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건강 톡톡] 수면 중 약한 불빛 노출…뇌기능 떨어뜨려

입력 2017.04.04 (08:48) 수정 2017.04.04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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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밤에 깜빡하고 불을 켜놓거나 TV를 켠 채 그냥 주무시는 분들 종종 계시죠.

또, 이런 불빛들을 다 껐는데도 주변 도심의 불빛 때문에 방안이 훤해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면 중 이런 미세불빛에 노출되면, 뇌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내용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박 기자는 잘 때 주변 환경이 컴컴합니까?

<답변>
안타깝게도 저희 집은 고층인데도 한밤중에 훤합니다.

서울 밤하늘 자체가 밝기도 하고, 주변 상가에 LED 간판 조명, 가로등 불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한 오피스텔 원룸을 찾았는데요. 화면보시면요.

밤 11시, 수면을 위해 방안의 불을 모두 껐습니다.

순간 깜깜해지는가 싶더니 금세 다시 환해집니다. 눈이 금세 적응하는 겁니다.

빛의 출처가 무엇인지, 창문을 열고 확인해봤습니다.

가로등과 전광판 등. 도심 불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수면을 방해합니다.

<인터뷰> 최민(입주민/서울시 구로구) : "집이 8층이어서 빛이 안 들어올 거라 생각했는데, 빛이 많이 들어와서 잘 때 찡그리고 자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못한 점이 많았어요. 바로 앞에 아파트도 있고, 가로등은 밤늦게까지 꺼지지도 않고 멀리 큰 전광판이 있는데 이 불빛이 파란 불빛이라고 해야 되나 그래서 좀 더 많이 눈을 찌푸리게 하는 것 같아요."

이뿐만 아니라 정말 원치 않는 빛 공해에 시달리면 예민한 분들은요, 잠을 설치는 건 예사고, 온종일 신체 리듬이 깨져서 힘들어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일단 빛 공해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햇빛도 포함되는 건가요?

<답변>
일단 햇빛처럼 자연광은 빛 공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지난 2013년에 제정된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방지법이 있는데요.

법에선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면, 인공조명을 부적절하게 사용해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길고 복잡해 보이는데, 빛 공해는 요약하면 지나친 인공조명으로 인한 공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빛 공해가 심각한 나라 중 하난데요.

지난해 발표된 빛 공해 면적 비율 순위를 보면, G20 국가 중 한국이 89.4%로 이탈리아 90.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1위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또, 빛 공해 지역이 거주지와 겹치는 비율을 계산한 ’인구별 노출량 ‘으로 계산할 경우도 한국이 2위였습니다.

<질문>
그러면 궁금한 게 대낮처럼 환한 빛도 아니고 밤에 약한 불빛조차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건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약한 수준의 빛 공해도 수면 방해는 물론 뇌 기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건데요. 화면 보시면요,

암실에서 숙면을 취한 사람과 10럭스 조명에 노출된 채 잔 사람의 뇌를 촬영해 비교해봤습니다.

수면 중 불빛에 노출된 사람만 오른쪽 전두엽 부위가 붉은색으로 표시됐는데, 집중력과 인지 기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빛 공해의 인체 유해성을 임상시험으로 입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아무래도 눈이 뇌와 직접 연결된 가장 가까운 장기이다 보니, 미세한 불빛조차 뇌 기능에 영향을 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헌정(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눈은 뇌 일부거든요. 눈으로 통해서 들어온 빛의 신호가 우리의 어떤 그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뇌 부위로 직접적으로 신호를 전달하게 되거든요. 그 전달된 신호가 어떤 의미로든지 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면의 단계도 얕아지고 또 꿈을 꾸는 잠이 늘어나고 그런 변화가 생긴다고 보고요."

정리해보면요, 잠을 잘 때 주변이 밝으면, 눈이 감긴 상태여도 빛 자극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요. 다음날 두뇌활동이 필요한 작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야깁니다.

<질문>
그러면, 밤에 약한 불빛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차단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맞습니다. 먼저 한밤중 환한 인공불빛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면, 이것에 대한 문제 인식부터 가질 필요가 있고요.

일단, 창문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불빛은 커튼 여러 겹이나 암막 커튼 등으로 차단하는 게 좋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잠자기 전 안대를 착용해 눈으로 약한 빛조차 투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또, 깜빡하고 TV를 켜놓고 주무시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도 약한 불빛에 해당됩니다.

실제로 방 안 조명을 끄고 TV만 켠 채 1미터 앞에서 밝기를 측정해봤는데요.

조도가 10럭스, 촛불 10개를 켠 것과 동일했습니다.

TV 위치가 가까이 있다면,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돕니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 TV나 실내 전등을 꼭 끄고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게 좋고요.

특정 시간이 됐을 때 자동으로 꺼지는 텔레비전 기능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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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분 건강 톡톡] 수면 중 약한 불빛 노출…뇌기능 떨어뜨려
    • 입력 2017-04-04 08:50:52
    • 수정2017-04-04 09: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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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깜빡하고 불을 켜놓거나 TV를 켠 채 그냥 주무시는 분들 종종 계시죠.

