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총기, 생명을 노린다

입력 2017.05.07 (23:00) 수정 2017.05.0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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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지난달 20일 평화롭던 한 시골 마을의 은행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대낮에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권총을 들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창호(경북 경산경찰서 경감) : "권총을 들고 농협에 강도가 들었다 해서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무전으로 들려오는 게 점점 실제 상황인 겁니다."

이 남성은 준비한 가방에 '돈을 담으라'고 위협하다, 제지하려는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권총 1발을 발사했습니다.

총알은 다행히 사람 쪽으로 가지 않았지만 범인은 현금 1,500여 만 원을 챙긴 뒤 은행을 빠져나와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습니다.

<인터뷰> 윤창호(경북 경산경찰서 경감) : "실탄을 장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왔는데 실제 총인 거를 믿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실제 총인 거를 확인하기 위해서 장전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탄피만 보였는데 조금 더 이제 감지를 하다 보니까 탄두가 거기 박혀 있더라고요, 그 선반에."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긴급 체포된 용의자는 마을 인근에서 농사를 짓던 김 모 씨였습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실제 권총을 사용한 강도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의 충격이 작지 않았는데요.

김 씨는 10여 년 동안 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범행에까지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선 한 경찰이 사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도 있었죠.

이렇게 잊을만하면 터지는 총기 사고에 우리나라도 더는 총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평범한 농사꾼이 어떻게 권총을 가지게 됐을까?

김 씨는 범행 이후 총을 집 주변 지하수 관정에 숨겼습니다.

경찰은 이 곳에서 권총 1자루와 실탄 18발, 탄창 3개를 찾아냈습니다.

범행에 쓰인 권총은 미국의 한 총기업체가 제조한 45구경 권총으로 미군의 의뢰로 1942~45년 사이에 대량 생산된 80만 정 중 한 정으로 감식됐습니다.

<인터뷰> 윤창호(경북 경산경찰서 경감) : "저희가 추측하건 대는 6·25 동란 때 대량으로 미국 쪽에서 군수용품으로 반입되었고 그 반입된 것 중에 하나가 어떻게..."

김 씨는 이 총을 2003년 직장 상사의 지인의 집 창고에서 우연히 주워 그동안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마다 불법 무기 자진 신고 기간이 있지만 10여 년 동안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 한 달간 불법무기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서울에서만 50여 정의 불법 총기가 신고됐습니다.

소지하기 편하고 살상력이 높은 권총과 소총도 10정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목현태(서울청 생활질서계장) : "대부분은 6.25와 월남전에 참전했던 전직 군인분들이 재직시절 미군 등으로부터 선물을 받아서 전역 후에도 보관하다 사망하신 후 가족들이 유물을 정리하던 중에 발견해서..."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이상 불법총기가 얼마나 되는지 예측조차 하기 힘든 상황인 겁니다.

부산의 한 다세대주택. 경찰이 폭력조직 조직원을 제압합니다.

가방 안에선 마약 봉지가, 베개 옆에선 권총이 나옵니다.

<녹취> 경찰 : "뭔 총이야, 이거! (내꺼입니다. 그것도…) 안에 실탄도 있네?"

러시아제 권총으로 실탄 19발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김재욱(경위/당시 수사 경찰관) : "처음에는 장난감 총인가 하다가 무게에서 묵직한 게 실총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죠."

검거된 사람은 일본 폭력조직 조직원인 재일 교포로. 지인을 통해 일본에서 부산항으로 권총과 실탄을 들여왔습니다.

<인터뷰> 김재욱(경위/당시 수사 경찰관) : "일본의 야쿠자들은 총을 다 가지고 있답니다. 처음에 (부산)들어올 때는 여행 목적으로 왔다가 들어와서 지인한테 총 보관하고 있는 장소를 한국 사람.. 운반책이죠. 운반책을 알게 돼서 그 사람한테 가지고 와라. 그 사람한테 시켜서 그 총을 화물차에 페리호 화물차에 싣고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총기류는 12정, 실탄류 244발입니다.

국제 화물선과 어선이 오가는 부산의 한 항만입니다.

