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현수막’까지…불황이 바꾼 청년 알바

입력 2017.05.28 (21:25) 수정 2017.05.2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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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간 현수막'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말 그대로 사람이 현수막을 붙잡고 서있는 신종 아르바이트인데요,

막노동은 기본이고... 제약사 임상시험은 이른바 '꿀 알바'로 불립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의 아르바이트 실태를, 이종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한복판.

땡볕 속에서 청년 두 명이 광고 현수막을 들고 있습니다.

광고 효과는 물론 기동성이 좋아 요즘 업체들이 앞다퉈 고용하는 '인간 현수막' 아르바이트입니다.

발목을 돌리고, 팔도 휘저어보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쑤셔오고 땀에 흠뻑 젖지만 4시간만 서 있으면 6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녹취> 장00(취업 준비생/음성변조) : "가만히 서 있는 게 제일 힘들긴 한데 그래도 어찌 됐든 돈이 되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휴학생 21살 최현우 씨가 공사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녹취> "아니야, 아니야, 돌리면 안 돼. 그렇지!"

철제 펜스를 기둥에 맞추고, 너트를 꼼꼼히 조이면서 울타리를 세워나갑니다.

하루 일당은 10만 원.

학원비를 벌기 위해 석 달째 출근 중이지만, 요즘엔 일감찾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최현우(대학 휴학생) : "돈이 된다 싶으면 서로 하려고 애씁니다. 운이 좋아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박 3일 입원으로 30만 원의 목돈을 쥘 수 있는 제약사 임상시험에도 청년들이 몰려가고 있습니다.

<녹취> 김00(취업 준비생/음성변조) : "이게 약이기 때문에 불안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거죠."

국내 채용사이트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업종은 백여 종,

종사자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상당수가 저임금과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난 고수익 알바 업종은 요즘 취업난과 불황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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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현수막’까지…불황이 바꾼 청년 알바
    • 입력 2017-05-28 21:28:07
    • 수정2017-05-28 21:5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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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인간 현수막'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말 그대로 사람이 현수막을 붙잡고 서있는 신종 아르바이트인데요,

막노동은 기본이고... 제약사 임상시험은 이른바 '꿀 알바'로 불립니다.

극심한 취업난 속의 아르바이트 실태를, 이종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한복판.

땡볕 속에서 청년 두 명이 광고 현수막을 들고 있습니다.

광고 효과는 물론 기동성이 좋아 요즘 업체들이 앞다퉈 고용하는 '인간 현수막' 아르바이트입니다.

발목을 돌리고, 팔도 휘저어보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쑤셔오고 땀에 흠뻑 젖지만 4시간만 서 있으면 6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녹취> 장00(취업 준비생/음성변조) : "가만히 서 있는 게 제일 힘들긴 한데 그래도 어찌 됐든 돈이 되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휴학생 21살 최현우 씨가 공사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녹취> "아니야, 아니야, 돌리면 안 돼. 그렇지!"

철제 펜스를 기둥에 맞추고, 너트를 꼼꼼히 조이면서 울타리를 세워나갑니다.

하루 일당은 10만 원.

학원비를 벌기 위해 석 달째 출근 중이지만, 요즘엔 일감찾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최현우(대학 휴학생) : "돈이 된다 싶으면 서로 하려고 애씁니다. 운이 좋아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박 3일 입원으로 30만 원의 목돈을 쥘 수 있는 제약사 임상시험에도 청년들이 몰려가고 있습니다.

<녹취> 김00(취업 준비생/음성변조) : "이게 약이기 때문에 불안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거죠."

국내 채용사이트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업종은 백여 종,

종사자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상당수가 저임금과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난 고수익 알바 업종은 요즘 취업난과 불황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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