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충분한 선거 정보 못 얻어”

입력 2017.04.27 (06:22) 수정 2017.04.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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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대선일이 2주도 남지 않았죠.

유권자들은 오늘까지 선관위가 발송한 대선 공보물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에게 배달되는 점자 공보물의 단어수가, 일반 공보물에 비해 최고 70%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대선후보 5명의 점자형 공보물을 분석해 봤습니다.

일반 공보물에 비해 단어수가 평균 32% 적었습니다.

후보별로는 문재인 후보가 6%,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각각 48, 42%씩 적었고, 유승민 후보는 일반 공보물 내용의 70% 가까이를 생략했습니다.

서술어 없이 분야별 공약을 나열한 심상정 후보를 빼고는 모두 단어수가 줄었습니다.

동일한 내용을 담는다면 점자 공보물은 일반 공보물의 2~3배 분량이 필요한데, 분량이 똑같이 16면으로 제한돼 있어 공약의 세부 내용이 생략된 겁니다.

이런 격차를 없애기 위해 미국과 호주 등에선 수백 쪽의 공보물 내용 전체를 온라인 음성파일로 제공합니다.

<인터뷰> 김훈(시각장애 1급 유권자) : "좀더 정확한 정보, 좀더 많은 정보가 비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시각장애인인 나에게 똑같이 주어졌다면..."

대선후보 TV 토론회도 접근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 참여 후보자가 5명이나 되다보니 수화통역에 의지하는 청각장애인은 내용을 따라가기 벅찹니다.

<인터뷰> 손화영(청각장애 1급 유권자) : "한 사람이 다 통역을 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몰라요. 답답하기 때문에, 그러다보면은 화가 납니다."

미국의 한 방송에서는 토론 사회자와 후보별로 수화통역사를 한 명씩 배치해 이런 장벽을 없앴습니다.

<인터뷰> 윤수정(공주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 "적극적인 지원 조치가 없다면, 선거 정보를 습득하는 데서부터 격차가 벌어지고 결국 장애인은 선거권 행사에 있어서도 (차별 받게 되는 거죠.)"

이번 대선의 시청각 장애인 유권자는 49만 명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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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각장애인 “충분한 선거 정보 못 얻어”
    • 입력 2017-04-27 06:23:38
    • 수정2017-04-27 07:06:29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대선일이 2주도 남지 않았죠.

유권자들은 오늘까지 선관위가 발송한 대선 공보물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시각장애인에게 배달되는 점자 공보물의 단어수가, 일반 공보물에 비해 최고 70%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채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연합회와 함께 대선후보 5명의 점자형 공보물을 분석해 봤습니다.

일반 공보물에 비해 단어수가 평균 32% 적었습니다.

후보별로는 문재인 후보가 6%, 홍준표, 안철수 후보는 각각 48, 42%씩 적었고, 유승민 후보는 일반 공보물 내용의 70% 가까이를 생략했습니다.

서술어 없이 분야별 공약을 나열한 심상정 후보를 빼고는 모두 단어수가 줄었습니다.

동일한 내용을 담는다면 점자 공보물은 일반 공보물의 2~3배 분량이 필요한데, 분량이 똑같이 16면으로 제한돼 있어 공약의 세부 내용이 생략된 겁니다.

이런 격차를 없애기 위해 미국과 호주 등에선 수백 쪽의 공보물 내용 전체를 온라인 음성파일로 제공합니다.

<인터뷰> 김훈(시각장애 1급 유권자) : "좀더 정확한 정보, 좀더 많은 정보가 비장애인에게 주어지는 정보가 시각장애인인 나에게 똑같이 주어졌다면..."

대선후보 TV 토론회도 접근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 참여 후보자가 5명이나 되다보니 수화통역에 의지하는 청각장애인은 내용을 따라가기 벅찹니다.

<인터뷰> 손화영(청각장애 1급 유권자) : "한 사람이 다 통역을 하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잘 몰라요. 답답하기 때문에, 그러다보면은 화가 납니다."

미국의 한 방송에서는 토론 사회자와 후보별로 수화통역사를 한 명씩 배치해 이런 장벽을 없앴습니다.

<인터뷰> 윤수정(공주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 : "적극적인 지원 조치가 없다면, 선거 정보를 습득하는 데서부터 격차가 벌어지고 결국 장애인은 선거권 행사에 있어서도 (차별 받게 되는 거죠.)"

이번 대선의 시청각 장애인 유권자는 49만 명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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