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결에서 세대 대결로 

입력 2017.05.14 (22:34) 수정 2017.05.1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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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통합과 공존이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새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하는 건 선거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의 불씨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표심잡기 경쟁의 한 축이 지역 구도였다면.

<녹취> 문재인 대통령(지난달 17일 대구 유세) : "더불어민주당 역사상 지금까지 대구에서 유세를 시작한 일이 없었습니다. 통합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고 싶습니다."

<녹취>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지난달 15일 울산 유세) : "여태 우리 자유한국당 보수우파의 적통정당을 밀어주셨듯이 다시 이번 대선에서도 압도적으로 밀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변화냐, 안정이냐 사이에서 갈린 세대 간 표심이 경쟁의 또 다른 축이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지난 8일 광화문 유세) : "개혁이 먼저입니다. 박근혜 탄핵되고 구속된 것 말고 우리 대한민국 달라진 거 있습니까?"

<녹취> 홍준표(지난 8일 대한문 유세) : "5천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안보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예외없이 작동했던 '지역과 세대' '세대와 지역'의 2차 방정식.

19대 대선에서는 어떻게 얽히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대구 동성로에서 민주당 운동원들이 막바지 유세에 나섰습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의 보수 표심을 돌려놓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녹취> "이미 대구 시민들은 변화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대구 시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운동원들은 유세 현장의 밑바닥 정서를 누구보다 피부로 느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상연(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선거운동원) : "오늘 이렇게 분위기가 뜨거울지 몰랐어요. 오늘 평일 오후 시간인데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많이 와주셔서.. (유세하면서 이렇게 많이 호응이 있던 적이 없었어요?) 처음이죠. 와, 대구시에서 처음이에요."

<인터뷰> 오말임(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유세팀장) : "보수층의 어르신들을 만나면 예전 같으면 욕설도 하시고 이랬는데, 그런 거는 전혀 없고요, 또 젊은 층에서 지나가다가 음료수나 이런 거를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유세차에 올려주고 이런 게 예전에는 없었던 일이에요."

문재인 후보 역시 공식선거운동 첫 날도 마지막 날도 대구 공략에 집중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대구가 결심하면 됩니다. 대구가 일어서면 역사가 바뀝니다."

<인터뷰> 윤수복(대구 달서구) : "우리 대구는 자꾸 한나라당, 새누리당 그쪽으로 자꾸 치우쳐가지고 그게 싫어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권지영(경북 경산시) : "정책도 그렇고 역사적인 인식도 문재인 후보가 더 좀..뚜렷하게 잘 보는 것 같아서.."

개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역사상 처음으로 대구, 경북에서 득표율 20%를 넘어섰습니다.

보수 후보가 항상 1위를 차지했던 부산과 울산에서도 최다 득표를 했습니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90% 안팎의 몰표를 받은 호남에서는 득표율이 60% 정도에 그쳤습니다.

시야를 다른 후보와 모든 지역으로 넓혀봐도 특정 후보의 특정 지역 싹쓸이는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목진휴(국민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 "영남 쪽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어떻든 득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게 영남이라고 하는 지역구도가 깨진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호남 쪽에 투표율도 문재인과 안철수 쪽으로 나뉘었다는 거, 그것도 지역구도가 깨지는.. 만약에 지역구도가 있다고 하면 한쪽으로 완전히 쏠렸어야 할 텐데 상당 부분 쪼개졌다는 것은 호남 쪽에서의 지역구도도 깨진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고요, 과거처럼 충청에 강한 앵커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충청표가 다 흩어졌다, 이렇게 보게 되면 지역구도는 그야말로 사라지고 있는 과정이다."

이렇게 표심이 바뀐 것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큰 이슈가 표심을 가르는 변수가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크게 두 가지 이유라고 보는데요, 하나는 역시 탄핵을 얘기 안할 수가 없다. 이번에는 결국 탄핵 촛불 대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전 지역에서 탄핵에 대한 반대의 부분은 굉장히 적고 탄핵 찬성은 70% 이상이 됐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은 지역주의를 깨는 가장 큰 원인이 됐고요."

