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스페셜] 브라질 ‘부패 고기 스캔들’…전 세계가 충격
입력 2017.03.25 (21:46)
수정 2017.03.25 (22: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 바로 브라질인데요, 지금 '부패한 육류 유통' 파문이 일파만팝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고기를 판매해온 업체들이 냄새를 없애려고 화학약품까지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수십 명도 해고됐는데요, 정치권과 연결된 부패 고리도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은 정치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빨간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익히는 브라질 전통 음식 '슈하스코'입니다.
슈하스코는 직접 불에 굽는 직화 구이와 달리 뜨거운 열기로 고기를 익힙니다.
<인터뷰> 칸지도(요리사) : "고기를 맛있게 구우려면 불이 너무 세도 안 되고요. 은근한 불로 구워야 해요. 불꽃이 직접 닿아도 안 됩니다."
슈하스코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의 다양한 부위가 사용됩니다.
고기가 다 익으면 종업원이 꼬챙이째 들고 가서 손님 앞에서 잘라줍니다.
<인터뷰> 비토르(손님) : "고기는 브라질 사람들이 밥처럼 먹는 주식입니다. 점심이나 저녁을 고기 없이 먹을 수는 없죠. 어떤 나쁜 얘기가 나와도 저는 고기를 계속 먹을 겁니다."
고기 없이 살 수 없다는 브라질 사람들, 그런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브라질 경찰은 육가공업체를 기습 단속했습니다.
적발된 업체는 모두 21곳,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업체들은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것은 물론 고기의 상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금지된 화학약품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그릴로(브라질 경찰 조사관) : "업체들은 부패한 고기에서 나오는 나쁜 냄새를 감추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했고, 고기에서는 일부 발암물질도 검출됐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닭고기에 판지를 갈아 넣어 무게를 늘리고,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돼지 머리 등을 사용해 소시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업체들은 검역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며 법망을 피해왔지만, 경찰이 이들의 전화 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제보를 입수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녹취> 육류 가공업체 직원 : "돼지머리를 사용하는 건 사실 불법이에요."
<녹취> 육류 공급업체 직원 : "뭐 2톤만 보내는 것으로 하죠."
파문은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대형 슈퍼마켓의 육류 매장을 점검하며 관련 제품을 수거하고 소비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소비자) : "무서워서 고기를 사지도 못하겠고, 먹는 것도 불안해요. 고기 냄새도 맡아 봤는데 이상한 것 같았어요."
이런 불안감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정육점 직원) : "이번 고기 파문 이후에 판매가 조금 줄었어요. 소비자들이 어떤 회사 제품을 쓰는지 물어봐요."
육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닭고기의 80% 이상이 바로 이런 브라질 닭고기입니다.
브라질 닭은 크기도 크고,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지난해 소고기와 닭고기 수출로 135억 달러, 약 15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수출이 급감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브라질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테메르 대통령은 육류 수입국 대사들을 초청해 슈하스코 고기 요리를 대접하고, 브라질 고기는 안전하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테메르(브라질 대통령) : "(지난 6개월 동안) 육류 수입국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184건인데 그중에 위생문제는 한 두건에 불과했습니다."
브라질 농업부는 이번에 적발된 21개 사업장에서 지난 두 달 동안 34개국에 육류를 수출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유럽연합과 중국, 일본, 칠레 등에는 닭고기가 수출됐고, 홍콩과 네덜란드, 필리핀 등에는 소고기가 들어갔습니다.
해당 국가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콩 소비자 : "정말 걱정됩니다. 제가 먹었던 고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이 때문에 각국은 브라질산 육류에 대한 수입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문제가 된 업체에서 생산된 육류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브라질 육류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중국과 홍콩,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와 칠레는 전면적인 수입 중단 조처를 내렸고 우리나라도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인터뷰> 브라가(대학교수) : "(이번 사건은) 소고기와 닭고기뿐 아니라, 브라질의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습니다."
'부패 고기' 파문은 브라질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들은 주요 정당이 나눠먹기식으로 육류 검역 담당자를 임명해 온 관행이 결국 대형 비리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육가공업체들이 검역 공무원에게 제공한 뇌물이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에서 벌어진 '부패 고기' 유통 파문, 브라질 경제는 물론, 정치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박영관입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 바로 브라질인데요, 지금 '부패한 육류 유통' 파문이 일파만팝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고기를 판매해온 업체들이 냄새를 없애려고 화학약품까지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수십 명도 해고됐는데요, 정치권과 연결된 부패 고리도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은 정치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빨간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익히는 브라질 전통 음식 '슈하스코'입니다.
