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오피스텔 ‘투자 과열’

입력 2017.07.26 (08:47) 수정 2017.07.2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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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생활에 도움되는 경제 뉴스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생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투기 수요가 몰리는 오피스텔 시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경제부 지형철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지기자! 정부가 아파트, 그리고 재건축을 대상으로 규제책을 내놓았는데, 이제는 오피스텔이 붐빈다고요?

<답변>
네, 요즘엔 오피스텔도 잠시 주거가 아니라 오랜 기간 고정적으로 살 집으로 생각하는, 실수요가 꽤 많습니다.

일단 아파트 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을 찾기도 하고, 1인가구, 싱글족들도 늘고, 또 딩크족들, 그러니까 맞벌이하면서 아기가 없는 부부들은 아예 직장과 가까운 오피스텔을 선호하기도 하죠.

그런데 오피스텔 얻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지향 기자의 보도 보시죠.

<리포트>

자정이 가까운 시각 오피스텔 견본주택 앞이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밤을 새려고 돗자리와 종이박스를 준비했고 모기장까지 챙겨온 사람도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되는 현장 청약을 접수하러 온 인팝니다.

8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정돈 감수할 수 있단 반응입니다.

<인터뷰> 이예형(서울시 양천구) : "모델하우스 오픈한다고 해서 월차를 내고 방문을 하게 됐습니다. (청약) 한 개만 돼도 대박이라는 소리를 들어서.."

오피스텔 건설이 한창인 지역엔 투자 열기가 뜨겁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분양 한달만에 분양권 호가가 수천만 원 뛰는 곳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예나(공인중개사) : "가장 프리미엄 형성이 높은 것은 하천 조망, 아무래도 조망권이 나오는 그런 것들은많이 높죠."

<질문>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죠?

<답변>
일단, 말씀드린 대로 실수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투기수요가 더해진겁니다.

일종의 풍선효과죠.

정부 대책에서 오피스텔이 제외됐거든요.

청약 통장이 필요없는데다 중복 대리 청약도 가능해서 뭉칫돈이 몰리는 겁니다.

<인터뷰> 최광문(오피스텔 분양소장) :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전매제한이나 청약 규제에서 자유롭고 특히 아파트와 똑같은 평면을 도입하면서 교통이나 생활편의성 등 입지가 우수한 곳에 들어서기 때문에..."

수도권과 세종시같은 인기 지역에선 최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까지 나왔습니다.

매매가와 임대료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자, 그럼 누가 부담을 지게 되느냐, 실수요자들이죠.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들에게 돌아갑니다.

회사원 김주성씨는 아파트가 비싸서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데요,

이미 월세에 관리비만 한달 80만원이 넘게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년 재계약 때 집주인이 집세를 올려달라고 할까 노심초삽니다.

<인터뷰> 김주성(서울시 강남구) : "앞으로 월세도 더 오를 것 같아서 여러모로 좀 부담이 됩니다. 만일 그걸 제가 감내할 수 없으면 다른데를 물색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정부는 오피스텔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인터넷 청약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보다 더 강한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아파트에 대한 규제는 효과를 내고 있나요?

<답변>
6. 19대책 취지가 뭡니까.

분양권 전매를 이전보다 더 제한하고, 대출 규제까지 해서 집 값 폭등을 막겠다는 거에요.

그런데 지금까지의 상황은 "먹히지 않고 있다" 입니다.

이게 서울 아파트값 매매가 상승률을 보여주는건데요,

지난주 보시면 0.41%. 그러니까 6월 19일 직전 0.32% 수준보다 위로 올라왔죠.

중간에 3~4주 정도 상승률이 낮은데 그건 6월 중순 이후 3주정도 중개업소 단속을 했어요.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걸 감안을 해서 보셔야 합니다.

<질문>
왜 이렇게 시장은 정부 의도와 달리 가는건가요?

<답변>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일단 집값이 오르는 곳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려고 하는 곳입니다.

수요가 사그라들지가 않죠.

그런데 이런 곳을 중심으로 앞으로 충분한 양의 아파트가 공급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때문에 무리해서 사자는 심리가 있고, 이래서 값이 오를 것 같으니 투기 수요가 따라 들어가는겁니다.

게다가 11.3 대책, 6.19대책 더 전으로 가자면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던 참여정부때까지 정부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올랐거든요.

사람들이 학습효과가 있는거에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같은 경우도 취지는 재건축 투자수요를 억제하자는 거였는데, 시장에선 아, 재건축 어려워지면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 더 줄겠네 그 전에 사야지. 이렇게 받아들이는겁니다.

이른바 정보의 굴절 현상이죠.

<인터뷰> 박원갑(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 "서울 지역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철거 물량을 감안하면 공급이 많지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갭투자까지 기승을 부리는게 집값 불안의 주요 원인이 되겠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양극화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지방 비인기 지역의 경우엔 청약률 0%가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건데 때문에 과열 지역 집값만 잡겠다, 이른바 핀셋 규제를 하겠다던 정부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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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절한 경제] 오피스텔 ‘투자 과열’
    • 입력 2017-07-26 08:50:29
    • 수정2017-07-26 09: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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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생활에 도움되는 경제 뉴스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생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를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그리고 투기 수요가 몰리는 오피스텔 시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경제부 지형철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
지기자! 정부가 아파트, 그리고 재건축을 대상으로 규제책을 내놓았는데, 이제는 오피스텔이 붐빈다고요?