당국은 통관과 출입국 관리 체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지만, 이곳을 통한 밀수와 밀입국 사건은 끊이지 않고 터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산에 가면 총을 구할 수 있다는 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 항만의 사정에 밝다는 한 사람을 만나 어렵게 총기 밀수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총기 밀반입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필로폰 하는 애들이 밀수를 많이 하더라고요. 실탄 따로 권총 따로 이렇게 해서. 옛날에는 러시아에서 많이 갖고 왔는데 요즘은 일본에서 많이 갖고 옵니다."

구체적인 거래 가격도 이야기해 줍니다.

<인터뷰> "대부분 거래가 이루어지는 거는 뭐 한 150만 원 선에서 그 정도 금액에 이루어집니다 권총하고 실탄이죠. (실탄 몇 발이요?) 한 15발에서 20발 정도."

요즘 항만의 감시가 강화돼, 어선을 이용하는 등 새로운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공동 어선망 있죠 어망고기잡이들 배에서도 이제 많이 들어오죠. 자갈치로 해서 많이 들어옵니다. 그럴 때."

최근에는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총기로 개조 가능한 장난감 총기나 부품 등을 밀반입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모든 항공 화물이 거쳐 가는 세관 검사장입니다.

모든 물품은 100% 엑스레이 검사를 받습니다.

최근에 적발된 총기류입니다.

<녹취> "상하조절장치랑 좌우조절장치가 있고 조준기용으로 봤을 때 안에 조절, 조준선이 있잖아요. 이렇게 세 가지를 충족했을 때 조준경으로 판명이 나거든요. 그런데 이거는 세 가지를 다 충족해서 조준기로 갑니다. (어떤 총에 쓸 수 있는 거예요?) 보통 소총 같은 경우에 장착할 수가 있고요. 이 부분이 총에 거치할 수 있는 거치대 부분입니다."

<녹취> "이건 실제 총기 부품인데요. 방아쇠가 있고 안에, 주요 부품이죠. (어떤 총의 부품인지?) 그건 저희가 판단할 수가 없어서 경찰이랑 EOD라는 폭발물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같이 그분들한테 저희가 의뢰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와서 같이 합동으로 검사한 결과 이건 공기총의, 실제 공기총의 방아쇠로 총기 부품으로 판명이 났고요."

<녹취> (이분은 뭐라고 신고를 하셨어요, 그거를?) 스포츠 아이템이라고 신고하셨... (스포츠 아이템?) 네. (레저용 부품으로 이렇게 한 거네요?) 네네."

아직까진 레저용 BB탄 총류가 가장 많지만 조금만 개조하면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부품이나 총탄 등도 적발되고 있습니다.

<녹취> 세관 계장 : "권총탄도 있고요. 그다음에 엽총탄도 있고 그다음에.. 뭐 소총탄도 있고 여러 가지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총기는 수렵 면허 소지자의 수렵용 공기총이나 사격선수의 경기용 총으로 지역 경찰서에서 보관됩니다.

<녹취> "이쪽에 앞쪽에 있는 게 엽총입니다. 최근에 다 사용하는 엽총이고요. 수렵기간 외에는 저희가 이제 무조건 경찰서에 보관하게끔 돼 있기 때문에..."

모든 총기의 출납을 통합 전산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반출 반납 시간을 어기면 과태료도 물립니다.

문제는 이 총기들이 도난당하거나 분실될 경우입니다.

현행법상 주거지 등에 대한 수색만 이뤄질 뿐 소유주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서류상으로만 도난이나 분실 신고를 한 뒤 갖고 있거나 불법 개조를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위/용산경찰서 생활질서계) : "분실했다고 분실 신고서만 쓰면 1년간 이제 그 사람은 총기를 소지를 못 하게끔 돼있어요. 그 외에는 이제 다른 이제 그게 없기 때문에 그 총기가 이제 어떻게 보면 불법무기가 되는 거죠."

이런 허점이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남성이 파출소로 들어오자마자 사냥용 총을 쏩니다.

놀란 경찰관들은 몸을 피합니다.

음주단속에 불만을 품고 마취총에 실탄을 넣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이 총은 거짓으로 분실 신고한 뒤 3년 동안이나 숨겨온 것이었습니다.

경찰청이 통계 관리를 시작한 지난 2014년 이후 지난 3년간 분실 총기만 3천6백 정이 넘었고, 이 중 70%는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굳이 어렵게 총을 구하지 않고도, 범죄에 총기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도심에서 총소리가 연이어 울렸습니다.