탄핵이라는 이례적이고 일시적인 요인을 걷어내면 어떤 변수가 작동했을까.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두번째는 아주 중요한 관찰을 해야 되는데, 결국은 지역주의를 깬 거는 세대의 투표에서의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그러니까 과거 같으면 지난 2012년도에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89%를 득표했고 박근혜 후보는 영남에서 81%를 득표했는데 그건 세대의 의미가 없어요. 20대고 30대고 40대고 모두 다 찍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세대 간의 뚜렷한 양상을 보였고.."

세대 변수가 지역 변수를 압도했다는 분석입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분석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20대부터 40대에서 50% 전후의 높은 지지를 받았고 50대의 표심까지 잡아 홍준표 후보를 크게 압도했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새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가치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도훈(20/경기 성남시 수정구) : "적폐 청산 이게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사실 한일 위안부 합의도 재협상도 해야 되고 적폐 청산.."

<인터뷰> 엄정규(58/서울시 용산구) : "우리가 그거 큰 홍역을 겪었잖아요. 그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점들. 국정농단. 그러한 부분들이 두 번 다시는 재발되거나 생겨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인터뷰> 송기엽(74/서울시 동대문구) : "첫째가 안보니까 안보에 강점이 있어야지. 우선 살아나야 되니까...010610북한이 말만 저러지 핵무기 만들고 이렇게 들고 끝까지 가겠다는 거예요."

<인터뷰> 김용태(69/서울시 강남구) : "김정은이한테 간다. 우리는 싫거든..같은 민족이니까 도와줄 건 도와줘야 되지만 그게 잘못, 도와주고 잘못되고 있잖아요."

적폐 청산과 안보 이슈에서 파생된 세대 간 대결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결과, 지역 구도가 약화됐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박명호(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호남의 경우도 한 6:4 또 6:3.5 정도로 문재인의 민주당이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압도했는데 그것이 대체로 세대 균열에 따른 성향의 차이로 보여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역 대 지역 대결의 구도에서 이제 지역 내 세대 대결의 구도로 좀 바뀐 부분이 있지 않나, 라고 하는 거죠."

이번 19대 대선의 방정식은 세대가 지역을 무너뜨렸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각 후보 캠프마다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고질적 행태를 되풀이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지난 8일) : "홍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남풍 시발점인 영남은 장악됐고 중원도 불타고 있다고 올렸습니다. 사흘째 꺼지지 않는 산불로 걱정이 태산 같은 강원도 주민들에게 상처 주는 무개념한 비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녹취> 이주영(자유한국당 의원/지난 8일) : "PK 바닥민심을 전하며 패륜 집단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 했습니다. 평소 PK에 대해서 갖고 있던 편견 속내를 들키고 말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 구도가 과거 대선에 비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정치 상황과 선거 전략에 따라 언제든 부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종훈(정치평론가) : "이념 대결도 다시 한 번 부각이 되고 표심도 역시 지역주의가 다시 한 번 더 힘을 얻는 그런 상황으로 이제 전개됐는데 이념 갈등, 지역 갈등이 어떻게 보면 절반의 성공, 설반의 실패. 이렇게 규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위 홍준표 후보보다 557만 표를 더 얻어 사상 최대 표차로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득표율은 41%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박명호(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40%의 득표율이라고 하는 게 상당히 절묘한 건데 그러니까 50% 이상 득표를 하면 정권 초반에 어떤 정치적 동력을 원하는 이상으로 확보했을 수 있는데 50% 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30%로 떨어졌다고 그러면 정치적 동력이 상당히 약화된 취약한 상황에서 출발하게 되는 건데 그 딱 중간에 지금 있따고하는 부분이에요. 그러니까 지나치게 신임을 한것도 아니고 아예 취약한 환경을 가져다 주지도 않은 아주 절묘한 선택의 집합적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이 되고, 이제 보면 모두에게 과제를 안겨준 거라는 거죠."