또, 이런 불빛들을 다 껐는데도 주변 도심의 불빛 때문에 방안이 훤해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수면 중 이런 미세불빛에 노출되면, 뇌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박광식 의학전문기자와 자세한 내용 함께 알아봅니다.

<질문>
박 기자는 잘 때 주변 환경이 컴컴합니까?

<답변>
안타깝게도 저희 집은 고층인데도 한밤중에 훤합니다.

서울 밤하늘 자체가 밝기도 하고, 주변 상가에 LED 간판 조명, 가로등 불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한 오피스텔 원룸을 찾았는데요. 화면보시면요.

밤 11시, 수면을 위해 방안의 불을 모두 껐습니다.

순간 깜깜해지는가 싶더니 금세 다시 환해집니다. 눈이 금세 적응하는 겁니다.

빛의 출처가 무엇인지, 창문을 열고 확인해봤습니다.

가로등과 전광판 등. 도심 불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수면을 방해합니다.

<인터뷰> 최민(입주민/서울시 구로구) : "집이 8층이어서 빛이 안 들어올 거라 생각했는데, 빛이 많이 들어와서 잘 때 찡그리고 자게 되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못한 점이 많았어요. 바로 앞에 아파트도 있고, 가로등은 밤늦게까지 꺼지지도 않고 멀리 큰 전광판이 있는데 이 불빛이 파란 불빛이라고 해야 되나 그래서 좀 더 많이 눈을 찌푸리게 하는 것 같아요."

이뿐만 아니라 정말 원치 않는 빛 공해에 시달리면 예민한 분들은요, 잠을 설치는 건 예사고, 온종일 신체 리듬이 깨져서 힘들어합니다.

<질문>
그렇다면, 일단 빛 공해라는 말이 정확히 무엇인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요. 햇빛도 포함되는 건가요?

<답변>
일단 햇빛처럼 자연광은 빛 공해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지난 2013년에 제정된 인공조명에 의한 빛 공해 방지법이 있는데요.

법에선 정의를 어떻게 하느냐면, 인공조명을 부적절하게 사용해서 과도한 빛 또는 비추고자 하는 조명영역 밖으로 누출되는 빛이 국민의 건강하고 쾌적한 생활을 방해하거나 환경에 피해를 주는 상태라고 말합니다.

길고 복잡해 보이는데, 빛 공해는 요약하면 지나친 인공조명으로 인한 공해라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빛 공해가 심각한 나라 중 하난데요.

지난해 발표된 빛 공해 면적 비율 순위를 보면, G20 국가 중 한국이 89.4%로 이탈리아 90.3%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바 있습니다. 1위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또, 빛 공해 지역이 거주지와 겹치는 비율을 계산한 ’인구별 노출량 ‘으로 계산할 경우도 한국이 2위였습니다.

<질문>
그러면 궁금한 게 대낮처럼 환한 빛도 아니고 밤에 약한 불빛조차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건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약한 수준의 빛 공해도 수면 방해는 물론 뇌 기능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건데요. 화면 보시면요,

암실에서 숙면을 취한 사람과 10럭스 조명에 노출된 채 잔 사람의 뇌를 촬영해 비교해봤습니다.

수면 중 불빛에 노출된 사람만 오른쪽 전두엽 부위가 붉은색으로 표시됐는데, 집중력과 인지 기능이 크게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빛 공해의 인체 유해성을 임상시험으로 입증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아무래도 눈이 뇌와 직접 연결된 가장 가까운 장기이다 보니, 미세한 불빛조차 뇌 기능에 영향을 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헌정(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눈은 뇌 일부거든요. 눈으로 통해서 들어온 빛의 신호가 우리의 어떤 그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뇌 부위로 직접적으로 신호를 전달하게 되거든요. 그 전달된 신호가 어떤 의미로든지 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면의 단계도 얕아지고 또 꿈을 꾸는 잠이 늘어나고 그런 변화가 생긴다고 보고요."

정리해보면요, 잠을 잘 때 주변이 밝으면, 눈이 감긴 상태여도 빛 자극 때문에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요. 다음날 두뇌활동이 필요한 작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야깁니다.

<질문>
그러면, 밤에 약한 불빛에 대해 너무 가볍게 생각하지 말고 차단하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답변>
네, 맞습니다. 먼저 한밤중 환한 인공불빛이 방 안으로 들어온다면, 이것에 대한 문제 인식부터 가질 필요가 있고요.

일단, 창문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오는 불빛은 커튼 여러 겹이나 암막 커튼 등으로 차단하는 게 좋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잠자기 전 안대를 착용해 눈으로 약한 빛조차 투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고요.

또, 깜빡하고 TV를 켜놓고 주무시는 경우도 많은데, 이것도 약한 불빛에 해당됩니다.

실제로 방 안 조명을 끄고 TV만 켠 채 1미터 앞에서 밝기를 측정해봤는데요.

조도가 10럭스, 촛불 10개를 켠 것과 동일했습니다.

TV 위치가 가까이 있다면, 건강에 영향을 줄 정돕니다.

따라서 잠들기 전에 TV나 실내 전등을 꼭 끄고 자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는 게 좋고요.

특정 시간이 됐을 때 자동으로 꺼지는 텔레비전 기능이 있다면, 이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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