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키우는 ‘적재물’…방화 셔터 무용지물

입력 2017.04.17 (06:21) 수정 2017.04.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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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형 건물엔 화재에 대비해 방화셔터를 설치하도록 돼있는데요.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을 해도, 그 근처에 옷이나 이불 같은 불에 잘 타는 물건이 있으면, 화재가 확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람들로 붐비는 쇼핑센터.

불이 나면 더 번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화셔터'가 설치돼있습니다.

그런데 방화셔터 근처에 옷 보따리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녹취> 쇼핑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방화셔터) 근처에 놓은 건 뭐 상관없죠.. (근처에 쌓아놓은 건 괜찮아요?) 네."

또 다른 지하상가. 이곳에도 방화셔터 옆에 물건을 쌓아뒀습니다.

셔터가 내려오는 곳만 막지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녹취> 상인(음성변조) : "그게 내려오면, 셔터만 잘 내려오면 되는 걸로 아는데..."

과연 그럴까, 실험을 해봤습니다.

방화셔터 앞에 옷과 이불 등을 놓고, 방화셔터 뒤쪽에서 열을 가했습니다.

실험을 시작한지 18분이 지나자, 연기가 나면서 옷에 불이 붙기 시작하더니, 빠르게 번졌습니다.

방화셔터 자체는 검게 그을린 정도지만,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물건들은 불이 옮겨붙어서 완전히 타버렸습니다.

화재 시 방화셔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화재가 난 곳에서 열 에너지, 즉 복사열이 방화셔터를 통과해 불이 확산되는 겁니다.

<인터뷰> 서희원(한국화재보험협회 책임연구원) : "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방화 셔터 주위에 물건을 적재하는 행위들이 대형마트라든가 대형빌딩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열 에너지까지 차단할 수 있는 방화셔터는 아직 국내엔 도입되지 않은만큼 화재가 번지는걸 막기위해선 주변 적재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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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재 키우는 ‘적재물’…방화 셔터 무용지물
    • 입력 2017-04-17 06:23:38
    • 수정2017-04-17 07:46:23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대형 건물엔 화재에 대비해 방화셔터를 설치하도록 돼있는데요.

방화셔터가 제대로 작동을 해도, 그 근처에 옷이나 이불 같은 불에 잘 타는 물건이 있으면, 화재가 확산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지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사람들로 붐비는 쇼핑센터.

불이 나면 더 번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방화셔터'가 설치돼있습니다.

그런데 방화셔터 근처에 옷 보따리들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녹취> 쇼핑센터 관계자(음성변조) : "(방화셔터) 근처에 놓은 건 뭐 상관없죠.. (근처에 쌓아놓은 건 괜찮아요?) 네."

또 다른 지하상가. 이곳에도 방화셔터 옆에 물건을 쌓아뒀습니다.

셔터가 내려오는 곳만 막지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때문입니다.

<녹취> 상인(음성변조) : "그게 내려오면, 셔터만 잘 내려오면 되는 걸로 아는데..."

과연 그럴까, 실험을 해봤습니다.

방화셔터 앞에 옷과 이불 등을 놓고, 방화셔터 뒤쪽에서 열을 가했습니다.

실험을 시작한지 18분이 지나자, 연기가 나면서 옷에 불이 붙기 시작하더니, 빠르게 번졌습니다.

방화셔터 자체는 검게 그을린 정도지만, 바로 앞에 놓여 있는 물건들은 불이 옮겨붙어서 완전히 타버렸습니다.

화재 시 방화셔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화재가 난 곳에서 열 에너지, 즉 복사열이 방화셔터를 통과해 불이 확산되는 겁니다.

<인터뷰> 서희원(한국화재보험협회 책임연구원) : "관련 규정에도 불구하고 방화 셔터 주위에 물건을 적재하는 행위들이 대형마트라든가 대형빌딩들에서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열 에너지까지 차단할 수 있는 방화셔터는 아직 국내엔 도입되지 않은만큼 화재가 번지는걸 막기위해선 주변 적재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KBS 뉴스 김지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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