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 이송 ‘모세의 길’ 이면…턱 없이 부족한 분만실

입력 2017.04.30 (21:30) 수정 2017.04.3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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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임신부가 탄 긴급 차량에 길을 내준 시민들의 이야기 전해드렸었는데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따뜻한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분만실을 찾아 먼 곳까지 가야 하는 분만 취약지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보도에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꽉 막힌 터널 안에서 이른바 모세의 길이 열립니다.

구급차에 탄 사람은 임신부.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산부인과로 가다 출산이 임박해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험난한 출산을 경험한 건 오옥란 씨도 마찬가지.

분만실을 찾다 다급해져 음주 단속중인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오옥란(증평군 증평읍) : "(산부인과 진찰도) 차 없는 날은 버스 터미널 가서 기다렸다 버스 타고 내려서 다시 택시타고 병원에 가고, 여긴 그래야 돼요."

분만실까지 1시간 넘게 걸리거나, 가임여성에 비해 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분만 사각지대는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97곳이나 됩니다.

이런 곳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실례로, 분만 취약지역에서 의사와 간호사는 평균보다 각각 1.8배와 3.6배나 자주 바뀝니다.

<인터뷰> 전권희(산부인과의사회 충북지회장) : "(취약지에서) 분만 1건을 하면 분만 2건 비용을 (지원해)줬어요. 그래도 안되는 거예요. 분만비가 우리나라 보험체제 하에서는 너무 수가가 낮게 책정되다 보니까 그것으로 운영이 안돼요."

먼거리 이송중 구급차 출산이 잇따르자, 전남 소방본부는 모든 구급차에 분만 장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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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모 이송 ‘모세의 길’ 이면…턱 없이 부족한 분만실
    • 입력 2017-04-30 21:31:34
    • 수정2017-04-30 21: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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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임신부가 탄 긴급 차량에 길을 내준 시민들의 이야기 전해드렸었는데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따뜻한 소식이지만, 한편으로는 분만실을 찾아 먼 곳까지 가야 하는 분만 취약지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보도에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꽉 막힌 터널 안에서 이른바 모세의 길이 열립니다.

구급차에 탄 사람은 임신부.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산부인과로 가다 출산이 임박해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험난한 출산을 경험한 건 오옥란 씨도 마찬가지.

분만실을 찾다 다급해져 음주 단속중인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오옥란(증평군 증평읍) : "(산부인과 진찰도) 차 없는 날은 버스 터미널 가서 기다렸다 버스 타고 내려서 다시 택시타고 병원에 가고, 여긴 그래야 돼요."

분만실까지 1시간 넘게 걸리거나, 가임여성에 비해 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분만 사각지대는 전국 228개 시,군,구 가운데 97곳이나 됩니다.

이런 곳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실례로, 분만 취약지역에서 의사와 간호사는 평균보다 각각 1.8배와 3.6배나 자주 바뀝니다.

<인터뷰> 전권희(산부인과의사회 충북지회장) : "(취약지에서) 분만 1건을 하면 분만 2건 비용을 (지원해)줬어요. 그래도 안되는 거예요. 분만비가 우리나라 보험체제 하에서는 너무 수가가 낮게 책정되다 보니까 그것으로 운영이 안돼요."

먼거리 이송중 구급차 출산이 잇따르자, 전남 소방본부는 모든 구급차에 분만 장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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