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6만 명분 마약 유통…LA 한인 갱단 구속

입력 2017.05.26 (08:34) 수정 2017.05.2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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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한국을 이제 더는 마약 청정국으로 부를 수 없게 되는 걸까요.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무색하게 생활 깊숙이 침투한 마약 조직이 검거됐습니다.

시가 23억 원 어치, 6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이 밀반입됐습니다.

미국보다 80배 넘는 값에 팔수 있다는 걸 알고, LA 한인 갱단 조직원이 마약을 한국으로 들여왔습니다.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마약 유통 수법도 교묘해지고, 은밀해졌습니다.

이들에게 마약을 산 사람은 주로 2~30대 평범한 직장인들이라고 하는데요.

마약에 물들고 있는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주변을 배회하던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더니 어리론가 사라집니다.

이 남성은 경찰이 한동안 뒤쫓던 마약 공급책.

은밀하게 마약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입니다.

<인터뷰> 최진영(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통화하는 장면은 판매총책에게 마약을 잘 갖다 놨다. (마약을) 은닉해 놓은 다음에 통화하는 장면이에요.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 (마약을) 갖다 놓고 구매자한테 은닉 장소를 알려줘서 찾아가게끔 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등 특정 장소에 마약을 갖다 놓고 사라지는 일명 던지기 수법입니다.

마약 공급책과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마약 거래를 하는 겁니다.

<인터뷰> 최진영(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요즘 마약 판매책들은 신원 노출을 피하고자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방법을 탈피해서 (마약을) 특정 장소에 갖다 놓으면 서로 만나지 않고도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법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약 공급책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경찰이 이들을 쫓은 건 지난해 11월부터입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실제 마약류 판매 사이트들이 다수 있는데 그중에서 판매책들에게 마약류를 대량으로 공급해주는 사람이 확인돼서…….”

인터넷에 은밀한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제3자는 볼 수 없게 암호화한 특수 프로그램이 사용된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또 익명 거래가 가능한 인터넷 가상 화폐, 비트코인으로 마약 대금을 주고 받았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판매자들과 구매자들 모두 신분 노출이 되지 않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비트코인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범행은 오래가지 못하고 수사망에 걸려들었습니다.

인터넷 화폐를 원화로 인출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됐습니다.

마약 판매자는 28살 이 모 씨 등 모두 13명,

이 씨의 차량을 압수수색하자 트렁크에서 돈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펙트1]경찰관계자: “마약류 대금으로 압수합니다.”

또 다른 마약 판매자 최 모 씨의 집에선 소포장돼 있는 대마가 무더기로 나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월경까지 약 3개월 동안 벌어들인 마약 판매 대금이 6,700만 원 정도였는데 짧은 기간에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어서 마약류 판매에 뛰어든 것 같습니다.”

검거된 마약 판매책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였는데,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다가 돈을 쉽게 벌수 있다는 유혹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마약 판매책 13명과 마약을 구매한 50여명도 함께 검거했습니다.

마약 구매자는 주로 호기심에 접근한 평범한 20~30대 직장인들이었습니다.

판매책들은 서울 일대 유흥가를 주무대로 삼고 마약을 유통시켰습니다.

그렇다면 마약 판매책은 어디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걸까요.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3명인데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이민 생활을 하면서 학창 시절부터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국내로 들어온 이후에 3명이 마약류를 밀반입해서 한국에 판매해보자.”

마약을 미국에서 밀반입한 사람은 35살 허 모 씨 등 3명.

미국 LA 한인 갱단 조직원들입니다.

한국으로 마약을 들여와 팔면 미국보다 80배 이상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약 유통 계획을 짰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미국에서 들여온 마약은 시가 23억 원 어치,

6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인터뷰> 이영권(경감/서울 경찰청 마약수사대) : “실제 총 밀반입 했던 양은 대마 10kg, 필로폰 350g, 엑스터시 80g으로 동시에 6만 3천 명 정도가 투약이 가능한 양입니다. 시가 23억 원 정도 됩니다.“

철봉 빈 공간에 마약을 넣어두는 등 판매책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해 곳곳에 마약을 숨겨뒀습니다.

마약의 양이 많았던 만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도 치밀했습니다.

과자 같은 가공 식품으로 위장해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해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미국에서 보낼 때는 과자류 안에 대마나 필로폰을 섞어서 국내로 밀반입했습니다.”

이렇게 밀수를 시도한 건 모두 세 차례입니다.

마지막 3번째 밀수가 경찰에 포착되면서 대규모 마약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마지막 3번째로 들어왔던 건 대마 4kg, 필로폰 150g, 엑스터시 50g이 밀반입되었습니다. 라면 상자 두 상자 분량, 두 상자 분량의 크기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미국 마약수사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마약 밀반입을 도운 한인 갱단 조직원을 쫓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특정 인터넷 사이트나 비트코인을 통한 마약류 거래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경찰도 점점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경찰에 검거된 마약 사범은 1만 4천여명, 전년대비 20%가까이 증가하는 등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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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 따라잡기] 6만 명분 마약 유통…LA 한인 갱단 구속
    • 입력 2017-05-26 08:35:12
    • 수정2017-05-26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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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멘트>

한국을 이제 더는 마약 청정국으로 부를 수 없게 되는 걸까요.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무색하게 생활 깊숙이 침투한 마약 조직이 검거됐습니다.

시가 23억 원 어치, 6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이 밀반입됐습니다.