실탄과 공포탄을 쏘며 추격하는 경찰에 맞서 총격범의 공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녹취> "지금 또 총소리 나요."

총탄을 맞은 경찰관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총격전.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범인이 인터넷을 보고 만든 사제 총입니다.

소형 파이프와 나무 합판 등 모두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010년, 경찰에 압수됐던 사제 총기의 위력입니다.

표적으로 세워둔 병과 깡통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납니다.

쇠 구슬 한 방으로도 인명을 앗아갈 정도의 강력한 파괴력이 있습니다.

<인터뷰> 배상훈(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 : "화약을 조금만 넣게되면 발사 속도는 늦춰지죠. 대신에 내구성이 적은 총기로도 발사가 될 수 있는 거에요. 그것만 조절할 수 있다 한 4`5발 쏠 수 있는 1회용 총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선 총기와 실탄 제작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총포·화약류의 제조 방법이나 설계도 등을 온라인에 올리면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생겼지만, 해외 사이트가 많아 차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는 모두 64건.

29명이 목숨을 잃었고, 46명이 다쳤습니다.

<인터뷰> 정진언(경찰청 총포담당계장) : "올해부터는 그간에(불법무기자진신고)연1회 하던 것을 연 2회로 확대하고 불법무기를 신고한 경우에 지급하는 검거보상금을 종전에 30만 원이었는데 올해부터는 500만 원으로 확대해서 지급하고 있고요. 지금은 총기를 불법으로 제조하거나 판매하거나 소지하면 10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 3년 이상, 최대 30년까지 처벌을 받도록 법률 개정을 이제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지능화되고 위험해지는 총기 관련 범죄.

우리나라도 더이상 '총기 청정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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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 총기, 생명을 노린다
    • 입력 2017-05-07 22:54:28
    • 수정2017-05-07 23:49:25
    취재파일K
<프롤로그>

지난달 20일 평화롭던 한 시골 마을의 은행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대낮에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성이 권총을 들고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윤창호(경북 경산경찰서 경감) : "권총을 들고 농협에 강도가 들었다 해서 처음에는 믿지 않았는데, 무전으로 들려오는 게 점점 실제 상황인 겁니다."

이 남성은 준비한 가방에 '돈을 담으라'고 위협하다, 제지하려는 남자 직원과 몸싸움을 벌인 끝에 권총 1발을 발사했습니다.

총알은 다행히 사람 쪽으로 가지 않았지만 범인은 현금 1,500여 만 원을 챙긴 뒤 은행을 빠져나와 자전거를 타고 도주했습니다.

<인터뷰> 윤창호(경북 경산경찰서 경감) : "실탄을 장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들어왔는데 실제 총인 거를 믿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실제 총인 거를 확인하기 위해서 장전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탄피만 보였는데 조금 더 이제 감지를 하다 보니까 탄두가 거기 박혀 있더라고요, 그 선반에."

사건 발생 사흘 만에 긴급 체포된 용의자는 마을 인근에서 농사를 짓던 김 모 씨였습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실제 권총을 사용한 강도 사건이 발생해, 국민들의 충격이 작지 않았는데요.

김 씨는 10여 년 동안 총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결국, 범행에까지 이용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에선 한 경찰이 사제 총에 맞아 숨지는 사고도 있었죠.

이렇게 잊을만하면 터지는 총기 사고에 우리나라도 더는 총기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리포트>

평범한 농사꾼이 어떻게 권총을 가지게 됐을까?

김 씨는 범행 이후 총을 집 주변 지하수 관정에 숨겼습니다.

경찰은 이 곳에서 권총 1자루와 실탄 18발, 탄창 3개를 찾아냈습니다.

범행에 쓰인 권총은 미국의 한 총기업체가 제조한 45구경 권총으로 미군의 의뢰로 1942~45년 사이에 대량 생산된 80만 정 중 한 정으로 감식됐습니다.

<인터뷰> 윤창호(경북 경산경찰서 경감) : "저희가 추측하건 대는 6·25 동란 때 대량으로 미국 쪽에서 군수용품으로 반입되었고 그 반입된 것 중에 하나가 어떻게..."

김 씨는 이 총을 2003년 직장 상사의 지인의 집 창고에서 우연히 주워 그동안 자신의 승용차 트렁크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해마다 불법 무기 자진 신고 기간이 있지만 10여 년 동안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4월 한 달간 불법무기 자진신고를 받은 결과 서울에서만 50여 정의 불법 총기가 신고됐습니다.

