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무임승차

입력 2017.08.06 (22:42) 수정 2017.08.06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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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한테도 요금을 받겠다."

<녹취> "내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적자라는데, 근데 70세로 올렸으면 좋겠어. 연세를..."

<녹취> "왜 적자 난다는 걸 노인한테 덮어씌우냔 말이야...전부 그렇게 노인들한테만 핑계를 대니..."

민자 전철 신분당선이 노인들한테도 요금을 받겠다면서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적자가 심해서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는 건데요, 이를 두고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 인구 때문에 65세 이상 무료승차제도를 어떻게든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전철 노인 무료승차제도를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과 분당을 이어주는 신분당선, 요즘은 마음이 영 개운치 않은 노인들이 많습니다.

<녹취> "저도 신문을 봐서 알거든요. 적자가 많이 난다고 그러긴 하더라고. 근데 요새는 저기 노인네들이 너무 많으시잖아요. 나부터도 노인네니까. 그렇잖아요. 글쎄, 좀 그러네."

개통 6년만에 누적적자가 4천억원에 육박해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게 운영사측의 입장입니다.

노인들과 장애인들에 대해서도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탭니다.

<인터뷰> 남상욱(뇌병변 장애인) : "공,공,공, 공과금도 내야 되고, 그래도 좀 부담이..."

<녹취> 할아버지 : "노인이 탄다고 해도 다른 손님이 못 탈 정도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또 노인들이 건강하게 다니게 하는 복지의 측면에서 보면은 뭐가 나쁘냐 이거지. 너무 인색하게... 따질 걸 따져야지.. 그렇잖아요."

신분당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6대 도시 지하철의 1년 적자를 합하면 7천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노인과 장애인이 요금을 제대로 내고 탔다면, 적자가 70% 이상 줄어들었을 거란 게 운영기관들의 계산입니다.

노인들은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는 걸까?

전국에서 노인 승객 비중이 제일 높다는 지하철 역, 개찰구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노인 무료 승객이라는 표시입니다.

끝도 없는 빨간불의 행렬!

낮시간에는 90% 정도가 노인들이고, 출퇴근 시간까지 쳐도 노인 승객이 절반이 넘습니다.

<인터뷰> 박미정(77세) : "(자주 전철 이용하세요?) 예. 자주 재래시장 보러 이리로 나와요. 공짜지.(동네보다 낫습니까?) 예 낫죠. 엄청요.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50%는 아니라도 많이 싸요. 생활에 보탬이 많이 되죠."

<인터뷰> 고옥여(85세) : "운동이 되잖아요. 나이 먹었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잖아. 운동할 만큼 해야지. 힘에 맞춰서 해야 해요."

유난히 화장이 짙은 할머니를 따라 가봤습니다.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콜라텍이 나타납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백구두 할아버지도 콜라텍으로 들어갑니다.

<인터뷰> 임춘식(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 "우리나라는 전형적으로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춤추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그런 틈새활동 하는 노인들이 즐겁게 놀면서 정신 치유도 하고 좋은 친구도 만나고....그 돈이 2000원이랍니다. 입장료가 저도 가봤거든요. 그런데 그 2000원이 없어서 못 가는 노인도 경로당에 가보면 많습니다."

탑골공원, 10년전에 퇴직했다는 할아버지는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갑자기 퇴직하니까 갈 데가 없는 거야. 하루에 긴 시간을 보내려니까 지옥이야. 한마디로 말해서. 지옥이라고. 하루하루 보내는 게 따분하고 어떨 때는 우울하고 그래. 집에 있으면 아까 영감님 말씀하셨듯이 천장만 바라보고 있어."

딱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니라도 시간은 잘 갑니다.

<인터뷰> "딴 거 없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그런 거지 뭐, 시간 때우는 거야."

노인들이 이렇게 탑골공원에 모일 수 있는 것도 상당 부분 무료 지하철 덕분입니다.

버스 요금 1200원은 노인들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인터뷰> "(뭐 타고 오셨어요?) 지하철이지 뭐. (지하철 자주 타세요?) 돈이 없으니까 지하철을 타야지 그러면 뭐 타? 버스는 누가 돈을 줘야 타지."

온양온천역 내리는 노인.

전철이 무료라서 할 수 있는 일은 꽤 많습니다.

전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 온 김응중 할아버지, 조금만 걸으면 단골 목욕탕이 나타납니다.

