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美 실리콘밸리 일대 ‘캠핑카 거주족’ 등장

입력 2017.08.23 (20:35) 수정 2017.08.2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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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미국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실리콘밸리.

그런데 최근 이곳에서는 캠핑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거리를 내몰리는 사람들.

오늘 이 소식, 현지 연결해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최동혁 특파원, 최근 실리콘밸리에 캠핑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답변>
네,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너제이로 이어지는 실리콘밸리 일대 도로에는 최소 수백 명의 캠핑족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의 한 도로변.

캠핑카 수십 여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습니다.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일명 캠핑족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캠핑카들이 즐비한 이곳은 다름 아닌 '실리콘밸리'입니다.

60살인 이 남성은 천 달러에 중고 캠핑카를 구입, 2년째 마운틴뷰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녹취> 스콧 웨일리(캠핑카 거주) :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좋습니다. 여긴 제 집이죠. 전 노숙인이 아닙니다."

이들은 인근 마트와 공원 공공화장실 등에서 세수와 용변을 해결합니다.

인터넷은 공용 와이파이로, 전기는 소형 발전기나 배터리 등을 조달해 사용합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캠핑카는 자유를 뜻하지만, 실리콘밸리 거리의 캠핑카는 생활 터전"이라고 전했습니다.

<질문>
미 로스앤젤레스의 노숙자 문제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잖아요.

높은 집값과 비싼 월세 탓이었는데, 이번 경우도 같은 이유 때문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최근 캠핑카 거주족들이 증가하는 주요인은 실리콘밸리의 '높은 임대료' 때문입니다.

월 2백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아파트 대신 캠핑카를 선택한 겁니다.

<녹취> 마르시아(캠핑카 거주) : "(방 1개짜리 아파트의) 월세가 거의 2천4백 달러(한화 271만 원)였어요. 정말 너무 비쌌죠."

실리콘 밸리 주변의 마트나 식당,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 사정이 더 어렵습니다.

이들이 받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12달러 수준.

한 달로 치면 천 6백 달러를 벌지만, 실리콘밸리 월평균 임대료 2천 달러를 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테리사(84세/캠핑카 거주) : "우리는 모든 걸 잃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캠핑카)에 사는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지역 신문들은 "새로운 형태의 노숙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지금처럼 캠핑카에 사는 것조차 여의치가 않을 전망이라고요?

<답변>
네, 캠핑카 거주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단속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주차로 인한 교통 불편과 쓰레기 문제 등 주거 환경을 해친다며 인근 주민들이 불만이 제기한 건데요,

결국 당국이 한 장소에서 주차 시간이 72시간을 넘기면 범칙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캠핑카 거주족을 엄격하게 단속하면 이들이 노숙자로 전락할 수 있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질문>
글로벌 IT기업들이 실리콘밸리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죠?

<답변>
네, 페이스북은 주택 천5백 채가 들어서는 다목적 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2021년 1단계 완공 예정으로, 사무 공간과 슈퍼마켓, 약국 등이 갖춰진 생활 편의시설 등이 함께 들어섭니다.

전체 주택의 15%는 시세보다 싸게 공급할 예정입니다.

<녹취> 라이언 패터슨(부동산 매니저) : "직원들이 사용할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주택 및 기타 편의시설 등 혜택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최근 3천만 달러를 들여 직원용 조립식 주택 3백 개를 주문했습니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으로 실리콘밸리를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를 근본적으로 막을 대책은 아직까진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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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美 실리콘밸리 일대 ‘캠핑카 거주족’ 등장
    • 입력 2017-08-23 20:29:55
    • 수정2017-08-23 20:42:55
    글로벌24
<앵커 멘트>

미국 최고 부촌으로 꼽히는 실리콘밸리.

그런데 최근 이곳에서는 캠핑카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치솟는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거리를 내몰리는 사람들.

오늘 이 소식, 현지 연결해 얘기 나눠봅니다.

<질문>
최동혁 특파원, 최근 실리콘밸리에 캠핑족들이 늘어나고 있다고요?

<답변>
네,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새너제이로 이어지는 실리콘밸리 일대 도로에는 최소 수백 명의 캠핑족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미 캘리포니아 주 팰로앨토의 한 도로변.

캠핑카 수십 여대가 줄지어 주차돼 있습니다.

캠핑카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일명 캠핑족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캠핑카들이 즐비한 이곳은 다름 아닌 '실리콘밸리'입니다.

60살인 이 남성은 천 달러에 중고 캠핑카를 구입, 2년째 마운틴뷰에서 거주하고 있습니다.

<녹취> 스콧 웨일리(캠핑카 거주) : "지금 살고 있는 집이 좋습니다. 여긴 제 집이죠. 전 노숙인이 아닙니다."

이들은 인근 마트와 공원 공공화장실 등에서 세수와 용변을 해결합니다.

인터넷은 공용 와이파이로, 전기는 소형 발전기나 배터리 등을 조달해 사용합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캠핑카는 자유를 뜻하지만, 실리콘밸리 거리의 캠핑카는 생활 터전"이라고 전했습니다.

<질문>
미 로스앤젤레스의 노숙자 문제도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잖아요.

높은 집값과 비싼 월세 탓이었는데, 이번 경우도 같은 이유 때문인가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최근 캠핑카 거주족들이 증가하는 주요인은 실리콘밸리의 '높은 임대료' 때문입니다.

월 2백만 원이 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아파트 대신 캠핑카를 선택한 겁니다.

<녹취> 마르시아(캠핑카 거주) : "(방 1개짜리 아파트의) 월세가 거의 2천4백 달러(한화 271만 원)였어요. 정말 너무 비쌌죠."

실리콘 밸리 주변의 마트나 식당,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경우 사정이 더 어렵습니다.

이들이 받는 최저임금은 시간당 12달러 수준.

한 달로 치면 천 6백 달러를 벌지만, 실리콘밸리 월평균 임대료 2천 달러를 내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녹취> 테리사(84세/캠핑카 거주) : "우리는 모든 걸 잃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캠핑카)에 사는 방법 밖엔 없었습니다."

지역 신문들은 "새로운 형태의 노숙인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전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지금처럼 캠핑카에 사는 것조차 여의치가 않을 전망이라고요?

<답변>
네, 캠핑카 거주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정부가 단속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장시간 주차로 인한 교통 불편과 쓰레기 문제 등 주거 환경을 해친다며 인근 주민들이 불만이 제기한 건데요,

결국 당국이 한 장소에서 주차 시간이 72시간을 넘기면 범칙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캠핑카 거주족을 엄격하게 단속하면 이들이 노숙자로 전락할 수 있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질문>
글로벌 IT기업들이 실리콘밸리의 주택난 해소를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죠?

<답변>
네, 페이스북은 주택 천5백 채가 들어서는 다목적 마을을 조성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는 2021년 1단계 완공 예정으로, 사무 공간과 슈퍼마켓, 약국 등이 갖춰진 생활 편의시설 등이 함께 들어섭니다.

전체 주택의 15%는 시세보다 싸게 공급할 예정입니다.

<녹취> 라이언 패터슨(부동산 매니저) : "직원들이 사용할 공간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도 주택 및 기타 편의시설 등 혜택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최근 3천만 달러를 들여 직원용 조립식 주택 3백 개를 주문했습니다.

과도한 주거비 부담으로 실리콘밸리를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붙잡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를 근본적으로 막을 대책은 아직까진 없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로스앤젤레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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