슈하스코는 직접 불에 굽는 직화 구이와 달리 뜨거운 열기로 고기를 익힙니다.
<인터뷰> 칸지도(요리사) : "고기를 맛있게 구우려면 불이 너무 세도 안 되고요. 은근한 불로 구워야 해요. 불꽃이 직접 닿아도 안 됩니다."
슈하스코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의 다양한 부위가 사용됩니다.
고기가 다 익으면 종업원이 꼬챙이째 들고 가서 손님 앞에서 잘라줍니다.
<인터뷰> 비토르(손님) : "고기는 브라질 사람들이 밥처럼 먹는 주식입니다. 점심이나 저녁을 고기 없이 먹을 수는 없죠. 어떤 나쁜 얘기가 나와도 저는 고기를 계속 먹을 겁니다."
고기 없이 살 수 없다는 브라질 사람들, 그런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브라질 경찰은 육가공업체를 기습 단속했습니다.
적발된 업체는 모두 21곳,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업체들은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것은 물론 고기의 상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금지된 화학약품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그릴로(브라질 경찰 조사관) : "업체들은 부패한 고기에서 나오는 나쁜 냄새를 감추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했고, 고기에서는 일부 발암물질도 검출됐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닭고기에 판지를 갈아 넣어 무게를 늘리고,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돼지 머리 등을 사용해 소시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업체들은 검역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며 법망을 피해왔지만, 경찰이 이들의 전화 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제보를 입수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녹취> 육류 가공업체 직원 : "돼지머리를 사용하는 건 사실 불법이에요."
<녹취> 육류 공급업체 직원 : "뭐 2톤만 보내는 것으로 하죠."
파문은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대형 슈퍼마켓의 육류 매장을 점검하며 관련 제품을 수거하고 소비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소비자) : "무서워서 고기를 사지도 못하겠고, 먹는 것도 불안해요. 고기 냄새도 맡아 봤는데 이상한 것 같았어요."
이런 불안감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정육점 직원) : "이번 고기 파문 이후에 판매가 조금 줄었어요. 소비자들이 어떤 회사 제품을 쓰는지 물어봐요."
육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닭고기의 80% 이상이 바로 이런 브라질 닭고기입니다.
브라질 닭은 크기도 크고,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지난해 소고기와 닭고기 수출로 135억 달러, 약 15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수출이 급감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브라질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테메르 대통령은 육류 수입국 대사들을 초청해 슈하스코 고기 요리를 대접하고, 브라질 고기는 안전하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테메르(브라질 대통령) : "(지난 6개월 동안) 육류 수입국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184건인데 그중에 위생문제는 한 두건에 불과했습니다."
브라질 농업부는 이번에 적발된 21개 사업장에서 지난 두 달 동안 34개국에 육류를 수출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유럽연합과 중국, 일본, 칠레 등에는 닭고기가 수출됐고, 홍콩과 네덜란드, 필리핀 등에는 소고기가 들어갔습니다.
해당 국가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콩 소비자 : "정말 걱정됩니다. 제가 먹었던 고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이 때문에 각국은 브라질산 육류에 대한 수입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문제가 된 업체에서 생산된 육류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브라질 육류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중국과 홍콩,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와 칠레는 전면적인 수입 중단 조처를 내렸고 우리나라도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인터뷰> 브라가(대학교수) : "(이번 사건은) 소고기와 닭고기뿐 아니라, 브라질의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습니다."
'부패 고기' 파문은 브라질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들은 주요 정당이 나눠먹기식으로 육류 검역 담당자를 임명해 온 관행이 결국 대형 비리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육가공업체들이 검역 공무원에게 제공한 뇌물이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에서 벌어진 '부패 고기' 유통 파문, 브라질 경제는 물론, 정치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박영관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 스페셜] 브라질 ‘부패 고기 스캔들’…전 세계가 충격
-
- 입력 2017-03-25 22:14:09
- 수정2017-03-25 22:46:04
<앵커 멘트>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 바로 브라질인데요, 지금 '부패한 육류 유통' 파문이 일파만팝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고기를 판매해온 업체들이 냄새를 없애려고 화학약품까지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수십 명도 해고됐는데요, 정치권과 연결된 부패 고리도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은 정치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빨간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익히는 브라질 전통 음식 '슈하스코'입니다.