단돈 3000원에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점심값까지 쳐도 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인터뷰> 김응중(80세) : "건강에도 이게 아주 좋더라고요. (그런 걸 느끼세요?) 느낍니다. 지금 제가 80인데, 얼굴에 주름도 없잖아요. 그리고 또 시원해요, 전철이. 더운데 집에 있는 것보다 와서 자꾸 움직여야 돼. 이게 나이 먹으면. 일부러 오죠."

우리나라 노인복지수준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전철 무료승차 제도가 부족한 노인 복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뷰> 윤석명(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 : "우리처럼 수도권 광역 전철 시스템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구축된 나라에서 대중교통이 무료라 하는 부분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굉장히 큰 혜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1984년) : "서울 지하철 2호선이 완공 개통됨으로써 본격적인 지하철 시대가 열렸습니다."

노인 무료 승차는 1984년 서울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말 한 마디면 안 되는 게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1984년) : "서울시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대한 노인회 회장과 고문을 지냈던 대통령의 장인, 이규동 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란 후문입니다.

당시 65세 이상 인구는 4% 안팎이었고, 지하철은 서울에만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65세 이상 인구가 14% 정도로, 700만 명이 넘습니다.

애초에 중앙 정부가 시혜차원에서 시작한 일인 만큼, 정부가 국고보조금으로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1년에 5천억원이 큰 돈이지만 전체 노인복지예산 규모를 감안하면 감당하지 못할 부담은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뷰> 임춘식(한남대 명예교수) : "1년에 5천억인데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면 끝나잖아요. 그런데 손실금을 보전해 주는 중앙정부의 태도가 불만입니다."

국고보조가 어려우면 할인폭을 반으로 줄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고옥여 : "미안한 적이 많아요. 한 반이라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더랬어요. 너무 공짜로 타고 다니니까..."

수혜 시작연령을 현행 65살에서 70살로 늘리면 어떠냐는 제안도 나옵니다.

<인터뷰> 강천수(72세) : "나도 지금 72인데 공짜로 이거 타고 다니지만 너무 이게 공짜로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 가지고. 앞으로 이거 나이를 올려서 한 70세 이상들 한테로 올려가지고... "

이럴 경우 지금 혜택을 보고 있는 노인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점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윤석명(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 : "새로 65세 진입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매년 한 살씩 상향조정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새로 진입하는 분들 중심으로 지금보다는 좀 상향조정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게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근이 아닐까 합니다."

무료이용 혜택을 손보더라도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들을 위한 배려는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올해 77살 김등 할아버지는 거의 지하철만 타고 다닙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버스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다닙니다.

<인터뷰> 김등(77세) : "나이 젊을 때 보면, 한 10분... 5분이면 뭐 충분히 오는데 지금은 30분? 30분 걸려. 버스는 잘 안 타고..."

꼭 버스를 타야 할 때도 있지만 이 때도 교통카드 대신 일부러 지폐를 사용합니다.

<인터뷰> 김등(77세) : "일부러 교통카드 있어도 1000원 내고 타는 거야. 오히려 그게 싸. 1200원 내야 되는데... 1000원 밖에 없다고 기사한테 1000원내고 타도 돼."

지금처럼 모든 노인들에게 무료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어려운 노인들만 골라 무료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이미 구축돼 있는 만큼 무료 혜택이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쉽게 가려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석명(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 : "복지제도를 정부 각 부처별로 시행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이게 다 칸막이가 쳐 있어서 홍길동이면 홍길동 이 사람이 무슨 혜택을 받는지 정확히 잘 몰랐습니다. 근데 행복이음이라는, 복지제도에 대해서 전부 정보가 통합운영되는 시스템이 구축이 돼 있습니다."

노인복지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시절 도입돼 노인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아온 전철 무료승차제도.

노인인구 증가속에 기로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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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8-06 23:08:36
    • 수정2017-08-06 23:21:38
    취재파일K
"노인들한테도 요금을 받겠다."

<녹취> "내야지 어떻게 하겠어요? 적자라는데, 근데 70세로 올렸으면 좋겠어. 연세를..."

<녹취> "왜 적자 난다는 걸 노인한테 덮어씌우냔 말이야...전부 그렇게 노인들한테만 핑계를 대니..."

민자 전철 신분당선이 노인들한테도 요금을 받겠다면서 유료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적자가 심해서 더이상 버틸 수가 없다는 건데요, 이를 두고 찬반 논쟁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 인구 때문에 65세 이상 무료승차제도를 어떻게든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로에 선 전철 노인 무료승차제도를 취재했습니다.