투표는 끝났지만 아버지와 아들 세대간의 간극은 여전히 남았습니다.

<인터뷰> 김도훈(21/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 "아버지도 사실은 진보 입장인 줄 알았는데 아버지도 점점 늙어가다 보니까, 사람들이 점점 보수로 바뀌는 것 같아요. 일단 안보 문제라든지.."

<인터뷰> 송기엽(75서울시 동대문구) : "20대,30대는 하나의 감정과 기백이지. 국가 사회의 민족 전체를 놓고 해석하는 데가 부족해요."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도 세대별로 다양합니다.

<인터뷰> 이기동(85/서울 송파구) : "안정이 되는 게 최고예요. 우리 나이 먹은 사람들은 그저 어쨌든 안정. 국가 안정이 최고입니다."

<인터뷰> 엄정규(58/서울시 용산구) : "우선 국민 화합도 해야 되겠고 또 남북 관계 문제 또 그 잘못된 부분들 다시 또 다시 다 바로잡아야 될 것 같고요."

<인터뷰> 박세원(인천시) : "나라가 살기 좋은게 가장 좋겠죠? 지금보다는 나아진 나라?"

대통령 탄핵으로 역대 어느때보다도 높은 열기속에 치러진 19대 대선.

국민의 표심은 변화를 추구면서도 갈등은 줄여야하는 과제를 새 대통령에게 남겨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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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 대결에서 세대 대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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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17-05-14 23:3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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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일성은 통합과 공존이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새 대통령이 통합을 강조하는 건 선거과정에서 대립과 갈등의 불씨를 확인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표심잡기 경쟁의 한 축이 지역 구도였다면.

<녹취> 문재인 대통령(지난달 17일 대구 유세) : "더불어민주당 역사상 지금까지 대구에서 유세를 시작한 일이 없었습니다. 통합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고 싶습니다."

<녹취> 홍준표(당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지난달 15일 울산 유세) : "여태 우리 자유한국당 보수우파의 적통정당을 밀어주셨듯이 다시 이번 대선에서도 압도적으로 밀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변화냐, 안정이냐 사이에서 갈린 세대 간 표심이 경쟁의 또 다른 축이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지난 8일 광화문 유세) : "개혁이 먼저입니다. 박근혜 탄핵되고 구속된 것 말고 우리 대한민국 달라진 거 있습니까?"

<녹취> 홍준표(지난 8일 대한문 유세) : "5천만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가장 강력한 안보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선거 때마다 예외없이 작동했던 '지역과 세대' '세대와 지역'의 2차 방정식.

19대 대선에서는 어떻게 얽히고,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분석해 봤습니다.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8일.

대구 동성로에서 민주당 운동원들이 막바지 유세에 나섰습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의 보수 표심을 돌려놓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녹취> "이미 대구 시민들은 변화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도 대구 시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습니다."

운동원들은 유세 현장의 밑바닥 정서를 누구보다 피부로 느낀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김상연(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선거운동원) : "오늘 이렇게 분위기가 뜨거울지 몰랐어요. 오늘 평일 오후 시간인데 사람들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많이 와주셔서.. (유세하면서 이렇게 많이 호응이 있던 적이 없었어요?) 처음이죠. 와, 대구시에서 처음이에요."

<인터뷰> 오말임(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유세팀장) : "보수층의 어르신들을 만나면 예전 같으면 욕설도 하시고 이랬는데, 그런 거는 전혀 없고요, 또 젊은 층에서 지나가다가 음료수나 이런 거를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유세차에 올려주고 이런 게 예전에는 없었던 일이에요."

문재인 후보 역시 공식선거운동 첫 날도 마지막 날도 대구 공략에 집중했습니다.

<녹취> 문재인 대통령 : "대구가 결심하면 됩니다. 대구가 일어서면 역사가 바뀝니다."