슈하스코는 직접 불에 굽는 직화 구이와 달리 뜨거운 열기로 고기를 익힙니다.
<인터뷰> 칸지도(요리사) : "고기를 맛있게 구우려면 불이 너무 세도 안 되고요. 은근한 불로 구워야 해요. 불꽃이 직접 닿아도 안 됩니다."
슈하스코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의 다양한 부위가 사용됩니다.
고기가 다 익으면 종업원이 꼬챙이째 들고 가서 손님 앞에서 잘라줍니다.
<인터뷰> 비토르(손님) : "고기는 브라질 사람들이 밥처럼 먹는 주식입니다. 점심이나 저녁을 고기 없이 먹을 수는 없죠. 어떤 나쁜 얘기가 나와도 저는 고기를 계속 먹을 겁니다."
고기 없이 살 수 없다는 브라질 사람들, 그런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브라질 경찰은 육가공업체를 기습 단속했습니다.
적발된 업체는 모두 21곳,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업체들은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것은 물론 고기의 상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금지된 화학약품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그릴로(브라질 경찰 조사관) : "업체들은 부패한 고기에서 나오는 나쁜 냄새를 감추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했고, 고기에서는 일부 발암물질도 검출됐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닭고기에 판지를 갈아 넣어 무게를 늘리고,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돼지 머리 등을 사용해 소시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업체들은 검역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며 법망을 피해왔지만, 경찰이 이들의 전화 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제보를 입수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녹취> 육류 가공업체 직원 : "돼지머리를 사용하는 건 사실 불법이에요."
<녹취> 육류 공급업체 직원 : "뭐 2톤만 보내는 것으로 하죠."
파문은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대형 슈퍼마켓의 육류 매장을 점검하며 관련 제품을 수거하고 소비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소비자) : "무서워서 고기를 사지도 못하겠고, 먹는 것도 불안해요. 고기 냄새도 맡아 봤는데 이상한 것 같았어요."
이런 불안감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정육점 직원) : "이번 고기 파문 이후에 판매가 조금 줄었어요. 소비자들이 어떤 회사 제품을 쓰는지 물어봐요."
육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닭고기의 80% 이상이 바로 이런 브라질 닭고기입니다.
브라질 닭은 크기도 크고,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지난해 소고기와 닭고기 수출로 135억 달러, 약 15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수출이 급감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브라질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테메르 대통령은 육류 수입국 대사들을 초청해 슈하스코 고기 요리를 대접하고, 브라질 고기는 안전하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테메르(브라질 대통령) : "(지난 6개월 동안) 육류 수입국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184건인데 그중에 위생문제는 한 두건에 불과했습니다."
브라질 농업부는 이번에 적발된 21개 사업장에서 지난 두 달 동안 34개국에 육류를 수출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유럽연합과 중국, 일본, 칠레 등에는 닭고기가 수출됐고, 홍콩과 네덜란드, 필리핀 등에는 소고기가 들어갔습니다.
해당 국가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콩 소비자 : "정말 걱정됩니다. 제가 먹었던 고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이 때문에 각국은 브라질산 육류에 대한 수입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문제가 된 업체에서 생산된 육류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브라질 육류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중국과 홍콩,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와 칠레는 전면적인 수입 중단 조처를 내렸고 우리나라도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인터뷰> 브라가(대학교수) : "(이번 사건은) 소고기와 닭고기뿐 아니라, 브라질의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습니다."
'부패 고기' 파문은 브라질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들은 주요 정당이 나눠먹기식으로 육류 검역 담당자를 임명해 온 관행이 결국 대형 비리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육가공업체들이 검역 공무원에게 제공한 뇌물이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에서 벌어진 '부패 고기' 유통 파문, 브라질 경제는 물론, 정치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박영관입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 바로 브라질인데요, 지금 '부패한 육류 유통' 파문이 일파만팝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상한 고기를 판매해온 업체들이 냄새를 없애려고 화학약품까지 쓴 것으로 알려지면서 브라질산 육류 수입을 중단하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육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공무원 수십 명도 해고됐는데요, 정치권과 연결된 부패 고리도 속속 드러나면서 파문은 정치권 전체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박영관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빨간 숯불 위에서 고기가 익어가고 있습니다.
꼬챙이에 고기를 꿰어 익히는 브라질 전통 음식 '슈하스코'입니다.
슈하스코는 직접 불에 굽는 직화 구이와 달리 뜨거운 열기로 고기를 익힙니다.
