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이슈] ‘죽음의 바다’ 떠다니는 고무보트

입력 2017.07.26 (20:38) 수정 2017.07.26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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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기 나라를 떠나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의 목숨을 건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지중해에서 난민 13명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자그마한 고무보트에 의지해 바다를 건너고 있는데, 국제사회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입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 얘기를 해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일단 오늘 들어온 사고 소식부터 볼까요.

<답변>
네, 어제 구조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계신 건데, 아프리카 출신 난민 13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160여 명은 시민단체에 구조됐습니다.

유럽 사람들이 여름 휴가지로 찾는 눈부신 지중해가 한편에서는 요즘 늘 저런 모습입니다.

작은 고무보트에 의지한 채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행렬, 그리고 부족한 수준이나마 그들을 구조하려는 구호단체의 노력, 이런 모습인데요.

지금 보시는 장면도 지난 주말 구호단체가 3백여 명의 난민을 구조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입니다.

올 들어서만 난민 2천2백 명이 지중해에서 숨졌습니다.

외신들이 '죽음의 바다'라고 표현하는 게 결코 과장이 아닌 거죠.

<질문>
지중해가 바다 중에선 그나마 작은 규모고 건너면 유럽 땅이니까 저렇게 희생을 무릅쓰고 시도를 한다고 봐야 하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난민들 행로가 대략 이렇습니다.

일단 난민들이 북아프리카 리비아로 많이들 몰려요.

여기서 고무보트나 나무배를 탑니다.

이탈리아가 제일 가까우니까 대부분 여기를 목적지로 삼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이쪽, 터키를 출발해서 에게 해를 건너서 그리스에 도착하는 노선을 많이들 이용했었는데, 터키가 통제를 심하게 한 뒤 올해는 거의 대부분 리비아 출발 - 이탈리아 도착입니다.

가까스로 이탈리아에 도착한 다음엔 거기서 머물거나 독일이나 스웨덴 같은 다른 나라로 흩어지는 건데요.

올해만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온 난민들이 11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되거든요.

그러니까 바다에서 많은 이들이 죽기도 하지만, 또 어찌 됐건 많이들 유럽땅을 밟긴 밟으니까 위험해도 가보겠다, 이런 겁니다.

<질문>
아무리 지중해가 작은 바다라고는 해도 수십 명씩 저렇게 고무보트에 타서 바다를 건넌다는 게 참 비참하고 말이 안 되는 거죠.

<답변>
그렇습니다.

아까 말한 그 노선이 대략 5백 킬로미터쯤 되거든요.

최소 3~4일 걸립니다.

바다치고는 가깝다 해도, 저런 부실한 장비로 건넌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울~부산보다 먼 거리니까요.

그래서 유럽연합이 올해 들어서 밀입국을 줄여보려고 리비아에 고무보트랑 모터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중국한테도 수출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고무보트가 대부분 중국산이거든요.

하지만 이게 과연 효과가 있겠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여전히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는 아예 '난민 보트'라고 이름 붙여진 상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고, 이게 곧바로 리비아로 가진 않는다 해도 터키나 몰타를 거쳐서 리비아로 들어간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막을 도리가 없는 겁니다.

<질문>
유럽 입장에선 난민 규모를 좀 줄여보고자 그러는 의도겠지만 임시방편으로 난민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답변>
당연합니다.

사실 유럽도 고민이긴 하죠.

난민들이 해마다 밀려 들어오니까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건데요.

이탈리아도 EU-터키 협정처럼 리비아랑 협정을 맺어서 난민들을 현지에서 통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난민 : "사람들이 매일 총에 맞아 죽어요. 리비아는 그런 곳이에요."

<녹취> 난민 :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노력과 관심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정국을 안정시키는 것만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을 텐데, 당장은 쉽지 않은 일이겠죠.

글로벌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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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6 20:39:44
    • 수정2017-07-26 20: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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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자기 나라를 떠나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들의 목숨을 건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제도 지중해에서 난민 13명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자그마한 고무보트에 의지해 바다를 건너고 있는데, 국제사회도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입니다.

