견을 허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네.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되는 게 목표라는 이들을 홍은지 리포터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작은 떡 공방.
<녹취> “반죽을 많이 해 주셔야 이 떡이 더 맛있어요. 쫄깃쫄깃하고...”
2, 30대 여성 일곱 명이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조물조물 떡 반죽을 합니다.
백련초와 단호박, 고구마 등 천연재료로 색을 낸 고운 반죽 위에 팥 앙금을 올린 ‘색동 바람떡’이 완성됩니다.
<녹취> “아 귀여워 ~ ”
직접 만든 예쁜 떡을 보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수강생들.
이들은 모두 북에 고향을 둔 탈북민들입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천연 재료니까 애들한테... 또 사서 먹이는 거보다 집에서 해서 먹이면 추억도 쌓고... 금액이 부담돼 가지고 못 배우고 있었거든요.”
요즘 젊은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인 떡 공예.
하지만 수강료가 만만치 않다는데요.
이번 수업은 같은 탈북민인 유다빈 씨의 재능기부로 이뤄졌습니다.
떡 공예를 가르쳐주는 것 뿐만 아니라 고향 사람들에게 정을 나누는 기회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인터뷰> 유다빈(떡 공방 운영/탈북민) : “금액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러워하셔서... 제가 좋은 일을 좀 해야 되겠다 생각을 하고 이거 배워주게 된 거예요.”
다빈 씨의 따뜻한 마음 덕분에 먼 길 마다 않고 찾아 온 수강생들은 고향 얘기,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예쁜 떡도 만들게 됐습니다.
<인터뷰> 윤옥별(주부/탈북민) : “임신 중이어서 외부 활동을 아예 안하다 보니까 집에만 있어서 되게 좀 우울하고 그랬는데 와서 고향 사람들하고 얘기도 하고 하니까 너무 좋고, 또 예쁜 떡 만들어서 너무 좋고...”
고향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취미 활동을 하게 된 탈북민들.
그런데 이 수업을 어떻게 듣게 되었을까 궁금하시죠?
탈북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들을 모아 알려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강생들은 한 SNS, 즉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재능기부 수업을 알게 됐다는데요.
평소에도 이 곳을 통해 탈북민을 위한 정보들을 자주 받아본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은혜(주부/탈북민) : “회원가입을 한 후 좋은 정보들을 많이 받았죠. 정말로 유용한 정보들이 많아요. 취업정보라든가 교육 정보라든가 또 무료 나눔도 또 하고 있거든요.”
그렇다면 누가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걸까요?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한 사무실, 탈북청년 박대현, 박수향 씨와 남한 청년 유진범 씨 등이 그 주인공입니다.
2년 전, 탈북민을 위한 정보 커뮤니티 ‘우리온’을 가장 먼저 구상한 건 박대현 씨였는데요.
<인터뷰> 박대현(‘우리온’ 대표/탈북민) : “저는 개인적으로 컴퓨터를 통해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게 되는데 주변에 있는 (탈북민) 친구들은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한번 만들어보자라고 해서 친구들끼리 그냥 한번 만들게 됐는데 갑자기 회원 수가 뭐 2천 명이 넘고... ”
대현 씨의 아이디어에 여자 친구 수향 씨가 힘을 보탰고, 탈북민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도록 SNS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2016년도만 702건을 올렸어요, 정보를. 예를 들면 저희가 취업 정보, 의료 지원, 주택 공지 이렇게 다 건수 별로 있는데...”
회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1년 만에 우리온의 소식을 구독하는 회원이 5천 명이 넘었습니다.
회원 수가 늘면서 떡 공예 수업처럼 자발적인 재능기부와 무료 나눔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
<녹취> “우와~ 이거도 새 거다!”
의류, 유아용품, 반찬에 이르기 까지, 그 종류도 다양한데요.
나눔에 얽힌 사연들을 접할 때면 코끝이 찡해지는 일도 많습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북에 아들을 둔 분이) 엄마의 마음으로 반찬을 만들어주고 싶다 해서 다섯 명에게 거의 한 달에 한 번씩 반찬을, 진짜 원하는 먹고 싶다는 반찬... 설을 맞으면서 (반찬 받은 청년이) 손 편지를 보내왔는데 마지막에 어머니라고 부르고 마지막에 ‘어머니의 아들 누구가’ 이렇게 보내온 걸 읽는데, 저도 울컥하는 거예요.”
얼마 전부터는 진로와 법률, 대인관계 등 10개 분야에 대해 ‘멘토링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홀로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탈북민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 외국인 유학생도 멘토로 나섰는데요.
<인터뷰> 마리야(러시아 유학생) : “외국인으로서 뭔가 세계에 대해서 좀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뭐 그런 마음으로 이제 (멘토로서) 신청하고... 도와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현재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건 법률 상담 서비스, 일주일에 한 두 건 씩 꾸준히 상담 요청이 올라옵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우리가 그냥 일상적으로 겪는 교통사고 문제 아니면 직장 안에서의 뭐 차별 문제라든지 부당한 해고라든지... 그분들한테는 이제 대한민국 법률도 낯설고 또 (법적 대응) 과정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도 적응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탈북민들만이 겪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접할 때면 가슴이 먹먹해 집니다.
<인터뷰> 김명철(변호사) : “중국에 아직 남아 있는 자녀들이나 아니면 형제들을 어떻게 데리고 와야 되는지 그런 질문들이 많으세요. 사람들이 다 다르게 얘기를 해주니까 과연 어떤 게 맞는 거냐고...”
온라인 회원 수를 만 명 이상으로 늘려 더 많은 탈북민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게 목표라는 남북한 젊은이들.
이들에게는 특별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남북한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무는 것입니다.
다음 달 초에 있을 토크 콘서트 준비를 하느라 바쁜 운영진.
우리온은 그동안 ‘토크 콘서트, ‘교류 파티’ 등 오프라인 행사들도 꾸준히 진행해 왔는데요.
탈북민 정착을 위한 정보 제공은 물론 남북한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박수향(‘우리온’ 관리자/탈북민) : “탈북민, 탈북자라고 하면 뭔가 약간 못 배우고 뭔가 이런 인식들이 있어요. (편견이) 남아 있는데, 좀 우리온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개선하고... ”
<인터뷰> 유진범(우리온’ 사무국장) : “남한에 가면 우리온이 있어서 정착하는 데 큰 힘이 될 거야 라는 이야기를 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성공한 삶이 아닐까...”
꼭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다 이제는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며 통일의 꿈을 이어가고 있는 남북한 청년들.
통일의 징검다리가 되겠다는 그들의 다부진 포부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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