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로 미래로] 휴전선에서 찾은 통일의 꿈…평화통일 체험단

입력 2017.08.12 (08:21) 수정 2017.08.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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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마다 어린 자녀들의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가고 있을 텐데요.

어떻게들 시간 보내셨나요?

다른 학생들이 학원에 다닐 때 남다른 체험으로 분단 현실과 통일을 고민한 청소년들이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네 민간인 통제구역 내 휴전선 일대를 걸으며 온몸으로 체험을 했다는데요.

그 거리가 모두 249킬로미터, 155마일이어서 155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무더위와 장거리 행군을 이겨낸 우리 청소년들,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요?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적 없는 산길을 남녀 학생들이 줄지어 걸어옵니다.

<녹취> “얘들아 경사가 급하니까 발 조심하세요. 네!)”

아침부터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온몸이 벌써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인터뷰> 황유나(진성여고 학생) : "너무너무 더워가지고 발도 붓고 손도 부어가지고 그때 포기 하고 싶어요."

하지만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다시 힘을 내 봅니다.

<인터뷰> 박현류(영산성지고 학생) : "파이팅을 한다는 의미 하나로 애들이 다 똘똘 뭉쳤기 때문에 지금 이제 와서 그만둔다는 학생이 없었어요. 지금 내가 여기서 그만두면 내가 뭐가 되지?"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휴전선 155마일, 249km를 횡단하고 있는 평화통일 체험단인데요.

<인터뷰> 한영남(한국스카우트연맹 훈육 프로그램 팀장) : "휴전선 군인들의 노고와 그 다음에 우리 민족의 아픔 이런 것들을 아이들에게 깨우치게 하고 인성 함양 이런 부분도 같이 이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기획을 해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155명의 학생들이 함께하는 휴전선 평화통일 체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화 통일의 소중함도 되새겨 보겠다는 건데요.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천 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155명의 체험단원들.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특별한 지역을 걷고 체험하는 행사인 만큼 사는 곳도, 지원 동기도 다양한데요.

<인터뷰> 김소연 (경화여고 학생) : "저희 할아버지가 국가 유공자시라서...전쟁의 참상을 보고 좀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정고은(라오스 비엔티엔 국제학교 학생) : "운동하는 걸 되게 좋아하고 즐기다보니까 여기 와서 한번 체험하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덥고 다리도 아프지만 새로 사귄 친구들과 때때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주변 풍경은 평소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됐습니다.

<녹취> “(지뢰밭인가요, 여기?) 지뢰밭이지. 자연은 깨끗한데 지뢰밭이라 위험해.”

곳곳에서 만나는 철조망과 지뢰 표지판에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낍니다.

서너 시간 걷고 나니, 어느새 피로감에 허기까지 몰려오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죠?

점심은 근처 군부대에서 해결합니다.

학생들에게 군부대 음식은 입에 잘 맞을까요?

<인터뷰> “(밥맛이 어때요?) 아! 아주 맛있습니다.”

<인터뷰> 박현류(영산성지고 학생) : "오삼불고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고요. 엄마(손)맛 김치찌개 (군인) 형들이 끓여줬는데 정말 맛있어요."

군인 형님들이 차려 준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시작된 도보 행진! 강원도 양구의 절경으로 꼽히는 두타연 계곡 등 대자연을 만끽하며 이날 예정된 20km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체험단.

대견하죠?

저녁에는 부대 안에 짐을 풀었는데요.

일주일째 군부대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제 짐정리부터 빨래까지 모든 것이 익숙합니다.

TV나 게임기가 없어도 물통 하나로 즐겁게 노는 법도 배웠습니다.

저녁식사 후 진행된 안보 글짓기 낭독 시간!

<녹취> "솔직히 말하면 안보를 논할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방법은 통일입니다. "

좀 전의 개구쟁이 같은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습니다.

<인터뷰> 이범석(상명대 학생/진행 요원) : "걸을 때 몰랐는데 이렇게 막상 글짓기를 통해서 발표하는 걸 봤을 때, 이 아이들이 생각이 있구나, 우리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이렇게 염원하는 게 있구나..."

한주동안 강행군을 한 체험단원들... 군부대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데요.

과연 어떤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있을까요?

<인터뷰> 문주성(영흥고 학생) : "감동적이었고, 저희 6.25 전쟁에 그런 슬픈 역사를 깨닫게 되는 그런 것도 있어요."