<답변>
네, 요즘엔 오피스텔도 잠시 주거가 아니라 오랜 기간 고정적으로 살 집으로 생각하는, 실수요가 꽤 많습니다.

일단 아파트 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저렴한 오피스텔을 찾기도 하고, 1인가구, 싱글족들도 늘고, 또 딩크족들, 그러니까 맞벌이하면서 아기가 없는 부부들은 아예 직장과 가까운 오피스텔을 선호하기도 하죠.

그런데 오피스텔 얻기도 만만치 않습니다.

유지향 기자의 보도 보시죠.

<리포트>

자정이 가까운 시각 오피스텔 견본주택 앞이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밤을 새려고 돗자리와 종이박스를 준비했고 모기장까지 챙겨온 사람도 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시작되는 현장 청약을 접수하러 온 인팝니다.

8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하지만 이정돈 감수할 수 있단 반응입니다.

<인터뷰> 이예형(서울시 양천구) : "모델하우스 오픈한다고 해서 월차를 내고 방문을 하게 됐습니다. (청약) 한 개만 돼도 대박이라는 소리를 들어서.."

오피스텔 건설이 한창인 지역엔 투자 열기가 뜨겁습니다.

아파트와 달리 규제를 받지 않다보니 분양 한달만에 분양권 호가가 수천만 원 뛰는 곳도 나왔습니다.

<인터뷰> 김예나(공인중개사) : "가장 프리미엄 형성이 높은 것은 하천 조망, 아무래도 조망권이 나오는 그런 것들은많이 높죠."

<질문>
왜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죠?

<답변>
일단, 말씀드린 대로 실수요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투기수요가 더해진겁니다.

일종의 풍선효과죠.

정부 대책에서 오피스텔이 제외됐거든요.

청약 통장이 필요없는데다 중복 대리 청약도 가능해서 뭉칫돈이 몰리는 겁니다.

<인터뷰> 최광문(오피스텔 분양소장) : "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전매제한이나 청약 규제에서 자유롭고 특히 아파트와 똑같은 평면을 도입하면서 교통이나 생활편의성 등 입지가 우수한 곳에 들어서기 때문에..."

수도권과 세종시같은 인기 지역에선 최대 수백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곳까지 나왔습니다.

매매가와 임대료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습니다.

자, 그럼 누가 부담을 지게 되느냐, 실수요자들이죠.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들에게 돌아갑니다.

회사원 김주성씨는 아파트가 비싸서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데요,

이미 월세에 관리비만 한달 80만원이 넘게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년 재계약 때 집주인이 집세를 올려달라고 할까 노심초삽니다.

<인터뷰> 김주성(서울시 강남구) : "앞으로 월세도 더 오를 것 같아서 여러모로 좀 부담이 됩니다. 만일 그걸 제가 감내할 수 없으면 다른데를 물색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일단 정부는 오피스텔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인터넷 청약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보다 더 강한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그렇다면 아파트에 대한 규제는 효과를 내고 있나요?

<답변>
6. 19대책 취지가 뭡니까.

분양권 전매를 이전보다 더 제한하고, 대출 규제까지 해서 집 값 폭등을 막겠다는 거에요.

그런데 지금까지의 상황은 "먹히지 않고 있다" 입니다.

이게 서울 아파트값 매매가 상승률을 보여주는건데요,

지난주 보시면 0.41%. 그러니까 6월 19일 직전 0.32% 수준보다 위로 올라왔죠.

중간에 3~4주 정도 상승률이 낮은데 그건 6월 중순 이후 3주정도 중개업소 단속을 했어요.

영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걸 감안을 해서 보셔야 합니다.

<질문>
왜 이렇게 시장은 정부 의도와 달리 가는건가요?

<답변>
여러 이유가 있는데, 일단 집값이 오르는 곳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려고 하는 곳입니다.

수요가 사그라들지가 않죠.

그런데 이런 곳을 중심으로 앞으로 충분한 양의 아파트가 공급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우려가 있습니다.

때문에 무리해서 사자는 심리가 있고, 이래서 값이 오를 것 같으니 투기 수요가 따라 들어가는겁니다.

게다가 11.3 대책, 6.19대책 더 전으로 가자면 집값을 반드시 잡겠다던 참여정부때까지 정부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올랐거든요.

사람들이 학습효과가 있는거에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 같은 경우도 취지는 재건축 투자수요를 억제하자는 거였는데, 시장에선 아, 재건축 어려워지면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 더 줄겠네 그 전에 사야지. 이렇게 받아들이는겁니다.

이른바 정보의 굴절 현상이죠.

<인터뷰> 박원갑(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 : "서울 지역에서는 재개발 재건축 철거 물량을 감안하면 공급이 많지가 않고 일부 지역에서는 갭투자까지 기승을 부리는게 집값 불안의 주요 원인이 되겠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6.19 대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양극화가 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지방 비인기 지역의 경우엔 청약률 0%가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는건데 때문에 과열 지역 집값만 잡겠다, 이른바 핀셋 규제를 하겠다던 정부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고 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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