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의 길’ 속사정…턱 없이 부족한 분만실

입력 2017.05.01 (08:12) 수정 2017.05.0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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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임신부가 탄 긴급 차량에 길을 내준 시민들의 이야기, 최근 잇따라 전해드렸는데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따뜻한 소식이지만, 한편으론 분만실을 찾아 먼 곳까지 가야 하는 분만 취약지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꽉 막힌 터널 안에서 이른바 모세의 길이 열립니다.

구급차에 탄 사람은 임신부.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산부인과로 가다 출산이 임박해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험난한 출산을 경험한 건 오옥란 씨도 마찬가지.

분만실을 찾다 다급해져 음주 단속중인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오옥란(충북 증평군 증평읍) : "(산부인과 진찰도) 차 없는 날은 버스 터미널 가서 기다렸다 버스 타고 내려서 다시 택시타고 병원에 가고 여긴 그래야 돼요."

분만실까지 1시간 넘게 걸리거나, 가임여성에 비해 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분만 사각지대는 전국 228개 시, 군, 구 가운데 97곳이나 됩니다.

이런 곳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실례로, 분만 취약지역에서 의사와 간호사는 평균보다 각각 1.8배와 3.6배나 자주 바뀝니다.

<인터뷰> 전권희(산부인과의사회 충북지회장) : "(취약지에서) 분만 1건을 하면 분만 2건 비용을 (지원해)줬어요. 그래도 안되는 거예요. 분만비가 우리나라 보험체제 하에서는 너무 수가가 낮게 책정되다 보니까 그것으로 운영이 안 돼요."

먼거리 이송중 구급차 출산이 잇따르자, 전남 소방본부는 모든 구급차에 분만 장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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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01 08: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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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가 탄 긴급 차량에 길을 내준 시민들의 이야기, 최근 잇따라 전해드렸는데요.

성숙한 시민 의식을 보여주는 따뜻한 소식이지만, 한편으론 분만실을 찾아 먼 곳까지 가야 하는 분만 취약지역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이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꽉 막힌 터널 안에서 이른바 모세의 길이 열립니다.

구급차에 탄 사람은 임신부.

40여 킬로미터 떨어진 산부인과로 가다 출산이 임박해 119에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험난한 출산을 경험한 건 오옥란 씨도 마찬가지.

분만실을 찾다 다급해져 음주 단속중인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인터뷰> 오옥란(충북 증평군 증평읍) : "(산부인과 진찰도) 차 없는 날은 버스 터미널 가서 기다렸다 버스 타고 내려서 다시 택시타고 병원에 가고 여긴 그래야 돼요."

분만실까지 1시간 넘게 걸리거나, 가임여성에 비해 병원이 턱없이 부족한 분만 사각지대는 전국 228개 시, 군, 구 가운데 97곳이나 됩니다.

이런 곳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도 큰 효과가 없습니다.

실례로, 분만 취약지역에서 의사와 간호사는 평균보다 각각 1.8배와 3.6배나 자주 바뀝니다.

<인터뷰> 전권희(산부인과의사회 충북지회장) : "(취약지에서) 분만 1건을 하면 분만 2건 비용을 (지원해)줬어요. 그래도 안되는 거예요. 분만비가 우리나라 보험체제 하에서는 너무 수가가 낮게 책정되다 보니까 그것으로 운영이 안 돼요."

먼거리 이송중 구급차 출산이 잇따르자, 전남 소방본부는 모든 구급차에 분만 장비를 갖추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이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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