미국보다 80배 넘는 값에 팔수 있다는 걸 알고, LA 한인 갱단 조직원이 마약을 한국으로 들여왔습니다.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마약 유통 수법도 교묘해지고, 은밀해졌습니다.

이들에게 마약을 산 사람은 주로 2~30대 평범한 직장인들이라고 하는데요.

마약에 물들고 있는 현장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서울 마포구의 한 주택가입니다.

주변을 배회하던 한 남성이 전화 통화를 하더니 어리론가 사라집니다.

이 남성은 경찰이 한동안 뒤쫓던 마약 공급책.

은밀하게 마약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입니다.

<인터뷰> 최진영(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통화하는 장면은 판매총책에게 마약을 잘 갖다 놨다. (마약을) 은닉해 놓은 다음에 통화하는 장면이에요. 지나가는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장소에 (마약을) 갖다 놓고 구매자한테 은닉 장소를 알려줘서 찾아가게끔 하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에어컨 실외기 등 특정 장소에 마약을 갖다 놓고 사라지는 일명 던지기 수법입니다.

마약 공급책과 구매자가 서로 만나지 않고 마약 거래를 하는 겁니다.

<인터뷰> 최진영(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요즘 마약 판매책들은 신원 노출을 피하고자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방법을 탈피해서 (마약을) 특정 장소에 갖다 놓으면 서로 만나지 않고도 구매자가 찾아가는 방법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마약 공급책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경찰이 이들을 쫓은 건 지난해 11월부터입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실제 마약류 판매 사이트들이 다수 있는데 그중에서 판매책들에게 마약류를 대량으로 공급해주는 사람이 확인돼서…….”

인터넷에 은밀한 사이트를 만들어 놓고, 마약을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제3자는 볼 수 없게 암호화한 특수 프로그램이 사용된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또 익명 거래가 가능한 인터넷 가상 화폐, 비트코인으로 마약 대금을 주고 받았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판매자들과 구매자들 모두 신분 노출이 되지 않고 경찰의 추적을 피하고자 비트코인을 사용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범행은 오래가지 못하고 수사망에 걸려들었습니다.

인터넷 화폐를 원화로 인출하는 과정에서 신원이 노출됐습니다.

마약 판매자는 28살 이 모 씨 등 모두 13명,

이 씨의 차량을 압수수색하자 트렁크에서 돈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펙트1]경찰관계자: “마약류 대금으로 압수합니다.”

또 다른 마약 판매자 최 모 씨의 집에선 소포장돼 있는 대마가 무더기로 나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 “2016년 11월부터 2017년 1월경까지 약 3개월 동안 벌어들인 마약 판매 대금이 6,700만 원 정도였는데 짧은 기간에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어서 마약류 판매에 뛰어든 것 같습니다.”

검거된 마약 판매책들은 동네 선후배 사이였는데, 특별한 직업 없이 지내다가 돈을 쉽게 벌수 있다는 유혹에 빠졌습니다.

경찰은 이 씨 등 마약 판매책 13명과 마약을 구매한 50여명도 함께 검거했습니다.

마약 구매자는 주로 호기심에 접근한 평범한 20~30대 직장인들이었습니다.

판매책들은 서울 일대 유흥가를 주무대로 삼고 마약을 유통시켰습니다.

그렇다면 마약 판매책은 어디서 마약을 국내로 들여온 걸까요.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3명인데 미국에서 유학하거나 이민 생활을 하면서 학창 시절부터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국내로 들어온 이후에 3명이 마약류를 밀반입해서 한국에 판매해보자.”

마약을 미국에서 밀반입한 사람은 35살 허 모 씨 등 3명.

미국 LA 한인 갱단 조직원들입니다.

한국으로 마약을 들여와 팔면 미국보다 80배 이상 비싼 값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마약 유통 계획을 짰습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 사이 미국에서 들여온 마약은 시가 23억 원 어치,

6만 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입니다.

<인터뷰> 이영권(경감/서울 경찰청 마약수사대) : “실제 총 밀반입 했던 양은 대마 10kg, 필로폰 350g, 엑스터시 80g으로 동시에 6만 3천 명 정도가 투약이 가능한 양입니다. 시가 23억 원 정도 됩니다.“

철봉 빈 공간에 마약을 넣어두는 등 판매책들은 경찰 수사망을 피해 곳곳에 마약을 숨겨뒀습니다.

마약의 양이 많았던 만큼 국내로 들여오는 과정도 치밀했습니다.

과자 같은 가공 식품으로 위장해 마약을 국내로 밀반입해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미국에서 보낼 때는 과자류 안에 대마나 필로폰을 섞어서 국내로 밀반입했습니다.”

이렇게 밀수를 시도한 건 모두 세 차례입니다.

마지막 3번째 밀수가 경찰에 포착되면서 대규모 마약 조직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마지막 3번째로 들어왔던 건 대마 4kg, 필로폰 150g, 엑스터시 50g이 밀반입되었습니다. 라면 상자 두 상자 분량, 두 상자 분량의 크기였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미국 마약수사국과 공조해 현지에서 마약 밀반입을 도운 한인 갱단 조직원을 쫓고 있습니다.

<인터뷰> 한상순(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 “특정 인터넷 사이트나 비트코인을 통한 마약류 거래가 증가하고 있지만 우리 경찰도 점점 지능화되는 범죄에 대처하기 위해서 수사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경찰에 검거된 마약 사범은 1만 4천여명, 전년대비 20%가까이 증가하는 등 마약 청정국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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