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피해 극심…공식 피해 ‘0’

입력 2017.06.26 (21:29) 수정 2017.06.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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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비는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연일 농작물 피해 소식을 전해드리는데, 공식 가뭄 피해는 '0'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엄기숙 기자가 농작물 피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의 한 옥수수밭입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줄기마다 꽃이며 열매가 하나도 달려있지 않습니다.

정상적으로 자란 옥수수와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합니다.

줄기는 예년 키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녹취> 농민 : "마늘 키도 이것보다는 커요, 마늘 키도."

아예 수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안성중(농민) : "(며칠 내에 비가 많이 와주면) 다만 50%라도 수확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상태로 봐서는 수확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인근의 감자밭!

누렇게 말라버린 감자를 뽑아봤습니다.

수확을 시작하는 '하지' 절기가 지났지만, 허연 뿌리만 덩그러니 달려 나옵니다.

출하 시기를 맞은 복분자 역시 가뭄과 더위에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인터뷰> 박기호(농민) : "딸 게 없잖아. 이걸 따서 어떻게 팔아먹어? 좋아야 사 먹지, 이렇게 잘고 이런 걸 누가 따먹어?"

이러다 보니 올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적지 않습니다.

원래 이곳은 논이었습니다.

하지만 물을 대기가 어려워 논농사를 포기하고 이렇게 흙을 메워 밭작물을 심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강원도와 각 시군은 아직,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공식적으로 없다고 말합니다.

서서히 관측되는 가뭄 피해의 특성상 명확한 산정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한영(홍천군 농산지원담당) : "(가뭄 피해 산정 기준이) 지침상에 없어서, 고사 돼야만(말라 죽어야만) 피해로 잡을 수 있는..."

사상 최악의 가뭄에도 피해 실태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가운데 농민들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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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농작물 피해 극심…공식 피해 ‘0’
    • 입력 2017-06-26 21:30:07
    • 수정2017-06-27 1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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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비는 내렸지만, 해갈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연일 농작물 피해 소식을 전해드리는데, 공식 가뭄 피해는 '0'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엄기숙 기자가 농작물 피해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홍천의 한 옥수수밭입니다. 겉으론 멀쩡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줄기마다 꽃이며 열매가 하나도 달려있지 않습니다. 정상적으로 자란 옥수수와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합니다. 줄기는 예년 키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녹취> 농민 : "마늘 키도 이것보다는 커요, 마늘 키도." 아예 수확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 안성중(농민) : "(며칠 내에 비가 많이 와주면) 다만 50%라도 수확이 가능하겠지만... 현재 상태로 봐서는 수확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인근의 감자밭! 누렇게 말라버린 감자를 뽑아봤습니다. 수확을 시작하는 '하지' 절기가 지났지만, 허연 뿌리만 덩그러니 달려 나옵니다. 출하 시기를 맞은 복분자 역시 가뭄과 더위에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인터뷰> 박기호(농민) : "딸 게 없잖아. 이걸 따서 어떻게 팔아먹어? 좋아야 사 먹지, 이렇게 잘고 이런 걸 누가 따먹어?" 이러다 보니 올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민도 적지 않습니다. 원래 이곳은 논이었습니다. 하지만 물을 대기가 어려워 논농사를 포기하고 이렇게 흙을 메워 밭작물을 심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강원도와 각 시군은 아직,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는 공식적으로 없다고 말합니다. 서서히 관측되는 가뭄 피해의 특성상 명확한 산정 기준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한영(홍천군 농산지원담당) : "(가뭄 피해 산정 기준이) 지침상에 없어서, 고사 돼야만(말라 죽어야만) 피해로 잡을 수 있는..." 사상 최악의 가뭄에도 피해 실태조차 제대로 집계되지 않는 가운데 농민들의 속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엄기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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