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탈북민들…“평범하게 살고싶다”

입력 2017.08.07 (21:36) 수정 2017.08.07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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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미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탈북민들.

잇따른 재입북 사건으로 일각에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힘듭니다.

탈북민들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에 들어온 지 11년째인 탈북민 박철수 씨.

여전히 감시받는다는 느낌은 견디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녹취> 박철수(가명/탈북민) : "(전화) 안 받으면 집에 쪽지 뭐라고 붙여놓느냐면 '경찰서에서 왔다 갑니다. 즉시 연락 바랍니다.' (사람들이) 그거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주변에 안 좋은 일이 나면 가장 먼저 탈북민을 찾는다고도 말합니다.

<녹취> 박철수(가명/탈북민) : "또 쪽지가 붙어 있는 거에요. '주변에서 불쾌한 일이 발생해서 그러니 (연락 달라.)' (나중에) 살인사건 났다고 경찰들이 탐문하러 다닌다고 들으니까 진짜 화가 나는 거에요."

취업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녹취> 박철수(가명/탈북민) : "(탈북민) 쓰고 싶은데 경찰에서 전화가 온다는 거에요. 업주 입장에서는 찝찝한 거에요. 일을 잘해도 쓰고 싶어도 나가라고 한다는 거죠."

경찰이 신변보호 대상으로 관리하는 탈북민은 모두 2만 8천여 명.

법적으로는 하나원 졸업 뒤 5년 이내 탈북민만 대상이지만 그 4배에 가깝습니다.

보호 기간을 늘리려면 관계 기관 협의회에서 연장해야 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박근용(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재입북 등 혐의자에) 한정해서 수사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혹시나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동태를 계속 감시하겠다고 하는 접근방법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재입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사실상 그 정도까지도 관리를 안 하면 이게 정말 어디로 갔는지 몇 명이 현존하고 있는지 통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탈북 14년째인 김옥란 씨.

식당일에 노점상, 고물 줍기까지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옥란(탈북민) : "(고물 줍다) 뇌출혈도 걸리고 쓰러지니까 신랑이 이거 하지 마라."

힘겹게 일 해도 돌아오는 건 주변의 갑질 뿐.

<인터뷰> 김옥란(탈북민) : "(원래 장사하던) 저기는 노점이라 우리 앉은 데는 (기존) 업종에서 하는 사람들꺼 못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빚지면서라도 이리로 (가게를) 옮긴 거에요."

아들은 왕따를 당하다 10년 전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힘든 건 멸시.

김옥란 씨가 가진 작은 소망은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옥란(탈북민) : "애쓰는데 옆에서 쓰레기 줍는다느니 어쩐다느니 욕하는 사람들 보면 스트레스 많이 받고 진짜 가슴 아프더라고요."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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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류하는 탈북민들…“평범하게 살고싶다”
    • 입력 2017-08-07 21:36:49
    • 수정2017-08-07 21:41:30
    뉴스9(경인)
<앵커 멘트>

이미 우리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은 탈북민들.

잇따른 재입북 사건으로 일각에선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듣기는 힘듭니다.

탈북민들은 남들처럼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김용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한국에 들어온 지 11년째인 탈북민 박철수 씨.

여전히 감시받는다는 느낌은 견디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녹취> 박철수(가명/탈북민) : "(전화) 안 받으면 집에 쪽지 뭐라고 붙여놓느냐면 '경찰서에서 왔다 갑니다. 즉시 연락 바랍니다.' (사람들이) 그거 보고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주변에 안 좋은 일이 나면 가장 먼저 탈북민을 찾는다고도 말합니다.

<녹취> 박철수(가명/탈북민) : "또 쪽지가 붙어 있는 거에요. '주변에서 불쾌한 일이 발생해서 그러니 (연락 달라.)' (나중에) 살인사건 났다고 경찰들이 탐문하러 다닌다고 들으니까 진짜 화가 나는 거에요."

취업에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녹취> 박철수(가명/탈북민) : "(탈북민) 쓰고 싶은데 경찰에서 전화가 온다는 거에요. 업주 입장에서는 찝찝한 거에요. 일을 잘해도 쓰고 싶어도 나가라고 한다는 거죠."

경찰이 신변보호 대상으로 관리하는 탈북민은 모두 2만 8천여 명.

법적으로는 하나원 졸업 뒤 5년 이내 탈북민만 대상이지만 그 4배에 가깝습니다.

보호 기간을 늘리려면 관계 기관 협의회에서 연장해야 하지만 실제 그런 사례는 없었습니다.

<인터뷰> 박근용(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 : "(재입북 등 혐의자에) 한정해서 수사하는 것이 맞는 것이지 혹시나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동태를 계속 감시하겠다고 하는 접근방법은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재입북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인터뷰> 안찬일(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 "사실상 그 정도까지도 관리를 안 하면 이게 정말 어디로 갔는지 몇 명이 현존하고 있는지 통계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탈북 14년째인 김옥란 씨.

식당일에 노점상, 고물 줍기까지 안 해본 일이 없습니다.

<인터뷰> 김옥란(탈북민) : "(고물 줍다) 뇌출혈도 걸리고 쓰러지니까 신랑이 이거 하지 마라."

힘겹게 일 해도 돌아오는 건 주변의 갑질 뿐.

<인터뷰> 김옥란(탈북민) : "(원래 장사하던) 저기는 노점이라 우리 앉은 데는 (기존) 업종에서 하는 사람들꺼 못하게 하거든요. (그래서) 빚지면서라도 이리로 (가게를) 옮긴 거에요."

아들은 왕따를 당하다 10년 전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보다 힘든 건 멸시.

김옥란 씨가 가진 작은 소망은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인터뷰> 김옥란(탈북민) : "애쓰는데 옆에서 쓰레기 줍는다느니 어쩐다느니 욕하는 사람들 보면 스트레스 많이 받고 진짜 가슴 아프더라고요."

KBS 뉴스 김용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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