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현수막’까지…불황이 바꾼 알바

입력 2017.05.29 (06:43) 수정 2017.05.2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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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취업난이 젊은이들의 아르바이트 풍속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막노동에 임상시험 참여는 물론, 요즘엔 '인간 현수막'이라는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는데요.

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야 한다는 요즘 젊은이들의 알바 실태.

이종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한복판.

땡볕 속에서 청년 두 명이 광고 현수막을 들고 있습니다.

광고 효과는 물론 기동성이 좋아 요즘 업체들이 앞다퉈 고용하는 '인간 현수막' 아르바이틉니다.

발목을 돌리고, 팔도 휘저어보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쑤셔오고 땀에 흠뻑 젖지만 4시간만 서 있으면 6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녹취> 장○○ (취업준비생/음성변조) : "가만히 서 있는 게 제일 힘들긴 한데 그래도 어찌 됐든 돈이 되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휴학생 21살 최현우 씨가 공사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녹취> "아니야, 아니야, 돌리면 안 돼. 그렇지!"

철제 펜스를 기둥에 맞추고, 너트를 꼼꼼히 조이면서 울타리를 세워나갑니다.

하루 일당은 10만 원.

학원비를 벌기 위해 석 달째 출근 중이지만, 요즘엔 일감찾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최현우(대학 휴학생) : "돈이 된다 싶으면 서로 하려고 애씁니다. 운이 좋아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설 일용직을 위해 기초교육을 받은 20대 청년만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2박 3일 입원으로 30만 원의 목돈을 쥘 수 있는 제약사 임상시험에도 청년들이 몰려가고 있습니다.

<녹취> 김○○(취업준비생/음성변조) : "이게 약이기 때문에 불안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거죠."

국내 채용사이트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업종은 백여 종.

종사자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상당수가 저임금과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난 고수익 알바 업종은 요즘 취업난과 불황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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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현수막’까지…불황이 바꾼 알바
    • 입력 2017-05-29 06:49:38
    • 수정2017-05-29 07:13:42
    뉴스광장 1부
<앵커 멘트>

계속되는 경기불황과 취업난이 젊은이들의 아르바이트 풍속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막노동에 임상시험 참여는 물론, 요즘엔 '인간 현수막'이라는 신종 아르바이트까지 등장했는데요.

돈 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야 한다는 요즘 젊은이들의 알바 실태.

이종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심 한복판.

땡볕 속에서 청년 두 명이 광고 현수막을 들고 있습니다.

광고 효과는 물론 기동성이 좋아 요즘 업체들이 앞다퉈 고용하는 '인간 현수막' 아르바이틉니다.

발목을 돌리고, 팔도 휘저어보고.

시간이 지날수록 온몸이 쑤셔오고 땀에 흠뻑 젖지만 4시간만 서 있으면 6만 원을 벌 수 있습니다.

<녹취> 장○○ (취업준비생/음성변조) : "가만히 서 있는 게 제일 힘들긴 한데 그래도 어찌 됐든 돈이 되기 때문에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른 아침, 휴학생 21살 최현우 씨가 공사장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녹취> "아니야, 아니야, 돌리면 안 돼. 그렇지!"

철제 펜스를 기둥에 맞추고, 너트를 꼼꼼히 조이면서 울타리를 세워나갑니다.

하루 일당은 10만 원.

학원비를 벌기 위해 석 달째 출근 중이지만, 요즘엔 일감찾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인터뷰> 최현우(대학 휴학생) : "돈이 된다 싶으면 서로 하려고 애씁니다. 운이 좋아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건설 일용직을 위해 기초교육을 받은 20대 청년만 1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2박 3일 입원으로 30만 원의 목돈을 쥘 수 있는 제약사 임상시험에도 청년들이 몰려가고 있습니다.

<녹취> 김○○(취업준비생/음성변조) : "이게 약이기 때문에 불안한 점은 있지만 그래도 제일 좋은 건 아무래도 짧은 시간 내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거죠."

국내 채용사이트에 등록된 아르바이트 업종은 백여 종.

종사자는 백만 명 정도로 추정됩니다.

상당수가 저임금과 임금 체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새롭게 나타난 고수익 알바 업종은 요즘 취업난과 불황의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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