<인터뷰> 김성곤(관양중 학생) : "이런 체험이 살면서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하니까 뭔가 더 보람찬 것 같고 이거 끝나고 바로 엄마 보러 가고 싶어요."

여느 때처럼 새벽 안개가 걷히기도 전에 체험단원들 모두가 잠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서둘러 짐을 꾸려 연병장에 모였습니다.

<인터뷰> 정고은(라오스 비엔티엔 국제학교 학생) : "(어제가) 마지막으로 군대 체험한 건데 살짝 아쉬우면서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차에 오른 학생들이 찾은 곳은 동쪽 최전방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였는데요.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이는 북녘 땅.

그 평화로운 모습에 왠지 가슴이 저려옵니다.

<인터뷰> 강규민(하성고 학생) : "정말 평화로운 지역 같아 보이고 그랬는데, 알고 보면 과거에는 정말 아픔이 있는 곳이어서..."

잠시 후 이곳에서 열릴 학생들의 '통일 결의식'.

이번 평화 체험단의 마지막 공식일정인데요.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과연 얼마나 자랐을까요?

휴전선 155마일, 249km 완주를 축하하는 음악과 함께 통일 결의식이 시작됐습니다.

<녹취> "하나! 우리는 분단국의 현실을 바라보며 애국심과 동포애를 마음에..."

통일에 대한 다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강한 의지가 담긴 듯 한데요.

<인터뷰> 서민주(부천중 학생) :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조용달 (한국스카우트연맹 부단장) : "우리 청소년들이 군에 와서 아무런 불편이 없고 열심히 국가를 지키겠다고 하는 그런 의식도 많이 전환된 것 같아요. 너무 좋았습니다. "

평화의 한걸음 통일의 한걸음 우리가 나라의 주인공이죠.

몸은 좀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여정을 마친 155명의 휴전선 평화통일 체험단원들.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갈 주인공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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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로 미래로] 휴전선에서 찾은 통일의 꿈…평화통일 체험단
    • 입력 2017-08-12 08:12:15
    • 수정2017-08-14 12: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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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가정마다 어린 자녀들의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가고 있을 텐데요.

어떻게들 시간 보내셨나요?

다른 학생들이 학원에 다닐 때 남다른 체험으로 분단 현실과 통일을 고민한 청소년들이 있어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네 민간인 통제구역 내 휴전선 일대를 걸으며 온몸으로 체험을 했다는데요.

그 거리가 모두 249킬로미터, 155마일이어서 155명이 참가했다고 합니다.

무더위와 장거리 행군을 이겨낸 우리 청소년들, 과연 무엇을 느꼈을까요?

정은지 리포터와 함께 만나보시죠.

<리포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인적 없는 산길을 남녀 학생들이 줄지어 걸어옵니다.

<녹취> “얘들아 경사가 급하니까 발 조심하세요. 네!)”

아침부터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온몸이 벌써 땀으로 흠뻑 젖었습니다.

<인터뷰> 황유나(진성여고 학생) : "너무너무 더워가지고 발도 붓고 손도 부어가지고 그때 포기 하고 싶어요."

하지만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다시 힘을 내 봅니다.

<인터뷰> 박현류(영산성지고 학생) : "파이팅을 한다는 의미 하나로 애들이 다 똘똘 뭉쳤기 때문에 지금 이제 와서 그만둔다는 학생이 없었어요. 지금 내가 여기서 그만두면 내가 뭐가 되지?"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휴전선 155마일, 249km를 횡단하고 있는 평화통일 체험단인데요.

<인터뷰> 한영남(한국스카우트연맹 훈육 프로그램 팀장) : "휴전선 군인들의 노고와 그 다음에 우리 민족의 아픔 이런 것들을 아이들에게 깨우치게 하고 인성 함양 이런 부분도 같이 이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기획을 해가지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155명의 학생들이 함께하는 휴전선 평화통일 체험!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평화 통일의 소중함도 되새겨 보겠다는 건데요.

우리도 함께 해 볼까요?

중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천 명이 넘는 지원자 가운데 선발된 155명의 체험단원들.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특별한 지역을 걷고 체험하는 행사인 만큼 사는 곳도, 지원 동기도 다양한데요.

<인터뷰> 김소연 (경화여고 학생) : "저희 할아버지가 국가 유공자시라서...전쟁의 참상을 보고 좀 많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정고은(라오스 비엔티엔 국제학교 학생) : "운동하는 걸 되게 좋아하고 즐기다보니까 여기 와서 한번 체험하고 싶어서 신청하게 됐습니다."