서울 강남과 분당을 이어주는 신분당선, 요즘은 마음이 영 개운치 않은 노인들이 많습니다.

<녹취> "저도 신문을 봐서 알거든요. 적자가 많이 난다고 그러긴 하더라고. 근데 요새는 저기 노인네들이 너무 많으시잖아요. 나부터도 노인네니까. 그렇잖아요. 글쎄, 좀 그러네."

개통 6년만에 누적적자가 4천억원에 육박해 더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게 운영사측의 입장입니다.

노인들과 장애인들에 대해서도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국토교통부에 승인을 요청한 상탭니다.

<인터뷰> 남상욱(뇌병변 장애인) : "공,공,공, 공과금도 내야 되고, 그래도 좀 부담이..."

<녹취> 할아버지 : "노인이 탄다고 해도 다른 손님이 못 탈 정도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잖아요. 또 노인들이 건강하게 다니게 하는 복지의 측면에서 보면은 뭐가 나쁘냐 이거지. 너무 인색하게... 따질 걸 따져야지.. 그렇잖아요."

신분당선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서울과 부산 등 전국 6대 도시 지하철의 1년 적자를 합하면 7천억원을 훌쩍 넘습니다.

노인과 장애인이 요금을 제대로 내고 탔다면, 적자가 70% 이상 줄어들었을 거란 게 운영기관들의 계산입니다.

노인들은 지하철을 타고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는 걸까?

전국에서 노인 승객 비중이 제일 높다는 지하철 역, 개찰구에 빨간 불이 들어오면 노인 무료 승객이라는 표시입니다.

끝도 없는 빨간불의 행렬!

낮시간에는 90% 정도가 노인들이고, 출퇴근 시간까지 쳐도 노인 승객이 절반이 넘습니다.

<인터뷰> 박미정(77세) : "(자주 전철 이용하세요?) 예. 자주 재래시장 보러 이리로 나와요. 공짜지.(동네보다 낫습니까?) 예 낫죠. 엄청요.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50%는 아니라도 많이 싸요. 생활에 보탬이 많이 되죠."

<인터뷰> 고옥여(85세) : "운동이 되잖아요. 나이 먹었다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되잖아. 운동할 만큼 해야지. 힘에 맞춰서 해야 해요."

유난히 화장이 짙은 할머니를 따라 가봤습니다.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콜라텍이 나타납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백구두 할아버지도 콜라텍으로 들어갑니다.

<인터뷰> 임춘식(한남대 사회복지학과 명예교수) : "우리나라는 전형적으로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춤추는 것에 대해 굉장히 부정적입니다. 그런 틈새활동 하는 노인들이 즐겁게 놀면서 정신 치유도 하고 좋은 친구도 만나고....그 돈이 2000원이랍니다. 입장료가 저도 가봤거든요. 그런데 그 2000원이 없어서 못 가는 노인도 경로당에 가보면 많습니다."

탑골공원, 10년전에 퇴직했다는 할아버지는 외로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 "갑자기 퇴직하니까 갈 데가 없는 거야. 하루에 긴 시간을 보내려니까 지옥이야. 한마디로 말해서. 지옥이라고. 하루하루 보내는 게 따분하고 어떨 때는 우울하고 그래. 집에 있으면 아까 영감님 말씀하셨듯이 천장만 바라보고 있어."

딱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니라도 시간은 잘 갑니다.

<인터뷰> "딴 거 없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그런 거지 뭐, 시간 때우는 거야."

노인들이 이렇게 탑골공원에 모일 수 있는 것도 상당 부분 무료 지하철 덕분입니다.

버스 요금 1200원은 노인들에겐 부담스러운 금액입니다.

<인터뷰> "(뭐 타고 오셨어요?) 지하철이지 뭐. (지하철 자주 타세요?) 돈이 없으니까 지하철을 타야지 그러면 뭐 타? 버스는 누가 돈을 줘야 타지."

온양온천역 내리는 노인.

전철이 무료라서 할 수 있는 일은 꽤 많습니다.

전철을 타고 온양온천역에 온 김응중 할아버지, 조금만 걸으면 단골 목욕탕이 나타납니다.

단돈 3000원에 온천욕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점심값까지 쳐도 만 원이면 충분합니다.

