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경찰 내분 사과는 했지만…

입력 2017.08.16 (07:44) 수정 2017.08.16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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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경찰청장과 중앙경찰학교장 사이에서 벌어진 폭로전이 경찰 조직 안팎을 뒤흔들자 행정안전부 장관이 나서서 경찰 지휘부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경찰 지휘부의 싸움을 장관이 말려서 봉합하는 상황을 보고 경찰 지휘부에 대해 국민이 실망하고 일선 경찰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광주지방경찰청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화 성지’란 문구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질책하고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폭로하자 이 청장이 사실무근이며 감찰을 막으려는 꼼수라고 반박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곧바로 경찰청은 강인철 학교장이 비위 혐의로 이미 수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시민단체는 이철성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대국민 사과 이후 경찰은 내부 갈등 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백일도 안되고 북한이 연일 핵과 미사일로 무모한 도발을 벌이는 시점에 경찰 지휘부가 내분으로 국민에게 큰 걱정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선 민생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대다수 경찰이 지휘부에 가졌을 실망과 떨어진 사기를 쉽게 추스를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입니다.

지금 경찰은 인권경찰· 민주 경찰로 거듭나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풀어야 하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국민 사과와 별개로 이번 진흙탕 싸움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밝혀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경찰이 시대적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로 추락한 신뢰가 먼저 회복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묵묵히 땀 흘리는 일선 경찰의 명예를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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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해설] 경찰 내분 사과는 했지만…
    • 입력 2017-08-16 07:51:38
    • 수정2017-08-16 08: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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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해설위원]

경찰청장과 중앙경찰학교장 사이에서 벌어진 폭로전이 경찰 조직 안팎을 뒤흔들자 행정안전부 장관이 나서서 경찰 지휘부와 함께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경찰 지휘부의 싸움을 장관이 말려서 봉합하는 상황을 보고 경찰 지휘부에 대해 국민이 실망하고 일선 경찰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광주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광주지방경찰청 페이스북에 올린 ‘민주화 성지’란 문구에 대해 이철성 경찰청장이 질책하고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폭로하자 이 청장이 사실무근이며 감찰을 막으려는 꼼수라고 반박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곧바로 경찰청은 강인철 학교장이 비위 혐의로 이미 수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시민단체는 이철성 청장에 대해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대국민 사과 이후 경찰은 내부 갈등 수습에 나섰지만,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백일도 안되고 북한이 연일 핵과 미사일로 무모한 도발을 벌이는 시점에 경찰 지휘부가 내분으로 국민에게 큰 걱정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특히, 일선 민생 현장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대다수 경찰이 지휘부에 가졌을 실망과 떨어진 사기를 쉽게 추스를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입니다.

지금 경찰은 인권경찰· 민주 경찰로 거듭나야 하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은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를 풀어야 하는 당사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국민 사과와 별개로 이번 진흙탕 싸움의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밝혀 그에 상응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합니다. 경찰이 시대적 소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로 추락한 신뢰가 먼저 회복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묵묵히 땀 흘리는 일선 경찰의 명예를 살리는 길이기도 합니다. 뉴스해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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