<인터뷰> 칸지도(요리사) : "고기를 맛있게 구우려면 불이 너무 세도 안 되고요. 은근한 불로 구워야 해요. 불꽃이 직접 닿아도 안 됩니다."
슈하스코에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의 다양한 부위가 사용됩니다.
고기가 다 익으면 종업원이 꼬챙이째 들고 가서 손님 앞에서 잘라줍니다.
<인터뷰> 비토르(손님) : "고기는 브라질 사람들이 밥처럼 먹는 주식입니다. 점심이나 저녁을 고기 없이 먹을 수는 없죠. 어떤 나쁜 얘기가 나와도 저는 고기를 계속 먹을 겁니다."
고기 없이 살 수 없다는 브라질 사람들, 그런데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주 브라질 경찰은 육가공업체를 기습 단속했습니다.
적발된 업체는 모두 21곳, 세계 최대 소고기 수출회사인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이 업체들은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것은 물론 고기의 상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금지된 화학약품까지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그릴로(브라질 경찰 조사관) : "업체들은 부패한 고기에서 나오는 나쁜 냄새를 감추기 위해 화학약품을 사용했고, 고기에서는 일부 발암물질도 검출됐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닭고기에 판지를 갈아 넣어 무게를 늘리고, 식용으로 쓸 수 없는 돼지 머리 등을 사용해 소시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업체들은 검역 담당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며 법망을 피해왔지만, 경찰이 이들의 전화 통화 녹음 등 구체적인 제보를 입수하면서 덜미를 잡혔습니다.
<녹취> 육류 가공업체 직원 : "돼지머리를 사용하는 건 사실 불법이에요."
<녹취> 육류 공급업체 직원 : "뭐 2톤만 보내는 것으로 하죠."
파문은 급속히 확산했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대형 슈퍼마켓의 육류 매장을 점검하며 관련 제품을 수거하고 소비자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마리아(소비자) : "무서워서 고기를 사지도 못하겠고, 먹는 것도 불안해요. 고기 냄새도 맡아 봤는데 이상한 것 같았어요."
이런 불안감은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미란다(정육점 직원) : "이번 고기 파문 이후에 판매가 조금 줄었어요. 소비자들이 어떤 회사 제품을 쓰는지 물어봐요."
육류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닭고기의 80% 이상이 바로 이런 브라질 닭고기입니다.
브라질 닭은 크기도 크고, 가격도 30% 이상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은 지난해 소고기와 닭고기 수출로 135억 달러, 약 15조 원을 벌어들였는데 수출이 급감하면 가뜩이나 어려운 브라질 경제에 큰 충격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테메르 대통령은 육류 수입국 대사들을 초청해 슈하스코 고기 요리를 대접하고, 브라질 고기는 안전하다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터뷰> 테메르(브라질 대통령) : "(지난 6개월 동안) 육류 수입국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은 184건인데 그중에 위생문제는 한 두건에 불과했습니다."
브라질 농업부는 이번에 적발된 21개 사업장에서 지난 두 달 동안 34개국에 육류를 수출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유럽연합과 중국, 일본, 칠레 등에는 닭고기가 수출됐고, 홍콩과 네덜란드, 필리핀 등에는 소고기가 들어갔습니다.
해당 국가 소비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홍콩 소비자 : "정말 걱정됩니다. 제가 먹었던 고기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 없잖아요."
이 때문에 각국은 브라질산 육류에 대한 수입 규제에 나서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 일본은 문제가 된 업체에서 생산된 육류 수입을 중단했습니다.
브라질 육류 수출의 24%를 차지하는 중국과 홍콩,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와 칠레는 전면적인 수입 중단 조처를 내렸고 우리나라도 검역을 강화했습니다.
<인터뷰> 브라가(대학교수) : "(이번 사건은) 소고기와 닭고기뿐 아니라, 브라질의 국가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습니다."
'부패 고기' 파문은 브라질 정치권으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브라질 언론들은 주요 정당이 나눠먹기식으로 육류 검역 담당자를 임명해 온 관행이 결국 대형 비리 사건을 일으켰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육가공업체들이 검역 공무원에게 제공한 뇌물이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겁니다.
세계 최대 육류 수출국에서 벌어진 '부패 고기' 유통 파문, 브라질 경제는 물론, 정치권도 바짝 긴장하고 있습니다.
상파울루에서 박영관입니다.
-
-
박영관 기자 pyk091@kbs.co.kr
박영관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