<인터뷰> 김응중(80세) : "건강에도 이게 아주 좋더라고요. (그런 걸 느끼세요?) 느낍니다. 지금 제가 80인데, 얼굴에 주름도 없잖아요. 그리고 또 시원해요, 전철이. 더운데 집에 있는 것보다 와서 자꾸 움직여야 돼. 이게 나이 먹으면. 일부러 오죠."

우리나라 노인복지수준은 OECD 국가들 중에서 최하위권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전철 무료승차 제도가 부족한 노인 복지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인터뷰> 윤석명(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 : "우리처럼 수도권 광역 전철 시스템이 굉장히 효과적으로 구축된 나라에서 대중교통이 무료라 하는 부분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의 굉장히 큰 혜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1984년) : "서울 지하철 2호선이 완공 개통됨으로써 본격적인 지하철 시대가 열렸습니다."

노인 무료 승차는 1984년 서울 지하철 2호선이 개통되면서 시작됐습니다.

대통령 말 한 마디면 안 되는 게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녹취> 대한뉴스(1984년) : "서울시는 대통령 지시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들에게는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습니다."

대한 노인회 회장과 고문을 지냈던 대통령의 장인, 이규동 씨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란 후문입니다.

당시 65세 이상 인구는 4% 안팎이었고, 지하철은 서울에만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65세 이상 인구가 14% 정도로, 700만 명이 넘습니다.

애초에 중앙 정부가 시혜차원에서 시작한 일인 만큼, 정부가 국고보조금으로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1년에 5천억원이 큰 돈이지만 전체 노인복지예산 규모를 감안하면 감당하지 못할 부담은 아니라는 겁니다.

<인터뷰> 임춘식(한남대 명예교수) : "1년에 5천억인데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면 끝나잖아요. 그런데 손실금을 보전해 주는 중앙정부의 태도가 불만입니다."

국고보조가 어려우면 할인폭을 반으로 줄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인터뷰> 고옥여 : "미안한 적이 많아요. 한 반이라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졌더랬어요. 너무 공짜로 타고 다니니까..."

수혜 시작연령을 현행 65살에서 70살로 늘리면 어떠냐는 제안도 나옵니다.

<인터뷰> 강천수(72세) : "나도 지금 72인데 공짜로 이거 타고 다니지만 너무 이게 공짜로 타고 다니는 사람이 많아 가지고. 앞으로 이거 나이를 올려서 한 70세 이상들 한테로 올려가지고... "

이럴 경우 지금 혜택을 보고 있는 노인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점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터뷰> 윤석명(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 : "새로 65세 진입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매년 한 살씩 상향조정이라든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새로 진입하는 분들 중심으로 지금보다는 좀 상향조정하는 쪽으로 접근하는 게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접근이 아닐까 합니다."

무료이용 혜택을 손보더라도 경제적 여유가 없는 노인들을 위한 배려는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큽니다.

올해 77살 김등 할아버지는 거의 지하철만 타고 다닙니다.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버스 두 정거장 거리를 걸어서 다닙니다.

<인터뷰> 김등(77세) : "나이 젊을 때 보면, 한 10분... 5분이면 뭐 충분히 오는데 지금은 30분? 30분 걸려. 버스는 잘 안 타고..."

꼭 버스를 타야 할 때도 있지만 이 때도 교통카드 대신 일부러 지폐를 사용합니다.

<인터뷰> 김등(77세) : "일부러 교통카드 있어도 1000원 내고 타는 거야. 오히려 그게 싸. 1200원 내야 되는데... 1000원 밖에 없다고 기사한테 1000원내고 타도 돼."

지금처럼 모든 노인들에게 무료 혜택을 줄 것이 아니라 어려운 노인들만 골라 무료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이 이미 구축돼 있는 만큼 무료 혜택이 필요한 사람이 누군지 쉽게 가려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윤석명(보건사회연구원 센터장) : "복지제도를 정부 각 부처별로 시행하고 있는데, 예전에는 이게 다 칸막이가 쳐 있어서 홍길동이면 홍길동 이 사람이 무슨 혜택을 받는지 정확히 잘 몰랐습니다. 근데 행복이음이라는, 복지제도에 대해서 전부 정보가 통합운영되는 시스템이 구축이 돼 있습니다."

노인복지라는 개념조차 희박했던 시절 도입돼 노인복지 정책으로 자리 잡아온 전철 무료승차제도.

노인인구 증가속에 기로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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