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뉴스] ‘최후의 제재’ 대북 원유공급 차단 추진

입력 2017.07.10 (21:20) 수정 2017.07.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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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독일에서 만난 한미일 3국 정상은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는데요.

일단 군사적 대응보다는 경제적 제재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만들자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지금 유엔 안보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 원유공급 차단과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을 제한하는 새 대북제재안 결의를 추진 중인데요.

특히, 북한 경제에 즉각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북 원유공급 차단이 새 제재안 논의의 핵심입니다.

먼저 박원기 기자입니다.

▼핵심은 대북 원유공급 차단▼

<리포트>

미국이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만지작거리는 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이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엄청난 위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니키 헤일리(유엔 주재 미국 대사/美 CBS 방송 출연) : "우리는 계속 밀고 나갈 겁니다. 북한뿐 아니라 대북 결의와 제재를 지키지 않는 다른 나라들도 강하게 압박할 것입니다."

원유 공급 중단은 김정은 정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실상 최후의 대북제재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원유는 북한의 군수와 기간 산업, 운송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원유 공급 차단은 북한의 경제 동맥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 것과 마친가집니다.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3월의 유엔 결의 2270호는 항공유는 차단했지만, 나머지 민생용 원유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그 뒤에도 국제사회를 비웃듯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함에 따라 미국이 군사 대응을 뺀 가장 강력한 제재 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北 생명줄 원유 공급원은 중·러…“해마다 100만톤 수입”▼

<기자 멘트>

미국이 중국에 강력한 대북 압박 역할을 주문했던 지난 4월 평양의 한 주유소 모습입니다.

휘발유를 넣으려는 차량들이 100미터 가량 줄을 늘어섰습니다.

당시,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을 주문했다는 설만으로도 일대 혼란이 벌어진 것입니다.

북한 원유의 최대 공급원은 중국이고 다음이 러시아입니다.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 사이 송유관으로 연간 50만 톤 정도가 북한으로 들어가고 유조선으로는 연간 5~10만 톤의 휘발유가 공급됩니다.

러시아로부터는 해마다 석유와 경유 등 정제유도 20~30만 톤씩 들여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기름은 1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유 공급이 차단되면 북한은 어떤 타격을 입을까요?

탱크나 전투기 같은 군사 무기들이 고철이 되고 기관차나 트럭도 발이 묶여 경제도 거의 마비됩니다.

사실상 북한이 그대로 서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 2차 북핵위기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만 고집하자 중국이 사흘간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 밸브를 잠갔는데 북한이 못 견디고 1차 6자회담에 나온 바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금 또다시 중국에 대북원유공급을 차단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데요.

중국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요?

베이징 김민철 특파원입니다.

▼대북 원유공급 차단…중국 결단하나?▼

<리포트>

지난 4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임박설에 중국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관영매체에선 북한이 마지노선을 넘는다면, 원유공급 중단 등 유엔 추가 제재에 찬성할 거라는 직설적 경고도 나왔습니다.

<녹취>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4일) :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자꾸 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안보리 대북제재를 밀어붙이는 미국은 중국이 이번만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에 호응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공급을 끊는 것은 북한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량윈샹(교수/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 : "중국의 거시적 전략은 북한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지, 북한 붕괴가 아닙니다.때문에 민생목적 원조는 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이 대북석탄수입 중단 때처럼 처음엔 민생 목적 교역을 일부 허용하다가 단계적으로 원유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타이완 무기판매나 남중국해 작전 등 중국 핵심 이익을 지렛대로 한 미국압박도 중국의 고민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 중국이 원유공급 중단을 결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 곳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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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뉴스] ‘최후의 제재’ 대북 원유공급 차단 추진
    • 입력 2017-07-10 21:24:29
    • 수정2017-07-10 21:56:29
    뉴스 9
<앵커 멘트>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독일에서 만난 한미일 3국 정상은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대책을 집중 논의했는데요.

일단 군사적 대응보다는 경제적 제재로 북한을 최대한 압박해,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만들자는 데 뜻을 같이 했습니다.