오늘 글로벌 이슈에서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들 얘기를 해봅니다.

<질문>
이재석 기자, 일단 오늘 들어온 사고 소식부터 볼까요.

<답변>
네, 어제 구조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보고 계신 건데, 아프리카 출신 난민 13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나머지 160여 명은 시민단체에 구조됐습니다.

유럽 사람들이 여름 휴가지로 찾는 눈부신 지중해가 한편에서는 요즘 늘 저런 모습입니다.

작은 고무보트에 의지한 채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행렬, 그리고 부족한 수준이나마 그들을 구조하려는 구호단체의 노력, 이런 모습인데요.

지금 보시는 장면도 지난 주말 구호단체가 3백여 명의 난민을 구조하는 모습을 찍은 영상입니다.

올 들어서만 난민 2천2백 명이 지중해에서 숨졌습니다.

외신들이 '죽음의 바다'라고 표현하는 게 결코 과장이 아닌 거죠.

<질문>
지중해가 바다 중에선 그나마 작은 규모고 건너면 유럽 땅이니까 저렇게 희생을 무릅쓰고 시도를 한다고 봐야 하는 거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난민들 행로가 대략 이렇습니다.

일단 난민들이 북아프리카 리비아로 많이들 몰려요.

여기서 고무보트나 나무배를 탑니다.

이탈리아가 제일 가까우니까 대부분 여기를 목적지로 삼습니다.

지난해만 해도 이쪽, 터키를 출발해서 에게 해를 건너서 그리스에 도착하는 노선을 많이들 이용했었는데, 터키가 통제를 심하게 한 뒤 올해는 거의 대부분 리비아 출발 - 이탈리아 도착입니다.

가까스로 이탈리아에 도착한 다음엔 거기서 머물거나 독일이나 스웨덴 같은 다른 나라로 흩어지는 건데요.

올해만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유럽으로 온 난민들이 11만 명이 넘는 걸로 추산되거든요.

그러니까 바다에서 많은 이들이 죽기도 하지만, 또 어찌 됐건 많이들 유럽땅을 밟긴 밟으니까 위험해도 가보겠다, 이런 겁니다.

<질문>
아무리 지중해가 작은 바다라고는 해도 수십 명씩 저렇게 고무보트에 타서 바다를 건넌다는 게 참 비참하고 말이 안 되는 거죠.

<답변>
그렇습니다.

아까 말한 그 노선이 대략 5백 킬로미터쯤 되거든요.

최소 3~4일 걸립니다.

바다치고는 가깝다 해도, 저런 부실한 장비로 건넌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서울~부산보다 먼 거리니까요.

그래서 유럽연합이 올해 들어서 밀입국을 줄여보려고 리비아에 고무보트랑 모터를 수출하지 못하도록 하고, 중국한테도 수출하지 않도록 관리 감독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고무보트가 대부분 중국산이거든요.

하지만 이게 과연 효과가 있겠냐는 지적이 많습니다.

여전히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는 아예 '난민 보트'라고 이름 붙여진 상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고, 이게 곧바로 리비아로 가진 않는다 해도 터키나 몰타를 거쳐서 리비아로 들어간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막을 도리가 없는 겁니다.

<질문>
유럽 입장에선 난민 규모를 좀 줄여보고자 그러는 의도겠지만 임시방편으로 난민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답변>
당연합니다.

사실 유럽도 고민이긴 하죠.

난민들이 해마다 밀려 들어오니까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는 건데요.

이탈리아도 EU-터키 협정처럼 리비아랑 협정을 맺어서 난민들을 현지에서 통제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녹취> 난민 : "사람들이 매일 총에 맞아 죽어요. 리비아는 그런 곳이에요."

<녹취> 난민 :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어요."

당연한 얘기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노력과 관심으로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정국을 안정시키는 것만이 근본적 대안이 될 수 있을 텐데, 당장은 쉽지 않은 일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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