<인터뷰> 윤수복(대구 달서구) : "우리 대구는 자꾸 한나라당, 새누리당 그쪽으로 자꾸 치우쳐가지고 그게 싫어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권지영(경북 경산시) : "정책도 그렇고 역사적인 인식도 문재인 후보가 더 좀..뚜렷하게 잘 보는 것 같아서.."

개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역사상 처음으로 대구, 경북에서 득표율 20%를 넘어섰습니다.

보수 후보가 항상 1위를 차지했던 부산과 울산에서도 최다 득표를 했습니다.

반면, 지난 대선에서 90% 안팎의 몰표를 받은 호남에서는 득표율이 60% 정도에 그쳤습니다.

시야를 다른 후보와 모든 지역으로 넓혀봐도 특정 후보의 특정 지역 싹쓸이는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목진휴(국민대 정치행정학부 교수) : "영남 쪽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어떻든 득표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게 영남이라고 하는 지역구도가 깨진다는 것이고요, 두 번째는 호남 쪽에 투표율도 문재인과 안철수 쪽으로 나뉘었다는 거, 그것도 지역구도가 깨지는.. 만약에 지역구도가 있다고 하면 한쪽으로 완전히 쏠렸어야 할 텐데 상당 부분 쪼개졌다는 것은 호남 쪽에서의 지역구도도 깨진다는 걸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고요, 과거처럼 충청에 강한 앵커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충청표가 다 흩어졌다, 이렇게 보게 되면 지역구도는 그야말로 사라지고 있는 과정이다."

이렇게 표심이 바뀐 것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큰 이슈가 표심을 가르는 변수가 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크게 두 가지 이유라고 보는데요, 하나는 역시 탄핵을 얘기 안할 수가 없다. 이번에는 결국 탄핵 촛불 대선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전 지역에서 탄핵에 대한 반대의 부분은 굉장히 적고 탄핵 찬성은 70% 이상이 됐기 때문에 이것이 결국은 지역주의를 깨는 가장 큰 원인이 됐고요."

탄핵이라는 이례적이고 일시적인 요인을 걷어내면 어떤 변수가 작동했을까.

<인터뷰> 김형준(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 : "두번째는 아주 중요한 관찰을 해야 되는데, 결국은 지역주의를 깬 거는 세대의 투표에서의 분화가 일어나고 있다...그러니까 과거 같으면 지난 2012년도에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가 89%를 득표했고 박근혜 후보는 영남에서 81%를 득표했는데 그건 세대의 의미가 없어요. 20대고 30대고 40대고 모두 다 찍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세대 간의 뚜렷한 양상을 보였고.."

세대 변수가 지역 변수를 압도했다는 분석입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분석 결과, 문재인 대통령은 20대부터 40대에서 50% 전후의 높은 지지를 받았고 50대의 표심까지 잡아 홍준표 후보를 크게 압도했습니다.

반면 60대 이상에선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새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가치가 세대별로 극명하게 갈렸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김도훈(20/경기 성남시 수정구) : "적폐 청산 이게 가장 먼저인 것 같아요. 사실 한일 위안부 합의도 재협상도 해야 되고 적폐 청산.."

<인터뷰> 엄정규(58/서울시 용산구) : "우리가 그거 큰 홍역을 겪었잖아요. 그 박근혜 정부의 잘못된 점들. 국정농단. 그러한 부분들이 두 번 다시는 재발되거나 생겨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인터뷰> 송기엽(74/서울시 동대문구) : "첫째가 안보니까 안보에 강점이 있어야지. 우선 살아나야 되니까...010610북한이 말만 저러지 핵무기 만들고 이렇게 들고 끝까지 가겠다는 거예요."

<인터뷰> 김용태(69/서울시 강남구) : "김정은이한테 간다. 우리는 싫거든..같은 민족이니까 도와줄 건 도와줘야 되지만 그게 잘못, 도와주고 잘못되고 있잖아요."