소지하기 편하고 살상력이 높은 권총과 소총도 10정에 달했습니다.

<인터뷰> 목현태(서울청 생활질서계장) : "대부분은 6.25와 월남전에 참전했던 전직 군인분들이 재직시절 미군 등으로부터 선물을 받아서 전역 후에도 보관하다 사망하신 후 가족들이 유물을 정리하던 중에 발견해서..."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이상 불법총기가 얼마나 되는지 예측조차 하기 힘든 상황인 겁니다.

부산의 한 다세대주택. 경찰이 폭력조직 조직원을 제압합니다.

가방 안에선 마약 봉지가, 베개 옆에선 권총이 나옵니다.

<녹취> 경찰 : "뭔 총이야, 이거! (내꺼입니다. 그것도…) 안에 실탄도 있네?"

러시아제 권총으로 실탄 19발도 발견됐습니다.

<인터뷰> 김재욱(경위/당시 수사 경찰관) : "처음에는 장난감 총인가 하다가 무게에서 묵직한 게 실총이구나. 그렇게 생각을 했죠."

검거된 사람은 일본 폭력조직 조직원인 재일 교포로. 지인을 통해 일본에서 부산항으로 권총과 실탄을 들여왔습니다.

<인터뷰> 김재욱(경위/당시 수사 경찰관) : "일본의 야쿠자들은 총을 다 가지고 있답니다. 처음에 (부산)들어올 때는 여행 목적으로 왔다가 들어와서 지인한테 총 보관하고 있는 장소를 한국 사람.. 운반책이죠. 운반책을 알게 돼서 그 사람한테 가지고 와라. 그 사람한테 시켜서 그 총을 화물차에 페리호 화물차에 싣고 들어왔습니다."

지난해 몰래 들여오다 적발된 총기류는 12정, 실탄류 244발입니다.

국제 화물선과 어선이 오가는 부산의 한 항만입니다.

당국은 통관과 출입국 관리 체계를 계속 강화하고 있지만, 이곳을 통한 밀수와 밀입국 사건은 끊이지 않고 터지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부산에 가면 총을 구할 수 있다는 말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부산 항만의 사정에 밝다는 한 사람을 만나 어렵게 총기 밀수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총기 밀반입이 지금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 "필로폰 하는 애들이 밀수를 많이 하더라고요. 실탄 따로 권총 따로 이렇게 해서. 옛날에는 러시아에서 많이 갖고 왔는데 요즘은 일본에서 많이 갖고 옵니다."

구체적인 거래 가격도 이야기해 줍니다.

<인터뷰> "대부분 거래가 이루어지는 거는 뭐 한 150만 원 선에서 그 정도 금액에 이루어집니다 권총하고 실탄이죠. (실탄 몇 발이요?) 한 15발에서 20발 정도."

요즘 항만의 감시가 강화돼, 어선을 이용하는 등 새로운 방법도 동원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공동 어선망 있죠 어망고기잡이들 배에서도 이제 많이 들어오죠. 자갈치로 해서 많이 들어옵니다. 그럴 때."

최근에는 해외 직구 등을 통해 총기로 개조 가능한 장난감 총기나 부품 등을 밀반입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모든 항공 화물이 거쳐 가는 세관 검사장입니다.

모든 물품은 100% 엑스레이 검사를 받습니다.

최근에 적발된 총기류입니다.

<녹취> "상하조절장치랑 좌우조절장치가 있고 조준기용으로 봤을 때 안에 조절, 조준선이 있잖아요. 이렇게 세 가지를 충족했을 때 조준경으로 판명이 나거든요. 그런데 이거는 세 가지를 다 충족해서 조준기로 갑니다. (어떤 총에 쓸 수 있는 거예요?) 보통 소총 같은 경우에 장착할 수가 있고요. 이 부분이 총에 거치할 수 있는 거치대 부분입니다."

<녹취> "이건 실제 총기 부품인데요. 방아쇠가 있고 안에, 주요 부품이죠. (어떤 총의 부품인지?) 그건 저희가 판단할 수가 없어서 경찰이랑 EOD라는 폭발물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같이 그분들한테 저희가 의뢰를 하거든요. 그래서 그분들이 와서 같이 합동으로 검사한 결과 이건 공기총의, 실제 공기총의 방아쇠로 총기 부품으로 판명이 났고요."

