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노예 사세요” 리비아 ‘인간시장’ 포착

입력 2017.11.16 (20:34) 수정 2017.11.1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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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람이 사람을 노예로 사고 판다, 어떻습니까?

먼 과거의 이야기 같지만 아프리카 국가, 리비아에선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소문으로 무성하던 리비아 인간시장 실태가 미국 CNN의 잠입 취재로 세상에 드러나게 됐는데요.

오늘은 특파원 연결해 이 문제 알아봅니다.

<질문>
김형덕 특파원, 이번에 밝혀진 리비아 '인간 시장'에 대해 먼저 전해주시죠.

<답변>
네, 미국 CNN은 지난 8월, 리비아에서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경매로 팔리는 영상을 입수하고 취재에 나섰습니다.

나란히 서 있는 남성들 옆에서 누군가 숫자를 외칩니다.

<녹취> "농장일에 적합한 힘센 청년들입니다. 400, 700, 700, 800!"

다름 아닌 인간 경매 현장입니다.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이지리아 남성이 어떻게 됐냐고 묻자,

<녹취> "팔렸어요."

이들은 각각 400달러, 우리돈 약 44만원에 판매됐습니다.

영상을 확인한 취재진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을 찾아 사실 확인에 나섰는데요.

경매장은 실재하고 있었고,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열 명 이상이 판매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CNN 측은 경매 후, 팔린 남성들을 만나 도와주겠다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남성들은 두려움에 거절했다고 전했습니다.

<질문>
사람을 사고파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니 끔찍한데요.

팔려나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답변>
네, 보시다시피 리비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놓고 이탈리아와 마주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선에 타기 위해 리비아로 몰리는 겁니다.

UN은 올해 7월까지 지중해를 건넌 난민이 9만 4천명 이상, 이탈리아에 닿지 못하고 사망한 난민은 2천 3백명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매년 수 만명이 전 재산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목숨을 건 채 바다를 건너고 있지만 최근 리비아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난민선 자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리비아에 도달한 난민들이 당국 몰래 유럽으로 보내주겠다는 난민 밀수업자에게 속아 돈을 맡겼다가 노예로 전락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비아 당국이 운영하는 난민 수용소에서도 밀수업자에게 팔려나간 경험이 있는 난민들이 있었습니다.

21살의 나이지리아 출신 빅토리도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녹취> "사람들이 팔려나가고 있잖아요. (맞아요) 사람들이 팔리는 것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요? (네, 물론이죠. 저도 팔렸었어요.) 여기 와서 팔려나갔었죠."

그는 밀수업자들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털어놓습니다.

<녹취>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몸에 상처가 있습니다. 밀수꾼들이 때리고 불구로 만들었어요."

난민 수용소의 감독관도 밀수업자에 의한 학대가 빈번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여기서 매일 일어나는 일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모두가 각자의 사정이 있습니다. 그들은 학대당했어요."

<질문>
이 인간 시장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리비아 당국은 인간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불법이민단속청 관계자는 노예 경매를 목격한 적은 없다면서도 갱단과 같은 조직이 난민 밀수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유엔은 난민 수용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녹취> "목격된 상황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아이등 수천명이 상처를 입고 창고같은 곳에 갇혀있더군요. 기본적인 생필품도 받지 못한채로요."

열악한 처지를 악용해 돈을 벌려는 밀수업자들의 행태에 난민들은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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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노예 사세요” 리비아 ‘인간시장’ 포착
    • 입력 2017-11-16 20:38:06
    • 수정2017-11-16 20:5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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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사람이 사람을 노예로 사고 판다, 어떻습니까?

먼 과거의 이야기 같지만 아프리카 국가, 리비아에선 지금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소문으로 무성하던 리비아 인간시장 실태가 미국 CNN의 잠입 취재로 세상에 드러나게 됐는데요.

오늘은 특파원 연결해 이 문제 알아봅니다.

<질문>
김형덕 특파원, 이번에 밝혀진 리비아 '인간 시장'에 대해 먼저 전해주시죠.

<답변>
네, 미국 CNN은 지난 8월, 리비아에서 한 나이지리아 남성이 경매로 팔리는 영상을 입수하고 취재에 나섰습니다.

나란히 서 있는 남성들 옆에서 누군가 숫자를 외칩니다.

<녹취> "농장일에 적합한 힘센 청년들입니다. 400, 700, 700, 800!"

다름 아닌 인간 경매 현장입니다.

다른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이지리아 남성이 어떻게 됐냐고 묻자,

<녹취> "팔렸어요."

이들은 각각 400달러, 우리돈 약 44만원에 판매됐습니다.

영상을 확인한 취재진은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외곽을 찾아 사실 확인에 나섰는데요.

경매장은 실재하고 있었고, 1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 동안 열 명 이상이 판매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CNN 측은 경매 후, 팔린 남성들을 만나 도와주겠다며 대화를 시도했지만 남성들은 두려움에 거절했다고 전했습니다.

<질문>
사람을 사고파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니 끔찍한데요.

팔려나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답변>
네, 보시다시피 리비아는 지중해를 사이에 놓고 이탈리아와 마주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지중해를 건너는 난민선에 타기 위해 리비아로 몰리는 겁니다.

UN은 올해 7월까지 지중해를 건넌 난민이 9만 4천명 이상, 이탈리아에 닿지 못하고 사망한 난민은 2천 3백명 이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매년 수 만명이 전 재산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 목숨을 건 채 바다를 건너고 있지만 최근 리비아 당국의 단속이 심해지면서 난민선 자체가 크게 줄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리비아에 도달한 난민들이 당국 몰래 유럽으로 보내주겠다는 난민 밀수업자에게 속아 돈을 맡겼다가 노예로 전락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리비아 당국이 운영하는 난민 수용소에서도 밀수업자에게 팔려나간 경험이 있는 난민들이 있었습니다.

21살의 나이지리아 출신 빅토리도 피해자 중 한 명입니다.

<녹취> "사람들이 팔려나가고 있잖아요. (맞아요) 사람들이 팔리는 것에 대해서 말해줄 수 있나요? (네, 물론이죠. 저도 팔렸었어요.) 여기 와서 팔려나갔었죠."

그는 밀수업자들의 비인간적인 행위에 대해서도 털어놓습니다.

<녹취> "이곳에 있는 사람들 몸에 상처가 있습니다. 밀수꾼들이 때리고 불구로 만들었어요."

난민 수용소의 감독관도 밀수업자에 의한 학대가 빈번하다고 말합니다.

<녹취>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여기서 매일 일어나는 일을 볼때마다 마음이 아파요. 모두가 각자의 사정이 있습니다. 그들은 학대당했어요."

<질문>
이 인간 시장에 대한 리비아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네, 리비아 당국은 인간시장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불법이민단속청 관계자는 노예 경매를 목격한 적은 없다면서도 갱단과 같은 조직이 난민 밀수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유엔은 난민 수용소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녹취> "목격된 상황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린아이등 수천명이 상처를 입고 창고같은 곳에 갇혀있더군요. 기본적인 생필품도 받지 못한채로요."

열악한 처지를 악용해 돈을 벌려는 밀수업자들의 행태에 난민들은 최소한의 존엄성마저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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