지금 유엔 안보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대북 원유공급 차단과 북한 노동자의 해외 송출을 제한하는 새 대북제재안 결의를 추진 중인데요.

특히, 북한 경제에 즉각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대북 원유공급 차단이 새 제재안 논의의 핵심입니다.

먼저 박원기 기자입니다.

▼핵심은 대북 원유공급 차단▼

<리포트>

미국이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만지작거리는 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이 완전히 새로운 단계에 올라섰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에게 엄청난 위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니키 헤일리(유엔 주재 미국 대사/美 CBS 방송 출연) : "우리는 계속 밀고 나갈 겁니다. 북한뿐 아니라 대북 결의와 제재를 지키지 않는 다른 나라들도 강하게 압박할 것입니다."

원유 공급 중단은 김정은 정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실상 최후의 대북제재 수단으로 평가됩니다.

원유는 북한의 군수와 기간 산업, 운송 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서 원유 공급 차단은 북한의 경제 동맥에 혈액 공급이 중단되는 것과 마친가집니다.

지금까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 결의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3월의 유엔 결의 2270호는 항공유는 차단했지만, 나머지 민생용 원유는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그 뒤에도 국제사회를 비웃듯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계속함에 따라 미국이 군사 대응을 뺀 가장 강력한 제재 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원기입니다.

▼北 생명줄 원유 공급원은 중·러…“해마다 100만톤 수입”▼

<기자 멘트>

미국이 중국에 강력한 대북 압박 역할을 주문했던 지난 4월 평양의 한 주유소 모습입니다.

휘발유를 넣으려는 차량들이 100미터 가량 줄을 늘어섰습니다.

당시, 국제사회가 중국에 대북 원유 공급 차단을 주문했다는 설만으로도 일대 혼란이 벌어진 것입니다.

북한 원유의 최대 공급원은 중국이고 다음이 러시아입니다.

단둥에서 북한 신의주 사이 송유관으로 연간 50만 톤 정도가 북한으로 들어가고 유조선으로는 연간 5~10만 톤의 휘발유가 공급됩니다.

러시아로부터는 해마다 석유와 경유 등 정제유도 20~30만 톤씩 들여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들여오는 기름은 100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원유 공급이 차단되면 북한은 어떤 타격을 입을까요?

탱크나 전투기 같은 군사 무기들이 고철이 되고 기관차나 트럭도 발이 묶여 경제도 거의 마비됩니다.

사실상 북한이 그대로 서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 2차 북핵위기 국면에서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만 고집하자 중국이 사흘간 북한으로 가는 송유관 밸브를 잠갔는데 북한이 못 견디고 1차 6자회담에 나온 바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지금 또다시 중국에 대북원유공급을 차단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는데요.

중국은 어떤 결단을 내릴까요?

베이징 김민철 특파원입니다.

▼대북 원유공급 차단…중국 결단하나?▼

<리포트>

지난 4월, 북한의 6차 핵실험 임박설에 중국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관영매체에선 북한이 마지노선을 넘는다면, 원유공급 중단 등 유엔 추가 제재에 찬성할 거라는 직설적 경고도 나왔습니다.

<녹취> 겅솽(중국 외교부 대변인/지난4일) :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자꾸 하지 말 것을 촉구합니다."

안보리 대북제재를 밀어붙이는 미국은 중국이 이번만은 대북 원유공급 중단에 호응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습니다.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공급을 끊는 것은 북한붕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녹취> 량윈샹(교수/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 : "중국의 거시적 전략은 북한 핵을 포기하게 하는 것이지, 북한 붕괴가 아닙니다.때문에 민생목적 원조는 끊을 수 없습니다."

중국이 대북석탄수입 중단 때처럼 처음엔 민생 목적 교역을 일부 허용하다가 단계적으로 원유공급을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타이완 무기판매나 남중국해 작전 등 중국 핵심 이익을 지렛대로 한 미국압박도 중국의 고민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 중국이 원유공급 중단을 결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 곳 베이징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

베이징에서 KBS 뉴스 김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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