<녹취> (이분은 뭐라고 신고를 하셨어요, 그거를?) 스포츠 아이템이라고 신고하셨... (스포츠 아이템?) 네. (레저용 부품으로 이렇게 한 거네요?) 네네."

아직까진 레저용 BB탄 총류가 가장 많지만 조금만 개조하면 위해를 가할 수 있는 부품이나 총탄 등도 적발되고 있습니다.

<녹취> 세관 계장 : "권총탄도 있고요. 그다음에 엽총탄도 있고 그다음에.. 뭐 소총탄도 있고 여러 가지 있습니다."

국내 대부분의 총기는 수렵 면허 소지자의 수렵용 공기총이나 사격선수의 경기용 총으로 지역 경찰서에서 보관됩니다.

<녹취> "이쪽에 앞쪽에 있는 게 엽총입니다. 최근에 다 사용하는 엽총이고요. 수렵기간 외에는 저희가 이제 무조건 경찰서에 보관하게끔 돼 있기 때문에..."

모든 총기의 출납을 통합 전산 시스템으로 관리하고, 반출 반납 시간을 어기면 과태료도 물립니다.

문제는 이 총기들이 도난당하거나 분실될 경우입니다.

현행법상 주거지 등에 대한 수색만 이뤄질 뿐 소유주가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습니다.

서류상으로만 도난이나 분실 신고를 한 뒤 갖고 있거나 불법 개조를 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인터뷰> 김현철(경위/용산경찰서 생활질서계) : "분실했다고 분실 신고서만 쓰면 1년간 이제 그 사람은 총기를 소지를 못 하게끔 돼있어요. 그 외에는 이제 다른 이제 그게 없기 때문에 그 총기가 이제 어떻게 보면 불법무기가 되는 거죠."

이런 허점이 실제 범죄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한 남성이 파출소로 들어오자마자 사냥용 총을 쏩니다.

놀란 경찰관들은 몸을 피합니다.

음주단속에 불만을 품고 마취총에 실탄을 넣어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런데 이 총은 거짓으로 분실 신고한 뒤 3년 동안이나 숨겨온 것이었습니다.

경찰청이 통계 관리를 시작한 지난 2014년 이후 지난 3년간 분실 총기만 3천6백 정이 넘었고, 이 중 70%는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굳이 어렵게 총을 구하지 않고도, 범죄에 총기를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도심에서 총소리가 연이어 울렸습니다.

실탄과 공포탄을 쏘며 추격하는 경찰에 맞서 총격범의 공격은 멈추지 않습니다.

<녹취> "지금 또 총소리 나요."

총탄을 맞은 경찰관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총격전.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범인이 인터넷을 보고 만든 사제 총입니다.

소형 파이프와 나무 합판 등 모두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2010년, 경찰에 압수됐던 사제 총기의 위력입니다.

표적으로 세워둔 병과 깡통이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납니다.

쇠 구슬 한 방으로도 인명을 앗아갈 정도의 강력한 파괴력이 있습니다.

<인터뷰> 배상훈(서울디지털대 경찰학과장) : "화약을 조금만 넣게되면 발사 속도는 늦춰지죠. 대신에 내구성이 적은 총기로도 발사가 될 수 있는 거에요. 그것만 조절할 수 있다 한 4`5발 쏠 수 있는 1회용 총기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선 총기와 실탄 제작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올해부터 총포·화약류의 제조 방법이나 설계도 등을 온라인에 올리면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생겼지만, 해외 사이트가 많아 차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총기 사고는 모두 64건.

29명이 목숨을 잃었고, 46명이 다쳤습니다.

<인터뷰> 정진언(경찰청 총포담당계장) : "올해부터는 그간에(불법무기자진신고)연1회 하던 것을 연 2회로 확대하고 불법무기를 신고한 경우에 지급하는 검거보상금을 종전에 30만 원이었는데 올해부터는 500만 원으로 확대해서 지급하고 있고요. 지금은 총기를 불법으로 제조하거나 판매하거나 소지하면 10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그 3년 이상, 최대 30년까지 처벌을 받도록 법률 개정을 이제 추진하고 있습니다."

더 지능화되고 위험해지는 총기 관련 범죄.

우리나라도 더이상 '총기 청정지대'가 아니라는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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