덥고 다리도 아프지만 새로 사귄 친구들과 때때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주변 풍경은 평소 공부에 지친 학생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이 됐습니다.

<녹취> “(지뢰밭인가요, 여기?) 지뢰밭이지. 자연은 깨끗한데 지뢰밭이라 위험해.”

곳곳에서 만나는 철조망과 지뢰 표지판에 분단의 현실을 피부로 느낍니다.

서너 시간 걷고 나니, 어느새 피로감에 허기까지 몰려오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죠?

점심은 근처 군부대에서 해결합니다.

학생들에게 군부대 음식은 입에 잘 맞을까요?

<인터뷰> “(밥맛이 어때요?) 아! 아주 맛있습니다.”

<인터뷰> 박현류(영산성지고 학생) : "오삼불고기가 제일 맛있는 것 같고요. 엄마(손)맛 김치찌개 (군인) 형들이 끓여줬는데 정말 맛있어요."

군인 형님들이 차려 준 음식으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다시 시작된 도보 행진! 강원도 양구의 절경으로 꼽히는 두타연 계곡 등 대자연을 만끽하며 이날 예정된 20km 코스를 완주했습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체험단.

대견하죠?

저녁에는 부대 안에 짐을 풀었는데요.

일주일째 군부대에서 생활하다 보니 이제 짐정리부터 빨래까지 모든 것이 익숙합니다.

TV나 게임기가 없어도 물통 하나로 즐겁게 노는 법도 배웠습니다.

저녁식사 후 진행된 안보 글짓기 낭독 시간!

<녹취> "솔직히 말하면 안보를 논할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방법은 통일입니다. "

좀 전의 개구쟁이 같은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습니다.

<인터뷰> 이범석(상명대 학생/진행 요원) : "걸을 때 몰랐는데 이렇게 막상 글짓기를 통해서 발표하는 걸 봤을 때, 이 아이들이 생각이 있구나, 우리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이렇게 염원하는 게 있구나..."

한주동안 강행군을 한 체험단원들... 군부대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데요.

과연 어떤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있을까요?

<인터뷰> 문주성(영흥고 학생) : "감동적이었고, 저희 6.25 전쟁에 그런 슬픈 역사를 깨닫게 되는 그런 것도 있어요."

<인터뷰> 김성곤(관양중 학생) : "이런 체험이 살면서 한두 번 있을까 말까 하니까 뭔가 더 보람찬 것 같고 이거 끝나고 바로 엄마 보러 가고 싶어요."

여느 때처럼 새벽 안개가 걷히기도 전에 체험단원들 모두가 잠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서둘러 짐을 꾸려 연병장에 모였습니다.

<인터뷰> 정고은(라오스 비엔티엔 국제학교 학생) : "(어제가) 마지막으로 군대 체험한 건데 살짝 아쉬우면서 정말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차에 오른 학생들이 찾은 곳은 동쪽 최전방에 위치한 통일전망대였는데요.

손에 닿을 듯 가깝게 보이는 북녘 땅.

그 평화로운 모습에 왠지 가슴이 저려옵니다.

<인터뷰> 강규민(하성고 학생) : "정말 평화로운 지역 같아 보이고 그랬는데, 알고 보면 과거에는 정말 아픔이 있는 곳이어서..."

잠시 후 이곳에서 열릴 학생들의 '통일 결의식'.

이번 평화 체험단의 마지막 공식일정인데요.

학생들의 통일에 대한 생각은 과연 얼마나 자랐을까요?

휴전선 155마일, 249km 완주를 축하하는 음악과 함께 통일 결의식이 시작됐습니다.

<녹취> "하나! 우리는 분단국의 현실을 바라보며 애국심과 동포애를 마음에..."

통일에 대한 다짐 한 마디 한 마디에 강한 의지가 담긴 듯 한데요.

<인터뷰> 서민주(부천중 학생) : "하루빨리 통일이 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인터뷰> 조용달 (한국스카우트연맹 부단장) : "우리 청소년들이 군에 와서 아무런 불편이 없고 열심히 국가를 지키겠다고 하는 그런 의식도 많이 전환된 것 같아요. 너무 좋았습니다. "

평화의 한걸음 통일의 한걸음 우리가 나라의 주인공이죠.

몸은 좀 힘들었지만 의미 있는 여정을 마친 155명의 휴전선 평화통일 체험단원들.

이 땅의 평화와 통일을 만들어갈 주인공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소중한 경험을 얻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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