적폐 청산과 안보 이슈에서 파생된 세대 간 대결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결과, 지역 구도가 약화됐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박명호(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호남의 경우도 한 6:4 또 6:3.5 정도로 문재인의 민주당이 안철수의 국민의당을 압도했는데 그것이 대체로 세대 균열에 따른 성향의 차이로 보여진다는 측면에서 보면 지역 대 지역 대결의 구도에서 이제 지역 내 세대 대결의 구도로 좀 바뀐 부분이 있지 않나, 라고 하는 거죠."

이번 19대 대선의 방정식은 세대가 지역을 무너뜨렸다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앞으로도 계속될 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도 후반으로 갈수록 각 후보 캠프마다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고질적 행태를 되풀이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윤관석(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지난 8일) : "홍준표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남풍 시발점인 영남은 장악됐고 중원도 불타고 있다고 올렸습니다. 사흘째 꺼지지 않는 산불로 걱정이 태산 같은 강원도 주민들에게 상처 주는 무개념한 비유가 아닐 수 없습니다."

<녹취> 이주영(자유한국당 의원/지난 8일) : "PK 바닥민심을 전하며 패륜 집단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 했습니다. 평소 PK에 대해서 갖고 있던 편견 속내를 들키고 말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역 구도가 과거 대선에 비해 약화됐다고는 하지만 정치 상황과 선거 전략에 따라 언제든 부활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 이종훈(정치평론가) : "이념 대결도 다시 한 번 부각이 되고 표심도 역시 지역주의가 다시 한 번 더 힘을 얻는 그런 상황으로 이제 전개됐는데 이념 갈등, 지역 갈등이 어떻게 보면 절반의 성공, 설반의 실패. 이렇게 규정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위 홍준표 후보보다 557만 표를 더 얻어 사상 최대 표차로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득표율은 41%에 그쳤습니다.

<인터뷰> 박명호(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40%의 득표율이라고 하는 게 상당히 절묘한 건데 그러니까 50% 이상 득표를 하면 정권 초반에 어떤 정치적 동력을 원하는 이상으로 확보했을 수 있는데 50% 가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30%로 떨어졌다고 그러면 정치적 동력이 상당히 약화된 취약한 상황에서 출발하게 되는 건데 그 딱 중간에 지금 있따고하는 부분이에요. 그러니까 지나치게 신임을 한것도 아니고 아예 취약한 환경을 가져다 주지도 않은 아주 절묘한 선택의 집합적 결과물이 아닐까 생각이 되고, 이제 보면 모두에게 과제를 안겨준 거라는 거죠."

투표는 끝났지만 아버지와 아들 세대간의 간극은 여전히 남았습니다.

<인터뷰> 김도훈(21/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 "아버지도 사실은 진보 입장인 줄 알았는데 아버지도 점점 늙어가다 보니까, 사람들이 점점 보수로 바뀌는 것 같아요. 일단 안보 문제라든지.."

<인터뷰> 송기엽(75서울시 동대문구) : "20대,30대는 하나의 감정과 기백이지. 국가 사회의 민족 전체를 놓고 해석하는 데가 부족해요."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도 세대별로 다양합니다.

<인터뷰> 이기동(85/서울 송파구) : "안정이 되는 게 최고예요. 우리 나이 먹은 사람들은 그저 어쨌든 안정. 국가 안정이 최고입니다."

<인터뷰> 엄정규(58/서울시 용산구) : "우선 국민 화합도 해야 되겠고 또 남북 관계 문제 또 그 잘못된 부분들 다시 또 다시 다 바로잡아야 될 것 같고요."

<인터뷰> 박세원(인천시) : "나라가 살기 좋은게 가장 좋겠죠? 지금보다는 나아진 나라?"

대통령 탄핵으로 역대 어느때보다도 높은 열기속에 치러진 19대 대선.

국민의 표심은 변화를 추구면서도 갈등은 줄여야하는 과제를 새 대통령에게 남겨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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